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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6월 모평 기출 분석] 고전소설 조위한 '최척전' 문제 및 정답

여기가로두스 2016. 6. 4. 05:00

[2016년 6월 모평 기출 분석] 고전소설 조위한 '최척전' 문제 및 정답


최척전.hwp

최척전-조위한.hwp


다음 작품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날짜는 어느덧 4월 보름이 되어 있었다. 하늘에는 구름 한 점 없고 물은 비단결처럼 빛났으며, 바람이 불지 않아 물결 또한 잔잔하였다. 밤이 점차 깊어 가면서 밝은 달이 강에 비추고 옅은 안개가 물 위에 어리었으며, 뱃사람들은 모두 깊은 잠에 빠지고 물새만이 간간이 울고 있었다. 이 때 문득 일본인 배 안에서 염불(念佛)하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 왔는데, 그 소리가 매우 구슬펐다. 최척은 홀로 선창에 기대어 있다가 이 소리를 듣고 자신의 신세가 처량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즉시 행장(行裝)에서 피리를 꺼내 몇 곡을 불어서 가슴 속에 맺힌 회한을 풀었다. 때마침 바다와 하늘은 고요하고 구름과 안개가 걷히니, 애절한 가락과 그윽한 흐느낌이 피리 소리에 뒤섞이어 맑게 퍼져 나갔다. 이에 수많은 뱃사람들이 놀라 잠에서 깨어났으며, 그들은 처연하게 앉아 피리 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잠시 후에 일본인 배 안에서 조선말로 시를 읊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 진이 피리를 부니 달도 내려와 들으려 하네.

푸른 난조(鸞鳥) 나는 것을 막아나 보리.

바다처럼 푸른 하늘엔 이슬만 서늘한데,

봉래산 가는 길이 안개와 놀에 싸여 찾을 수가 없네.]

 

그 소리는 처절하여 마치 원망하는 듯, 호소하는 듯하였다. 시를 다 읊더니, 그 사람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최척은 그 시를 듣고 크게 놀라서 피리를 땅에 떨어뜨린 것도 깨닫지 못한 채, 마치 실성(失性)한 사람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이를 보고 학천(鶴川)이 말했다.

어디 안 좋은 곳이라도 있는가?”

최척은 대답을 하고 싶었으나 목이 메고 눈물이 떨어져 말을 할 수 없었다. 시간이 조금 흐른 뒤에 최척은 기운을 차려 말했다.

조금 전에 저 배 안에서 들려왔던 시구(時句)는 바로 내 아내가 손수 지은 것이라네. 다른 사람은 평생 저 시를 들어도 절대 알아 내지 못할 것일세. 게다가 시를 읊는 소리마저 내 아내의 목소리와 너무 비슷해 절로 마음이 슬퍼진 것이라네. 어떻게 내 아내가 여기까지 와서 저 배 안에 있을 수 있겠는가?”

이어서 온 가족이 포로로 잡혀간 일을 말하자, 배 안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비탄에 젖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 가운데는 두홍(杜洪)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젊고 용맹한 장정이었다. 그는 최척의 말을 듣더니, 얼굴에 의기(義氣)를 띠고 주먹으로 노를 치면서 분연히 말했다.

내가 가서 알아보고 오겠소.”

송공이 저지하며 말했다.

깊은 밤에 시끄럽게 굴면 많은 사람들이 동요할까 두렵네. 내일 아침에 조용히 물어 보아도 늦지 않을 것일세.”

주위 사람들이 모두 말했다.

그럽시다.”

최척은 앉은 채로 아침이 되기를 기다렸다. 동방이 밝아오자, 즉시 강둑을 내려가 일본인 배에 이르러 조선말로 물었다.

어젯밤에 시를 읊었던 사람은 조선 사람 아닙니까? 나도 조선 사람이기 때문에 한 번 만나 보았으면 합니다. 멀리 다른 나라를 떠도는 사람이 비슷하게 생긴 고국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찌 기쁘기만 한 일이겠습니까?”

옥영도 어젯밤에 들려왔던 피리 소리가 조선의 곡조(曲調)인데다, 평소에 익히 들었던 것과 너무나 흡사하였다. 그래서 남편 생각에 감회가 일어 저절로 시를 읊게 되었던 것이다. 옥영은 자기를 찾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는 황망하게 뛰어나와 최척을 보았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 바라보고는 놀라서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혀 마음을 안정할 수가 없었으며, 말도 할 수 없었다. 두 나라의 뱃사람들이 저잣거리에서처럼 모여들어 구경하였는데, 처음에는 다만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사람마다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

이상하고 기이한 일이로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이룰 수 있는 일이 아니로다. 이런 일은 옛날에도 들어보지 못하였다.”

최척은 옥영에게 그간의 소식을 물으며 말했다.

산 속에서 붙들리어 강가로 끌려갔다는데, 그 때 아버님과 장모님은 어떻게 되었소?”

옥영이 말했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 배에 오른데다 정신이 없어 서로 잃어버리게 되었으니, 제가 두 분의 안위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두 사람이 손을 붙들고 통곡하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슬퍼하며 눈물을 닦지 않는 이가 없었다.

- 조위한, ‘최척전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최척과 옥영 사이의 새로운 갈등이 엿보이고 있다.

최척과 옥영의 만남이 극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인물의 행동과 대화가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서술자가 적절히 개입하여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공간적시간적 배경이 최척의 정서와 상응하고 있다.

[EBS소설] []

 

 

에 담긴 심정과 가장 유사한 것은?

눈썹 같은 반달이 중천에 걸리는 / 칠월칠석이 돌아오기까지는, // 검은 암소를 나는 먹이고 / 직녀여, 그대는 비단을 짜세.

- 서정주, ‘견우(牽牛)의 노래

견우 직녀도 이 날만은 만나게 하는 칠석날 / 나는 당신을 땅에 묻고 돌아오네. / 안개꽃 몇 송이 땅에 묻고 돌아오네.

- 도종환, ‘옥수수밭 옆에 당신을 묻고

말라붙은 은하수 눈물로 녹이고 / 가슴과 가슴을 노둣돌 놓아 / 슬픔은 슬픔은 끝나야 한다. 연인아. - 문병란, ‘직녀(織女)에게

생명보다 사랑하는 애인을 사랑하기 위하여는 / 죽을 수가 없는 것이다. / 진정한 사랑을 위하여는 괴롭게 사는 것이 / 죽음보다도 더 큰 희생이다. - 한용운, ‘이별

끝없이 걸어가다 뒤돌아보면 / 인생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저녁놀에 파묻히고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하나 만나기 위해 / 나는 다시 슬픔으로 가는 저녁 들길에 섰다.

- 정호승, ‘슬픔으로 가는 길

[EBS소설] []

 

 

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비교적 느리고 처연한 가락이 연상된다.

피리 소리에 대해 화답하는 듯한 노래이다.

비애(悲哀)에 젖은 화자의 심정을 엿볼 수 있다.

점층적 표현으로 고조되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피리 소리와 더불어 상봉(相逢)의 매개체가 되고 있다.

[EBS소설] []

 

 

 

 

 

 

1) 전라도 남원에 살고 있던 최척과 옥영은 옥영 어머니의 반대와 임진왜란의 혼란 속에서도 부부의 인연을 맺고, 부처님께 빌어 등에 붉은 점이 있는 아들 몽석을 얻는다.

2) 정유재란으로 피란을 하였다가 최척과 옥영은 뜻하지 않게 헤어지게 된다. 최척의 부친과 장모는 몽석을 데리고 남원으로 돌아온다.

3) 최척은 명나라 군사의 도움으로 살아났다가 명나라 장수 여유문을 따라 중국으로 가고, 옥영은 왜국으로 끌려갔다가 한 왜인의 도움으로 살아나 그의 수하(手下)에서 무역업을 돕게 된다.

4) 최척은 여유문이 죽자 방랑하다가 송유를 만나 그의 무역업을 돕게 된다.

5) 안남(安南)의 한 항구에서 최척과 옥영은 극적으로 해후하여 중국에 살면서 역시 등에 붉은 점이 있는 둘째 아들 몽선을 낳는다.

세월이 흘러 몽선은, 임진왜란 때 조선으로 출병하였다가 소식을 알 수 없는 아버지를 둔 홍도와 결혼한다.

6) 명나라에 오랑캐가 침범하자 최척은 명나라 군대의 서기가 되어 출병하였다가 포로가 된다. 하지만 그곳에서 조선군으로 출전했다 포로가 된 큰아들 몽석을 만나 극적으로 탈출하였다가 도중에 홍도의 7) 아버지를 만나 병을 고치고 함께 고향으로 돌아간다.

8) 옥영은 남편의 군대가 전멸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시름하던 중, 꿈에서 부처님의 말을 듣고 남편이 살아 있다고 여기고 몽선과 홍도와 함께 남원으로 돌아간다.

9) 고난 끝에 남원에 도착한 옥영은 최척과 해후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위 소설의 줄거리를 <보기>와 같이 정리한 뒤, 학생들의 의견을 교환하였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1)붉은 점은 만남과 헤어짐의 매개체가 될 것 같군.

(1)(8)부처님은 사건 전개의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어.

역사적 상황과 가족의 우여곡절을 적절하게 결합시킨 것 같군.

고전 소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행복한 결말 구조를 취하고 있어.

짜임새가 있는 듯하지만, 고전 소설의 우연성을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어.

[EBS소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정유년 팔월이었다. 왜적이 남원 고을로 쳐들어와 성을 함락시켰다.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산 속으로 피란했다. 최척의 가솔은 지리산 연곡사로 피란했다. 난리통이라 인심이 흉흉했다. 어디서 무슨 변을 당할지 몰랐다. 최척은 옥영더러 남장을 하라고 일렀다. 남복을 입으니 아무도 여자인 줄 짐작 못했다.

산 속으로 피란온 지 여러 날이 지나자 이미 가져온 양식은 동이 나고 식솔이 굶주리게 되었다. 최척은 장정 서너 명과 작당하여 산 속을 벗어났다. 양식을 구하는 길에 적세를 살피면서 구례까지 갔다. 그곳에서 갑자기 적병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들은 몸을 신속히 날려 바위 틈에 숨어 적병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왜적들은 곧장 지리산 연곡으로 쳐들어갔다. 적들은 피란 나온 사람들은 남김없이 잡아 끌고 갔다.

<중략>

이윽고 그는 섬강으로 달려갔다. 얼마 못 가서 흩어진 시체 속에서 신음 소리를 들었다. 그는 그 소리 나는 곳으로 다가갔다. 가서 보니 살았는지 죽었는지 분간을 할 수 없었다. 시뻘건 선지피가 온 얼굴을 감싸 누구인지 알 도리가 없었다. 최척은 옷을 살펴보았다. 어딘가 낯이 익은 것만 같았다. 그래서 최척은 크게 소리쳐 불렀다.

네가 혹 춘생이 아니냐.”

춘생은 젖 먹던 힘까지 내어 눈을 떴다. 그 표정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그녀는 기어드는 소리로 간신히 말했다.

, 서방님, 아씨가 적병에 잡혀갔어요. ······저는 몽석을 등에 업고 달아났으나 빨리 달릴 수가 없어 적병의 칼에 찔렸어요. 칼맞은 지 한나절 만에 겨우 살······살아났으나, ······등에 업힌 아기의 새······생사를 아············.”

말을 다 하지 못하고 숨이 넘어갔다. 최척은 주먹으로 가슴을 쳤다. 발로는 땅을 차면서 통곡하다가 정신을 잃었다. 얼마가 지나 정신이 들었다. 다시 기운을 차려 섬강으로 달려가 보니, 강둑에는 칼 맞은 시체들이 너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연곡으로 피란왔던 사람들이었다. 최척은 더 이상 기대를 걸 수 없었다. 그는 실성하여 통곡하며 시체 속을 누볐다. 그는 마침내 자살하려고 강가로 갔다. 막 물로 뛰어들려는 찰나, 어떤 사람이 옷을 잡으며,

이 난리통에 당신 같은 이가 한 사람뿐인가, 그럴수록 용기백배해야지.”하고 말리는 것이었다. 그래 죽지도 못하고 식솔을 찾아 밤낮으로 헤맸으나 허사였다. <중략>

그 때에 왜선에서 염불하는 소리가 매우 구성지게 들려왔다. 최척은 홀로 선창에 기댄 채 신세 타령을 했다. 모든 것을 잊으려는 듯, 품속에서 퉁소를 꺼내어 계면조 한 곡을 불면서 가슴 속에 맺힌 애원한 정을 풀고 있었다. 이 피리 소리에 하늘마저 근심스런 빛을 띤 듯했고, 구름과 연기조차 침울하기 그지 없었다. 배 안에서 잠을 자던 사람들도 놀라 깨어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슬픈 낯빛을 지었다. 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때 왜선에서는 염불 소리가 갑자기 멎었다. 염불 소리 대신에 조선어로 칠언절구를 한 수 읊는 소리가 들렸다.

왕자진의 피리 소리에 달마저 떨어지려 하는데

바다처럼 푸른 하늘엔 이슬만 서늘하구나.

 

시를 읊는 소리는 처절하여 마치 원망하는 듯, 호소하는 듯 하였다. 읊기를 다 하자 그 사람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최척은 이 시 읊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뜻밖이어서 들었던 퉁소를 떨어뜨렸다. 넋을 잃은 듯, 마치 실성한 사람처럼 멍하니 있었다.

송공이 이상히 여겨, / “자네는 어째서 그런 모양을 하고 있는가.”

하고 거듭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연해 큰 소리로 묻자 최척은 그 자리에 쓰러지며 기절해 버렸다. 얼마나 지나서야 최척은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저 배 안에서 들려왔던 시는 내 아내가 지은 시요. 둘만이 알지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오. 더욱이 시 읊는 소리가 아내와 흡사하니 어찌 놀라지 않겠소. 아내가 저 배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아니 도저히 그럴 리 없지.”

그리고는 왜적의 습격을 당하여 가족들이 흩어진 내력을 들려 주었다. 사람들은 놀라며 이상히 여겼다.

그 속에 두홍(杜洪)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나이가 젊고 용감한 반면 좀 덤벙대는 선비였다. 그는 최척의 말을 듣자 의기를 나타내 주먹으로 뱃전을 분연히 일어서며,

내가 당장 가서 알아보고 오겠소.”

하며 급히 서둘렀다. 송공이 만류하며,

깊은 밤에 일을 꾸몄다가는 무슨 변을 당할지 두려우니 내일 아침에 정중히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요.” / 하니 모두들 찬성했다.

그 날 밤 최척은 잠 한숨 자지 못했다. 아침을 기다리며 뜬 눈으로 날을 밝혔다. 이윽고 동쪽 하늘이 밝아 왔다. 그는 조금도 지체할 수 없어 배에서 내려왔다. 곧장 언덕으로 내려가 왜선으로 다가갔다. 최척은 조선어로

 

 

 

 

독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의문을 갖고 가상적인 공간 속에서 작자와 끊임없이 대화하게 된다. 이 때 독자 스스로 설정한 작자가 만족스런 답을 했을 때에는 수긍하고 수용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불만을 품고 반발까지 하게 된다.

크게 외쳤다.

어젯밤 시를 읊은 사람은 틀림없이 조선인일 거요. 나도 조선인이요. 이 머나먼 안남까지 와서 고국 사람을 만나 보는 것도 이 또한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옥영은 배 안에서 퉁소 소리를 들었었다. 그것은 곧 조선의 곡조요, 또한 옛날에 귀에 익었던 소리였다. 그래서 혹시 남편이 그 배에 와 있지 않나 해서 시를 시험 삼아 읊었던 것이었다. 이 때 남편이 자기를 찾는 말을 듣자 옥영은 황망하여 몸둘 바를 몰랐다. 엎어지고 넘어지면서 급히 난간을 내려갔다.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고 소리치면서 끌어안고 흐느껴 울었다. 너무나 감격해 가슴이 막혔다. 심정이 격하여 말도 제대로 안 나왔다. - 조위한, <최척전>

 

위 글의 서사적인 특징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사건을 진술하는 시점이 한 가지로 고정되어 있다.

서술자가 인물 내면까지 소상하게 드러내 보이고 있다.

사건 전개의 방법으로 서사를 비중 있게 사용하고 있다.

사건 진행에 있어 전기적(傳奇的) 요소를 남용하고 있다.

상황적 배경이 주제를 부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파이널04] []

 

 

 

 

 

 

하늘이 깜깜했지요. 누굴 원망해야 할지. 삶의 모든 희망은 사라지고 오직 죽음만이 찢어진 마음에 평화를 얻게 해 줄 것으로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 돌아보니, 그 때 저의 경솔한 행동을 말려 준 그분이 너무나 고맙군요. 살아 있으니 이렇게 좋은 날도 있는 것을······.

제가 퉁소를 불자 왜선에서 조선어로 칠언 절구를 읊는 소리가 들려 왔어요. 그 시는 제 아내가 지은 것으로, 우리 둘만이 알지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는데······.

아내가 살아 있구나. 도무지 이성적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저의 본능은 아내의 생존에 대한 확신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아요.

그 밤이 얼마나 길게 느껴지던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알기 어려울 거예요. 아내를 다시 만난 날 아침은 아마도 가장 아름다운 아침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위 글의 최척을 주인공으로 1인극을 꾸며 <보기>와 같은 대본을 구성했다. 적절하지 않은 내용은?

[E파이널04] []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사건의 시공간적 배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현실감을 부여한다.

② ㉡ - 아내를 보호하고자 세심하게 배려하는 최척의 마음씨를 알 수 있다.

③ ㉢ - 최척의 가족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갖고 만남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④ ㉣ - 감정 이입의 수법을 사용하여 인물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낸 부분이다.

⑤ ㉤ - 옥영의 심리를 함축적으로 담아 표현한 것으로서 범상치 않은 피리 소리에 대한 반응이 나타나 있다.

[E파이널04] []

 

 

 

 

 

 

독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떠오른 의문을 갖고 가상적인 공간 속에서 작자와 끊임없이 대화하게 된다. 이 때 독자 스스로 설정한 작자가 만족스런 답을 했을 때에는 수긍하고 수용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에는 불만을 품고 반발까지 하게 된다.

<보기>를 참고하여 독자작자의 대화를 구성해 보았다. 타당하지 않은 내용은?

독자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작품에 나타난 사건이 짜임새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우연성이 배제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작자 : 물론 그렇습니다. 저도 그 점에 유의해서 사건 전개 과정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한두 군데를 제외하고는 우연성에 의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했습니다.

독자 : 그렇군요. 우연성을 남발하지는 않은 것 같군요. 그건 그렇고 최척이라는 인물의 성격이 행동을 통해 잘 드러난 반면 최척의 아내에 대해서는 좀 소홀하게 다룬 느낌이 있군요.

작자 : 그렇게 보셨습니까? 최척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 일반적으로 전쟁이라는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남성들이 좀더 적극성을 드러내는 것 아니겠어요?

독자 : 그래도 평소 옥영이 남편을 어떻게 생각했으며, 어떤 마음으로 절개를 지켜 왔는가 하는 점에 대해 암시되어 있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이 참 보기 좋군요.

[E파이널04] []

 

 

~의 쓰임이 바르지 않은 것은?

① ⓐ - 하필 인삼을 캘 때 호열자가 창궐하여 인심이 흉흉하고 일꾼 구하기가 어려웠다.

② ⓑ - 아랫것들이 작당해서 주인을 넘보고 주인 재물을 빼앗아 달아나는 짓을 밥 먹듯이 하는 세상이니, 말세다.

③ ⓒ - 독특한 억양을 붙여 꼬리를 길게 늘이며 외우는 노인의 음성은 엄숙하고 구성지게 들렸다.

④ ⓓ - 부인이 이제까지 그 누구도 보지 못했던 얼굴 표정으로 분연히 일어섰던 것이다.

⑤ ⓔ - 자식이 전쟁터에서 무사히 돌아온다고 하니 황망한 심사 가눌 길이 없었다.

[E파이널04]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이 때 왜선에서 염불하는 소리가 매우 구성지게 들려왔다. 최척은 홀로 선창에 기댄 채 신세타령을 했다. 모든 것을 잊으려는 듯, 품 속에서 퉁소를 꺼내어 계면조 한 곡을 불면서 가슴 속에 맺힌 애원한 정을 풀고 있었다. 이 피리 소리에 하늘마저 근심스런 빛을 띤 듯했고, 구름과 연기조차 침울하기 그지없었다. 배 안에서 잠을 자던 사람들도 놀라 깨어났다. 그들은 하나같이 슬픈 낯빛을 지었다. 피리 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때 왜선에서는 염불 소리가 갑자기 멎었다. 염불 소리 대신에 조선어로 시 한 수 읊는 소리가 밤 하늘을 타고 번지는 것이 아닌가!

최척은 이 시 읊는 소리를 듣고 너무도 뜻밖에어서 들었던 퉁소를 떨어뜨렸다. 넋을 잃은 듯, 마치 죽은 사람 같았다. 이를 보고 중국인 친구 학천이 이상히 여겨

자네는 어째 그런 모양을 하고 있는가?”

라고 거듭 물어도 대답이 없었다. 연해 큰 소리로 묻자, 최척은 그 자리에 쓰러지며 기절해 버렸다. 얼마가 지나서야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

저 시는 내 아내가 지은 시요. 둘만이 알지 다른 사람은 아무도 모르오. 더욱이 시 읊는 소리가 아내와 흡사하니 어찌 놀라지 않겠소. 아내가 저 배를 타고 있는 것이 아닌지……아니 도저히 그럴 리 없지.”

그리고 왜적의 습격을 당하여 가족들이 흩어진 내력을 들려 주었다. 사람들은 놀라며 이상히 여겼다. 그 속에 두홍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나이가 젊고 용감한 반면에 좀 덤벙대는 선비였다. 그는 최척의 말을 듣자 의기를 나타내 주목으로 뱃전을 쳤다. 분연히 일어서며

내가 당장 가서 알아보겠소.”

하고 급히 서둘렀다. 학천이 만류하며,

깊은 밤에 일을 꾸몄다가는 무슨 변을 당할지 두려우이. 내일 아침에 정중히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오.”

하니, 모두가 찬성했다.

그 날 밤 최척은 잠 한숨 자지 못했다. 아침을 기다리며 뜬눈으로 날을 밝혔다. 이윽고 동쪽이 밝아왔다. 그는 조금도 지체할 수 없어서 배에서 내려왔다. 곧장 언덕으로 내려가 왜선으로 다가갔다. 최척은 조선어로 크게 외쳤다.

어젯밤 시를 읊은 사람은 틀림없이 조선인일 거요. 나도 조선인이오. 이 머나먼 안남(베트남)까지 와서 고국 사람을 한 번 만나 보는 것도 또한 기쁜 일이 아니겠습니까.”

옥영도 어젯밤에 들려온 피리 소리가 귀에 익기도 하지만 남편이 즐겨 불던 곡조여서 혹시나 하면서 조선 시구를 읊었던 것인데 자신을 찾는 조선말을 듣고는 황망히 달려 나왔다. 옥영은 배에서 내리려다 말고 우뚝 멈춰 섰다. 꿈일까 생시일까. 남편 최척이 바로 눈앞에 서 있었으니, 꿈에도 잊을 수 없던 남편 최척이! 두 사람은 부둥켜안았다. 말은 없이 눈물만 하염없이 쏟는데, 그 눈물 다하자 핏물이 흘러내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구경을 하느라 모여든 뱃사람들이 북적대는 바람에 그 곳은 마치 저잣거리나 다름없었는데, 처음에는 친구나 친척을 만난 것이겠거니 하였다가 나중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는 또다시 깜짝 놀랐다.

참으로 기이한 일도 다 있구나. 그야말로 천우신조(天佑神助)로다! 살다 보니 이런 일도 다 보게 되는구나.”

사방에서 이런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겨우 마음을 가라앉힌 최척은 옥영의 손을 붙들고 배 안으로 들어가 그간의 소식을 물었다.

그 때 산 속에서 왜놈들에게 붙들려 강가로 끌려갔다는 말을 들었는데 아버지와 장모님은 어찌 되시었소? 잘들 계시오?”

옥영이 고개를 떨구며 말했다.

산중에서 붙들려 강가로 끌려나갔을 때까지는 부모님은 무사하셨습니다. 하지만 날이 어두워진 뒤 배에 강제로 태워질 적에 서로 아우성을 치느라 그만……. 배가 뭍을 떠난 뒤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두 분이 안 계셨습니다. 용서하세요. 그리고 몽석이도 어찌 되었는지 알지 못하니 제가 크나큰 죄인입니다.”

몽석이는 춘생이가 업고 도망가다 놓친 듯하오. 부디 살아 있다면 좋으련만.”

두 사람은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자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들도 저마다 소맷부리로 눈물을 훔쳐냈다.

학천은 돈우를 찾아가 백금 두 덩이를 내놓으며 옥영의 몸값이라고 하였다. 그러자 돈우는 낯을 붉히며 말했다.

내가 이 사람을 만난 지 사 년이나 되었습니다. 그 동안 그의 반듯한 마음을 높이 사 친동생처럼 여겨왔지요. 그런 사람을 돈을 받고 넘기라구요?” / “제가 무례하였다면 용서하시지요.”

그러면서 학천이 고개를 숙이자 돈우는 눈물을 훔치며 옥영을 향해 말하였다.

허허, 나의 둔감함이 참으로 부끄럽소이다. 사 년 동안이나 침식을 함께 해왔건만 그대가 여자라는 것을 몰랐으니 말이오. 어쨌든 참으로 놀랍소이다. 남편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애쓰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소. 이는 천지신명(天地神明)도 감동할 일이오. 이제서라도 아내와 남편이 만난 것을 내 진심으로 축하하오.”

말을 마치고 나서 돈우는 은자(銀子) 열 냥을 꺼내더니 전별금(餞別金)으로 주면서 말했다.

사 년 동안이나 동고동락(同苦同樂)을 해 왔는데 하루 아침에 이별을 하게 되니 몹시 슬프구려. 그대를 놓아 보내고 싶지 않으나 내가 지금 그대를 막는다면 하늘은 내게다 벌을 내리실 테니 가서 잘들 사시오. 사우여! 사우여! 몸조심하여 잘 가시오.”

[A] [옥영이 손을 들어 감사 드리며 말했다.

일찍부터 보호해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죽지 않고 잘 살아왔고 또 그에 힘입어 낭군까지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이 은혜를 어찌 다 갚겠습니까? 게다가 이렇듯 전별금까지 안겨 주시니 베풀어 주신 은혜, 어찌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최척은 돈우에게 거듭 고마움을 표하고 옥영을 데리고 왔는데, 지켜보던 사람들 중에는 금은이나 비단을 가지고 와 주면서 옥영 부부를 위로해 주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조위한, 최척전(催陟傳)

 

위 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전란으로 인한 비극을 바탕에 깔고 있는 작품이다.

공간적 배경이 조선을 넘어 해외까지 확장되고 있다.

따뜻한 인정과 부부애를 잘 형상화하고 있는 작품이다.

여러 가지 소재를 활용하여 주제 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만남과 이별의 모티프를 활용하여 극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디딤낯선]

 

 

위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해 의견을 나누어 보았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최척은 왜선에서 들려오는 조선어 시를 듣고 심한 심리적 충격을 받았군.

옥영은 이국 땅에서 남편을 만나 기쁨과 감격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있어.

학천최척과 같은 배에 타고 있는 중국인 친구로구만.

돈우옥영이 어려운 처지에 있을 때 도와 준 사람이야.

사우돈우의 친동생으로, 사 년 동안 함께 지내온 셈이지.

[디딤낯선]

 

 

 

 

 

 

S#5. 배 위

최척과 옥영이 함께 떠나기 위해 배 위에 오른다. 돈우의 애끓는 작별 인사에 옥영은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옥영 : (손을 들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일찍부터 보호해 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죽지 않고 잘 살아왔고, 또 그에 힘입어 낭군까지 다시 만나게 된 것도 다 선생님의 은덕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것도 감사하온데 이렇듯 전별금까지 안겨 주시니 선생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혜, 참으로 입니다.

[A]보기와 같이 재구성해 모았다. 에 들어갈 말로 적절한 것은?

반포지효(反哺之孝) 백골난망(白骨難忘)

배은망덕(背恩忘德) 각주구검(刻舟求劍)

천재일우(千載一遇)

[디딤낯선]

 

 

 

 

 

 

나는 여러 곳을 떠돌다 남원 땅 주포라는 데서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최척이 가끔씩 나를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늘려주곤 하였는데, 어느 날은 자신이 그간에 들려 주었던 이야기들을 빠짐없이 기록으로 남겨 주기를 청하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 뒤로 나는 최척으로부터 들어온 수많은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떠올려가며 가능한 한 빠뜨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심혈을 기울여 기록하였다. 그 해가 1621년 광해군 13년 윤이월이었다.

다음은 위 글이 속한 전체 작품의 말미에 기록된 내용이다. 이와 관련지어 위 글에 대해 바르게 이해한 것은?

꿈과 현실의 이원적 구조로 되어 있는 작품이다.

실존 인물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신출귀몰하는 주인공의 행적으로 흥미를 돋우는 작품이다.

비현실적인 내용 구성을 통해 상상력을 고취시키는 작품이다.

신분의 장벽을 뛰어넘어 성취한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작품이다.

[디딤낯선]

 

 

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풀이해 보았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내가 지금 당장 가서 저 왜선에 조선인이 타고 있는지 알아보겠소.”

내가 지금 즉시 가서 조선어로 시를 읊은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오겠소.”

내가 지금 즉시 저 왜선으로 가서 최공의 아내가 타고 있는지 확인해 보겠소.”

내가 지금 당장 저 배에 가서 조선어 시구가 흘러 나온 사유를 알아보고 오겠소.”

내가 지금 즉시 저 배에 가서 조선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아보겠소.”

[디딤낯선] ⑤ ㉠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해

[지문 연구]

 

출전 : 조위한, 최척전(崔陟傳)

해제 : 전란으로 인한 민족의 비극적 참상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특히, 주인공 최척3대에 걸친 가족의 이별과 만남의 반복 과정을 통해 작품의 사실성과 함께 흥미성을 획득하고 있다. 또한 그러한 비극적 삶의 불명확하고 유동적인 실상을 당대의 문학적인 형상화의 방법으로 여지없이 보여 주면서, 당대를 살아가던 보통 사람들이 그러한 비극적 삶에 맞서 자신들의 운명을 개척하여 나가는 과정을 사실적이면서도 담담하게 형상화하고 있다.

주제 : 전란 속에서 꽃피운 끈질긴 부부애와 가족애 전란으로 인한 비극과 그 극복 과정

전체 줄거리 : 전라도 남원에 최척이란 사람이 살고 있었다. 그는 정상사란 선비를 찾아가 간청하여 제자가 되었는데, 난리를 피해 친척집에 와 있던 옥영이란 처녀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결혼 날짜를 잡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중, 최척이 의병에 뽑혀 나가게 되었다. 나라의 운명이 워낙 위급한 지경이었기에 결혼 날짜에 맞춰 돌아올 수도 없었다. 그 때 옥영을 마음에 두고 있던 양씨라는 부자가 재물을 보내며 옥영에게 청혼하자, 어머니 심씨는 양씨에게 마음이 기울어 청혼을 허락하고 결혼 날짜까지 정하고 만다. 충격을 받은 옥영은 목을 맨다. 옥영이 겨우 살아난 뒤 심씨는 결혼 이야기는 입에 담지도 않았다. 그 무렵 최척도 병들어 누워 있었는데 의병장은 최척의 처지를 알고 집으로 돌아가게 해 주었다. 집에 돌아온 뒤 최척의 병은 씻은 듯 나았고, 두 사람은 결혼하여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뒤이어 아들도 태어난다. 아들 몽석의 등에는 손바닥만한 붉은 점이 있었다. 행복도 잠시, 왜적이 이 마을로 쳐들어와 난리통에 최척과 옥영은 헤어지게 되고, 몽석은 어느 스님의 도움으로 살아나 나중에 심씨와 최공을 만나게 된다. 왜병에게 잡혀간 옥영은 계속 남자 행세를 하며 살아간다. 가족을 잃고 죽으려던 최척은 명나라 군대를 따라 명나라에 가서 이리저리 떠돌이 삶을 살고, 옥영은 장사하는 일본인 주인을 따라 뱃길로 중국을 왕래하곤 했다. 어느 날 일본 배에서 들려오는 염불 소리에 퉁소를 불던 최척은 전날 아내가 지어 읊던 시 구절을 듣고 놀란다. 이렇게 해서 두 사람은 명나라 땅에서 다시 만난다. 머나먼 타국에서 다시 만나 새 삶을 시작한 두 사람은 아들 몽선을 낳는다. 몽선이 자라 장가들 나이가 되어, 홍도라는 명나라 처녀를 아내로 맞는다. 홍도의 아버지는 홍도가 어릴 때 조선에 출전한 뒤 소식이 없었다. 그러던 중 청나라 누르하치가 요양 땅으로 쳐들어와 명은 군사를 일으키고 최척도 출전하게 된다. 최척은 전쟁터에서 포로로 잡히게 되는데 거기서 큰아들 몽석을 만난다. 두 사람은 옥지기의 도움으로 빠져나와 고국으로 돌아간다. 고향으로 가던 중 병이 든 최척은 진위경이란 명나라 사람을 만나 도움을 받게 되는데, 그가 바로 홍도의 아버지였다. 한편 옥영은 남편이 탈출하여 조선으로 갔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자기도 조선으로 갈 계획을 세운다. 아들과 며느리를 설득하여 배를 구하여 조선을 향해 떠났으나 해적을 만나 배를 빼앗기고 무인도에 표류한다. 때마침 그 곳을 지나던 조선 배를 만나 고국에 돌아온 아들은 옥영이 살던 옛 집을 찾고 거기서 모든 가족이 다시 만나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