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기출문제 및 예시답안

2016 이화여대 논술 가이드

여기가로두스 2016. 5. 23. 22:22

2016 이화여대 논술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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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2016 논술 가이드

 

I. 전반적인 출제의도 및 특징

본교의 논술고사는 고등학생들이 정규 교과과정을 통해 학습한 다양한 지적 능력을 체계적이며 종합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기본 목표로 하고 논술고사 양식의 다변화와 다양화를 추구하였다. 출제자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동서고금의 고전이나 양서, 통계자료나 표 등을 제시문으로 활용하면서 그와 연관된 문제들을 출제함으로써 일정 수준을 담보하고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는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를 위해 모든 제시문의 소재와 범위를 학교 교과과정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도록 하되, 최근 한국사회의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성찰적 이해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라면 별도의 선행지식 없이도 어렵지 않게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고교 교육의 정상화에 일

조하고자 하였다.

 

II. 문제의 구성

본교의 논술고사는 기본적으로 통합논술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특정 주제와 관련하여 인문학적 사고와 사회과학적 사고 및 수리적 사고를 아우르는 통합적 사고력, 이해력, 표현력 등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인문계열 I의 논술고사는 언어영역에 중점을 둔 3문항으로 구성되며, 특히 영어 제시문 1개를 포함하여 인문학적 사고를 위한 외국어능력을 함께 측정한다. 인문계열 II의 논술고사에서는 언어영역 2개 문항(이 중 1개 문항은 2개의 소규모 문제로 구성) 및 논리적 사고력을 측정할 수 있는 수리문제 1개 문항(2개의 소규모 문제로 구성) 등 총 3개의 문항이 출제된다. 고등학교 정규 교과 과정을 정상적으로 이수한 학생이라면 어렵지 않게 답할 수 있는 문항들로서, 관련 주제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사고와 다양한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게 평가된다.

2016년 모의논술고사 인문계열I’인문계열II’의 문항들은 비교적 널리 알려진 동서양의 고전들을 중심으로 하여 현대사회의 쟁점과 밀접하게 연관된 내용들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인문계열 I’의 경우 화이론, 서구중심주의, 오리엔탈리즘 등을 주제어로 하여 인간사회에 존재하는 주종관계(중심과 주변의 관계 문제를)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에 관한 다양한 시각들을 대비하고 이들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능력이 있는지를 보고자 하였다. ‘인문계열 I’의 제시문들은 중국이 반드시 중심일 필요가 없다는 의산문답의 발췌문부터 동서양의 만남에서 드러난 중심성에 대한 오해의 사례, 그리고 오리엔탈리즘의 비판적 시각에 이르기까지 여러 주장을 담고 있다. ‘인문계열 II’는 유토피아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을 주제어로 하여 고전과 현대사상에 걸쳐 다양한 글을 제시문으로 선별하였다. 제시문들은 을 바라보는 관점의 다양성과 유토피아를 그리는 동서양 시각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드러낸다. ‘인문계열 II’에서는 또한 소득의 분포와 격차에 관한 문제를 출제함으로써 수험생들이 주어진 자료를 적절하게 해석 및 분석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간단한 계산을 통해 원하는 답을 추론하는 논리적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인문 I

 

문제배경 설명 : 문제 1 문제 3 제시문

2016년도 수시논술 모의고사(인문계열 I)에 출제된 제시문은 근대의 역사를 거치면서 서양을 중심에, 동양을 주변에 위치시켜온 문화적 편견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지배계층과 이에 도전하는 계층 사이의 관계로까지 확장하여 적용하는 능력이 있는가를 묻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동양에서도 중국을 중심에, 나머지 지역을 오랑캐로 간주하던 관습이 지배적이었지만, 이처럼 고착화된 생각을 타파하려는 글들이 제시문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여성차별 문제와 인종갈등, 계급갈등의 문제들이 중심-주변의 구도와 맞물려 해석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제시문들 사이의 연관성은 다양한 방식으로 엮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제시문과 연관된 질문을 통해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데 있어 기성관념을 얼마나 극복하면서 새로운 시야로 확대할 수 있는가를 살펴보는 데 문제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시문 []의산문답에서 발췌한 것으로서, 조선 후기의 학자 홍대용(1731~1783)이 그의 사상을 집대성한 글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허자와 실옹이라는 두 인물을 등장시키고 사람과 사물, 별과 지구, 중국과 타 민족의 역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문답하도록 하여 자신의 주장을 편다. 제시문은 우주에는 위아래나 안팎이 없다는 우주무한론에 이어 각 민족에게는 각 민족의 역사가 있다는 역외춘추론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우주무한론은 중심 개념을 해체하여 스스로 선 곳이 중심이기에, 중국이 천하의 중심이라는 화이론은 스스로 해체되는 것이며, 그 결과 중국만이 춘추(역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각 민족마다 자신들의 역사가 있다는 역사관이 나올 수 있었다.

 

제시문 []는 헨리 키신저가 중국 이야기에서 소개하고 있는 근대 후기 영국사절과 청나라 사이의 외교의전 사례를 발췌한 것이다. 근대문명의 중심에 서 있던 영국사절이 최초로 동양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청나라 황제를 알현하기 위해 양측 관리들이 교섭하는 과정에서 어느 쪽의 의례를 따를 것인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이를 통해 서로를 잘 알지 못했던 당시 사람들의 세계관이 자기중심적으로 형성되어 있었으며, 서로 다른 문명권을 접하게 되면서 이러한 배타적 세계관이 충돌하는 양상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다.

 

제시문 []는 마셜 호지슨 저, 마셜 호지슨의 세계사론에서 발췌하였다. 여기서는 유럽 중심주의에 입각한 역사관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 극복방안이 무엇인지 종합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메르카토로 도법의 세계지도에서 왜곡된 유럽 중심주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지도에 나타난 면적의 세계관이 실제 세계사를 바라보는 인식을 정확히 상징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시문 []는 고등학교 영어 교과서인 High School English II(천재교육, 2010)에서 발췌한 글로 영어의 위상 변화에 따른 다양한 영어의 등장을 설명하고 있다. 영어의 사용이 확산되면서 제 2언어로 간주되던 영어가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영어로 인정받게 되고, 해당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영어를 원어민만의 영어가 아니라 자신들의 언어로 인식하게 된 World Englishes 현상을 소개하고 있다.

 

제시문 []19세기 후반에 창작된 작가 미상의 한문소설 포의교집(布衣交集)에서 발췌한 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한시문에 능통할 정도로 지적이고 젊고 아름다운 하층 여성 초옥이고, 그 상대역인 남성인물은 과거를 준비하며 서울에 머무르는 나이 많고 한미한 시골 선비 이생이다. 제시문은 초옥과 이생의 관계가 시작되는 장면으로, 초옥이 이생에게 꽃을 보낸 까닭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이 장면에서 초옥은 꽃을 예로 들어 처지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는 것을 애석하게 여긴다고 하며, 자신은 물론 이생 역시 이 처지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이야기한다.

 

제시문 []는 시몬느 드 보부아르의 2의 성으로서, 1949년 출간된 이 책의 제1부 사실과 신화의 프롤로그에서 발췌하여 다듬은 글이다. 프랑스 여성주의 철학자인 저자는 현대 페미니즘의 고전인 이 책을 통해 여성과 여성문제에 대한 근본적이고 폭넓은 성찰을 피력하였는데, 제시문은 그 첫걸음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남성과 여성이 주체-타자의 전형적인 관계구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당시 절대 중심부의 남성과 달리 주변인에 머물러 있는 여성의 위치를 잘 분석해주고 있다.

 

제시문 []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으로서, 1978년 출간된 이 책의 서설부분에서 발췌하여 다듬은 글로, 중심-주변의 관계구도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글이다. 문명비평가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서구인들이 형성해 놓은 담론으로서의 오리엔탈리즘은 서양의 관점에서 동양을 해석하고 재구성한 것임을 체계적으로 비판하여 밝히고 있다. 인용된 서론 부분은 서양 중심주의에 의한 동양의 주변화 현상과 그 영향을 요약적으로 잘 드러내고 있다.

 

문제 1. 제시문 []의 관점에서, 제시문 []에 나타난 매카트니 사절단 및 중국 측의 입장과 제시문 []에 나타난 서구인의 입장을 각각 비판하시오. [30]

 

출제의도

중국의 화이론은 중심과 주변으로 구성된 전형적인 전근대 세계관이다. 이러한 구도의 유사한 세계관은 비단 전근대 동양에서뿐 아니라 서구 문명권과 중국 문명권의 충돌 과정에서도 드러났으며 오늘날 유럽 중심주의에도 내재되어 있다. 세계에 대한 통찰적 사고를 바탕으로 중심과 주변에 관한 세계관을 검출해 내고 이를 체계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안목을 파악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우수답안

 

제시문 []에서는 공자가 춘추에서 중국와 변방의 오랑캐를 엄격히 구분한 데 비해, 실옹은 각 민족에게는 자신의 독자적 역사가 있다고 보면서 중국과 오랑캐의 구분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중심인 중국과 주변인 오랑캐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화이론적 시각이다. 전통적인 중국 중심의 천하관인 화이론은 세상을 중국 중심으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실옹은 이처럼 중심과 주변으로 인식하는 세계관인 화이론을 부정하고 있다. 한편 제시문 []는 영국 매카트니 사절단이 중국을 방문하면서 의례를 둘러싼 갈등 과정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여기서 돌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의례의 충돌 문제는 매카트니 사절단과 중국 측이 자신들의 배타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스스로를 중심이라고 여기면서 일어난 것이다. 유럽 근대 문명의 중심에서 온 매카트니 사절단은 상대방이 근대 기술 문명의 수혜를 간절히 원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반면 중국 측은 화이관에 입각하여 매카트니 사절단을 천자의 특별한 은덕을 바라는 야만족으로 여긴다. 따라서 이들은 만남의 과정에서도 세계의 중심인 자신들의 의례만 옳은 것으로 여기고 자신들의 방식을 고집하게 되면서 충돌이 빚어지게 되었다. 중국과 오랑캐의 구분을 부정하는 실옹의 입장에서 보면, 매카트니 사절단과 중국 측은 모두 자신을 중심으로 인식하는 세계관에 갇혀 상대방을 주변으로 인식하고 자신들만의 입장을 배타적으로 고집한 편협한 태도를 취했던 것이다.

제시문 []는 세계 지도의 왜곡된 표현 방식을 통해 유럽 중심주의의 양상을 제시하고 있다. 제시문 []와 연관시켜 본다면 세계를 유럽 중심으로 인식하는 태도는 역시 전근대 중국의 화이론과 비교될 수 있는 시각이다. 화이론이 중국을 중심으로 세상을 인식하는 태도라면 유럽 중심주의는 유럽을 세계의 중심이자 역사의 주체로 인식하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서구인들은 면적과 모양을 덜 왜곡시키는 투영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을 상대적으로 크게 표현하고 있는 메르카토르 도법의 세계지도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왜곡된 세계 지도를 통해 고착되는 유럽 중심주의는 전근대 중국의 화이론과 마찬가지로 자기중심적인 편협한 세계관의 일종인 것이다.

 

우수답안 분석

이 답안은 먼저 제시문 []에서 중국 중심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화이관의 해체라는 관점을 정확히 파악하였다. 이에 입각하여 제시문 []에서는 매카트니 사절단과 중국 측이 각각 자신을 세계의 중심이라고 여기는 배타적 세계관을 확인하고 이에 입각한 의례의 충돌이라는 점을 추출하였으며, 매카트니 사절단과 중국 측의 일방적이고 편협한 세계관을 비판하고 있다. 제시문 []에서는 모양과 크기가 왜곡된 메르카토르 도법의 지도에 나타난 유럽 중심주의의 일면을 찾아내고 화이관과 동일한 맥락에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제시문 []에 지나치게 이끌릴 경우 자칫 문화상대주의적 관점으로 제시문 [][]를 해석할 우려도 있으나, 중심 대 주변의 관계라는 시각으로 제시문 [][]의 논지를 일관되게 파악하고 있다.

 

문제 2. 제시문 []를 요약하고 제시문 []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시문 []를 평가하시오. [30]

 

출제의도

제시문 []는 영어가 더 이상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원어민의 언어로만 인식되지 않고 다양한 지역에서 제 2언어로 사용되는 영어도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영어로 인정받는 세계어로서의 영어(World Englishes) 현상을 소개하고 있다. 한편 제시문 []는 사람들이 각자 자기가 선 곳을 중심으로 보고 안과 밖과 같은 구분을 하지만 하늘에서 보면 다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중심과 주변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제시문 []가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제시문 []는 원어민이 구사하는 영어만 권위를 인정받다가 여러 곳에서 사용되는 영어도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영어로 인정받게 된 세계어로서의 영어 현상에서 제시문 []의 저자가 비판하는 것처럼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존재하지만 그 구분이 고정된 것은 아니며 사회 변화에 따라 주변이 중심이 되는 중심의 확산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중심과 주변 구분에 대한 두 제시문의 관점 차이를 논리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관건인 문제이다.

 

우수답안

 

제시문 []는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는 영어가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영어로 인정을 받게 된 세계어로서의 영어(World Englishes)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영어의 사용이 확산되면서 외국어로서 영어를 사용하던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영어가 제 2언어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영어로 권위를 인정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영어는 더 이상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만의 소유물이 아니고 세계어로서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들의 언어로도 인식하게 되었다.

한편 제시문 []에서는 사람들이 설정하는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하늘에서 보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기가 살아가는 곳을 정기준의 세계로 삼지만 사실은 지역에 따라 다 그러하고 자기 나라 사람을 안으로 삼고 다른 지역 사람을 밖으로 구분하지만 하늘에서 보면 안과 밖의 구별이 없다고 설명하면서 중심과 주변의 구별 자체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중심과 구변이라는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의 주장과 달리 제시문 []에 소개된 영어의 확산 현상은 제시문 []의 저자가 비판하는 것처럼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존재하지만 그 구분이 고정된 것은 아니고 사회 변화에 따라 중심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수답안 분석

본 문항은 제시문 []에서 소개하는 세계어로서의 영어 등장이라는 영어의 위상 변화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가,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제시문 []의 주장과 다양한 영어가 모국어 화자가 구사하는 영어와 동등한 권위를 인정받는 영어가 된 것처럼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고정되지 않고 중심이 확산되기도 한다는 중심과 주변의 구분과 관련된 관점의 차이를 파악할 수 있는가가 관건이다.

먼저 제시문 []는 세계어로서의 영어 현상을 설명한 글로서 영어 사용이 확대되면서 여러 지역에서 영어가 제 2언어로 사용되고 이 중 일부가 고유한 특성을 지닌 영어로 인정받게 되고 영어가 원어민뿐만 아니라 해당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언어이기도 하다고 인식하게 된 세계어로서의 영어 현상을 파악하는 것이 이 제시문을 독해하는 핵심이다. 위의 우수답안은 이러한 영어의 위상 변화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 제시문 []는 홍대용의 의산문답에서 발췌한 내용으로 인간들이 자신이 선 곳을 중심으로 중심과 주변을 구분하지만 하늘에서 보면 무의미하다는 주장에서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타당하지 않다는 저자의 주장을 유추해낼 수 있어야 한다. 위에 제시한 우수답안은 이러한 저자의 주장을 잘 추론해 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중심과 주변의 구분과 관련하여 위의 우수답안은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타당하지 않다는 제시문 []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원어민이 구사하던 영어만 권위를 인정받았지만 영어의 확산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 사용되는 영어도 권위를 인정받게 된 영어의 위상 변화가 제시문 []의 저자가 비판하는 것처럼 중심과 주변의 구분이 존재하지만 그 관계가 고정된 것은 아니며 세계화와 같은 사회 변화에 따라 중심이 확산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예라고 설명하여 제시문 [][]의 관점 차이를 잘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제시문 []의 저자가 문화상대주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고 잘못 판단하여 제시문 []에 소개된 세계어로서의 영어 현상을 단순히 다양한 영어가 존재한다라는 식으로 해석하지 않고 중심과 주변의 구분과 관련하여 두 지문의 관점 차이를 잘 설명하고 있다.

 

문제 3. 제시문 [], [], []에 나타난 중심과 주변을 인식하는 태도를 비교하여 논하시오. [40]

 

출제의도

문제 3은 매우 다른 맥락에서 발췌된 제시문들 속에서 하나의 공통된 주제 -‘중심과 주변에 대한 인식-를 찾아내서 그 주제 아래 관점을 재구성하는 탐구력을 측정하는 문제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한 내용 파악을 넘어서 제시문의 저자들이 문제 삼고 있는 대상들의 관계를 파악하여 서로 비교 분석이 가능할 수 있도록 깊이 사유할 수 있어야 한다. 타고난 신분의 차이, 남녀성별의 차이, 동서양의 차이에 대한 논의가 어떻게 중심 주체로부터 타자화되는 주변부를 인식하게 만드는 내용으로 발전되는지를 살펴보면서 그 인식 태도의 서로 다른 특징을 분별해낼 수 있는 통찰력을 보고자 하였다. 이 논점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종합적으로 서술할 수 있어야 한다.

 

우수답안

 

위의 세 가지 제시문은 서로 다른 대상들에 대해서 논하고 있지만 모두 중심과 주변의 관계를 나타내는 내용을 가지고 있다. 제시문 []는 똑같은 꽃이어도 어디에 피었느냐에 따라서 다른 대접을 받게 되듯이, 사람도 여자도 어느 집안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그가 가진 재능이나 성품은 동일하더라도 높고 귀한 지위를 얻게 되거나 혹은 평범하고 천한 신분으로 살아가게 되어 있다고 단정 지으면서, 왕과 권세가가 사는 수도는 중심이고 여기서 멀어진 가난하고 천한 시골은 주변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한편 제시문 []는 남성과 여성이 대등한 관계의 양극으로 평등하게 공존하고 있지 않음을 비판하면서, ‘남자라는 말이 인간 전체를 총칭하는 말로 사용되듯이 남성은 본질적으로 절대적인 중심 주체인 반면에, 여성은 비본질적인 존재로 남성에 대해 타자이자 주변인으로서 중심부인 남성에 의존적 관계를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제시문 []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사고방식이 서양을 중심축으로 하여 그 반대급부에 있는 동양의 모든 것을 주변부로 해석함으로써 타자인 동양을 억압하고 지배하려는 의도에서 나왔음을 지적하고 있어서, 서양 중심-주체에서 주변-타자화된 동양에 대한 인식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심과 주변이라는 관계구도를 가지고 있는 위의 세 가지 제시문을 조금 더 깊이 살펴보자면, 세 제시문의 저자들이 중심-주변을 인식하는 태도가 서로 다름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그 태도들을 구별해보자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다른 양상이 드러난다. 그 중심(주체)으로부터 주변(타자)화 된 현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관계 수용의 태도이거나 싸워서 타자가 중심에 서기를 바라는 관계 전복의 태도’, 그리고 중심 주체에서 의도적으로 왜곡시킨 잘못된 타자 이미지는 처음부터 허상이므로 바로 잡아야한다는 관계 개선의 태도로 각기 이름 붙여볼 수 있겠다.

먼저 제시문 []의 저자는 타고난 신분과 처지를 그대로 인정하고 체념하는 태도를 보인다. 똑같은 능력을 가졌어도 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을 당연한 천지의 이치로 받아들이고 애석해하고 있다. 반면에 제시문 []의 여성 저자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프롤레타리아와 흑인이 각각 자신을 주변으로 밀어낸 부르주아와 백인에 대항하여 싸우고 혁명을 일으키듯이, 여자들도 연대하여 남성을 오히려 타자화시키고 자신을 중심부에 놓으려는 구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의 저자와 달리, 중심-주변의 관계를 뒤바꿔놓을 수 있는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하면, 제시문 []의 저자의 중심-주변인식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 ‘오리엔탈리즘자체가 동양인에 의해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서구 즉 자신을 중심에 놓고 있는 주체가 잘못 그려낸 동양과의 왜곡된 관계 설정이기에, 서양과 동양 간의 중심-주변 관계를 그대로수용하는 태도도 아닐뿐더러 그렇다고 동양이 서양을 전복하고 중심에 서야한다는 태도는 더욱 아니다.

단지 중심에서 주변을 함부로 규정하는 그러한 관계 자체가 개선되지 않으면 서로에게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의 태도이다.

 

우수답안 분석

이 답안의 구조는 제시문 세 개에 대해 각각의 내용을 잘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문제가 제시한 중심-주변의 관계에서 재구성하여 그 각각의 관점을 서로 잘 연결하여 종합적으로 서술한 점에서 우수하다. 전체 구성에서 보자면 제시문들의 핵심 내용에서 뽑아낸 중심-주변의 대상들을 먼저 간략하고 명료하게 정리하였고, 다음으로 그 중심-주변 관계를 풀어나가는 저자들의 태도를 특징적으로 파악하여 세 가지 다른 양상들 -수용, 전복, 개선- 을 개념적으로 설정하여 그 특징적 태도를 차례로 제시문들의 핵심 주장과 연결하였다. 이는 주어진 제시문을 매우 깊이 있게 분석하면서도 이에 근거하여 창의적으로 통찰해낸 결과이기에 우수한 논술 답안이다. 아울러 답안 말미에는 이러한 중심-주변관계를 인식하는 태도에 대한 성찰이 우리의 일상에 어떠한 의미를 줄 수 있을지를 고찰해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어서 전체 숲을 볼 수 있는 안목이 담긴 수준 높은 답안이다.

인문 II

 

문제배경 설명 : 문제 1 문제 2 제시문

2016년도 수시논술 모의고사(인문계열 II)에 출제된 제시문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가지게 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을 유토피아에 대한 논의로 연장하는 성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이와 관련된 여러 제시문들을 발췌하였다. ‘의 경우 때론 몽상적이고 비현실적인 것으로 간주되지만,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가는 데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전통적으로 엘리트 계층 또는 국가를 중심으로 한 중앙계획적인 동원 체제, 그리고 집중적인 노력을 통해 유토피아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는 계몽주의 사상과 대비되는데, 특히 현대의 많은 참사와 부작용들이 이러한 계몽주의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제시문들 사이의 연관성은 자못 깊다. 이 논술에서는 수험생들이 인간의 꿈과 유토피아를 그리는 성향에 대하여 서로 다른 접근방법을 어떻게 구별해내고 그 차이를 인식할 수 있는가를 측정코자 하였다.

 

제시문 []는 장자크 루소의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의 일부로서, 루소가 사회의 박해를 피해 시골에 숨어들어 살면서 비로소 얻게 되는 마음의 평화와 행복감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는 이러한 느낌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몽상으로 비칠지 모르지만 내면으로부터 솟아오르는 만족감을 위해서는 이러한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냉철한 이성과 합리적인 계획을 통해 인류의 진보와 행복이 가능하다는 계몽주의 사고방식과 대비되는 것으로서 낭만주의적이고 자연주의적인 색감을 지니고 있다.

 

제시문 []는 도넬라 메도즈 등이 공저한 성장의 한계결론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의 중요성을 소개하고 있다. 인류의 진보와 발전이 20세기에 들어와 한계에 부딪히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과 고민들이 이 저술의 문제의식을 형성하는데, 무엇보다도 저자들은 인류를 구제하기 위한 행동을 위해서는 먼저 사람들 사이에 을 만들고 이를 공유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꿈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조차도 꿈을 단련시키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생각이다.

 

제시문 []는 제임스 스콧의 국가처럼 보기에서 소개된 근대화 프로젝트, 하이 모더니즘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근대 계몽주의의 산물인 하이 모더니즘이 이성과 합리성, 엘리트주의를 바탕으로 한 진보사상과 더불어 이를 실천하기 위한 도구로서 근대국가의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하이 모더니즘은 원래의 취지와 달리 20세기에 들어와 인류의 불행을 가져온 대규모 참사의 근원이 되었다는 점에서 저자는 하이 모더니즘의 공과를 비판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다.

 

제시문 []는 이광수의 무정에서 발췌한 글이다. 무정문명조선(文明朝鮮)’으로의 발흥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던 시기에 나온 작품이다. 제시문에서 형식과 병욱은 신문명을 받아들이고, 과학을 받아들이며, 교육과 실행으로 조선 사람을 계몽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형식과 병욱은 문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조선 민족을 위함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조선인이 문명을 받아들여 스스로 각성할 수 있는 주체로 서게 하는 데 초점을 두기보다는 소수의 선각자들이 문명을 받아들여 조선인에게 시혜를 끼치는 구도를 지향하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

 

제시문 []는 토마스 모어의 1516년 저작 유토피아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다듬은 글로 고등학교 도덕교과 <이상적인 인간과 사회> 단원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내용의 원전부분이다. ‘이 세상에 없는 곳지상낙원의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유토피아라는 말의 유래를 낳은 이 소설에서, 저자는 당시의 부조리하고 불평등한 사회상을 고발하고 모든 사람이 경제적인 풍요를 누리면서도 평등하고 도덕적으로 살아가는 이상적인 사회를 그리고 있다. 본 제시문은 그 중에서도 특히 모든 유토피아인들이 평등하게 노동하고 자유롭고 능동적으로 건전하게 생활하는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제시문 []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1624년 저작 새로운 아틀란티스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하여 다듬은 글로 고등학교 도덕교과 <이상적인 인간과 사회> 단원에서 언급되고 있는 내용의 원전부분이다.

서양 근대 계몽주의 사상가인 베이컨은 이 책을 통해 인간이 일구어내는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사회가 행복하고 풍요롭게 될 수 있다는 계몽주의적인 이상사회를 드러내주고 있다. 본 제시문은 벤살렘 왕국의 솔로몬 학술원 소속의 한 과학자가 설명하는 이 나라의 여러 진기한 면모를 통해, 과학 엘리트들이 지배하는 과학지상주의 유토피아의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문제 2<인용문>예기(禮記)예운편(禮運篇)은 예의 기원과 운용에 관해 서술하고 있는 고전인데, 중심 내용은 제왕의 예악의 연혁에 관한 것이다. 공과 사가 대립된 사회제도와 상황을 대동소강으로 대비해 묘사하고 있다. 극단적인 욕구 자제와 검약을 강조하는 대동사회는 정적이고 금욕적인 동양의 이상적인 유토피아로 받아들여졌다.

 

문제 1. 제시문 [][]와 관련하여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40]

(1) ‘몽상에 대한 제시문 []의 입장과 에 대한 제시문 []의 입장을 대비하여 논하시오. [20]

(2) 제시문 []의 관점에서 제시문 []에 나타난 형식과 병욱의 입장을 비판하시오. [20]

 

문제 1. (1)

출제의도

이 문제는 인간의 현재 상태를 넘어서 보다 나은 상태를 이루는 데 있어 이 갖는 역할과 의미가 두 제시문 사이에서 어떻게 유사하고 다르게 나타나는지를 묻고 있다. 두 제시문에서 몽상또는 의 역할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 대상이나 내용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수험생들이 이러한 차이까지 답안으로 서술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채점기준이 된다. 이러한 질문을 통해 학생들이 평범한 글 속에 담겨 있는 저자의 생각들을 대비하여 살펴보고 이를 명확하게 기술할 수 있는지 를 측정하려는 것이 이 문항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우수답안

 

제시문 []의 저자는 평화로운 상태를 지향하는 마음가짐으로 내면의 고요함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인간 내면의 감정이 너무 가라앉아 있거나 지나치게 격정적이어도 곤란하며, 적정한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행복한 상상만 가능하다면 마음의 평화와 즐거움이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또한 저자는 이러한 마음의 평화가 세상과 동떨어진 에서 더욱 달콤하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이는 주변으로부터 방해 받지 않으면서 자연의 풍요로움 속에 침잠할 수 있는 능력으로부터 유래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능력의 핵심에 그가 말하는 몽상의 순기능적인 측면이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제시문 []에 서도 의 중요함이 부각되고 있는데, 꿈이라는 것이 자칫 허황되고 비현실적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손 치더라도 꿈이 있어야만 행동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그리하여 사람들이 꿈꾸는 지속 가능한 세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들 사이에 이 공유되어야 한다는 점이 핵심적인 논지를 이루고 있다.

두 제시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몽상은 인간의 행복과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것이 인간 내면의 모습을 유지하고 그 힘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보는 점에서 유사하다. 제시문 []의 경우에는 저자 개인차원의 꿈이라는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는 반면, 제시문 []의 경우에는 사회 구성원들 사이에 공유되는 꿈이라는 점이 다르다. 이러한 차이는 제시문 []의 저자가 스스로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몽상을 즐기려는 데 비해, 제시문 []의 저자는 사회를 움직이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서 이 지닌 역할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목표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두 제시문은 모두 이 인간 생활의 보다 나은 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수답안 분석

답안의 전반부는 제시문 []와 제시문 []를 간단하게 요약하여 그 핵심을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두 제시문을 대비하여 유사점과 차이점을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두 제시문이 주장하는 바를 핵심어를 중심으로 정리하는 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시문 []에서는 몽상평화’, ‘’, ‘자연등과 같은 단어들이 부각되는 반면, 제시문 []에서는 공유지속 가능한 세계등의 단어들이 강조됨으로써 을 중심으로 한 저자의 생각이 어떻게 확장되고 있는가를 우수답안에서는 잘 표현하고 있다. 또한 답안의 후반부에서는 두 제시문이 공유하고 있는 에 대한 긍정적 시각과 인간 내면의 모습에 관련된 점 등을 언급함으로써 두 제시문 사이의 유사점을 언급하고 있다. 이어 두드러진 차이점으로서 제시문 []의 경우 개인주의적이고 평화지향적인 속성을, 제시문 []의 경우 공동체지향적이고 행동주의적인 속성을 부각하여 에 관한 두 제시문의 차이점에 대해서도 언급함으로써 적절한 대비가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문제 1. (2)

출제의도

무정에 나타난 계몽주의를 하이 모더니즘 국가 차원에서 비판하도록 요구하는 문제이다. 이광수는 소설 무정에 나오는 등장인물을 통해 사회 계몽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이 방향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통해 사회를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는 데 목적이 있는 문제이다. 사회학적 지식으로 소설에 나온 계몽주의적 태도를 비판하는 문제의 구성은 영역 통합적인 시도이며 융합 학문적 접근이다.

 

우수답안

 

제시문 []는 근대국가의 성립과정에 영향을 끼친 하이 모더니즘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에 따르면 근대국가는 자연과 사회를 행정적으로 질서화하고 통제하고자 했던 열망이라 할 수 있는 하이 모더니즘을 바탕으로 통제되지 않은 권력을 행사하였으며, 이를 통해 시민사회를 무력화 시켰다. 엘리트 주도의 국가 주도 사회공학으로 표출된 하이 모더니즘은 20세기에 들어와 많은 대형 참사를 일으키는 데 기여했다고 []는 밝히며 그 위험성과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한편 제시문 []의 형식과 병욱은 []가 비판하고 있는 하이 모더니즘과 과학만능주의, 계몽주의적 사고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형식과 병욱은 조선 민족이 소수의 선각자들의 교육과 실행을 통해 신문명과 과학을 받아들이고 무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지식층이 무지한 민중에게 시혜를 끼침으로써 계몽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형식과 병욱의 이러한 사고는 과학적·기술적 진보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하는 엘리트주의적 사고라는 점에서 하이 모더니즘과 대단히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제시문 []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제시문 []의 형식과 병욱의 사고는 크게 두 가지 면에서 비판할 수 있다. 첫째는 형식과 병욱이 과학만능주의적 사고의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형식과 병욱은 조선 민중에게 과학을 줌으로써 그들을 구제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근대의 과학기술은 분명 물질적 풍요를 가져오며 근대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인간성과 소통의 상실, 환경 파괴, 물질만능주의의 도래라는 폐해를 낳으며 사회를 불안에 떨게 하고 이른바 위험사회가 도래하는 데 기여했다는 점에서 큰 한계를 지니고 있다. 형식과 병욱은 이러한 점들은 간과한 채, 과학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낙관론에 빠져 있는 것이다. 둘째는 형식과 병욱이 엘리트주의적 사고에 빠져 민중과 민사회가 근대화의 주체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형식과 병욱은 조선인이 문명을 받아들이고 시민사회를 정립하여 스스로 근대화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가능성은 온전히 배제한 채, 소수의 선각자들을 통한 위에서부터 아래로의 계몽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몽은 소수의 다수에 대한 폭압의 형태로서 발현될 위험을 지니고 있고, 아래로부터의 계몽보다 그 실천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형식과 병욱은 이를 간과한 채, 엘리트주의로 계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우수답안 분석

이 답안은 문항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지켜, 제시문 []의 관점을 분석하고 이 관점에 근거하여 제시문 []에 나타난 형식과 병욱의 계몽주의 태도를 비판하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근대국가 성립과정에 영향을 끼친 하이모더니즘에 대한 이해와 그 폐해를 정확히 짚고 있으며, 과학적·기술적 진보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하는 엘리트주의적 사고 측면에서 형식과 병욱의 입장을 비판하고 있다.

 

문제 2. 아래 인용문을 바탕으로 하여, 제시문 []와 제시문 []에 나타난 이상사회의 모습을 대비하여 설명하시오. [30]

 

출제의도

인용문과 제시문 [], 제시문 []는 모두 이상국가에 대한 내용으로, 인용문은 동양의 이상국가 형태에 대한 것이고, 제시문 [][]는 서양의 이상국가에 대한 글들이다. 인용문을 바탕으로 제시문[][]에 나타난 입장을 대비하여 설명하라는 문제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세 편의 글에 나타난 이상사회의 성격을 각기 파악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우선 세 편의 글에 나타난 이상사회의 내용이 각기 요약 정리될 필요가 있으며, 그 후 인용문에 나타난 두 가지 형태의 사회, 즉 대동사회와 소강사회를 구분한 후, 이를 제시문 [][]에 나타난 이상사회의 요소들과 연관 지어 대비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우수답안

 

인용문과 제시문 []와 제시문 []는 모두 이상국가에 대해 쓴 글로서 제시문 [][]가 서양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반면, 인용문은 동양의 이상국가 형태를 묘사하고 있다. 우선 인용문에서는 궁극적 이상국가의 형태로 대동(大同)’의 상태를 제시하고 있으며, 대동 이후의 사회를 소강(小康)’의 상태로 설명하고 있다. 소강사회는 정치적으로는 세습이 가능하여 권력을 사유화하고, 경제적으로도 재물에 대한 사유화가 인정되며, 사회적으로는 공동체적 성격이 약화되고 가족 단위의 삶이 강화된다.

제시문 []는 서양의 유토피아에 대한 글이다. 유토피아의 그리스 어원을 보면 어디에도 없는 곳’, ‘좋은 곳이라는 이중의 함의를 갖고 있다고 한다. 제시문 []의 저자가 꿈꾸는 유토피아는 기술 문명이나 물질세계의 정복과 같은 내용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며,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노동하고 재화를 공유하며 욕망을 절제하며 지내는 평등사회, 분배가 공평하게 이루어지는 사회로 그려진다. 제시문 []의 유토피아는 인간이 직접 노동하여 유지되며, 사유재산을 축적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쾌락을 추구하고 최소한의 권력과 통제로 평화롭게 유지되는 원시공동체적 형태의 사회를 연상시킨다. 한편 제시문 [] 역시 서양이 제시하는 유토피아의 한 형태로, 이 유토피아는 과학 기술이 중심이 되어 인간의 생로병사 및 경제적 문제 등을 해결하는 사회이다. 혁명에 가까운 과학기술이 인간의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하며, 통치자들 역시 과학의 힘을 믿는 과학기술자들이다. 그러므로 제시문 []의 유토피아는 과학 지식을 장착한 엘리트 과학기술자들에 의해 사회 시스템이 구축되며, 뛰어난 통치자가 시혜적 태도로 다스리는 사회이다.

제시문 []는 인용문의 대동이 이루어진 사회와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대동사회는 예에 의해 정치나 경제, 사회적 제도 등이 마련된 사회인데 그러나 일상 속에서는 그런 제도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행해진다는 점에서 예에 의한 제도가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자연스럽게 내재화된 사회라 하겠다. 두 개의 제시문 중 이와 유사한 연관성을 보이는 글은 제시문 []에 나타난 유토피아이다. []의 유토피아 역시 공동체의 질서와 평화를 향한 제도를 마련하지만 그것을 최소한의 권력과 통제로 유지하려 하며, 위계질서보다 평등이나 공공성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또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이나 공동체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 역시 대동사회와 제시문 []의 유토피아가 상통하는 지점이다.

제시문 []는 인용문의 소강이 이루어진 사회와 연관 지어 볼 수 있다. 소강사회는 대도가 숨은 이후에 나타난 사회로, 대동사회가 가장 이상적인 상태의 사회라면 소강사회는 그 차선책 정도에 해당하는 사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력의 세습, 사유재산, 가족 단위의 삶, 선출된 지도자들에 의한 통치 등을 인정하는 소강사회는 차별을 현실적으로 수용하여, 법과 제도적 장치를 강화하여 질서를 유지하는 상태이다. 소강사회와 연관 지어 볼 수 있는 글은 제시문 []이다. 제시문 []에 나타난 유토피아 역시 소수 과학 엘리트들의 뛰어난 과학적 힘과 통치력, 통치자의 덕목에 해당하는 시혜적 태도 등에 힘입어 질서가 유지되는 국가 형태로, 이는 몇몇 뛰어난 유가적 군자들에 의해 통치가 이루어지는 소강사회의 형태와 연관 가능하다. 또한 제시문 []의 유토피아는 물질문명의 풍요를 약속하고 욕망의 절제나 덕 등에 대해 강조하지 않는다. 소강사회에서도 예를 강조하기는 하나 대동사회에서 예를 대하는 태도와 비교하면 소강사회에서는 예나 의를 거시적, 미시적 통치의 방식으로 수단화했다. 이처럼 정신적, 도덕적 미덕이나 심성 등에 대해 약화된 태도를 보인다는 점 역시 소강사회와 제시문 []의 유토피아를 연결해 주는 고리일 수 있다.

 

우수답안 분석

이 답안은 우선 인용문과 두 가지 제시문에 나타난 이상국가의 성격에 대해 충실하게 요약하였고, 인용문에 제시된 대동과 소강의 특징들을 바탕으로 제시문 [][]에 나타난 유토피아의 특징들을 견주어 보아 대동과 제시문 [], 소강과 제시문 []를 연관하여 대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답안은 문항에서 요구한 사항들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답하였고, 인용문 및 제시문 [][]에 나타난 이상국가의 내용을 예문 그대로의 표현이 아닌 자신의 언어로 재구성하여 요약하였다. 동양과 서양의 유토피아가 다르고, 동양의 이상국가를 논할 때에도 대동과 소강의 경우가 구별되며, 또 같은 서양의 유토피아라 해도 제시문 [][]에 나타난 이상국가의 모습에 차이가 있는데 서로의 특징을 잘 구별하여 정리하고 대동을 제시문 []와 관련짓고, 소강을 제시문 []와 연관 지어 각각의 특징은 특징대로 살피면서, 둘 사이의 공통점 역시 잘 드러나게 서술하였다는 점에서 우수한 답안이라 하겠다.

 

문제 3. <1>은 여러 국가의 연간 1인당 GDP 및 인구통계이다. 이를 바탕으로 다음 물음에 답하시오. [30]

 

출제의도

이 문제들은 한 나라의 부를 통계치를 사용하여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보통 1인당 GDP가 이용되는데, 여기에 구매력을 감안하여 부를 측정하기도 한다. 1번 문항은 이에 대한 간단한 응용문제이다. 한편 1인당 GDP는 한 나라 안에서 분배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분위별 소득통계가 활용되는데, 2번 문항은 이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하고 있는지를 묻고 있다.

 

 

우수답안

 

(1) 모나코의 1인당 GDP는 콩고민주공화국의 1,000(100,000달러 / 100달러)임을 알 수 있다. 본 문제에서는 일국의 부를 구매력 기준으로 평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의 1인당 GDP로는 햄버거를 20개 살 수 있으며, 모나코의 1인당 GDP로는 햄버거를 50,000개 살 수 있다.

따라서 구매력 기준으로는 모나코의 1인당 부가 콩고 민주공화국의 2,500(50,000/20)가 된다.

 

(2) <1>에서 콩고민주공화국 전체의 1인당 GDP100달러이며, <2>에서 콩고민주공화국 1분위, 2분위, 3분위의 1인당 GDP가 각각 30달러, 40달러, 70달러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45분위 전체의 1인당 GDP(30+40+70+2×X) / 5 = 100의 방정식을 풀면 된다. 답은 180달러이다.

 

우수답안 분석

1번 문항은 구매력으로 평가한 나라간 부의 비교에 관한 문제이다. 1인당 GDP와 구매력간의 관계를 알아야 본 문항에 대해 올바르게 접근할 수 있다. 단순 계산 착오 등에는 부분 점수가 부과될 수 있겠다. 2번 문항은 소득분배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많이 이용되는 소득분위별 소득을 이용한 문제이다. 이는 소득분위별 소득의 정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이다. 소득분위의 정의를 이해하는 데에는 표에서 제시된 각 분위별 인구가 해당 국가 전체 인구의 5분의 1이라는 것을 참조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번 문항과 마찬가지로 단순 계산 착오 등에 부분 점수가 부과될 수 있겠다. 한편 4분위 및 5분위의 1인당 GDP를 합산한 숫자를 정답으로 잘못 제시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약간의 부분 점수가 부과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