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고전시가 '논매기노래' 해설
논매기 노래
작자 미상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후렴)
이봐라 농부야 내 말 듣소 이봐라 일꾼들 내 말 듣소.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하늘님이 주신 보배 편편옥토(片片沃土)가 이 아닌가.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물꼬 찰랑 돋아 놓고 쥔네 영감 어디 갔나.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한다 소리를 퍽 잘하면 질 가던 행인이 질 못 간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자로 하네 우리야 일꾼들 자로 한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이 논배미를 얼른 매고 저 논배미로 건너가세.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담송담송 닷 마지기 반달만치만 남았구나.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일락서산(日落西山)에 해는 지고 월출동령(月出東嶺)에 달 돋는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한다.
잘하고 자로 하네 에히요 산이가 자로 하네.
잘하고 못하는 건 우리야 일꾼들 솜씨로다.
[시어, 시구 풀이]
편편옥토 : 어느 논밭이나 모두 비옥함. 비옥한 토지
물코 : 논배미에 물이 넘어 흐르게 만들어 놓은 어귀
질 : ‘길’의 사투리
논배미 : 논과 논 사이을 구분하여 놓은 곳
담송담송 : 좀 성기거나 드문드문한 모양. ‘듬성듬성’의 사투리
마지기 : 논밭의 넓이를 나타내는 단위
일락서산(日落西山) : 해가 서산에 넘어감
월출동령(月出東嶺) : 달이 동쪽 고개로부터 솟아오름
물꼬 찰랑 돋아 놓고 : 물꼬를 터서 논에 물이 넘칠 정도로 가득 담아 놓고
잘한다 소리를 퍽 잘하면 질 가던 행인이 질 못 간다. : 일을 부지런히 하지 않고 잘한다 소리만 하면 길 가던 행인이 발걸음을 떼어 놓지 못한다. 말로 하기보다 행동으로 열심히 하라는 말이다.
담송담송 닷 마지기 반달만치만 남았구나. : 논 다섯 마지기가 반달만큼 남았다는 뜻으로 일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빨리 하자는 독려의 뜻도 내포되어 있다.
[전문 풀이]
잘하고 잘하네, 에히요 산이가 잘하네. (후렴구)
이봐라 농부야 내 말 듣소, 이봐라 일꾼들 내 말 듣소.
하느님이 주신 보배, 기름진 땅 바로 이것이 아닌가?
물꼬를 터서 논에 물을 찰랑 실어 놓고 주인 영감은 어디 갔나?
잘한다, 노래를 퍽 잘하면 길 가던 행인이 길을 못 간다.
잘하고 잘하네, 우리 일꾼들 잘한다.
이 논배미를 얼른 매고 저 논배미로 건너가세.
듬성듬성한 다섯 마지기가 반달만큼만 남았구나.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달이 동쪽 고개로 솟아오른다.
잘하고 잘하네, 에히요 산이가 잘한다.
잘하고 못 하는 건 우리 일꾼들의 솜씨로다.
[핵심 정리]
갈래 : 민요(충북 영동 지방)
율격 : 3·4조 4음보
성격 : 농업 노동요. 선후창요(先後唱謠). 돌림노래
표현 : 반복법. 열거법
제재 : 논매기
주제 : 농사일의 기쁨과 보람. 농민들의 애환과 희망. 노동의 피로를 덜기 위한 노래
▶ 작품 해설
민요는 민중의 생활 감정을 소박하게 반영하고 있는 노래로, 힘들고 고된 일을 낙관적인 웃음 속에서 치르게 해 준다. 또한, 민요에는 억압하는 외부 세력에 대한 저항이 강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논매기 노래에는 낙관적이고, 농사일을 천직(天職)으로 생각하는 민중들의 정서가 잘 반영되어 있다. 민요를 통해 힘든 노동을 즐거움으로 승화시켰던 선인들의 슬기를 발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