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정철 '속미인곡' 원문 및 해설
[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정철 '속미인곡' 원문 및 해설.hwp
속미인곡(續美人曲)
정철
* 해설 : 임금을 그리워하는 정을 두 여인의 대화 형식으로 읊은 노래이다. 이 작품은 <사미인곡>의 속편으로, 작자가 50세에서 54세까지 고향인 전남 담양군 창평(昌平)애서 우거(寓居)할 때 지은 것이다. 두 여인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들은 작자의 분신으로 볼 수 있고, 대화법을 구사한 것은 극적인 효과를 높이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 연대 : 선조18년~22년(1585~1589)
* 갈래 : 양반 가사, 정격 가사, 서정 가사
* 성격 : 연군지사
* 운율 : 4음보 연속체, 3(4)․4조
* 표현 : 두 여인의 대화체 형식을 빌고 있으며, 은유, 미화법 등 사용
* 어조 : 여성화자의 애절한 목소리
* 화자 : 임으로부터 버림받고 임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목소리의 여성 화자
* 제재 : 임에 대한 그리움
* 주제 : 연군(戀君)의 정(情)
* 구성 : 서사 - 본사 - 결사
서사 : 임과 이별하게 된 사연
갑녀(甲女)의 질문 - 백옥경을 떠난 이유
을녀(乙女)의 답 - 조물의 탓[자책과 체념]
본사 : 을녀(乙女)의 사연
결사 : 임에 대한 사모의 정
* 출전 : 송강가사 [성주본]
* 의의 : 1. 사미인곡과 더불어 가사 문학의 극치를 이룬 작품이다.
2. 우리말의 구사가 절묘하여 문학성이 높다.
3. 대화 형식으로 된 최초의 작품이다.
<서사1: 甲女의 물음 - 백옥경을 떠난 이유>
뎨 가 뎌 각시 본 듯도 뎌이고.
저기 저 젊은 여자 하구나
텬상(天上) 옥경(白玉京)을 엇디야 니별(離別)고,
옥황 상제가 있다는 곳(서울, 대궐)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고.
져서 날에 누구를 보려
<서사2: 乙女의 대답 - 창조물의 탓[자책과 체념]>
어와 네여이고 이내 셜 드러 보오.
너로구나 사정 이야기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가마
사랑받음직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
생각하실
나도 님을 미더 군 뜨디 전혀 업서
믿어 딴 생각이
이야 교태야 어러이 구돗디
아양이야 애교스런 태도야 어지럽게 굴었던지
반기시 비치 녜와 엇디 다신고.
얼굴 빛이 예전과
누어 각고 니러 안자 혜여니
헤아리니
내 몸의 지은 죄 뫼티 혀시니
산같이 쌓였으니
하히라 원망며 사이라 허믈랴
하늘이라고 탓하랴
설워 플텨 혜니 조물(造物)의 타시로다.
서러워 풀어 헤아리니 조물주[운명] 탓이로다
<본사1: 甲女의 위로의 말>
글란 각 마오.
그렇게는
<본사2: 을녀의 임의 생활에 대한 염려와 충정>
친 일이 이셔이다.
(마음에) 맺힌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믈 얼굴이 편실 적 몃 날일고.
물같이 연약한
츈한고열(春寒高熱)은 엇디야 디내시며
이른 봄의 추위와 여름의 더위 지내시며
츄일동텬(秋日冬天)은 뉘라셔 뫼셧난고.
가을과 겨울의 추위
쥭조반(粥早飯) 조셕(朝夕) 뫼 녜와 티 셰시가.
아침밥 전에 먹는 죽 밥의 궁중어 옛날과 잡수시는가
기나긴 밤의 잠은 엇디 자시고.
<본사3: 을녀의 임의 소식을 알고자 하는 마음>
님다히 쇼식(消息)을 아므려나 아쟈 니
계신 곳 어떻게든지
오도 거의로다 일이나 사 올가.
거의 지났구나
내 둘 업다. 어드러로 가쟛 말고.
가자는 말인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 올라가니
구롬은니와 안개 므 일고.
구름은 물론이고 무슨
→ 구름, 안개: 간신배 상징
산쳔(山川)이 어둡거니 일월(日月)을 엇디 보며
지쳑(咫尺)을 모거든 쳔 리(千里) 라보랴.
하리 믈의 가 길히나 보쟈 니
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샤공은 어 가고 븬 만 걸렷니.
걸렸는고?
강텬(江天)의 혼쟈 셔셔 디 구버보니
툭 트인 강가 지는
님다히 쇼식(消息)이 더옥 아득뎌이고.
임 계신 곳
<본사4: 을녀의 독수공방의 심정과 꿈에 본 임>
모쳠(茅簷)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초가집 밤중쯤
반벽 쳥등(半壁靑燈)은 눌 위야 갓고.
벽에 걸린 등불 밝은고?
오며 리며 헤며 바니니
(산을) 오르며 내리며 (강을) 헤매며 방황하니
져근덧 녁진(力盡)야 픗을 잠간 드니
잠깐 사이에 기운이 다하여 선잠
졍셩(精誠)이 지극야 의 님을 보니
옥(玉) 얼굴이 반(半)이나마 늘거셰라.
넘게 늙었구나
의 머근 말 슬장 쟈 니
실컷 사뢰고자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며
연달아
졍(情)을 못다야 목이조차 몌여니
풀어
오뎐된 계셩(鷄聲)의 은 엇디 돗던고.
방정맞은 닭 울음소리
<결사1: 을녀의 죽어서라도 이루려는 임에 대한 간절한 사모의 정>
어와, 허(虛事)로다 이 님이 어 간고.
결의 니러 안자 창(窓)을 열고 라보니
꿈결에
어엿븐 그림재 날 조 이로다.
가련한 쫓을
하리 싀여디여 낙월(落月)이나 되야이셔
사라져서
님 겨신 창(窓) 안 번드시 비최리라.
뚜렷이
<결사2: 甲女의 위로의 말>
각시님 이야니와 구 비나 되쇼셔.
달은 커녕(고사하고) 궂은 비
<현대어 풀이>
[갑녀]저기 가는 저 부인, 본 듯도 하구나. 임금이 계시는 대궐을 어찌하여 이별하고, 해가 다 져서 저문 날에 누구를 만나러 가시는고?
[을녀] 아, 너로구나. 내 사정 이야기를 들어보오. 내 얼굴과 나의 이 태도는 임께서 사랑함직한가마는(사랑하실 만한 얼굴이나 태도가 안닌데도) 어쩐지 나를 보시고 너로구나 하고 특별히 여기시기에 나도 임을 믿어 딴 생각 전혀 없어, 응석과 아양을 부리며 지나치게 굴었던지 반기시는 낯빛이 옛날과 어찌 다르신고? 누워 생각하고, 일어나 앉아 헤아려 보니, 내 몸의 지은 죄가 산같이 쌓였으니, 하늘을 원망하며 사람을 탓하랴. 서러워서 여러 가지 일을 풀어내어 헤아려 보니, 조물주의 탓이로다.
[甲女] 그것을랑(그렇게는) 생각하지 마오.
[乙女] 마음속에 맺힌 일이 있습니다. 예전에 임을 모시어서 임의 일을 내가 알거니, 물같이 연약한 몸이 편하실 때가 몇 날일꼬? 이른 봄날의 추위와 여름철의 무더위는 어떻게 지내시며, 가을날 겨울날은 누가 모셨는고? 자릿 조반과 아침 저녁 진지는 예전과 같이 잘 잡수시는가? 기나긴 밤에 잠은 어떻게 주무시는가?
[을녀] 임 계신 곳의 소식을 어떻게 해서라도 알려고 하니, 오늘도 거의 저물었구나. 내일이나 임의 소식 전해 줄 사람이 올까? 내 마음 둘 곳이 없다. 어디로 가자는 말인고? 나무 바위 등을 잡기도 하고 밀기도 하면서 높은 산에 올라가니, 구름은 물론이거니와 안개는 또 무슨 일로 저렇게 끼어 있는고? 산천이 어두운데 일월을 어떻게 바라보며, 눈앞의 가까운 곳도 모르는데 천리나 되는 먼 곳을 바라볼 수 있으랴? 차라리 물가에 가서 뱃길이나 보려고 하니 바람과 물결로 어수선하게 되었구나. 뱃사공은 어디 가고 빈배만 걸렸는고? 강가에 혼자 서서 지는 해를 굽어보니 임 계신 곳의 소식이 더욱 아득하구나.
[을녀]초가집 찬 잠자리에 한밤중에 돌아오니, 벽 가운데 걸려 있는 등불은 누구를 위하여 밝은고? 산을 오르내리며 강가를 헤매며 시름없이 오락가락하니, 잠깐 사이에 힘이 지쳐 풋잠을 잠깐 드니, 정성이 지극하여 꿈에 임을 보니, 옥과 같이 곱던 얼굴이 반 넘어 늙었구나. 마음 속에 춤은 생각을 실컷 사뢰려고 하였더니, 눈물이 쏟아지니 말인들 어찌 하며, 정회(情懷)도 못다 풀어 목마저 메니, 방정맞은 닭소리에 잠은 어찌 깨엇던고?
[乙女] 아, 허황한 일이로다. 이 임이 어디 갔는고? 즉시 일어나 앉아 창문을 열고 밖을 바라보니, 가엾은 그림자만이 나를 따라 있을 뿐이로다. 차라리 사라져서(죽어서) 지는 달이나 되어서 임이 계신 창문 안에 환하게 비치리라.
[甲女] 각시님, 달은커녕 궂은 비나 되십시오.
<참고 자료>
1. 사미인곡과 속미인곡
‘속미인곡’은 ‘사미인곡’의 속편이다. 그러나 ‘사미인곡’보다 언어의 구사와 시의(詩意)의 간절함이 더욱 뛰어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이인곡’에서는 한자숙어와 중국의 전고(典故)가 간혹 섞여 있는데 반해 ‘속미인곡’에는 전혀 들어 있지 않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사미인곡’과 달리 보조적 인물을 등장시켜 대화체로 진행시켰다는 점에서도 구성상의 참신성을 보이며, 결사의 처리에서도 ‘속미인곡’은 보다 적극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임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속미인곡 전문>
뎨 가 뎌 각시 본 듯도 뎌이고.
텬상(天上) 옥경(白玉京)을 엇디야 니별(離別)고,
다 뎌 져믄 날의 눌을 보라 가시고.
어와 네여이고 이내 셜 드러 보오.
내 얼굴 이 거동이 님 괴얌즉가마
엇딘디 날 보시고 네로다 녀기실
나도 님을 미더 군 뜨디 전혀 업서
이야 교태야 어러이 구돗디
반기시 비치 녜와 엇디 다신고.
누어 각고 니러 안자 혜여니
내 몸의 지은 죄 뫼티 혀시니
하히라 원망며 사이라 허믈랴
설워 플텨 혜니 조물(造物)의 타시로다.
글란 각 마오. 친 일이 이셔이다.
님을 뫼셔 이셔 님의 일을 내 알거니
믈 얼굴이 편실 적 몃 날일고.
츈한고열(春寒高熱)은 엇디야 디내시며
츄일동텬(秋日冬天)은 뉘라셔 뫼셧난고.
쥭조반(粥早飯) 조셕(朝夕) 뫼 녜와 티 셰시가.
기나긴 밤의 잠은 엇디 자시고.
님다히 쇼식(消息)을 아므려나 아쟈 니
오도 거의로다 일이나 사 올가.
내 둘 업다. 어드러로 가쟛 말고.
잡거니 밀거니 놉픈 뫼 올라가니
구롬은니와 안개 므 일고.
산쳔(山川)이 어둡거니 일월(日月)을 엇디 보며
지쳑(咫尺)을 모거든 쳔 리(千里) 라보랴.
하리 믈의 가 길히나 보쟈 니
람이야 믈결이야 어둥졍 된뎌이고.
샤공은 어 가고 븬 만 걸렷니.
강텬(江天)의 혼쟈 셔셔 디 구버보니
님다히 쇼식(消息)이 더옥 아득뎌이고.
모쳠(茅簷) 자리의 밤듕만 도라오니
반벽 쳥등(半壁靑燈)은 눌 위야 갓고.
오며 리며 헤며 바니니
져근덧 녁진(力盡)야 픗을 잠간 드니
졍셩(精誠)이 지극야 의 님을 보니
옥(玉) 얼굴이 반(半)이나마 늘거셰라.
의 머근 말 슬장 쟈 니
눈믈이 바라 나니 말인들 어이며
졍(情)을 못다야 목이조차 몌여니
오뎐된 계셩(鷄聲)의 은 엇디 돗던고.
어와, 허(虛事)로다 이 님이 어 간고.
결의 니러 안자 창(窓)을 열고 라보니
어엿븐 그림재 날 조 이로다.
하리 싀여디여 낙월(落月)이나 되야이셔
님 겨신 창(窓) 안 번드시 비최리라.
각시님 이야니와 구 비나 되쇼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