논술 기출문제 및 예시답안

[서강대 2018 온라인 모의논술] 2차 자료집 hwp

여기가로두스 2018. 3. 27. 20:18

[서강대 2018 온라인 모의논술] 2차 자료집


2018학년도 서강대 온라인 모의논술 자료집(2차) (인문사회).hwp








유의사항

1. 시험시간은 50분입니다.

2. 답안분량은 800~1,000자입니다.

 

문제

제시문 ()를 바탕으로 제시문 ()의 논지와 제시문 ()의 논지의 양립 가능성 여부에 대해 논하시오.

 

제시문

()

몇몇 인류학자들은 문화들 간의 차이를 강조했던 민족지학적 기록으로 돌아와, 그 속에서 모든 문화에 공통되는 경향과 취미를 놀라울 정도로 상세히 발견해 냈다. 이 공통된 사고방식, 감정, 생활 방식 때문에 우리는 마치 하나의 단일한 부족처럼 보인다. 인류학자 도널드 브라운은 촘스키의 보편 문법에 이어 이것을 보편 민족이라고 부르고 있다. 뱀에 대한 공포에서 논리 연산 기호까지, 낭만적인 사랑에서 유머러스한 모욕까지, 시에서 금기 음식까지, 물물 교환에서 죽은 사람에 대한 애도까지 이 모든 것들이 역사에 기록된 모든 사회에서 발견된다. 물론 모든 보편적 행동이 인간 본성의 보편적 요소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다수의 행동들은 마음의 보편적 특성들과 신체의 보편적 특성들, 그리고 외부 세계의 보편적 특성들 사이의 상호 작용에서 비롯된다. 그럼에도 보편 민족이 보여 주는 풍부하고 세부적인 공통점은 마음이 빈 서판(blank slate)이라거나 문화가 무한히 다를 수 있다고 보는 그 어떤 직관에도 결정적인 충격을 가하게 된다.

(중략)

문화는 사람들에게 우연히 들이닥치는 임의적인 역할과 상징의 집합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위해 축적하는 기술적사회적 혁신의 웅덩이이다. 이 개념은 문화적 차이와 유사성의 원인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분리된 집단이 부족을 떠나 바다, 산맥, 비무장 지대 등에 의해 격리될 때, 장벽 한쪽에서 발생하는 혁신이 반대쪽으로 보급될 방법은 없다. 각 집단이 자신의 발견과 인습의 집적물을 수정해 감에 따라, 양쪽의 집적물은 갈라지고 두 집단은 다른 문화를 갖게 된다. 심지어 두 집단이 소리치면 들릴 거리에 있다 해도 서로의 관계가 매우 적대적이라면, 그들은 개인이 어느 편인가를 알리는 상징물을 채택하고 모든 차이를 더욱 과장해 행동상의 정체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분기(分岐)와 차별화는 문화적 진화의 가장 분명한 예인 언어의 진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윈이 지적했듯이 그것은 한 생태 집단이 둘로 나뉜 후 각 집단의 후손들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할 때 종종 발생하는 종의 기원의 경우와 매우 흡사하다. 언어와 종의 경우처럼, 문화도 보다 늦게 분리된 것들은 서로 더 비슷한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전통 문화는 마오리와 하와이의 문화보다 훨씬 유사하다.

- 스티븐 핑커, 빈 서판

 

()

자연 현상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반면, 사회문화 현상은 동일한 현상일지라도 그 사회가 지닌 역사적문화적 배경이나 현재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에게 상식적이고 일반적인 현상이 다른 사회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아동에게 친근함과 귀여움을 표현하는 특정 행위를 서구 사회에서는 아동에 대한 성희롱으로 받아들인다. 따라서 사회문화 현상을 탐구하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 연구자가 속한 사회의 맥락에서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할 것이 아니라 연구대상이 되는 사회의 맥락에서 접근하는 상대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다. , 연구자 자신이 얻은 결론이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라고 보지 않는 태도이다. 다른 나라의 사례와 이론을 무조건적으로 적용한다든지, 과거의 논리에 집착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 고등학교 사회문화(금성출판사)

 

()

인권에 대한 세계적 차원에서의 본격적이 관심과 논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더불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일차적 결실은 1948년 제3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으로 나타났다. 세계인권선언은 제2차 대전, 특히 나찌즘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되었다. 선언의 초안 작성을 위해 구성된 위원회에 파견된 각국 대표들 간의 논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들의 초미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나찌즘의 경험이 되풀이되지 않을 수 있는가하는 문제였다. 세계인권선언의 초안자들에게는 나찌에 의한 유태인 학살과 전쟁의 경험 이외에 철학적 정당화가 필요하지 않았다. 잔학함과 고통의 경험만으로 그들은 모든 인간은 천부적 자유를 가지며,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는 명제를 자명한 진리로 확신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그들은 나찌즘과 같은 독재에 대항할 수 있는 정치적 자유와 권리의 보편성을 인정하고 명문화할 수 있었다. 물론 망명의 권리와 관할권 등의 문제를 둘러싸고 국가주권과 국제적 규약 사이의 갈등이 초안 작성 과정에서도 표출되기도 하였으나, 궁극적으로 합의를 가능케 했던 근거는 이론적 합리성이 아니라 전쟁과 독재의 경험이었다.

- 유홍림, 인권의 보편성 문제

 

 

 

 

 

 

 

 

 

 

 

 

 

 

 

 

 

출제의도 및 채점기준

 

1. 출제의도

인문사회 논술은 서로 다른 입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나아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유래하는 갈등을 조율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능력을 담보해야 한다. ‘문화문제는 현대사회의 핵심 문제일 뿐만 아니라 여러 교과에서 다루어지는 범교과적이고 통합적인 주제로서, 교과내용과 사회현실을 통합적으로 종합하여 문제 해결책을 제시하는 능력을 측정한다.

 

2. 문항해설

()는 문화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해 논하고 있다. 특히 문화의 분기와 차별화를 진화론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는 연구자의 자기중심적 사고를 비판하면서 사회문화현상에 대해 상대주의적 태도를 견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는 이론적 합리성이 아니라 잔학함과 고통의 경험을 토대로 인권이 절대적인 진리로 설정되었음을 논하고 있다.

 

3. 채점기준 및 참고사항

- ()에서 문화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한 요인을 포착하였는가?

- ()에서 상대주의적 태도의 필요성을 포착하였는가?

- ()에서 절대적인 진리의 필요성을 포착하였는가?

- 보편성과 개별성의 차원에서 상대주의와 절대주의가 공존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는가?

[유의사항]

- 상대주의와 절대주의 양자의 입장을 존중해야 함. 이 두 입장 중 어느 하나를 다른 하나로 통합하려고 하면 안 됨.

- 양립 가능성 혹은 불가능성에 대한 논증이 논리적이어야 함.

 

4. 예시답안 및 예시답안에 대한 근거

(예시 답안)

문화에는 보편성과 개별성이 공존한다. 제시문 ()는 보편 문법, 보편 민족을 통해 문화의 보편성을 나타내는 한편으로, 문화의 분기와 차별화를 통해 문화의 개별성을 나타내고 있다. 보편성은 마음의 보편적 특성들과 신체의 보편적 특성들, 그리고 외부 세계의 보편적 특성들 사이의 상호 작용으로 인해 나타나며, 개별성은 서로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한 결과 나타나게 된다.

문화의 개별성을 고려하면, 각각의 문화는 각각의 환경에 적합하게 진화한 산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어떤 문화를 온전히 이해하고 평가하려면 그 문화가 처한 환경을 토대로 해야 한다. 생명체에 대한 이해가 그 생명체의 생태계를 토대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런 관점에서 ()의 문화 상대주의가 성립하게 된다.

다른 한편 문화의 보편성을 고려하면, 문화의 차이를 초월하는 절대적인 가치나 진리의 가능성이 대두된다. 특히 다양한 문화의 공존, 공영을 위해서는 다른 문화를 적대시하고 파괴하는 반문화적인 문화가 대두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바,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인권선언과 같은 절대적인 명제의 성립 가능성이 보장된다. 이런 맥락에서 ()의 절대주의적인 태도가 성립하게 된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상대주의를 옹호하는 ()와 절대주의를 제시하는 ()는 문화의 보편성과 개별성을 논하는 ()를 바탕으로 양립할 수 있게 된다.

근거

- ()에서 문화의 보편성과 개별성, 그리고 이러한 특성들의 요인을 추출하였다.

- ()의 문화 상대주의와 ()의 문화의 개별성을 연계하여 이해하였다.

- ()의 절대주의와 ()의 문화의 보편성을 연계하여 이해하였다.

- ()를 바탕으로 ()()가 양립할 수 있음을 논증하였다.

 

평가자 총평

2018학년도 모의논술은 제시된 서로 다른 입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나아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유래하는 갈등을 조율하고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능동적으로 구성하는 능력을 함양하고 있는지를 검증하는 데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핵심문제 중의 하나인 문화를 범교과적이고 통합적인 주제로 다룸으로써 교과내용과 사회현실을 통합적으로 종합하여 주어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 능력을 측정하고자 한다.

제시된 글들을 통해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 상대주의 관점을 이해하고, 다양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상황(지역, 인종, 계층 등 다양한 문화 갈등 상황)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다문화 사회(지역, 인종과 민족, , 계층, 장애 등)에서 차이를 인정하는 관용과 문화적 소통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다문화 사회에서 나타날 수 있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제시문 ()는 문화의 보편성과 개별성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 특히 문화의 분기와 차별화를 진화론의 관점에서 조망하고 있다. 여기서는 문화의 보편성과 개별성이 발생하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포착하여야 한다. 제시문 ()는 연구자의 자기중심적 사고를 비판하면서 사회문화현상에 대해 상대주의적 태도를 견지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상대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시문 ()의 개별성과 연결시켜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제시문 ()는 이론적 합리성이 아니라 잔학함과 고통의 경험을 토대로 인권이 절대적인 진리로 설정되었음을 논하고 있으므로, 절대적인 진리의 필요성을 제시문 ()의 보편성에 연결시켜 정리해야 한다.

유의해야 할 점은 상대주의와 절대주의 양자의 입장을 존중해야 하며, 이 두 입장 중 어느 하나를 다른 하나로 통합하려고 하거나 양자택일을 해서는 안 된다. 주어진 논제가 양립가능성 여부를 묻고 있으므로, 주어진 두 가지 입장의 양립가능성 혹은 불가능성에 대해서만 논의하여야 한다. 따라서 주어진 논제가 요구하는 바는, 보편성과 개별성의 차원에서 문화적 상대주의와 절대주의가 공존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여타의 논술 문제들이 어느 하나의 입장을 택하여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답을 요구하는 반면, 어떤 관점을 택일하는가 하는 것보다는 주어진 제시문의 내용을 적절하게 이해하여 이면에 숨겨진 맥락들을 연결시켜 하나의 완성된 글로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번 모의논술의 출제 의도는 각자의 주장에 대한 이해와 인정을 바탕으로 사회적 통합과 협력을 이루어갈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이 스며들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입 논술에서는 논제를 이해하고’, ‘제시문을 이해하여 요약하고’,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서술하는일련의 과정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며 논제와 제시문,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하나의 맥락 안에서 일관된 메시지로 구현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사항들은 이번에 실시된 모의논술의 결과를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하다. 학생들의 글쓰기는 제각각 모두 다양하지만 이러한 기준들을 바탕으로 논의해볼 때 이번 모의논술의 경향은 아래와 같이 나눠볼 수 있다.

 

논술문의 경우, 각 제시문의 요약을 나열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논제를 제대로 판단하여 일관된 맥락에서 서로 다른 의견들을 통합하는 서술들이었으며, 각 제시문들의 의견의 차이를 이해하여 자신의 관점으로 통합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특히 제시문들의 표면적 정보를 단순히 요약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제시문 이면에 담긴 유기적 관련성을 추론하고, 논제가 요구하고 있는 쟁점을 균형 있게 이끌고 나아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논술문의 경우, 논제의 요구사항은 파악했지만 각 제시문들의 맥락을 온전하게 해석하고 추론하지 못한 글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제시문의 표면적 정보를 요약하고 나열하는 데에 그치고 있으며, 제시문을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핵심 정보를 요약하여 연결시키는 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혹은 요약한 내용들이 글쓴이가 드러내고자 하는 관점의 근거로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이번 모의논술에서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평가 결과의 향방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소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논술 경향들은 세부적으로 다음과 같다.

() 제시문을 바탕으로 쟁점의 바탕을 분석하는 데에는 성공하였으나, 다른 제시문들의 내용을 타당하게 해석하고 추론하지 못한 경우가 다수를 차지했다.

() 제시문의 경우 사회·문화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상대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난다. () 제시문의 경우에는 나치즘의 잔학함과 희생자들의 고통에 의한 보편적 경험이 인권이라는 절대적 문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 제시문을 요약하는 데에 있어 핵심 정보만을 추출하지 못하거나, 주변적인 사실 관계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글의 논지가 흐려지고 전체적인 글의 균형이 깨지는 경우가 많았다. 제시문을 논술문의 근거로 삼을 때에는 글의 지엽적인 부분이나 사실 관계에 대한 서술에 집착해서는 안 되고, 자신의 논지를 전개하는 데에 있어 꼭 필요한 핵심 정보만을 간략하게 추려내야 한다. ‘인권이 형성되는 과정에 대한 세세한 사실적 정보들은 논술문에 굳이 요약할 필요가 없으며, ‘인권이라는 사회 현상이 발생하게 된 보편성차원의 동기 요인만을 추출·요약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각 제시문이 의미하는 바를 타당하게 이해했으나, 그것을 단순히 압축 정리하여 나열하는 것에 머무는 글이 많았다. 문제에서 요구하는 것은 쟁론화한 내용에 대하여 자신의 관점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 (), () 제시문을 타당하게 활용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나 세 제시문이 말하는 바를 각기 요약하는 것으로 글을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논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거나, 각 제시문의 핵심정보를 유기적으로 묶어 일관된 메시지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파악된다. 논제에서는 제시문들의 입장 차이를 서술하고 그것을 양립시킬 수 있는가를 물어보고 있으므로 결론적으로 제시문들의 관점을 하나의 맥락 위에서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는 서술들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제시문과 논제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자의적인 해석과 관점을 앞세우는 글들이 있었다. 특히 문화적 상대주의’, ‘문화적 절대주의’, ‘보편성’, ‘개별성등의 개념과 관련하여 제시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열하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한 서술들이 보였으며, 특정 제시문에 대한 몰입으로 다른 제시문과의 관련성을 충분히 다루지 못한 경우들이 있었다. 이러한 서술들은 자신이 서두에서 제기한 문제제기를 끝까지 이끌고 나가지 못했으며, 그로 인해 후반부에서 명확한 결론이나 논제를 충족시키는 문단/문장으로 끝맺지 못하고 모호하고 불명확한 표현들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

! ‘논제 이해하기’, ‘제시문 이해하기’, ‘자신의 생각을 적절히 서술하기가 논술에 있어서 매우 기본적인 사항들이지만 이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한 글들이 빈번히 발견되므로, 무엇보다도 논제와 제시문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요구된다.

 

논술문은 위의 세 가지를 충족하지 못한 경우이다. () 제시문에서 나타나는 보편성개별성의 쟁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여 대립된 의견을 논의할 수 있는 큰 틀을 확립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 제시문과 () 제시문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상대주의와 절대주의의 모순점을 하나의 통일된 기준 위에서 해결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여 논제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혹은 () 제시문과 () 제시문의 표면적 정보를 요약하는 데에 집착하여 그 이면에 존재하는 맥락을 일관된 논지로 연결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는 일관된 맥락 위에서 각 제시문들의 핵심정보를 제대로 요약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주어진 제시문의 지엽적인 부분들에 지나치게 많은 개인적 해석과 불필요한 서술을 시도하는 한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외에, ‘문단 구성의 미숙’, ‘문장 오류’, ‘적절한 어휘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 ‘글자수 제한을 지키지 않는 경우’, ‘띄어쓰기 및 맞춤법 오류’, ‘문법적 오류로 인한 비문 발생’, ‘원고지 사용 규칙을 숙지하지 못한 경우등이 다수 발견되었다. 이러한 문제는 대부분 중/하의 논술문에서 주로 발견되나 상의 논술문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글자수 제한을 지키지 않거나 기본적인 어휘, 문법 미숙의 문제 등은 논술에서 기본적으로 충족되어야 하는 문제이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모의논술 답안사례 평가

제시문 ()에서는 문화는 사람들이 삶을 위해 축적하는 기술적이고 사회적인 혁신의 웅덩이라고 말하면서, 분리된 집단이 어떻게 다른 문화를 가지게 되는지, 혹은 인접해 있는 집단이더라도 적대감을 가졌을 시에 어떤 문화가 형성이 되는지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집단이 다른 문화를 가지게 되는 것과 유사한 원리를 종의 기원에 적용시켜서, 늦게 분리되었을 경우 더 비슷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시문 ()에서는 시공간을 초월한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자연 현상에 비해 사회문화 현상은 사회가 가지는 역사적, 문화적 배경과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며,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대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제시문 ()에서는 나찌즘의 경험이 세계인권선언 합의에 뒷받침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서 말하는 궁극적으로 세계인권선언이 합의된 가장 큰 요인은 전세계가 모두 전쟁과 독재의 경험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는 ()에서 늦게 분리된 것들은 서로 비슷한 성향을 지닌다고 주장한 내용과 유사하게, 전쟁과 독재, 나찌즘에 대해 함께 경험하였기 때문에 논의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였고, 별도의 정당화와 명문화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서 제시된 사례로 알 수 있듯이 ()에서 말한 것처럼 서로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마치 직접 겪어본 것처럼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내용이 무조건 절대적 진리라고 결론짓기보다는 상대의 입장에서 사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화 시대가 된 지금, 다른 문화를 배척하고 고립시키려하기보다 서로의 문화를 직접 겪어본 것처럼 받아들여주는 포용력이 매우 절실한 시점인 것 같다.

 

위 글은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논제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 사례이다.

 

2.1. 제시문들 간의 연관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글

제시문을 활용하는 데에 있어 대다수 학생들이 (), (), ()를 순서대로 나열하는 데에 그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의 모순된 입장이 양립 가능한지 불가능한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에서 나타나는 보편성과 개별성이라는 핵심 정보를 논의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요약 인용하는 것에 그치고 있어 ()()의 입장 차이를 하나의 논쟁의 장에서 논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의 입장 중에서 하나를 택해 문화적 상대주의를 편향적으로 옹호하고 있어 논제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논제가 요구하는 것은 상반된 두 입장이 양립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에 있는데도, 위 글은 단순히 상대주의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그치고 있다. 이는 제시문의 핵심 정보와 맥락을 파악하지 못하여 결국 논제에 적합하지 않은 논지를 전개시키고 있는 사례라 할 수 있다.

 

2.2. 제시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글

또한 ()()의 제시문은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글임에도 불구하고, 위 글에서는 문화적 상대주의의 입장을 옹호하기 위한 근거로 () 제시문을 활용하고 있다. 메시지가 비교적 명확한 () 제시문에 비해 () 제시문은 여러 사실 관계들이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어 핵심 정보를 간결하고 적절하게 추출하기 어려웠던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경향은 제시문의 의미하는 바를 올바르게 해석하고 추론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이며, 주어진 다수의 제시문들을 하나의 맥락에서 이해하고 파악하는 추론 과정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