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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 고전시가 지문 전체 모음 (필기용)

여기가로두스 2016. 5. 12. 16:00

[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 고전시가 지문 전체 모음 (필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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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이여 물을 건너지 마오 公無渡河

임은 그예 물을 건너시네 公竟渡河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墮河而死

가신 임을 어이할꼬 當奈公何

- 백수광부의 아내, ‘공무도하가(公無渡河歌)’

 

 

셔경(西京)이 아즐가 셔경이 셔울히마르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닷곤 아즐가 닷곤 쇼셩경 고마른*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므론 아즐가 여므론 질삼뵈 리시고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괴시란 아즐가 괴시란 우러곰 좃니노이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구스리 아즐가 구스리 바회예 디신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긴히아즐가 긴히그츠리잇가 나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즈믄  아즐가 즈믄  외오곰 녀신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아즐가 신잇그츠리잇가 나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대동강(大同江) 아즐가 대동강 너븐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내여 아즐가 내여 노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네 가시 아즐가 네 가시 럼난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예 아즐가 녈 예 연즌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대동강 아즐가 대동강 건너편 고즐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타들면 아즐가 타들면 것고리이다 나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 작자 미상, ‘서경별곡(西京別曲)’

 

* 쇼셩경 고마른 : 작은 서울을 사랑하지마는.

* 럼난디 : 바람난지.

 

간 봄을 그리워함에

모든 것이 서러워 시름하는구나

아름다움 나타내신

얼굴이 주름살을 지으려고 하는구나

눈 깜박할 사이에

만나 뵈올 기회를 지으리이다

낭이여, 그리운 마음의 가는 길에

다북쑥 우거진 마을에 잘 밤인들 있으리이까

(양주동 해석)

- 득오,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정월령>

정월 냇물은 아으 얼었다가 녹았다가 하는데

누리 가운데 나곤 몸이여 홀로 살아가는구나

아으 동동(動動)다리

<이월령>

이월 보름에 아으 높이 켠 등불 같구나

만인 비취실 모습이시도다

아으 동동다리

<삼월령>

삼월 지나며 핀 아으 만춘(滿春) 진달래꽃이여

남이 부러워할 모습을 지녀 나셨도다

아으 동동다리

<사월령>

사월 아니 잊어 아으 오셨구나 꾀꼬리 새여

무엇 때문에 녹사(錄事)*님은 옛 나를 잊고 계십니까

아으 동동다리

<오월령>

오월 오일에 아으 수릿날* 아침 약()

즈믄 해를 길이 사실 약이라 바치옵니다

아으 동동다리

<유월령>

유월 보름에 아으 벼랑에 버린 빗 같구나

돌아보실 임을 잠시나마 따르겠습니다

아으 동동다리

<칠월령>

칠월 보름에 아으 백종(百種)* 벌여 놓고

임과 함께 살고 싶어 원()을 비옵니다

아으 동동다리

<팔월령>

팔월 보름은 아으 가배(嘉俳)*날이지만

임을 모셔 지내야만 오늘날이 가배로구나

아으 동동다리

- 작자 미상, ‘동동(動動)’

 

 

 

 

 

 

 

 

 

 

 

 

 

 

 

 

 

 

 

 

 

 

 

 

 

 

 

 

 

 

 

 

 

 

 

* 녹사 : 고려 시대 벼슬 이름.

* 수릿날 : 단옷날.

* 백종 : ‘백중날을 달리 이르는 말. 백 가지 곡식의 씨앗을 갖추어 놓았다 하여 유래된 명칭이다.

* 가배 : 한가위.

()은 아버지요

()은 사랑하실 어머니요

()은 어린아이로고 하실지면

민이 사랑을 알리이다

꾸물거리며 살손* 물생(物生)

이를 먹여 다스려져

이 땅을 버리고 어디 가려 할지면

나라 안이 유지될 줄 알리이다

아으 군답게 신답게 민답게 할지면

나라 안이 태평하니이다

(양주동 해석)

- 충담사, ‘안민가(安民歌)’

 

 

 

 

 

[1]

해동 육룡(六龍)*이 나시어 일마다 천복(天福)이시니

고성(古聖)*이 동부(同符)*하시니

 

[2]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뮐새 꽃 좋고 열매 많나니

샘이 깊은 물은 가뭄에 아니 그칠새 내가 일어 바다에 가나니

 

[3]

주국(周國) 대왕이 빈곡에 사시어 제업(帝業)을 여시니

우리 시조(始祖)가 경흥에 사시어 왕업(王業)을 여시니

 

[4]

적인(狄人)의 사이에 가시어 적인이 침범하거늘 기산(岐山)으로 옮기심도 하늘의 뜻이시니

야인(野人)의 사이에 가시어 야인이 침범하거늘 덕원(德源)으로 옮기심도 하늘의 뜻이시니

 

[125]

천세(千世) 전에 미리 정하신 한강 북녘에 누인개국(累仁開國)하시어 복년(卜年)*이 가없으시니

성신(聖神)*이 이으셔도 경천근민(敬天勤民)하셔야 더욱 굳으시리이다

임금하 아소서 낙수(洛水)에 사냥 가 있어 조상만 믿겠습니까*

- 정인지 외,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

 

 

 

 

 

 

 

 

 

 

 

 

* 살손 : 살아가는.

 

 

 

 

 

 

 

 

 

 

 

 

 

 

 

 

* 해동 육룡 : 조선 창업의 주역인 여섯 선조들(목조, 익조, 도조, 환조, 태조, 태종)을 이름.

* 고성 : 옛 성현들. 훌륭한 임금이나 위인들.

*동부 : 사물이나 현상이 꼭 들어맞음.

*복년 : 하늘이 주신 왕조의 운수.

*성신 : 훌륭한 임금의 자손.

* 낙수에 ~ 믿겠습니까 : 중국 하나라의 태강왕이 정사를 돌보지 않고 사냥을 갔다가 폐위당한 일을 가리킴.

[1]

원슌문(元淳文) 인노시(仁老詩) 공로(公老四六)

니졍언(李正言) 딘한림(陳翰林) 솽운주필(雙韻走筆)

튱긔(沖基對策) 광균경의(光鈞經義) 량경시부(良鏡詩賦)

위 시댱(試場)() 긔 엇더니잇고

(琴學士)의 옥슌문(玉笋門生)* 의 옥슌문

위 날조차 몃부니잇고

 

[2]

당한셔(唐漢書) 장로(莊老子) 한류문집(韓柳文集)

니두집(李杜集) (蘭臺集) 락텬집(白樂天集)

모시샹셔(毛詩尙書) 쥬역츈츄(周易春秋) 례긔(周戴禮記)

위 주()조쳐 내 외* 경 긔 엇더니잇고

대평광긔(太平廣記)* 여권(四百餘卷) 대평광긔 여권

위 력람(歷覽)*경 긔 엇더니잇고

- 한림제유, ‘한림별곡(翰林別曲)’

 

 

 

[1]

사해(四海) 바다 깊이는 닻줄로 재려니와

임의 덕택(德澤) 깊이는 어느 줄로 재리잇고

향복무강(享福無疆)*하시어 만세를 누리소서

향복무강하시어 만세를 누리소서

일간명월(一竿明月)*이 역군은(亦君恩)이샷다

 

[2]

태산(泰山)이 높다고 하나 하늘에 못 미치거니와

임의 높으신 은덕(恩德)은 하늘같이 높으시네

향복무강하시어 만세를 누리소서

향복무강하시어 만세를 누리소서

일간명월이 역군은이샷다

 

[4]

일편단심(一片丹心)뿐임을 하늘이여 알아주소서

백골미분(白骨糜粉)*인들 단심(丹心)이야 가시리잇가

향복무강하시어 만세를 누리소서

향복무강하시어 만세를 누리소서

일간명월이 역군은이샷다

- 작자 미상, ‘감군은(感君恩)’

 

 

 

 

 

 

 

 

 

 

 

 

 

* 옥슌문: 옥처럼 빼어난 문하생.

* : 외우는.

* 대평광긔 : 중국 송나라 때 설화와 민담을 채록하여 편찬한 책.

* 력람 : 두루 읽음.

 

 

 

 

 

 

 

 

 

 

 

 

 

 

 

 

 

* 향복무강 : 끝없이 복을 누림.

* 일간명월 : 달빛 아래 한 가닥 낚싯대를 드리움.

* 백골미분 : 백골이 가루가 됨.

() 안에 혓()불 눌과 이별(離別) 엿관

것흐로 눈믈 디고 속 타줄 모로

우리도 져 촉불 갓야 속 타줄 모로노라

- 이개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던가

이시라 더면 가랴마제 구

보내고 그리()은 나도 몰라 노라

- 황진이

 

 

 

압 못세 든 고기드라 네 와 든다 뉘 너를 모라다가 너커늘 든다

북해 청소(北海淸沼)*를 어듸 두고 이 못세 와 든다

들고도 못 나()이야 네오 내오 다르냐

- 어느 궁녀

 

*북해 청소 : 북해의 맑은 연못.

<1>

이 듕에 시름 업스니 어부(漁父)의 생애(生涯)이로다

일엽편주(一葉扁舟)를 만경파(萬頃波)워 두고

인세(人世)를 니젯거니 날 가주를 알랴

 

<2>

구버천심녹수(千尋綠水) 도라보니 만첩청산(萬疊靑山)

십장홍진(十丈紅塵)*이 언매나

강호(江湖)애 월백(月白)거든 더옥 무심(無心)얘라

 

<3>

청하(靑荷)*에 바 고 녹류(綠柳)*에 고기

노적화총(蘆荻花叢)* 야 두고

일반청의미(一般淸意味)*를 어부니 아실고

 

<4>

산두(山頭)에 한운(閒雲)이 기()고 수중(水中)에 백구(白鷗)이 비()이라

무심(無心)코 다정(多情)니 이 두 거시로다

일생(一生)에 시르믈 닛고 너를 조차 노르리라

 

<5>

장안(長安)을 도라보니 북궐(北闕)이 천리(千里)로다

어주(漁舟)에 누어신니즌 스치 이시랴

두어라 내 시아니라 제세현(濟世賢)*이 업스랴

- 이현보, ‘어부단가(漁夫短歌)’

 

 

 

* 십장홍진 : 열 길이나 되는 붉은 먼지. 번거롭고 속된 세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청하 : 푸른 연잎.

* 녹류 : 푸른 버드나무.

* 노적화총 : 갈대꽃이 피어 있는 숲.

* 일반청의미 : 한결같이 맑은 뜻. 보통 자연의 참된 의미를 뜻함.

* 제세현 : 세상을 구할 어진 인재.

<1> 고산 구곡담(高山九曲潭)을 사람이 모르더니

터 닦아 집 지으니 벗님네 다 오신다

어즈버 무이(武夷)를 상상하고 학주자(學朱子)를 하리라

 

<2> 일곡(一曲)은 어디인가 관암(冠巖)에 해 비친다

들판에 안개 걷히니 먼 산이 그림이로다

송간(松間)에 술동이를 놓고 벗 오는 양 보노라

 

<3> 이곡(二曲)은 어디인가 화암(花岩)에 봄이 늦었구나

푸른 물에 꽃을 띄워 야외(野外)로 보내노라

사람이 승지(勝地)를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4> 삼곡(三曲)은 어디인가 취병(翠屛)*에 잎 퍼졌다

푸른 나무에 산새는 아래위로 지저귈 때

반송(盤松)*이 바람을 받으니 여름 풍경 이에 더 없어라

 

<5> 사곡(四曲)은 어디인가 송애(松崖)*에 해 넘는다

못 속의 바위 그림자 온갖 빛이 잠겼구나

임천(林泉)이 깊을수록 좋으니 흥에 겨워 하노라

 

<6> 오곡(五曲)은 어디인가 은병(隱屛)이 보기 좋다

물가에 세운 집은 깨끗함이 끝없구나

이 중에 강학(講學)도 하려니와 영월음풍(詠月吟風) 하리라

 

<7> 육곡(六曲)은 어디인가 조협(釣峽)*에 물이 넓다

나와 고기와 누가 더욱 즐기는가

황혼(黃昏)에 낚싯대 메고 달빛 받아 돌아온다

 

<8> 칠곡(七曲)은 어디인가 풍암(楓岩)에 가을빛 짙구나

맑은 서리 엷게 치니 절벽이 비단 빛이로다

찬 바위에 혼자 앉아 집을 잊고 있노라

 

<9> 팔곡(八曲)은 어디인가 금탄(琴灘)*에 달이 밝다

빼어난 거문고로 곡조 몇을 연주하니

옛 가락 알 이 없으니 혼자 즐겨 하노라

 

 

<10> 구곡(九曲)은 어디인가 문산(文山)에 해 저문다

기암괴석(奇巖怪石)이 눈 속에 묻혔구나

사람은 오지 아니하고 볼 것 없다 하더라

- 이이,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 취병 : 푸른 병풍 같은 절벽.

* 반송 : 키가 작고 옆으로 퍼진 소나무.

* 송애 : 소나무가 자리 잡은 벼랑.

* 조협 : 낚시하는 골짜기.

* 금탄 : 음악 소리가 들리는 듯한 여울.

<1>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분별할 줄 이시랴

 

<2>

내 일 망령된 줄을 내라 하여 모를쏜가

이 마음 어리기도 임 위한 탓이로세

아무가 아무리 일러도 임이 헤여 보소서

 

<3>

추성(秋城) 진호루(鎭胡樓)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므음 호리라 주야에 흐르는다

임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4>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5>

어버이 그릴 줄을 처음부터 알아마는

임금 향한 뜻도 하늘이 삼겨시니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긔 불효인가 여기노라

- 윤선도, ‘견회요(遣懷謠)’

 

나모도 돌도 바히 업슨 뫼헤 매게 조친 가토리 안과

대천(大川) 바다 한 가온일천 석(一千石) 시른 에 노도 일코 닷도 일코 뇽춍*도 근코 돗대도 것고 치도 지고  부러 물결 치고 안뒤셧거 진 날에 갈 길은 천리(千里) 만리(萬里) 남고 사면(四面)이 거머어득 져믓 천지(天地) 적막(寂寞) 가치노을 * 수적(水賊) 만난 도사공(都沙工)*의 안과

엇그제 님 여흰 내 안이야 엇다가 리오*

-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

싀어마님 며느라기 낫바* 벽 바흘 구로지 마오*

빗에 바든 며린가 갑세 쳐 온 며린가 밤나모 서근 들걸* 휘초리 나니치 알살픠신* 싀아바님 볏 뵌 * 되죵고신* 싀어마님 삼 년(三年) 겨론 망태에 새 송곳 부리신 싀누으님 당피* 가론 밧틔 돌피* 나니노란 외곳* 튼 피 나 두고

건 밧틔 멋곳* 튼 며리를 어듸를 낫바

-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

 

 

 

 

 

 

 

 

 

 

 

 

 

 

 

 

 

 

 

 

 

 

 

 

* 뇽춍 : 돛대에 맨 굵은 줄.

* 가치노을  : 사나운 물결이 일어나는데.

* 도사공 : 뱃사공의 우두머리.

* 리오. : 견주리오. 비교하겠는가.

 

 

 

 

 

* 낫바 : 미워.

* 벽 바흘 구로지 마오 : 부엌 바닥을 구르지 마오.

* 들걸 : ‘등걸의 옛말.

* 알살픠신 : 매서운.

* 볏 뵌 : 볕 쬔 쇠똥같이.

* 되죵고신 : 말라빠진.

* 당피 : 좋은 곡식.

* 돌피 : 품질이 낮은 곡식.

* 노란 외곳 : 샛노란 오이꽃.

* 멋곳 : 메꽃.

뎨 가뎌 각시 본 듯도 뎌이고.

천상(天上) 백옥경(白玉京)을 엇디야 이별(離別)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

어와 네여이고 이내 셜 드러 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 즉가마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

나도 님을 미더 군디 전혀 업서

야 교야 어러이

반기시 비치 녜와 엇디 다신고

누어 고 니러 안자 혜여

내 몸의 지은 죄 뫼혀시니

히라 원망며 사이라 허믈

셜워 플텨 혜니 조물(造物)의 타시로다

글란 각 마오 친 일이 이셔이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 얼굴이 편실 적 몃 날일고

춘한(春寒) 고열(苦熱)은 엇디야 디내시며

추일(秋日) 동천(冬天)은 뉘라셔 뫼셧

죽조반(粥早飯) 조석(朝夕) 뫼 녜와 티 셰시

기나긴 밤의 은 엇디 자시

님 다히 소식(消息)을 아므려나 아쟈

도 거의로다 일이나 사올가

 업다 어드러로 가쟛 말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올라가니

구롬은 니와 안개일고

산천(山川)이 어둡거니 일월(日月)을 엇디 보며

지척(咫尺)을 모거든 천리(千里) 라보랴

하리 믈의 가 길히나 보랴

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가고 븬 만 걸렷

강천(江川)의 혼쟈 셔셔 디  구버보니

님 다히 소식이 더옥 아득뎌이고

모첨(茅簷)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반벽청등(半壁靑燈)은 눌 위

리며 헤며 바자니니

져근덧 역진(力盡)야 픗을 잠간 드니

정성(精誠)이 지극의 님을 보니

()  얼구리 반()이나마 늘거셰라

의 머근 말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

()을 못다 야 목이조차 몌여

오뎐된 계성(鷄聲)은 엇디 돗던고

어와 허사(虛事)로다 이 님이 어간고

결의 니러 안자 창()을 열고 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 이로다

하리 싀여디여 낙월(落月)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창()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이야 니와 구비나 되쇼셔

- 정철, ‘속미인곡(續美人曲)’

엊그제 저멋더니 마 어이 다 늘거니

소년 행락(少年行樂) 생각니 일러도 속절업다

늘거야 서른 말 자니 목이 멘다

부생모육(父生母育) 신고(辛苦)* 이내 몸 길러 낼 제

공후배필(公侯配匹)*은 못바라도 군자호구(君子好逑)*()더니

삼생(三生)의 원업(怨業)이오 월하(月下)*의 연분(緣分)

장안 유협(長安遊俠) 경박자(輕薄子)* 치 만나 잇서

당시(當時)의 용심(用心)기 살어름 디듸는

삼오 이팔(三五二八) 겨오 지나 천연 여질(天然麗質)* 절로 이니

이 얼골 이 태도(態度)로 백년 기약(百年期約) 얏더니

연광(年光)이 훌훌고 조물(造物)이 다시(多猜)

봄바람 가을 믈이 뵈오리* 북 지나듯

설빈 화안(雪鬢花顔)* 두고 면목가증(面目可憎)* 되거고나

내 얼골 내 보거니 어느 님이 날 괼소냐*

스스로 참괴(慚愧)니 누구를 원망(怨望)

삼삼오오(三三五五) 야유원(冶遊園)*의 새 사람이 나단 말가

곳 피고 날 저물 제 정처(定處) 업시 나가 잇어

백마 금편(白馬金鞭)*으로 어머무는고

원근(遠近)을 모르거니 소식(消息)이야 더욱 알랴

인연(因緣)을 긋쳐신들 각이야 업슬소냐

얼골을 못 보거든 그립기나 마르려믄

열두  김도 길샤 설흔 날 지리(支離)

옥창(玉窓)에 심매화(梅花) 몃 번이나 픠여 진고

겨울밤 차고 찬 제 자최눈 섯거 치고

여름날 길고 길 제 구므스 일고

삼춘 화류(三春花柳) 호시절(好時節)의 경물(景物)이 시름업다

가을 방에 들고 실솔(蟋蟀)이 상()에 울 제

긴 한숨 디눈물 속절업시 혬만 만타

아마도 모진 목숨 죽기도 어려울사 중략

하리 잠을 드러 의나 보려

바람의 디닢과 풀 속에 우는 즘생

므스 일 원수로서 잠조차

천상(天上)의 견우직녀(牽牛織女) 은하수(銀河水) 막혀서도

칠월 칠석(七月七夕) 일년 일도(一年一度) 실기(失期)치 아니거든

우리 님 가신 후는 무슨 약수(弱水)* 가렷관듸

오거나 가거나 소식조차 쳣는고

난간(欄干)의 비겨 셔서 님 가신 바라보니

초로(草露)맷쳐 잇고 모운(暮雲)이 디나갈 제

죽림(竹林) 푸른 고새소리 더욱 설다

세상의 서룬 사람 수업다 려니와

박명(薄命)홍안(紅顔)이야 날 가이실가

아마도 이 님의 지위로 살동말동여라

- 허난설헌, ‘규원가(閨怨歌)’

 

 

 

 

 

 

 

 

 

 

 

 

 

 

 

 

 

 

* 신고: 몹시 고생

하여.

* 공후 배필 : 높은 벼슬아치의 아내.

* 군자호구 : 훌륭한 남자의 좋은 배필.

* 월하 : 월하노인의 준말. 남녀를 중매하는 역할을 맡음.

* 경박자 : 경박한 사람.

* 천연 여질 : 타고난 아름다운 모습.

* 뵈오리 : 베틀에 걸린 베올 사이에.

* 설빈 화안 : 고운 머리채와 젊고 아름다운 얼굴.

* 면목가증 : 얼굴 생김생김이 남에게 미움을 살 만한 데가 있음.

* 괼소냐 : 사랑할 것이냐.

* 야유원 : 난봉꾼이나 한량들이 노는 곳. 술집.

* 백마 금편 : 훌륭한 말과 값비싼 채찍. 호사스러운 행장.

* 약수 : 신선이 살았다는 전설 속의 강. 부력이 매우 약해 기러기 털도 가라앉는다고 함.

늘고 병()든 몸을 주사(舟師)로 보

을사(乙巳) 삼하(三夏)애 진동영(鎭東營) 려오니

관방중지(關防重地)예 병이 깁다 안자실랴

일장검(一長劍) 비기 고 병선(兵船)에 구테 올나

여기진목(勵氣瞋目)*야 대마도(對馬島)을 구버보니

람 조친 황운(黃雲)*은 원근(遠近)에 사혀 잇고

아득창파(滄波)긴 하빗칠쇠

선상에 배회(徘徊)며 고금(古今)을 사억(思憶)

어리 미친 회포(懷抱)애 헌원씨(軒轅氏)*를 애노라

대양(大洋)이 망망(茫茫)야 천지(天地)예 둘려시니

진실로 아니면 풍파만리(風波萬里) 밧긔

사이(四夷) 엿볼넌고

못기를 비롯

만세천추(萬世千秋) 큰 폐() 되야

보천지하(普天之下)애 만민원(萬民怨) 길우

어즈버 라니 진시황(秦始皇)의 타시로다

비록 잇다 나 왜()를 아니 삼기던들

일본(日本) 대마도(對馬島)로 뷘 졀로 나올넌가

뉘 말을 미더 듯고 동남동녀(童男童女)를 그도록 드려다가

해중(海中) 모든 셤에 난당적(難當賊)*을 기쳐 두고

통분(痛憤)수욕(羞辱)이 화하(華夏)애 다 밋나다

장생(長生) 불사약(不死藥)을 얼나 어더

만리장성(萬里長城) 놉히 사고 몃 만년(萬年)을 사도

로 죽어 가니 유익(有益)줄 모로다

어즈버 니 서불(徐巿) ()이 이심(已甚)

인신(人臣)이 되야셔 망명(亡命) 것가

신선(神仙)을 못 보거든 수이나 도라오면

주사 이 시럼은 전혀 업게 삼길럿다

두어라 기왕불구(旣往不咎)라 일너 무엇로소니

속졀업 시비(是非)를 후리쳐 더뎌 두쟈

잠사각오(潛思覺悟)*니 내 도 고집(固執)고야

황제 작주거(黃帝 作舟車)왼 줄도 모로다

장한(張翰) 강동(江東)애 추풍(秋風)을 만나신들

편주(扁舟) 곳 아니 타면 천청해활(天淸海濶)

()이 졀로 나며 삼공(三公)도 아니 밧골

제일강산(第一江山)애 부평(浮萍)  어부생애(漁父生涯)

일엽주(一葉舟) 아니면 어부쳐 <중략>

시시(時時)로 멀이 드러 북신(北辰)라보며

상시(傷時) 노루(老淚)천일방(天一方)의 디이

오동방(吾東方) 문물(文物)이 한당송(漢唐宋)애 디랴마

국운(國運)이 불행(不幸)야 해추(海醜) 흉모(兇謀)*애 만고수(萬古羞)를 안고 이셔

백분(百分)가지도 못 시셔 려거든

이 몸이 무상(無狀) 신자(臣子)되야 이셔다가

궁달(窮達)이 길이 달라 몬 뫼고 늘거신

우국 단심(憂國丹心)이야 어()애 이즐넌고

- 박인로, ‘선상탄(船上嘆)’

 

 

 

 

 

 

 

 

 

 

 

 

 

 

 

 

 

 

 

 

 

 

 

 

 

 

 

 

 

 

 

 

 

 

* 여기진목 : 기운을 돋우고 눈을 부릅뜸.

* 황운 : 누런 빛깔의 구름. 전쟁을 비유함.

* 헌원씨 : 처음으로 배를 만들었다고 전하는 전설의 인물.

* 난당적 : 왜적을 가리킴.

* 잠사각오 : 깊이 생각하고 깨달음.

* 해추 흉모 : 왜적의 음흉한 모략.

우리나라 소산들도 부끄럽지 않건마는

타국 물화(物貨) 어울리니 백각전(百各廛)* 장할시고

칠패의 생선전에 각색 생선 다 있구나

민어 석어 석수어며 도미 준치 고등어며

낙지 소라 오적어며 조개 새우 전어로다 <중략>

도자전(刀子廛) 마로저재 금은보패 놓였구나

용잠(龍簪) 봉잠(鳳簪) 서복잠(瑞福簪)과 간화잠(間花簪) 창포잠(菖蒲簪)

앞뒤 비녀 민죽절*과 개고리 앉힌 쪽비녀며

은가락지 옥가락지 보기 좋은 밀화지환(蜜花指環)*

금패 호박 가락지와 값 많은 순금지환

노리개 볼작시면 대삼작과 소삼작과

옥나비 금벌이며 산호가지 밀화불수

옥장도 대모장도 빛 좋은 삼색실로

꼰 술 푼 술 갖은 매듭 변화하기 측량없다

 

광통교 아래 가게 각색 그림 걸렸구나

보기 좋은 병풍차(屛風次)*의 백자도 요지연과

곽분양* 행락도며 강남금릉 경직도며

한가한 소상팔경(瀟湘八景)* 산수도 기이하다

다락벽 계견사호 장지문 어약용문

해학반도 십장생과 벽장문차 매죽난국

횡축(橫軸)을 볼작시면 구운몽 성진이가

팔선녀 희롱하여 투화성주(投花成珠) 하는 모양

주나라 강태공이 궁팔십 노옹으로

사립을 숙여 쓰고 곧은 낚시 물에 넣고

때 오기만 기다릴 제 주문왕 착한 임금

어진 사람 얻으려고 몸소 와서 보는 거동

한나라 상산사호(商山四皓)* 갈건야복 도인 모양

네 늙은이 바둑 둘 제 제세안민(濟世安民) 경영이라

- 한산거사, ‘한양가(漢陽歌)’

 

 

 

* 백각전 : 조선 시대 정부에서 관리하던 상점들.

* 민죽절 : 아무 모양도 새기지 않은 대나무 비녀.

* 밀화지환 : 보석의 일종인 호박으로 만든 가락지.

* 병풍차 : 병풍을 꾸밀 그림이나 글씨.

* 곽분양 : 당나라의 명장으로 높은 공을 세우고 많은 복을 누린 사람으로 유명함.

* 소상팔경 : 중국 소수와 상수 일대의 여덟 군데 빼어난 경치.

* 상산사호 : 중국 진나라 말기 상산에 숨어 살던 네 명의 은사(隱士).

조양문(朝陽門) 들어가니 북경(北京) 장안(長安) 동문이라

고분성 삼층 문루* 사층 포루 굉장하고

길가의 여염들은 단청한 집 즐비하고

네거리의 시전들은 도금한 집 무수하다

안목이 당황하고 정신이 황홀한데

옥하수(玉河水) 다리 건너 해동관(海東館) 들어가니

상방 처소 지나서서 부방 처소 뒤에 있고

그 뒤에 삼병 처소 다 각각 찾아드니

구들 앞에 삿자리로 둘러막고 문을 내여

방처럼 꾸며 놓고 백능화*로 도배하여

화문석을 깔아 두어 거처하기 깨끗하다

하유월 초육일의 오늘부터 며칠이냐

지리하고 심한 극열 이 고생 엇지하리

삼천 리 멀고 먼 길 몇 달 만에 득달하여

큰 병 없기는 천행이나 노독인들 없을쏘냐

사지는 나른하여 온 뼈가 아픔이라

더욱이 과음(過飮)으로 난처한 중 괴롭도다

질통(疾痛)의 호()부모는 인생상*이어늘

만 리 타국 외로운 몸 집 생각도 끝이 없다

태양산(太陽山) 흰 구름은 적인걸*의 효성이오

사가보월 청소립*은 두자미의 회포로다

옥화관(玉華館) 깊은 밤에 잠 없이 홀로 깨어

푸른 하늘 쳐다보니 유유한 창천이며

북두칠성 삼태성은 전에 보던 저 별이오

명랑한 밝은 달은 옛날 보던 저 달이라

우리 집 헌당 앞에 저 별 저 달 비추려니

집에서도 바라보고 내 생각 하시리라

별과 달은 명명하며 응당 소식 알리로다

소식을 물어보자 장천이 아득하니

흐른 빛을 따라와서 몽혼(夢魂)이 어렴풋하다

예부 지휘 들어가서 표자문(表咨文)* 올리고

예부에 나아가서 대청 위에 올라가매

예부상서 나와 서니 보석 증자* 일품이오

예부시랑 나와 서니 산호 증자 이품이오

여덟 통관 갈라서니 사품은 수정 증자

육품은 옥 증자요 팔품은 금 증자라

모자는 위에다가 둥근 구슬 증자 달아

품수대로 칠해 놓아 증자로 표를 하고

공로 있는 사람들은 공작우를 달았으며

관복이라 하는 것은 검은 비단 소두루막이

오색으로 수논 흉배 앞과 뒤로 붙였더라

자문(咨文)*을 받들어서 상서에게 바쳐 전하고

삼사신 꿇어 앉아 아홉 번 고개 숙여

인사 마친 후 돌아오니 사신 할 일 다하였다

- 홍순학, ‘연행가(燕行歌)’

 

 

 

 

 

 

 

 

 

 

 

 

 

 

 

 

 

 

 

* 문루 : 궁문, 성문 따위의 바깥문 위에 지은 다락집.

* 백능화 : 백릉화지(白菱花紙)를 의미함. 백릉화지는 흰빛의 마름꽃 무늬가 있는 종이.

* 질통의 호부모는 인생상 : 몸이 아프고 괴로울 때 부모를 찾는 것이 인생의 모습임.

* 적인걸 : 당나라 무주 시대의 재상.

* 사가보월 청소립 : ‘집을 생각하며 맑은 밤에 서 있다.’라는 두보의 시에 있는 한 구절.

* 표자문 : 중국과 왕래(往來)하던 공문서.

* 증자 : 모자 따위의 위에 꼭지처럼 만든 꾸밈새.

* 자문 : 조선 시대에, 중국과 외교적인 교섭 · 통보 · 조회할 일이 있을 때에 주고받던 공식적인 외교 문서.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이봐라 농부야 내 말 듣소 이봐라 일꾼들 내 말 듣소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하늘님이 주신 보배 편편옥토(片片沃土)가 이 아닌가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물꼬 찰랑 돋아 놓고 쥔네 영감 어디 갔나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한다 소리를 퍽 잘하면 질 가던 행인이 질 못 간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자로 하네 우리야 일꾼들 자로 한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이 논배미*를 얼른 매고 저 논배미로 건너가세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담송담송* 닷 마지기 반달만치만 남았구나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일락서산(日落西山)에 해는 지고 월출동령(月出東嶺)에 달 돋는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한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못하는 건 우리야 일꾼들 솜씨로다

- 작자 미상, ‘논매기 노래

 

 

 

 

 

* 산이 : 본래는 광대나 재주꾼을 가리키나 여기서는 선()소리꾼을 가리킴.

* 논배미 : 논두렁으로 둘러싸인 논의 하나하나의 구역.

* 담송담송 : 드문드문 있는 모양.

화란춘성(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萬化方暢)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를 구경 가세

죽장망혜(竹杖芒鞋) 단표자(單瓢子)로 천리강산 구경 가세

만산홍록(滿山紅綠)들은 일년 일도 다시 피어

춘색(春色)을 자랑노라 색색이 붉었는데

창송취죽(蒼松翠竹)은 창창울울(蒼蒼鬱鬱)하고

기화요초(琪花瑤草) 난만중(爛漫中)에 꽃 속에 잠든 나비 자취 없이 날아든다

유상앵비(柳上鶯飛)는 편편금(片片金)이요

화간접무(花間蝶舞)는 분분설(紛紛雪)이라*

삼춘가절이 좋을시고

도화만발(桃花滿發) 점점홍(點點紅)이로구나

어주축수(漁舟逐水) 애산춘(愛山春)이어던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예 아니냐*

양류세지(楊柳細枝) 사사록(絲絲綠)하니

황산곡리(黃山谷裏) 당춘절(當春節)

연명오류(淵明五柳)가 예 아니냐*

제비는 물을 차고, 기러기 무리져서

거지 중천(居之中天)에 높이 떠서 두 나래 훨씬 펴고

펄펄 백운간(白雲間)에 높이 떠

천리강산 머나먼 길에 어이 갈고 슬피 운다

원산(遠山)은 첩첩(疊疊) 태산(泰山)은 주춤하여

기암(奇岩)은 층층(層層) 장송(長松)은 낙락(落落)

에이구부러져 광풍(狂風)에 흥을 겨워

우줄우줄 춤을 춘다

층암절벽상(層岩絶壁上)에 폭포수(瀑布水)는 콸콸

수정렴(水晶簾) 드리온 듯 이 골 물이 주루루룩

저 골 물이 솰솰 열의 열 골 물이 한데 합수(合水)하여

천방져 지방져 소코라지고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저 건너 병풍석(屛風石)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銀玉)같이 흩어지니

소부(巢父) 허유(許由)가 문답하던 기산 영수(箕山潁水)가 이 아니냐

주각제금(住刻啼禽)은 천고절(千古節)이요 적다정조(積多鼎鳥)는 일년풍(一年豊)이라*

일출낙조(日出落照)가 눈앞에 버려니 경개 무궁(景槪無窮) 좋을시고

- 작자 미상, ‘유산가(遊山歌)’

 

 

 

 

 

 

 

 

 

 

 

 

 

 

 

 

 

 

 

 

 

 

 

 

 

 

* 유상앵비 ~ 분분설이라 : 버드나무의 꾀꼬리는 조각조각 금빛이고, 꽃 사이 나비는 내리는 눈과 같도다.

* 어주축수 ~ 예 아니냐 : 고깃배를 타고 물결을 따라가며 봄 산의 경치를 즐기니 무릉도원이 여기가 아니냐.

* 양류세지 ~ 예 아니냐 : 버드나무의 가지가 줄기마다 푸르고 황산의 골짜기에 봄이 돌아오니 도연명이 살던 오류 마을이 여기 아니냐.

* 주각제금은~일년풍이라 : 두견새는 천고의 절개를, 소쩍새는 풍년을 노래하네.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昨過永明寺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暫登浮碧樓

텅 빈 성엔 조각달 떠 있고 城空月一片

천년의 구름 아래 바위는 늙었네 石老雲千秋

기린마는 떠나간 뒤 돌아오지 않으니 麟馬去不返

천손*은 지금 어느 곳에서 노니는가 天孫何處遊

돌다리에 기대어 길게 휘파람 부노라니 長嘯倚風磴

산은 오늘도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山靑江自流

- 이색, ‘부벽루(浮碧樓)’

 

* 부벽루 :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에 있는 정자.

* 천손 : 고구려의 시조인 동명왕을 가리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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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에서 봄을 맞으나 봄인 줄 모르다가 絶域逢春未覺春

아침결에 눈송이 새로 날리는 것 놀라며 보네 朝來驚見雪花新

외물의 변화에 즐거워하거나 슬퍼하지 말지니 莫將外物爲欣慼

봄날의 기운은 분명히 이 몸에 있기에 春意分明在此身

- 최명길, ‘춘설유감(春雪有感)’

 

* 이역 : 이 작품에서는 중국의 심양을 의미함. 심양은 우리나라보다 추운 지역임.

 

 

()

풀이면 다 뿌리가 있는데 百草皆有根

부평초만은 매달린 꼭지가 없이 浮萍獨無蔕

물 위에 둥둥 떠다니며 汎汎水上行

언제나 바람에 끌려다닌다네 常爲風所曳

목숨은 비록 붙어 있지만 生意雖不泯

더부살이 신세처럼 가냘프기만 해 寄命良瑣細

연잎은 너무 괄시를 하고 蓮葉太凌藉

행채*도 이리저리 가리기만 해 荇帶亦交蔽

똑같이 한 못 안에 살면서 同生一池中

어쩌면 그리 서로 어그러지기만 할까 何乃苦相戾

- 정약용, ‘고시(古詩) 7’

 

* 행채 : 연못이나 늪에 나는 마름과의 한해살이 풀.

하 노피곰 도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긔야 어됴리

아으 다디리

져재 녀러신고요

어긔야 즌 욜셰라

어긔야 어됴리

어느다 노코시라

어긔야 내 가논 졈그롤셰라

어긔야 어됴리

아으 다디리

- 작자 미상, ‘정읍사(井邑詞)’

 

 

 

내 팔자가 사는 대로 내 고생이 닫는 대로

좋은 일도 그뿐이요 그른 일도 그뿐이라

춘삼월 호시절에 화전놀이 왔거들랑

꽃빛일랑 곱게 보고 새소리는 좋게 듣고

밝은 달은 여사로 보며 맑은 바람 시원하다

좋은 동무 좋은 놀이에 서로 웃고 놀아 보소

사람의 눈이 이상하여 제대로 보면 괜찮은데

고운 꽃도 새겨보면 눈이 캄캄 안 보이고

귀도 또한 별일이지 그대로 들으면 괜찮은 걸

새소리도 고쳐 듣고 슬픈 마음 절로 나네

마음 심() 자가 제일이라 단단하게 맘잡으면

꽃은 절로 피는 거요 새는 여사 우는 거요

달은 매양 밝은 거요 바람은 일상 부는 거라

마음만 여사 태평하면 여사로 보고 여사로 듣지

보고 듣고 여사하면 고생될 일 별로 없소

앉아 울던 청춘과부 크게 활짝 깨달아서

덴동 어미 말 들으니 말씀마다 개개 옳네

이내 수심 풀어내어 이리저리 부쳐 보세

이팔청춘 이내 마음 봄 춘() 자로 부쳐 두고

꽃다운 이내 얼굴 꽃 화() 자로 부쳐 두고

술술 나는 긴 한숨은 봄바람에 부쳐 두고

밤이나 낮이나 숱한 수심 우는 새나 가져가게

- 작자 미상, ‘덴동 어미 화전가

인간(人間) 나 와도 내 몸이 겨를 업다

니것도 보려 고 져것도 드르려코

도 혀려 도 마즈려코

으란 언제 줍고 고기란 언제 낙고

시비(柴扉)란 뉘 다드며 딘 곳츠란 뉘 쓸려뇨

이 낫브거니 나조라 나을소냐

리 부족(不足)거니 내일(來日)리라 유여(有餘)

이 뫼보고 뎌 뫼거러 보니

번로(煩勞) 릴 일이 아조 업다

이 업거든 길히나 젼리야

다만 청려장(靑藜杖)이 다 므디여 가노

술리 닉어거니 벗지라 업슬소냐

이며 혀이며 이아며

온가짓 소로 취흥(醉興)야거니

근심이라 이시며 시이라 브터시랴

누으락 안즈락 구부락 져츠락

을프락 락 노혜로 노거니

천지(天地)도 넙고 넙고 일월(日月)(閑暇)

희황(羲皇)을 모을너니 니젹이야 긔로괴야

신선(神仙)이 엇더턴지 이 몸이야 긔로고야

강산풍월(江山風月) 리고 내 백년(百年)을 다 누리면

악양루상(岳陽樓上)의 이태백(李太白)이 사라 오다

호탕정회(浩蕩情懷)야 이예서 더소냐

이 몸이 이렁굼도 역군은(亦君恩)이샷다.

- 송순, ‘면앙정가(俛仰亭歌)’

 

 

 

산촌(山村)에 눈이 오니 돌길이 뭇쳐셰라

시비(柴扉)을 여지 마라 날 즈리 뉘 이스리

밤듕만 일편명월(一片明月)이 긔 벗인가 노라

 

공명(功名)이 긔 무엇고 헌 신버슨니로다

전원(田園)에 도라오니 미록(麋鹿)*이 벗이로다

백년(百年)을 이리 지도 역군은(亦君恩)이로다

 

초목(草木)이 다 매몰(埋沒)제 송죽(松竹)만 푸르럿다

풍상(風霜)이 섯거친 제 네 무스 일 혼푸른

두어라 ()이어니 무러 무

- 신흠, ‘방옹시여(放翁詩餘)’

 

* 미록 : 고라니와 사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