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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박두진 '도봉' 원문 및 해설

여기가로두스 2016. 4. 1. 09:00

[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박두진 '도봉' 원문 및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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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道峯)

 

작가 소개

박두진(朴斗鎭 1916-1998) 시인. 경기도 안성 출생. 연세대 교수 역임. 아시아 자유문학상과 대한민국 예술원상 수상. 1939<문장>향현”, “묘지송으로 등단. 박목월, 조지훈과 청록파로 불림. 그들과 합동 시집으로 <청록집>(1946)이 있으며 개인 시집으로는 <>(1949), <오도(午禱)>(1953), <거미와 성좌>(1961), <수석열전>(1973) 등이 있다. 초기의 시들은 자연 친화적인 교감 등을 보여주고, 기독교적 이상과 윤리 의식을 나타내던 그의 시가 6.25 사변 이후부터는 강력한 민족의식과 역사적 현실의식을 짙게 가지게 되었고, 특히 사회의 불합리에 대한 분노, 저항, 비판의 몸부림으로 발전하여 그의 작품에서도 격정, 분노, 저항의 모습으로 바뀐다. 이런 경향은 후기 시집 <거미와 성좌>, <인간 밀림> 등에 잘 나타나 있다. 산문조의 부드러운 호흡률, 의성어와 의태어 등의 음성상징의 해조(諧調)는 절정에 이른 느낌이 있다. 그들이 청록파라고 이름지은 이유는, 그들의 시 속 에는 자연을 소재로 한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시 전문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도 이제도,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핵심 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관조적. 사색적. 서정적

심상 : 묘사적. 시각적. 청각적

어조 : 고독한 독백적 어조

표현 : 박두진의 시 가운데 산문적인 요소를 절제하여 나타냈으며, 어미의 과감한 생략으로 시적 여운의 효과를 거둠. 석양 무렵부터 황혼, 밤으로 이어지는 시간적 흐름에 따른 시상 전개. 원경(遠景)에서 근경(近景)으로 묘사됨.

구성 :

1-3연 가을산의 적막함 - 서경적(공간적 배경 묘사)

4-8연 외로운 심정 - 서정적(적막함, 허전함의 내면 세계)

9-10'그대'를 그리는 소망 - 서정적(그대가 오는 내일의 밝은 아침을 갈망함)

제재 : 도봉

주제 : 그리움에 지친 절망감과 고독감

출전 : <청록집>(1946)

 

이해와 감상

이 시의 분위기는 매우 침울하다. 화자의 심정이 그렇고, 화자가 서 있는 배경도 쓸쓸하기 짝이 없다.

1,2연에서는 화자가 있는 공간적 배경이 소개된다. 적막한 가을 산의 모습이다. 산새도 구름도 찾지 않고 인적 또한 끊어진 가을 산의 고독이 노래된다. 이 적막한 배경은 단순한 배경은 아닌 듯하다. 이어 3연에서 보이는 화자의 인식으로 보아, 화자의 내면적 상황이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화자가 빠져 있는 고독감이 가을 산의 쓸쓸한 정경으로 드러났다는 말이다. 화자는 그대를 생각하며 가슴에 맺힌 그리움으로 한껏 외쳐 불러 보지만, 대답 없는 메아리만 빈 골로 되돌아오는 공허감에 젖는다.

이 공허감은 4연에 이르러 더욱 심화된다. 1,2연에서의 산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적감은 깊어 가는데, 황혼 무렵을 지나 밤이 찾아오면 그 고적감은 더하고 화자의 절망과 고독은 절정에 달할 것이다. ‘-오리니라는 미래 추정에서 화자가 어떠한 희망도 가지지 않으며, 절망의 인식이 극대화되어 있음을 엿보게 된다.

이런 절망의 인식은 5연에서 직접 노출된다. 삶이란 갈수록 쓸쓸하다고 하여 미래에의 전망을 전혀 확보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6연에서 화자의 슬픔의 원인이 드러난다. ‘그대 위하여긴 밤과 슬픔을 가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슬픔은 화자로부터 근원적으로 솟아난 것이 아니라, 그대로 말미암아 생긴 것임을 알 수 있다. ‘위하여라는 낱말은 행동적 의미로 쓴 것은 아니다. 만약 그대를 위하여 절망의 밤을 가진다면, 이 밤은 그대를 위하는 마음으로 능히 견딜 수 있는 것이 되고 만다. 그러나 시의 문면(文面)에서 드러나는 화자의 태도는 적극적이거나 행동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이며 절망적인 태도로 일관한다. 따라서 위하여의 의미는 때문에의 의미로 보아도 괜찮을 것이다. 그대로 인하여 나에게 슬픔이 자리잡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물론 이 슬픔의 원인은 그대로 부재 상황이다.

그리하여 7연에서는, 나는 이 외롭고 쓸쓸한 밤에 애태우는데, 그대는 나와 무관하게 어느 마을에서 쉬느냐고 반문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