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국어 자료/고2 국어 (작품별)

[고등 국어 작품별]통곡할 만한 자리 - 박지원

여기가로두스 2016. 6. 26. 14:30

[고등 국어 작품별]통곡할 만한 자리 - 박지원


박지원_통곡할만한자리_1=.hwp



통곡할 만한 자리 - 박지원

 

 

**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초팔일 갑신(甲申). 맑다.

정사 박명원(朴明源)과 같은 가마를 타고 삼류화(三流花)를 건너 냉정(冷井)에서 아침밥을 먹었다. 십여 리 남짓 가서 한 줄기 산기슭을 돌아 나서니 태복(泰卜)이 국궁(鞠躬)을 하고 말 앞으로 달려나와 땅에 머리를 조아리고 큰 소리로,

백탑(白塔)이 현신함을 아뢰오.” 한다.

태복이란 자는 정 진사(鄭進士)의 말을 맡은 하인이다. 산기슭이 아직도 가리어 백탑은 보이지 않았다 말을 채찍질하여 수십 보를 채 못 가서 겨우 산기슭을 벗어나자 눈앞이 아찔해지며 눈에 헛것이 오르락내리락하여 현란했다. 나는 오늘에서야 비로소 사람이란 본디 어디고 붙어 의지하는 데가 없이 다만 하늘을 이고 땅을 밟은 채 다니는 존재임을 알았다.

말을 멈추고 사방을 돌아보다가 나도 모르게 손을 이마에 대고 말했다.

좋은 울음터로다. 한바탕 울어 볼 만하구나!”

정 진사가,

이 천지간에 이런 넓은 안계(眼界)를 만나 홀연 울고 싶다니 그 무슨 말씀이오?”

하기에 나는,

참 그렇겠네. 그러나 아니거든! 천고의 영웅은 잘 울고 미인은 눈물이 많다지만 불과 두어 줄기 소리 없는 눈물을 그저 옷깃을 적셨을 뿐이요, 아직까지 그 울음 소리가 쇠나 돌에서 짜나온 듯하여 천지에 가득 찼다는 것이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 칠정(七情) 중에서 슬픈 감정[]’만이 울음을 자아내는 줄 알았지. 칠정이 모두 울음을 자아내는 줄은 모를 겝니다. 기쁨[]이 극에 달하면 울게 되고, 노여움[]이 사무치면 울게 되고, 즐거움[]이 극에 달하면 울게 되고, 사랑[]이 사무치면 울게 되고, 미움[]이 극에 달하여도 울게 되고, 욕심[]이 사무치면 울게 되니, 답답하고 울적한 감정을 확 풀어 버리는 것으로 소리쳐 우는 것보다 더 빠른 방법은 없소이다. 울음이란 천지간에 있어서 뇌성벽력에 비할 수 있는 게요. 북받쳐 나오는 감정이 이치에 맞아 터지는 것이 웃음과 뭐 다르리요?

사람들의 보통 감정은 이러한 지극한 감정을 겪어 보지도 못한 채 교묘하게 칠정이 늘어놓고 슬픈 감정[]’에다 울음을 짜 맞춘 것이오. 이러므로 사람이 죽어 초상을 치를 때 이내 억지로라도 아이고’, ‘어어라고 부르짖는 것이지요. 그러나 정말 칠정에서 우러나오는 지극하고 참다운 소리는 참고 억눌리어 천지 사이에 쌓이고 맺혀서 감히 터져 나올 수 없소이다.

저 한()나라의 가의(賈誼)는 자기의 울음터를 얻지 못하고 참다 못하여 필경은 선실(宣室)을 향하여 한 번 큰 소리로 울부짖었으니, 어찌 사람들을 놀라게 하지 않을 수 있었으리요.”

그래, 지금 울 만한 자리가 저토록 넓으니 나도 당신을 따라 한바탕 통곡을 할 터인데 칠정 가운데 어느 을 골라 울어야 하겠소?”

갓난아이에게 물어 보게나. 아이가 처음 배 밖으로 나오며 느끼는 이란 무엇이오? 처음에는 광명을 볼 것이요, 다음에는 부모 친척들이 눈앞에 가득히 차 있음을 보리니 기쁘고 즐겁지 않을 수 없을 것이오. 이 같은 기쁨과 즐거움은 늙을 때까지 두 번 다시 없을 일인데 슬프고 성이 날 까닭이 있으랴? 인즉 응당 즐겁고 웃을 정이련만 도리어 분하고 서러운 생각에 복받쳐서 하염없이 울부짖는다. 혹 누가 말하기를 인생은 잘나나 못나나 죽기는 일반이요, 그 중간에 허물환란근심걱정을 백방으로 겪을 터이니 갓난아이는 세상에 태어난 것을 후회하여 먼저 울어서 제 조문(弔問)을 제가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결코 갓난아이의 본정이 아닐 겝니다. 아이가 어미 태 속에 자리잡고 있을 때는 어둡고 갑갑하고 얽매이고 비좁게 지내다가 하루아침에 탁 트인 넓은 곳으로 빠져 나오자 팔을 펴고 다리를 뻗어 정신이 시원하게 될 터이니, 어찌 한 번 감정이 다하도록 참된 소리를 질러 보지 않을 수 있으리오! 그러므로 갓난아이의 울음소리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을 마땅히 본받아야 하리이다. 비로봉(毘盧峰) 꼭대기에서 동해 바다를 굽어보는 곳에 한바탕 통곡할 자리를 잡을 것이요, 황해도 장연(長淵)의 금사(金沙) 바닷가에 가면 한바탕 통곡할 자리를 얻으리니, 오늘 요동 벌판에 이르러 이로부터 산해관(山海關) 일천이백 리까지의 어간은 사방에 도무지 한 점 산을 볼 수 없고 하늘가와 땅끝이 풀로 붙인 듯, 실로 꿰맨 듯, 고금에 오고 간 비바람만이 이 속에서 창망할 뿐이니, 역시 한 번 통곡할 만한 자리가 아니겠소.”

 

1.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여행 체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다.

시종 객관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다.

대상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돋보이다.

등장인물의 문답으로 전개되고 있다.

는 설득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2. 이 글에서 작가가 말하는 울음의 특성은?

웃음 뒤에 따라오는 절망의 신호이다.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저항의 표시이다.

인간의 탄생과 죽음에 수반되는 요소이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이다.

슬픔을 표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3. 이 글에서 정 진사의 사고의 차이를 바르게 설명한 것은?

는 미래 지향적이지만, 정 진자는 과거 회귀적이다.

는 과정을 중시하지만, 정 진자는 결과를 중시하고 있다.

는 사물의 내면을 중시하지만, 정 진자는 외형을 중시하고 있다.

는 통시적 태도를 취하지만, 정 진자는 공시적 관점을 취하고 있다.

는 창의적 발상을 하지만, 정 진자는 보편적 인식에 머무르고 있다.

 

 

4. 이 글을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제작하고자 한다. 기획 회의에서 나눈 의견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탁 트인 넓은 광야를 원경으로 화면에 보여 주는 것이 좋겠어.

격정적인 배경 음악을 사용하여 인물의 심적 상태를 암시해 주자.

심리학자를 출연시켜 인간의 감정의 유형에 대한 설명을 하도록 하자.

작가가 지나간 지점을 지도에 표시해서 보여 주는 것도 괜찮을 거야.

부분적으로 당시 상황을 재현해 보여 주면 시청자의 이해에 효과적일 거야.

 

 

5. 이 글에서 나타난 의 심정과 가장 가까운 것은?

행여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에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 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차라리 외로울망정 이 밤 더디 새소서.

손톱으로 툭 튀기면 쨍 하고 금이 갈 듯,

새파랗게 고인 물이 마니면 출렁일 듯,

저렇게 청정무구(淸淨無垢)를 드리우고 있건만.

백운대 높이 서서 옥순일대(玉筍一帶)바라보니

향기와 광명이 온몸을 씻어 주네

영뢰(靈籟)의 맑은 소리는 가슴 열어 주더라.

새로 난 난초(蘭草) 잎을 바람이 휘젓는다.

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 뜨고 꺽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아라.

 

 

6.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백탑을 의인화시켜 표현하였다.

행동의 주체를 바꾸어 표현하였다.

태복의 들뜨고 흥분된 감정이 느껴진다.

아직 백탑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에 한 말이다.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인 사물로 표현하였다.

 

 

7. 이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만주 지역을 여행하고 쓴 기행문이다.

묻고 답하는 문답식 구성을 취하고 있다.

주제를 암시하여 독자들 스스로 깨닫게 한다.

기존의 관념을 뒤엎는 발상의 전환을 이루고 있다.

광야를 보고 울고 싶어하는 이유를 분석적으로 논하고 있다.

 

 

8. 이 글에서 보통 사람들의 상식을 대변하는 말의 처음과 끝 어절을 찾아 쓰시오.

 

 

9. 이 글에서가 말하는 울음잘못 이해한 학생은?

수연 : 어떤 감정이든 극에 달하면 울게 되지.

선미 : 슬픈 감정만이 울음을 자아내는 것은 아니야.

기찬 : 영웅의 울음소리는 천지를 가득 채울 수 있어.

현우 : 복받쳐 나오는 감정이 이치에 맞게 되면 울음이 나와.

민수 : 사무친 감정을 풀기 위한 방법으로 울음이 가장 효과적이야.

 

 

10. 에 나타난 작가의 심정으로 적절한 것은?

감탄(感歎) 실망(失望) 의심(疑心)

절망(絶望) 체념(諦念)

 

 

11. 의 물음에 대한 작가의 대답에 해당하는 것은?

슬픔, 사랑 기쁨, 노여움

사랑, 욕망 미움, 즐거움

기쁨, 즐거움

 

 

12. 과 관련이 있는 한자 성어는?

일망무제(一望無際) 상전벽해(桑田碧海)

파죽지세(破竹之勢) 일거양득(一擧兩得)

오리무중(五里霧中)

 

 

13. 다음 중, 와 같이 발상의 전환을 보이는 것은?

유리에 차고 슬픈 것이 어린거린다.

사랑하는 나의 하느님, 당신은

늙은 비애(悲哀).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향단아 그넷줄을 밀어라.

머언 바다로

배를 내어 밀 듯이,

향단아.

 

 

14. 요동 벌판에 당도한 작가가 울고 싶다고 느끼게 된 동기로 가장 알맞은 것은?

당황과 분노 기쁨과 즐거음

슬픔과 괴로움 자책과 부끄러움

기대에 대한 배반감

 

 

15. <보기>를 참조하여 의 의미가 무엇인지 쓰시오.

<보기>

가의는 직간(直諫)을 하다가 귀양 가게 되었으나,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여 천하사세(天下事勢)를 위해 통곡할 만한 것이 한가지, 눈물을 흘릴 만한 것이 두 가지, 크게 탄식할 만한 것이 여섯 가지라 하여 조목조목 서술한 내용의 상소문을 올렸다.

 

 

16. <보기>를 참조할 때 가 의미하는 바를 적절하게 해석한 것은?

<보기>

박지원은 이용후생학파(북학파)로서 성리학(性理學)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였고 자연 과학의 도입, 중소 상공업의 육성, 기술 혁신, 해외 통상 증진 등 국민의 경제를 향상할 모든 것에 관심을 가졌다.

조선 사회의 폐쇄성 성리학의 반민중성

서구 열강의 침략성 중국의 자기 중심성

양반의 권력 지향성

 

<정답>

 

1

2

3

4

5

6

7

8 , 말씀이오?

9

10

11

12

13

14

15 한나라 정권의 잘못을 담은 상소문을 올림.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