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부 국어 자료/수능 국어 대비

[고전시가] 시조 총정리

여기가로두스 2015. 11. 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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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평시조)

녹이상제(錄駬霜蹄) 지게 먹여 시냇물에

싯겨

용천설악(龍泉雪鍔)을 들게 갈아 두러메고

장부(丈夫)의 위국충절(爲國忠節)을 셰워볼가 노라.

녹이상제와 같은 명마를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서 타고

좋은 칼을 잘 들게 갈아서 둘러메고

대장부의 나라를 위하는 충성스러운 절개를 세워보려 하노라.

작가

최영(고려시조)

주제

나라를 위하는 마음(爲國忠節)

point

* 늠름한 기상과 의지(남성적)

구룸이 無心(무심)말이 아마도 허랑(虛浪).

중천(中天)에 떠 이셔 임의(任意)니면서

구태야 광명(光名)날빗따라가며 덥

구름이 아무런 욕심이 없다는 말은 아무래도 거짓말이다.

공중에 높이 떠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다가

밝은 햇빛을 왜 구태여 따라가며 가리는가

작가

이존오(고려시조)

주제

간신 신돈의 횡포를 풍자

point

*간신 신돈구름

*햇빛임금

가마귀 싸호골에 백로(白鷺)야 가지마라

셩낸 가마귀 흰빗새오나니

청강(淸江)에 좋이 시슨 몸을 더러일까 노라

까마귀가 싸우는 골짜기에 백로야 가지마라.

성낸 까마귀들이 너의 흰빛을 시샘하나니

맑은 물에 깨끗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걱정된다.

작가

정몽주의 어머니 (고려시조)

주제

나쁜 무리와 어울리는 것을 경계함

point

*백로: 정몽주 등 고려충신들

*가마귀: 이성계 일파

이런들 엇더며 저런들 엇더

만수산(萬壽山) 드렁츩이 얼거진들 엇더

우리도 이치 얼거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의 칡덩굴이 서로 얽혀져 있으면

어떠하리.

우리도 그 칡처럼 얽혀서 오래도록 살자.

작가

이방원(훗날 조선 태종)

주제

정몽주에 대한 회유

하여가(何如歌)

point

* 초장: 왕씨(고려)를 섬기든

이씨(조선)을 섬기든 차이가 없음

이 몸이 주거주거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白骨)이 진토(塵土)되어 넉시라도

있고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一片丹心)이야 가싈 줄이 이시랴.

이 몸이 죽고 또 죽어 백번을 죽어서>>반복

뼈가 티끌이나 흙이 되어 영혼마저 없어지더라도 >> 점층법 사용

임금을 향한 충성된 마음이 변하겠는가 (변하지 않는다.) >> 설의법 사용

작가

정몽주 (고려시조)

주제

임금을 향한 변함없는 충성

단심가(丹心歌)

point

이방원의 하여가에 대한 답가

조선의 신하됨을 거부함.

懷古

백설(白雪)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梅花)어내 곳에 픠엿

석양(夕陽)에 홀로 서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백설이 녹아 없어진 골짜기에 구름이 험하구나.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냐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작가

이 색(고려시조)

주제

나라에 대한 충성(憂國衷情)

point

*백설: 고려유신들

*구름: 이성계 세력들

*매화: 충성스럽던 고려의 신하들

*석양: 망해가는 고려

懷古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匹馬)로 도라드니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인걸(人傑)은 간듸업다

어즈버 태평연월(太平烟月)이 꿈이런가 하노라

오백년을 이어온 고려의 수도(개성)을 한필의 말을 타고 돌아보니

자연은 그대로인데 사람(고려유신들)은 보이지 않는구나

! 고려시대의 태평시대가 한낱 꿈이었던가 싶구나.

작가

길 재(고려시조)

주제

망국의 한과 인생무상(人生無常)

point

*회고(懷古)

*망국의 한麥秀之嘆

(맥수지탄)

선인교(仙人橋) 나린 물이 자하동(紫霞洞)

흘너드러

반천년 왕업(王業)이 물소래 뿐이로다

아희야, 고국흥망(故國興亡)을 무러 무리오

선인교 아래 흘러내리는 물이 자하동으로

흘러들어

오백년 화려했던 고려 왕조가 소리만

남았구나

아이야, 고려가 흥하고 망한 것을 물어서

무엇하겠느냐(생각할 필요가 없다)

작가

정도전(고려시조)-조선개국 공신

주제

고려왕조의 허망함

조선을 따르자

point

*선인교, 자하동 고려의 상징물

*물소리만 남음고려의 멸망

*고려유신들을 회유하는 노래

懷古

흥망(興亡)이 유수(有數)滿月臺만월대)도 추초(秋草) 로다.

오백년 왕업(王業)이 목적(牧笛)에 부쳐시니

석양(夕陽)에 지나()이 눈물계워 

흥하고 망하는 것은 운수에 있으니 고려의 옛왕궁 터가 가을 풀만 무성하도다

고려 오백년의 찬란했던 역사가 한낱 목동이 부는 처량한 피리소리에 담겨있으니

석양에 지나가는 나그네가 눈물을 참지

못하는구나.

작가

원천석(고려시조)

주제

고려의 멸망을 슬퍼함.

point

* 추초(가을 풀) / 목적(피리소리)

고려멸망을 시각적, 청각적

심상으로 표현함.

*() : 화자 자신

눈마휘여진 대를 뉘라셔 굽다턴고

구블 절()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세한고절(歲寒孤節)은 너뿐인가 노라

눈을 맞아서 (일시적으로)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영원히) 굽어버렸다고 하는가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도 푸르겠는가

아마도 추운 겨울에 굴복하지 않는 절개는

(대나무)뿐인가 하노라.

작가

원천석(고려시조)

주제

굳은 절개

point

*고려왕조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의지대나무에 빗대어 표현

*세한삼우(歲寒三友):대나무,소나무,

매화

삭풍(朔風)은 나모 긋태 불고 명월(明月)은 눈 속에

만리 변성(邊城)에 일장검(一長劍) 집고 서서

람 큰 소릐에 거칠 거시 업세라.

매서운 북풍은 앙상한 나뭇가지를 흔들고

밝은 달은 눈 덮인 풍경을 차갑게 비추는데

멀리 떨어진 변방의 성에 긴 칼을 짚고 서서

외치니 눈 앞에 감히 대적할 것이 없구나.

작가

김종서

주제

장군의 호방한 기개

point

* 국경 부근의 성을 책임진 장수의 오탕한 기상과 어떠한 시련에도

굴복하지 않는 의지가 드러남.

수양산(首陽山) 바라보며 이제(夷齊)를 한()노라

주려 주글진들 채미(採薇)것가

비록애 푸새앳 거신들 긔 뉘 따헤 낫

수양산을 바라보면서 백이와 숙제를 원망하노라

차라리 굶어서 죽을 것이면 풀(고사리)은 왜 뜯어 먹었는가

비록 풀이라고 해도 그것이 누구의 땅에 난 것인가?(결국 주나라 땅의 풀이 아닌가)

작가

성삼문

주제

굳은 의지와 지조

point

*배경: 수양대군의 단종 폐위에

반대하다가 죽음

*백이,숙제: 주나라 무왕의 반정을

반대하다가 수양산에 들어가 죽음

*수양산=수양대군(세조)>>중의법

*백이,숙제의 절개 자신의 절개

주려 죽으려 하고 수양산(首陽山)에 드럿거니

헌마 고사리머그려 캐야시랴

물성(物性)이 구븐 줄 믜워 펴 보려고 캐미라

(백이,숙제)가 굶어 죽으려고 수양산에

들어갔는데,

설마 고사리를 먹으려고 캤겠는가?

고사리의 생김새가 곧지 못하고 구부러

진 것이 미워서 그것을 펴 보려고 캤다.

작가

주의식

주제

백이,숙제의 절개를 옹호함

point

* 성삼문의 수양산 바라보며

염두해두고 쓴 시조

이 몸이 주거 가셔 무어시 될꼬 하니

봉래산(蓬萊山) 제일봉(第一峰)의 낙락장송(落落長松) 되야 이셔

백설(白雪)이 만건곤(滿乾坤)제 독야청청(獨也靑靑) 리라.

이 몸이 죽은 후에 무엇이 될까 생각하니

봉래산의 제일 높은 봉우리에 우뚝 솟은 소나무가 되어서

흰 눈이 온 세상을 뒤덮을 때에 홀로 푸른 빛을 내리라.

작가

성삼문

주제

굳은 의지와 지조

point

*낙락장송: 굽히지 않는 절개

*백설: 수양대군(세조)의 득세

*독야청청: 홀로 깨끗하고 바른

길을 가겠다.

() 안에 혓는 촉()불 눌과 이별(離別)

엿관대

것츠로 눈믈 디고 속 타는 쥴 모르는고

뎌 촉()불 날과 갓트여 속 타는 쥴 모로도다.

방 안에 켜 놓은 촛불은 누구와 이별을

하였기에

겉으로 눈물을 흘리며 속이 타들어 가는 것을 모르는가

처 촛불도 나와 같아서 속이 타는 줄을

모르는구나.

작가

이 개

주제

단종을 이별한 슬픔

point

*촛불: 폐위된 단종을 향한 슬픈

마음/ 자기자신 >>감정이입

*촛불속=마음속: 뜨거운 충정

천만리(千萬里) 머나먼 길해 고은 님 여희

 둘 대 업셔 냇의 안쟈시니

저 믈도 내  여 우러 밤길 녜놋다

멀리 떨어진 외진 곳에서 어린 임금님을

이별하고

허전한 내 마음을 의지할 곳이 없어 냇가에

앉으니

저 시냇물도 내 마음과 같아서 울며 밤길을 흘러가는구나.

작가

왕방연

주제

유배된 단종에 대한 애달픈 심정

point

* 단종과 이별하고 돌아오는 길에 느낀 비통한 심정

* 자신의 감정시냇물에 감정이입

간밤의 우던 여흘 슬피 우러 지내여다

이제야 생각니 님이 우러 보내도다.

저 물이 거스리 흐르고져 나도 우러 녜리라

지난 밤에 울며 흐르던 여울, 슬피 울면서

지나갔도다.

이제야 생각하니 그것은 임(단종)이 울어

보내는 소리였도다.

저 물을 거꾸로 흐르게 해서 나도 함께

울며 가리라.

작가

원 호

주제

임금(단종)에 대한 충절

point

* 여울: 물살이 세게 흐르는 곳

* 임금을 향한 변치 않을 충절

* 유배된 단종의 슬픔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

십 년 온 칼이 갑리(甲利)에 우노매라

관산(關山)라보며 때때로 져보니

장부(丈夫)의 위국공훈(爲國功勳)을 어느때에

드리올고

십년이나 갈아온 칼이 칼집 속에 우는구나

관문을 바라보며 때때로 칼을 만져보니

대장부가 나라를 위해 세운 큰 업적을

언제 (부모님께) 드릴 수 있을까?

작가

이순신

주제

우국충정(憂國衷情)

point

*장수(무인)으로서 나라를 위해

공을 세울 때를 기다림.

*굳은 결심과 충성심

ex) 한산셤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앉아

이시렴 브디 갈까 아니 가든 못쏜냐

무단(無端)이 슬튼야 의 말을 드럿는야

그려도 하 애도래라. 가는 뜻을 닐러라.

있으려무나. 꼭 가겠느냐, 가지 않으면 안되냐

공연히 (벼슬이) 싫더냐? 남이 권하는 말을 들었느냐

그래도 너무 슬프구나, 가는 이유를 말해보라

작가

성종

주제

떠나는 신하에 대한 안타까움

point

*‘유호인이라는 신하에 대한 만류

*임금으로서의 권위보다 인간적인

정이 드러남.

녹초(綠草) 청강상(晴江上)에 굴레 버슨 이 되어

때때로 멀이 들어 북향(北向)야 우는 뜻은

석양(夕陽)이 재 넘어 감애 님자 글여 우노라.

벼슬을 그만두고 시골에 내려와 자유롭게 살고 있지만,

때때로 (임금이 계신) 북쪽을 향하여 우는

뜻은

임금께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임금이 그리며 우는 것이다.

작가

서 익

주제

임금의 죽음에 대한 애도(哀悼)

point

* 중종이 승하했다는 소식을 듣고

느낀 슬픔과 그리움.

* 굴레 버슨 말: 벼슬에서 물러난 상태

*북향: 임금이 계신 곳

삼동(三冬)에 뵈옷 닙고 암혈(巖穴)에 눈비마자

구름 낀 볏뉘도 쬔 적이 업건마

서산(西山)에 해지다 니 눈물겨워 노라.

한겨울에 삼베옷을 입고 바위 굴(낡은집)에서 눈비맞으며

임금의 은혜를 조금도 입은 적이 없건만

임금께서 돌아가셨다니 눈물을 참을 수

없구나.

작가

조 식

주제

임금의 죽음에 대한 애도(哀悼)

point

* 볏뉘: 햇빛 = 임금의 은총

* 암혈: 벼슬을 하지 않은 상태

* : 임금

가노라 삼각산(三角山), 다시보자

한강수(漢江水),

고국산천(故國山川)을 떠나고자 랴마

시절(時節)이 하 수상(殊常)니 올동말동여라

(나는 이제) 떠나노라 삼각산이여, 다시

보자꾸나 한강물이여

(내가 어찌) 조국을 떠나고 싶겠냐마는

세상이 너무 어지러우니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작가

김상헌(병자호란 때 청나라)

주제

고국의 떠나는 비장한 마음.

point

*병자호란 이후 왕자들과 함께

청나라로 인질로 잡혀감

*조국에 대한 뜨거운 사랑

*종장: 귀국에 대한 불안감

*삼각산,한강수: 임금 계신 곳, 조국

&

諷刺

장백산에 기를 꼿고 두만강에 을 싯겨

서근 저 션븨야, 우리 아니 나희냐

엇덧타 인각화상(獜閣畵像)을 누고몬져 리오

백두산 꼭대기에 우리의 깃발을 꽂고 두만강에 말을 씻기니

쓸모없이 된 선비야, 우리가 사내 대장부답지 않은가?

어떻게 나라의 공신이 있는 곳에 누구의 얼굴을 먼저 그려 넣을 것인가?

작가

김종서

주제

무인(장수)의 호탕한 기개

point

* 함길도 관찰사 재직시 쓴 글

* 나라를 지키는 무인들이야말로

진정한 사내 대장부임을 밝힘

* 썩은 관리(선비)들을 비판함

가마귀 눈비마자 희듯 검노매라

야광명월(夜光明月)이 밤인들 어두오랴

님 향일편단심(一片丹心)이야 고칠줄이 이시랴

까마귀가 눈비를 맞아서 하얗게 보이는 듯 하지만 원래 색깔인 검게 보이는구나

밝은 달밤이라고 해서 어둡게 변하겠는냐

(임금)에게 향한 굳은 마음이 변할 리가

있겠는가

작가

박팽년

주제

(단종)에 대한 일편단심

point

* 까마귀 : 세조(수양대군) 일파

간밤의 부던 람에 눈서리 치단말가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다 기우러 가노매라

믈며 못다 픤 곳이야 닐러 무슴 리오

지난 밤에 불던 바람이 매서운 눈보라와

차가운 서리를 몰아치게 했단 말인가

푸른 절개를 가진 소나무(충신들)이 모두

쓰러지는구나

하믈며 아직 못다 핀 꽃들을 말해 무엇하겠느냐

작가

유응부

주제

단종 폐위(계유정난)을 비판함

point

* : 계유정난

* 낙락장송 : 단종을 모시는 충신

* 못 다 핀 꽃 : 젊은 인재들

장검(長劍)을 빠혀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천명천지(天明天地)에 성진(腥塵)겨세라

언제나 남북풍진(南北風塵)을 헤쳐볼고 노라

긴 칼을 빼어 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세상이 피비린내 나는 혼란함에 잠겨 있구나

언제쯤이면 남북의 먼지(오랑캐)들을 평정시킬까 하노라

작가

남이

주제

국난의 평정을 기원하는 장군의 포부와 기백

point

* 오랑캐의 전쟁도발로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하고픔

* 당당하고 힘찬 조국애

올해 다른 다리 학긔 다리 되도록애

거믄 가마괴 해오라비 되도록애

향복무강(享福無彊)샤 억만세(億萬歲) 누리소셔

오리의 짧은 다리가 학의 긴 다리로 될 때까지

검은 까마귀가 백로가 될 때까지

끝없이 복을 누리소서, 억만년 영원히 복을 누리소서

작가

김 구 (중종때 문신)

주제

임금의 만수무강을 기원함

point

* 초장,중장 : 불가능한 상황을

설정 ex) 고려가요 정석가

엊그제 버힌 솔이 낙락장송(落落長松) 아니런가

져근덧 두던들 동량재(棟樑材) 되리러니

어즈버 명당(明堂)이 기울면 어느 남기 바티리

엊그제 베어 버린 소나무가 곧게 자라던 큰 소나무가 아니었나

잠깐동안이라도 그대로 두었더라면 기둥이나 대들보가 될 재목인데

, 명당이 기울어지면 어느 나무로 버티어 내야 하는가

작가

김인후

주제

인재의 처참한 희생을 슬퍼함

point

* 정미사화때 친구 임형수의 죽음을 슬퍼하며 지은 시

* 낙락장송 : 참신한 인재

* 명당 : 궁궐, 나라의 정치

님이 헤오시매

송시열(宋時烈)

님이 헤오시매 나전혀 미덧

()을 뉘손옴기신고

처음에 믜시던 거시면 이대도록 셜오랴.

>>해설

님이 (나를) 사랑하여 나는 굳게 믿었는데,

날 사랑하던 정을 누구에게 옮기신 것인가.

처음에 미워하셨으면 이토록 서로울까.

작품 해설

조선조는 당쟁이 심한 사회였다. 노론(老論)의 영수였던 작자도 이런 시대 상황 속에서 성()함과 쇠()함을 거듭하면서 한평생을 살아갔다. 믿었던 임의 사랑이 다른 이에게 옮겨 가니 서러움을 금할 수 없다는 표현 속에 이 시대 사대부들이 즐겨 노래했던 충군 연주(忠君戀主)의 정을 느낄 수 있다.

풍셜 석거친 날에 뭇노라 北來使者(북래사자),

小海容顔(소해용안)이 얼매나 치오신고?

故國(고국)의 못 쥭孤臣(고신)이 눈물계워 노라.

>> 해설

바람과 눈이 뒤섞여 몰아치던 날에 심양에서 온 사자(使者)한테 한 마디 물어 보자꾸나. (볼모로 끌려 가 계신) 세자의 낯빛이 얼마나 추워하시던가? 고국의 죽지 못한 외로운 신하는 (서럽고 안타까움에) 눈물을 이기지 못하노라.

>> 작품 해설

해제 병자호란에 왕자들이 볼모로 끌려 가는 비참한 국치(國恥)를 보고도 나라를 위하여 죽지 못함을 한탄하고 있다.

작가 이정환(李廷煥)

제재 청나라에 볼모가 된 두 왕자

주제 청나라에 볼모가 된 왕자에 대한 염려

主辱臣死(주욕신사), 내 주검즉 건마,

큰 칼 녀픠 고 이제도록 사랏기,

聖主(성주)萬德中興(만덕중흥)을 다시 보려 노라.

현대어역 / 임금이 욕을 당하게 되면 마땅히 그 신하가 죽어야만 옳을 일이라, (벌써) 내가 죽음직하건마는, 큰 칼을 허리에 차고서 이제껏 살아왔음은 임금께서 넘치는 덕을 베풀어 왕업을 다시금 왕성하게 일으키시는 바를 다시 보고자 하노라.

해제 병자호란 뒤의 작품으로 무인다운 기백과 충성심을 나타낸 노래이다.

작가 미상

제제 장부의 충정(衷情)

주제 무인다운 기백이 넘쳐 흐르는 충성심

離別(이별)던 날에 피눈물이 난지 만지.

鴨綠江(압록강) 린 물이 프른 빗치 전혀 업.

우희 허여 셴 沙工(사공)이 처음 보롸 .

현대어역 / (임금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떠나던 날 피눈물이 났는지 어떠했는지 (경황이 없어 알 수 없다). 압록강에 내리는 물이 푸른 빛이 전혀 없네 (볼모로 잡혀 가는 이의 피눈물로 붉게 물든 것 같다). 배 위에 머리가 허옇게 센 사공도 (평생에 이런 변괴는) 처음 본다 하더라.

해제 병자호란 때 패전의 사후 처리를 위하여 심양으로 가면서 지은 것으로 보인다.

작가 홍서봉(洪瑞鳳)

제재 병자호란의 비극

주제 고국을 떠나는 슬픔과 의분

이항복(李恒福)

鐵嶺(철령) 노픈 ()을 싀여 넘져 구름아.

孤臣寃淚(고신 원루)비 사마 여다가,

님 계신 九重深處(구중 심처)려 본들 엇.

작품 해설

작가가 인목대비 폐모론을 반대하여 한때 임금의 오해를 사서 북청 땅으로 귀양가면서까지 자신의 심정이 옳으며, 그것을 굽히지 않겠다는 일편단심을 노래한 시조다. 구름에 감정 이입하여 임 계신 대궐에 자기의 억울함을 호소하겠다는 굳은 지조를 노래한 시조로서, 우의적인 수법이 뛰어나다.

이순신

閑山(한산) 근 밤의 戍樓(수루)에 혼자 안자,

큰 칼 녀픠 고 기픈 시  적의,

어듸셔 一聲胡茄(일성 호가) 의 애.

작품 해설

임진왜란 때의 진중작(陣中作)으로 알려진 이 노래는 선조 28(1595)에 지은 것이다. 성웅이자 제독인 지은이는 국난(國難)을 당하여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을 것이다. 때마침 들려 오는 구슬픈 피리 소리는 더욱 마음을 졸이게 한다. ‘에서 나라의 위기를 한 몸으로 지탱하려던 한 장수의 우국(憂國) 일념과 더블어 인간적인 정서를 느끼게 한다.

풍셜 석거친 날에 뭇노라 北來使者(북래사자),

小海容顔(소해용안)이 언매나 치오신고.

故國(고국)의 못 쥭孤臣(고신)이 눈물계워 노라.

[전문 풀이]

눈보라가 뒤섞여 몰아치는 날에 북쪽 심양에서 온 사신에게 묻노라.

(볼모로 끌려 가 계신) 왕세자의 낯빛이 얼마나 추워하시던가?

고국에서 죽지 못하여 살고 있는 외로운 신하는 (서럽고 안타까움에) 눈물을 금치 못하고 있노라.

[핵심 정리]

성격 - 우국적/ 표현 - 도치법/ 제재 - 소해용안(小海容顔)

주제 - 국치(國恥)에 대한 비분강개(悲憤慷慨). 볼모가 된 두 왕자에 대한 염려. 우국 충정

작품 해설

병자호란의 국치를 당하여 비분강개(悲憤慷慨)한 나머지 지은 悲歌‘ 10수 중 둘째 수. 볼모로 끌려 간 소현세자와 봉림대군 두 왕자의 신변 염려와, 비참한 국치(國恥)를 보고도 나라를 위해 죽지 못한 처지를 한탄하는 우국 충정이 가슴을 뜨겁게 한다. 중장의 小海는 원래 우리 나라를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두 왕자를 가리키며, ‘孤臣은 자신을 가리킨다.

離別(이별) 던 날에 피눈물이 난지 만지,

鴨綠江(압록강) 린 물이 프른 빗치 전혀 업.

우희 허여 셴 沙工(사공)이 처음 보롸 .

[전문 풀이]

임금님을 이별하고 떠나던 날에 피눈물이 났는지 말았는지.

압록강 흘러내리는 물이 푸른 빛이 전혀 없이 붉게 보이네(볼모로 잡혀 가는 이의 피눈물로 붉게 물든 것 같다).

배 위에 머리가 허옇게 센 늙은 사공조차도 이런 일은 평생 처음 본다고 하는구나.

[작품 정리]

지은이 : 홍서봉(洪瑞鳳 1572-1645)

성격 : 비분가(悲憤歌)

제재 : 병자호란의 비극

주제 : 고국을 떠나는 슬픔과 의분

해설 : 병자호란이 끝난 후 사후 처리를 위해, 청나라의 수도 심양으로 가는 길에 압록강을 건너면서 부른 노래이다. 이 작품 가운데 피눈물이나 압록강의 물이 핏빛으로 보인다는 표현은 국치(國恥)에 대한 지은이의 한()과 슬픔이 얼마나 깊은 것인지를 짐작할 수 있게 한다.

가마귀 검다 白鷺(백로)야 웃지 마라.

것치 거믄들 속조차 거믈소냐.

아마도 것 희고 속 검을손 너인가 노라.

[전문 풀이]

까마귀의 겉모습이 검다고 해서 백로야 비웃지 마라.

겉이 검다고 해서 속까지 검겠느냐?

아마도 겉이 희고 속 검은 것은 너밖에 없을 것이다.

[핵심 정리]

지은이 : 이직(李稷 1362-1431) 고려 말 조선 초의 문신.

성격 : 절의가(節義歌). 풍자적 / 표현 : 의인법

주제 : 소인에 대한 훈계와 스스로의 결백 주장. 조선 왕조에 가담한 자기를 비웃는 자들에 대한 항변(抗辯). 표리부동(表裏不同)한 인물에 대한 풍자

金生麗水(금생여수)들 물마다 ()이 남녀

玉出崑崗(옥출곤강)이라 들 뫼마다 ()이 날쏜야

암으리 思郞(사랑)()들 님님마다 좃츨야.

[전문 풀이]

아름다운 물에서 금이 난다고 한들 물마다 금이 나며

곤강(옥이 나는 산)에서 옥이 난다 한들 산마다 옥이 나겠는가?

아무리 사랑이 중하다고 한들 임마다 따르랴.

[핵심 정리]

지은이 - 박팽년(朴彭年, 1417-1456)

성격 - 절의가(節義歌) / 표현 - 대구법. 설의법

주제 - 충신불사이군(忠臣不事二君 -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음)

靑石嶺(청석령) 지나거냐, 草河口(초하구)어디매오.

胡風(호풍)도 참도찰샤, 궂은 비난 무스 일고.

아므나 行色(행색) 그려 내어 님 계신 데 드리고쟈.

[핵심 정리]

지은이 : 효종(孝宗 1619-1659) 조선 17대 임금

주제 : 볼모로 잡혀 가는 처참한 정경

기타 : 효종이 병자호란 당시(봉림대군 시절)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갔을 때 심정을 노래한 것으로, 국치(國恥)에 대한 비분 강개(悲憤慷慨)를 노래함

 믈 데온 물이 고기도곤 마시 이셰.

草屋(초옥) 조븐 줄이 긔 더욱 내 ()이라.

다만당 님 그린 타스로 시름계워 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정철(鄭澈 1536-1593)

주제 : 안빈낙도(安貧樂道)와 연군(戀君)

기타 : 청빈한 생활 속에서도 임금을 생각하는 연군(戀君) 우국(憂國)의 정을 억제하지 못함을 노래하고 있다.

 버혀 내어 뎌 돌을 글고져.

구만 리 댱텬의 번드시 걸려 이셔

고온 님 겨신 고비최여나 보리라.

[전문 풀이]

내 마음을 베어 내어 저 달을 만들고 싶다.

구만 리나 되는 먼 하늘에 번듯하게 걸려 있어서,

임금이 계신 곳에 비추어나 보리라.

[작품 정리]

지은이 : 정철(鄭澈 1536-1593)

해설 : 임금을 그리워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우회적인 표현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자신의 진솔한 마음을 칼로 베어 내어 달을 만들어서 임금이 계신 궁궐에 비춤으로써, 자신의 충정(衷情)을 임금께 전하고 싶다는 내용이다.

구렁에 낫는 풀이 봄비에 절로 길어

알을 일 업스니 긔 아니 조흘소냐.

우리는 너희만 못야 실람 겨워 노라.

[어휘 및 구절 풀이]

낫는 : 나 있는 / 알을 일 : 알아야 할 일 / 실람 : 시름. 걱정 / 겨워 : 이기지 못하여

[핵심 정리]

지은이 : 이정환(李廷煥 1613-1673)

갈래 : 연시조. “국치비가(國恥悲歌)” 10수 중의 한 수

주제 : 병자 국치에 대한 비분(悲憤)

기타 : 작자가 병자호란의 국치를 당한 뒤 벼슬을 버리고 두문불출(杜門不出), 비분강개(悲憤慷慨)하여 지은 시조. 순수 국어를 사용한 점이 특기할 만한다.

主辱臣死(주욕 신사), 내 주검 즉건마,

큰 칼 녀픠 고 이제도록 사랏기,

聖主(성주)萬德中興(만덕 중흥)을 다셔 보려 노라.

[전문 풀이]

임금이 욕을 당하게 되면 마땅히 그 신하가 죽어야만 옳을 일이라.

(벌써) 내가 죽음 직하건마는, 큰 칼을 허리에 차고서 이제껏 살아 왔음은,

임금께서 넘치는 덕을 베풀어 왕업을 다시금 왕성하게 일으키시는 바를 다시 보고자 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미상

주제 : 무인다운 기백이 넘쳐흐르는 충성심

해설 : 내용상으로 보아 병자호란 뒤의 작품으로 보이나, 작가를 알 수 없는 작품으로, 무인다운 기백과 충성심을 나타낸 노래이다. 상감께서 욕을 당하면 그 신하는 마땅히 죽어야 함은 유교적인 충의 사상이다. 그럼에도 이제까지 목숨을 유지하여 온 것은, 이 굴욕을 언젠가는 꼭 갚아야만 할 임무를 진 것이 당시 모두의 염원이다. ‘큰 칼 녀픠 萬德中興(만덕 중흥)’에서 무인다운 기개와 아울러 충성심을 엿볼 수 있다.

싸움에 是非(시비)만 하고 公道是非(공도 시비) 아니는다.

어이한 時事(시사) 이갓치 되엿는고.

水火(수화)도곤 깁고 더운 환이 날로 길어 가노매라.

[전문 풀이]

싸움에 옳으니 그르니 말다툼만 하고 (어찌하여) 올바른 도리에 대하여 잘잘못을 따지지 아니하느냐?

어찌하여 오늘날의 시국이 이와 같이 되었는고.

물과 불보다 더 깊고 뜨거운 환()이 날로 짙어 가는구나.

[핵심 정리]

지은이 : 이덕일(李德一 1561-1622)

주제 : 당쟁을 슬퍼하며 나라를 근심함

해설 : 조선조 일대 오점을 남기면서 내우 외환(內憂外患)의 역사를 점철하게 했던 당쟁(黨爭)을 슬퍼하고 나라를 근심하는 마음을 읊은 노래이다. 공도 시비(公道是非)는 하지 아니하고 사사로운 당쟁을 일삼고 있는 시국을 한탄하며, 국정(國政)이 문란해짐을 가슴 아파하고 있다. 물보다도 불보다도 더 무서운 근본적인 환()이 되어 곪아 가고 있는 나라의 형편을 한탄하면서, 무인다운 충분(忠憤)의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간 밤의 부던 람에 눈서리 치단말가.

落落長松(낙락장송)이 다 기우러 가노.

믈며 못 다 픤 곳이야 닐러 므슴 리오.

[전문 풀이]

지난 밤에 불며 모진 바람에 눈과 서리까지 몰아쳤단 말인가?

낙락장송(落落長松)이 다 쓰러져 가고 있구나.(저와 같이 큰 소나무가 쓰러질진대)

하물며 피지도 못한 꽃이야 말해서 무엇하리요.

[핵심 정리]

지은이 - 유응부(兪應孚, ?-1456)

성격 - 우국가(憂國歌) / 표현 - 풍자적. 은유법. 영탄법

주제 - 인재 희생에 대한 개탄. 우국 충정

赤免馬(적토마) 디게 먹여 豆滿江(두만강)에 싯겨 셰고

龍泉劍(용천검) 칼을 선 쳐 두러 메고

丈夫(장부)立身揚名(입신양명)試驗(시험) 노라.

[전문 풀이]

적토마와 같은 준마를 살찌게 먹여 두만강 물에 씻겨 세우고(타고),

용천검과 같이 잘 드는 보검을 선뜻 빼어 둘러메고,

대장부의 공명을 세워 이름을 드날림을 시험할까 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남이(南怡 1441-1468)

제재 : 장부의 기개(氣槪) / 주제 : 대장부의 호방(豪放)한 기개

 

 

淸江(청강)에 비 듯긔 므어시 우읍관

滿山紅綠(만산홍록)이 휘두르며 웃고야.

두어라. 春風(춘풍)이 몃날이리 우을 대로 우어라.

[핵심 정리]

지은이 : 효종(孝宗 1619-1659) 조선 17대 임금

주제 : 원한에 사무친 보복의 심정

기타 : 효종이 봉림대군(鳳林大君) 시절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갔을 때의 심정을 노래함

堯舜(요순) 갓튼 님군을 뫼와 聖代(성대)다시 보니,

太古乾坤(태고 건곤)日月(일월)光華(광화)로다.

우리도 壽域春臺(수역 춘대)에 늙은 줄을 모로리라.

[전문 풀이]

요순 같은 임금을 모시어 융성한 세대를 다시 보니,

옛 천지에 해와 달이 밝게 빛나도다.

우리는 성군이 다스리는 축복 받는 세대이므로 늙는 줄도 모를 것이다.

[핵심 정리]

지은이 : 성운(成運 1497-1579)

주제 : 임금의 덕으로 태평 성대를 누림

해설 : 초중장이 인과 관계로 이루어져, 성군의 출현으로 일월이 밝게 빛나게 되었으며, 그로 인해 태평 성대를 맞이한 우리는 아무 근심 없이 임금의 은덕을 누리겠다는 유교의 충군 사상(忠君思想)을 나타낸 노래이다. 당우 천지(唐虞天地)란 도당씨(陶唐氏)와 유우씨(有虞氏)의 태평 성대를 말한다. 초장에서 이러한 요순과 같은 성군을 맞이하여, 종장에서는 이를 구가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이는 당대의 유학자들이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던 충군의 사상의 반영이라 볼 수 있으며, 그러한 사상 속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던 모습의 표출이라 하겠다.

-작자 미상

正合邦(졍합방)인지 흐응 假合(가합)()인지, .

()() 狂風(광풍)에 집 나가겟네, .

, 흐응, 이쳔만 동포야, ().

작품 해설

경술국치(庚戌國恥)를 겪기 직전에 신문에 투고된 독자의 작품으로 당시의 세태를 짐작할 수 있는 작품이다. 중장의 ()() 狂風(광풍)’이라고 희화적으로 표현한 것은 당시 친일파 조직으로, 이른바 합방(合邦)에 앞장섰던 일진회(一進會)’의 날뛰던 모습을 풍자한 것이며, 초장의 은 냉소적인 감탄사인데 비하여, 종장의 ()’각성하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한편 이 시조의 흐응,등은 민요의 흥타령에서 가져 온 것으로, 민요의 개작임을 짐작케 한다.

출전 :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

 

주제 : 風流 (평시조)

風流

대쵸 볼 불근 골에 밤은 어이 뜯드르며

벼 뷘 그르헤 게어이

술 닉쟈 체 쟝도라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대추가 발갛게 익은 골짜기에 밤은 어이 뚝뚝 떨어지며

벼를 베고 난 그루터기에 게는 어찌 내려오는가

술이 익자마자 체 장수가 체를 팔러 돌아다니니 (술을) 먹지 않을 수 없도다.

작가

황 희

주제

풍요로운 가을 농촌의 정취/풍류

point

*대추+++술을 걸러네는 체

술 마시기 좋은 환경

*시인의 마음과 자연의 멋이 조화

를 이룸.

風流

추강(秋江)에 밤이 드니 물결이 노매라

낙시 드리치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無心) 빗만 싯고 뷘배 저어 오노매라

가을의 강에 밤이 되니 물결이 차갑구나

낚시를 드리우니 물고기가 물지 않는구나

아무런 사심이 없는 달빛만 싣고 빈 배를

저어 돌아오도다.

작가

월산대군(성종의 형)

주제

가을달밤의 풍류와 정취

point

* 세속에서 벗어난 삶(유유자적)

* 빈배 : 아무런 욕심이 없음.

**강호한정(江湖閑情) : 자연 속의

한가로운 여유와 마음.

風流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면 도라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니 수여간들 엇더리

푸른 산 속에 흐르는 시냇물아, 빨리

흘러간다고 자랑하지 마라.

넓은 바다에 도달하고 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니

밝은 달이 빈 산에 가득 찼으니 (이렇게

좋은 분위기에) 잠시 쉬어가면 어떻겠는가

작가

황진이

주제

인생무상과 풍류

point

*벽계수시냇물/사람이름(중의법)

*명월=자연/황진이 자신(중의법)

*풍류와 향락

風流

십년을 경영(經營)야 초려삼간(草廬三間) 지여내니

  간에 청풍(淸風) 간 맛져두고

강산(江山)은 들일 듸 업스니 둘러두고 보리라

십년이나 계획을 세워 초가삼간을

지어내니

내가 한 칸을 갖고 달과 청풍에게 각각

한 칸씩 맡겨 두고

강산은 들여 놓을 곳이 없으니 주위에

둘러 놓고 보리라.

작가

송 순

주제

자연 속에서의 안빈낙도

point

* 벼슬길에 물러나 자연에 은거하면서 풍류를 즐김.

*물아일체(物我一體):자연=화자()

*중장: 근경(가까운 경치) 종장: 원경(먼 경치)

風流

말업슨 청산(靑山)이오 태()업슨 유수(流水) l로다.

갑업슨 청풍(淸風)이오, 업슨 명월(明月)이라

이 중에 병()업슨 이몸이 분별(分別)업시 늘그리라.

말이 없는 청산이요, 모양 없는 물이로다.

값이 없는 바람이요, 주인 없는 달이로다.

이러한 자연 속에서 병이 없는 이몸이

아무 근심 없이 늙으리라.

작가

성 혼

주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

point

*말없는, 모양없는 과묵함,원만함

*분별업시세속적인 근심 걱정은

잊으며 살겠다.

風流

산촌(山村)에 눈이오니 돌길이 무쳐세라

시비(柴扉)여지마라 날 즈리 뉘 이시리

밤즁만 일편명월(一片明月)이 긔벗인가 노라

산골마을에 눈이 오니 길이 눈에 묻혔구나

사립문을 열지마라(이렇게 묻혀 사는 나를)

찾을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

다만 밤중에 한 조각 밝은 달이 내 벗인가 하노라.

작가

신 흠

주제

은사(隱士:은둔하며 사는 선비)의 한정(閑情: 한가로운 삶)

point

*: 고독을 덜어주는 대상

감정이입의 대상

風流

전원(田園)에 나믄 흥()을 전나귀에

모도싯고

계산(溪山) 니근 길로 흥치며 도라와셔

아해 금서(琴書)를 다스려라 나믄 해를

보내리라

전원을 즐기다가 남은 흥을 나귀의 등에 모두 싣고

계곡이 있는 산의 익숙한 길로 흥겨워

하며 돌아와서

거문고와 책을 벗삼아 남은 세월을 보내리라

작가

김천택:청구영언(시조집)작가

주제

전원에서 느끼는 정취

point

* 자연을 완상(천천히 감상)하며

그 속에서 노니는 즐거움을 노래

* 음풍농월(吟風弄月)=음풍영월

風流

공명(功名)을 즐겨마라 영욕(榮辱)이 반()이로다

부귀(富貴)를 탐()치 마라 위기(危機)니라

우리일신(一身)이 한가(閑暇)커니 두려온 일 업세라

벼슬길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마라.

영욕과 1/2이고 치욕이 1/2이다.

부귀를 탐하지 마라. 위기를 맞게 된다.

우리는 부귀와 공명을 멀리하고 지내니

조금도 두려워할 일이 없도다.

작가

김삼현

주제

야인(野人)으로서 한가하게 사는 즐거움.

point

* 세속적인 욕망을 멀리하고 자연 속에서 유유자적(悠悠自適)하며

사는 즐거움을 노래.

* 아무런 욕심이 없음(교훈적인 수양가)

風流

강산 죠흔 경()을 힘센이 닷톨 양이면

내 힘과 내 분()으로 어이여 엇든쏜이

진실로 금()리 업쓸싀 나도두고 논이노라

자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힘 센 사람들이

서로 가지려고 다툰다면

내 힘과 내 분수(처지)로 어떻게 (그것을)

얻을 수 있겠는가

정말로 자연을 사랑하고 즐기는 것을

금지하는 사람이 없으므로 나도 즐기노라

작가

김천택

주제

자연을 감상하는 기쁨

point

* 힘센이: 육체적인 것 뿐만 아니라

, 권력, 지위 등을 포함함

* 자연의 주인이 없음중국의

소동파의 적벽부와 관련됨.

* 양반이나, 평민적인 감정을 다룸

風流

백구(白鷗)야 말 물어 보자 놀라지 말아스라

명구승지(名區勝地)를 어디어디 보았는다

날다려 자세히 일러든 너와 게 가 놀리라

갈매기야 말 물어보자(너를 헤치지 않으니)

너무 놀라지 말아라

경치가 좋기로 유명한 곳을 어디어디 보았는냐

나에게 자세히 말해주면 너와 거기에 가서 함께 놀리라.

작가

김천택

주제

자연애(自然愛)

point

* ‘너와 함께 가서 놀겠다자연과

일체감을 얻고자 함. 주객일체

(主客一體)의 소망

風流

초암(草庵)이 적료(寂廖)대 벗업시 자안

평조(平調) 하닙해 백운(白雲)이 절로 존다.

언의 뉘 이 죠흔 뜻을 알 리 잇다 리오

초암이 적적하고 고요한데 친구하나 없이

혼자 앉아서

나직한 곡조로 대엽 가락을 읊으니 흰구름이 절로 조는 것 같구나

어느 누가 혼자 즐기는 이 멋을 아는 사람이 있다 하겠는가

작가

김수장(시조집해동가요평찬)

주제

풍류를 즐기는 마음

point

* 한 폭의 동양화

風流

매암이 뱁다 울고 쓰르람이 쓰다우니

산채(山菜)를 맵다는가 박주(薄酒)를 쓰다든가

우리는 초야(草野)에 뭇쳐시니 맵고 쓴줄

몰내라

매미가 맵다고 울고 쓰르라미가 쓰다고

우니,

산나물이 맵다고 하는가, 좋지 않은 술이

쓰다고 하는가

우리는 시골(자연)에 묻혀 살고 있으니

맵고 쓴 줄을 모르겠다.

작가

이정신

주제

초야에 묻혀 사는 즐거움

point

* 초장 : 언어유희가 사용됨.

매미맵다. //쓰르라미쓰다.

*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롭게

즐기는 여유와 멋(安貧樂道)

風流

놉프락 나즈락며 멀기와 갓갑기와

모지락 둥그락며 길기와 져르기와

평생(平生)을 이리엿시니 무삼 근심 잇시리

높기도 낮기도하며 멀기도 가깝기도하고

네모지고 둥글기도하며 길기도 짧기도하니

평생을 이렇게 살아왔으니 무슨 걱정이

있겠느냐

작가

안민영

주제

유유자적(悠悠自適)한 삶

point

* 초장,중장두가지 상태의

대조를 사용 인생의 진리

*원만하고 여유로운 삶

 

 

 

風流

삿갓에 되롱이 닙고 세우 중에 호믜 메고

산전(山田)을 흣매다가 녹음(綠陰)에 누어시니

목동(牧童)이 우야(牛羊)을 모라 든 날을 깨와다

머리에 삿갓을 쓰고 도롱이를 입고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호미를 어깨에 메고

산 속에 들어가 밭을 매다가 나무 그늘 아래 누웠더니

어느새 목도이 소와 양을 몰고와 (그 울음소리에) 잠든 내가 깨어났구나

작가

김굉필

주제

평화로운 전원생활

point

* 무오사화와 연루되어 귀향살이

은둔생활

*한가로운 전원생활

풍류

 믈 데온 물이 고기도곤 마시 이셰.

草屋(초옥) 조븐 줄이 긔 더욱 내 ()이라.

다만당 님 그린 타스로 시름계워 노라.

현대어역 / 쓴 나물을 삶은 물이건마는 고기보다도 맛이 있네 그려. 보잘것없는 띠집이라 좁은 줄은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더욱 내 분수에 알맞는다. 다만, 한가지 임금을 그리워하는 탓으로 못내 걱정됨을 이기지 못하겠도다.

해제 초장과 중장은 점층법으로 안빈낙도(安貧樂道)의 생활을 읊었고, 종장에서 연군지정으로 확대하였다.

작자 정철(鄭澈) / 제재 청빈한 생활

주제 안빈 낙도(安貧樂道)와 연군(戀君)

풍류

田園(전원)에 나믄 ()전나귀에 모도 싯고

溪山(계산) 니근 길로 흥치며 도라와셔

, 琴書(금서)다스려라 나믄 를 보내리라.

현대어역 / 전원에 남은 흥을 (다리를 저는) 나귀에 모두 싣고, 계곡을 낀 산 속 익숙한 길을 흥겨워하며 돌아와서, 아이야 거문고와 서책을 다스려라 남은 시간을 보내리라.

해제 자연에서 풍류를 즐기는 작자의 모습에서 한가함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작가 김천택(金天澤)

제재 전원의 흥취

주제 자연 속에서 누리는 풍류

풍류

頭流山(두류산) 兩端水(양단수)를 녜 듯고 이졔 보니,

桃花(도화)  은 물에 山影(산영)조차 잠겻셰라.

아희야 武陵(무릉)이 어듸오 나옌가 노라.

[전문 풀이]

지리산의 두 갈래 흐르는 물을 옛날에 듣기만 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복숭아꽃이 떠내려가는 맑은 물에 산 그림자까지 잠겨 있구나.

아이야, 무릉도원이 어디냐? 나는 여기인가 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조식(曺植, 1501-1572) 조선 명종 때의 학자.

성격 - 한정가(閑情歌) / 표현 - 문답법. 영탄법

주제 - 지리산 양단수의 승경(勝景)을 찬미(讚美). 절경에 대한 감탄. 자연에의 귀의(歸依)

작품 해설

지리산의 승경(勝景)을 선경(仙境)에 비유하여 찬미하면서, 자연 속에 은거하는 즐거움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종장의 무릉무릉도원을 뜻하는 말로, 낙원을 가리킨다.

풍류

거문고 타쟈 니 손이 알파 어렵거늘,

北窓松陰(북창 송음)이 줄을 언져 거러두고,

람의 제 우이거시야 듯기 됴타.

[전문 풀이]

거문고를 연주하려 하니 손이 아파서 어렵거늘,

북쪽 창 밖의 소나무 그늘에 줄을 얹어 걸어 두니,

바람에 저절로 우는 거문고 소리 이것이야말로 듣기 좋구나.

 

[핵심 정리]

지은이 - 송계연월옹(松桂烟月翁 ?-?)

제재 - 바람 소리 / 주제 - 운치 있는 자연의 소리

작품 해설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를 예찬하고 있는 작품이다. 거문고는 손이 아파 탈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바람에 저절로 우는 소리가 더 듣기 좋다고 하는 말은, 지은이가 인위적인 멋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운치 있는 아름다움을 훨씬 더 소중히 여긴다는 것을 선명히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풍류

書劍(서검)을 못 일우고 쓸업쓴 몸이 되야

五十春光(오십춘광)옴 업씨 지연져

두어라 언의 곳 靑山(청산)이야 날  이야 잇시랴.

[전문 풀이]

문무(文武)를 닦지 못하고 쓸데없는 몸이 되어

오십 년 한평생을 한 일 없이 지냈구나.

두어라, 어느 곳이든 자연이나 나를 마다할 알이 있겠는가?

>> 구절 풀이

書劍(서검)을 못 일우고 쓸업쓴 몸이 되야 : 이 작품의 작가인 김천택은 평민이었으며, 신분의 한계로 인하여 벼슬길에 나갈 수 없었다. 문무(文武)를 이루지 못하고 쓸데없는 몸이 되었다는 이 표현은, 이런 현실로 인하여 보잘것없는 처지가 되었음을 한탄한 것이다.

두어라 언의 곳 靑山(청산)이야 날  이야 잇시랴. : 별 볼 일이 없는 신분이지만 자연은 자신을 꺼려하여 배척할 리가 없다는 이 말을 통해, 작가는 현실적 제약으로 인해 아무런 공()도 세우지 못하고 명예나 부귀도 얻지 못한 자신의 처지에 대하여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다.

[핵심 정리]

지은이 - 김천택(金天澤, ?-?)

특징 - 자연의 아름다움과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이 드러남 / 주제 - 자연애(自然愛)

풍류

말리 말리  이 일 말기 어렵다.

이 일 말면 一身(일신)閑暇(한가).

어지게 엇그제 던 일이 다 왼 줄 알과라.

[전문 풀이]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이 일은 그만 두기가 어렵구나.

이 일을 하지 않으니 내 몸이 한가하다.

어찌하리, 엊그제 하던 일이 다 잘못된 것인 줄 알겠구나.

[작품 정리]

지은이 : 권호문(權好文 15321587)

갈래 : 평시조. 연시조

성격 : 한정가(閑情歌)의 성격을 띠지만, 입신양명(立身揚名)에 대한 작가의 미련이 담겨 있음

제재 : 벼슬길과 은거(隱居)

주제 : 자연에 은거하는 삶의 즐거움

해설 : “한거십팔곡(閑居十八曲)”은 자연에 은거하는 삶의 즐거움을 주제로 한 총 18수의 연시조이다. 그러나 강호한정(江湖閑情)을 노래한 일반적인 시조와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벼슬길에 나서 입신양명(立身揚名)하는 삶에 대한 미련이 끊임없이 나타나고 있다. , 작가의 벼슬길과 자연에 은거하는 삶 사이의 현실적인 내적 갈등을 보여 준다 하겠다.

 

 

 

 

 

 

풍류

安貧(안빈)을 슬히 넉여 손 헤다 물러감여.

富貴(부귀)를 불어여 손 치다 나아오랴.

암아도 貧而無怨(빈이무원)이 긔 올흔가 노라.

 

[전문 풀이]

가난하게 사는 것이 싫어서 손을 젓는다고 그 가난이 물러가겠으며,

부귀를 부러워하여 손을 들어 반긴다고 그것이 다가오겠는가.

아무리 가난해도 원망하지 않는 생활, 그것이 옳은 것이라 생각하노라.

[작품 정리]

지은이 : 김천택(金天澤 ?-?) 호는 남파(南坡). 창가(唱歌)에 뛰어났으며 김수장(金壽長)과 함께 경정산가단(敬亭山歌壇)’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청구영언>을 편찬함

해설 : ‘빈이무원(貧而無怨)’, ‘안빈낙도(安貧樂道)’를 주제로 하는 작품이다. 다만 이 시조에서는 가난이 좋아서 그것을 즐긴다기보다는, 숙명적인 가난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를 보인다는 점에서 종래의 가치관과 다소 차이를 보인다고 하겠다.

풍류

淸凉山(청량산) 六六峰(육륙봉)을 아니 나와 白鷗(백구)

白鷗(백구)야 헌사랴 못 미들손 桃花(도화)로다.

桃花(도화)나지 마로렴 魚舟子(어주자) 알가 하노라.

[전문 풀이]

청량산 열두 봉우리를 아는 것은 나와 흰 갈매기뿐이로다.

흰 갈매기야 시끄럽게 떠들 리가(그래서 다른 사람이 이 곳을 알게 할 리가) 있겠느냐, 못 믿겠는 것은 복숭아꽃이다.

복숭아꽃아, (강물에) 떠서 아래로 흘러가지 말아 다오. 어부가 (너를 보고 이 곳을) 알까 (걱정)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이황(李滉 1501-1570) 표현 : 의인법

성격 : 전원적. 관조적. 풍류적. 낭만적. 한정가

주제 : 청량산의 아름다움. 자연을 벗 삼는 즐거움

해설 : 이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청량산 열두 봉우리의 아름다움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지 않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면 이면에는 청량산이 마치 무릉도원같이 탈속적인 자연이라는 예찬과, 신선 세계같이 아름다운 자연에 묻혀 세상과는 거리를 두고 조용하고 한가롭게 살아가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 있다. 이와 같은 예찬과 소망은 강호가도(江湖歌道)에 속하는 다른 여러 작품에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풍류

方席(방석) 내지 마라, 落葉(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희야, 薄酒山菜(박주 산채)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어휘 및 구절 풀이]

집 방석(方席) : 짚으로 만든 방석. 인공적 소재. ‘낙엽과 대조되는 말 / 솔불 : 관솔불. / 박주산채(薄酒山菜) : 맛이 변변치 못한 술(막걸리)과 산나물. 값싼 술과 안주란 뜻으로 대유법 미주가효(美酒佳肴)

[핵심 정리]

지은이 : 한호(韓濩 1543-1605) 호는 석봉(石峰).

주제 : 자연 속의 소박한 풍류

기타 : 세상 일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산마을의 정취 넘치는 풍류를 노래함

 

풍류

비 오 들희 가랴 사립 닷고 쇼 머겨라

마히 양이랴 잠기 연장 다려라

쉬다가 개날 보아 래 긴 밧 가라라

[전문 풀이]

비가 떨어지는데 굳이 들에 나가겠느냐, 사립문을 닫고 소에게 여물이나 먹여라.

장마가 언제나 이렇게 계속되겠느냐, 쟁기와 연장들이나 손질하여라.

장마가 질 때 쉬다가 날씨가 맑아지는 날 보아서 이랑이 긴 밭을 갈아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주제 : 장마철의 한가로운 농촌 생활.

해설 : 여름철 한가로움을 이야기하는 가운데, 농사에 대한 준비를 권유하는 내용이다.

풍류

雪嶽山(설악산) 가는 길의 皆骨山(개골산) 중을 만나

중다려 뭇는 말이 楓岳(풍악)이 엇더터니

이 사이 ()하야 서리 티니 때 마잣디 하더라.

[어휘 및 구절 풀이]

개골산(皆骨山) : 금강산의 다른 이름. 겨울의 금강산을 이르기도 함 / 풍악(楓岳) : 가을의 금강산. 여기서는 금강산의 단풍을 뜻함 / 때 마잣디 : 때가 알맞아 구경하기 좋다는 뜻

[핵심 정리]

지은이 : 조명리(趙明履 1757-1831)

주제 : 금강산 단풍의 아름다움

기타 : 문답형으로 되어 있으며 기행시이다.

풍류

紅塵(홍진)을 다 치고 竹杖芒鞋(죽장 망혜) 집고 신고,

瑤琴(요금)을 빗기 안고 西湖(서호)로 드러가니,

蘆花(노화)만흔 갈며기  벗인가 노라.

[전문 풀이]

속세의 번거로운 일을 다 집어치우고 대지팡이를 짚으며 미투리를 걸쳐 신고서,

거문고를 비스듬히 안고 경치 좋은 호수를 찾아가니,

갈대꽃 사이의 수많은 갈매기는 나를 제 벗처럼 여기는구나.

[핵심 정리]

성격 : 한정가(閑情歌) / 주제 : 자연에 묻혀 사는 한가로운 심정

 

주제 : 愛情 (평시조)

梨花(이화)月白(월백)하고 銀漢(은한)三更(삼경)인제

一枝春心(일지춘심)子規(자규)l야 알랴마

多情(다정)()인냥못 드러 노라.

배꽃에 달이 밝게 비치고 밤은 깊어 삼경(11-1)인 때에

나뭇가지에 깃들여 있는 봄의 정서를 소쩍새야 알 리가 있으랴마는

다정한 것이 병처럼 되어 잠 못 들어 하노라.

작가

이조년 (고려시조)

주제

봄밤의 풍경과 애상의 감정

point

*자규: 소쩍새, 접동새, 귀촉도

*시각적 심상+청각적 심상

음이 어린 후() L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늬 님 오리마

닙 부 람에 행()혀 긘가 노라

마음이 어리석으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겹겹이 쌓인 깊은 산골짜기에 어느 님이 오겠느냐마는

떨어지는 잎과 바람 소리에 혹시 임이 아닐까 생각하노라.

작가

서경덕

주제

님을 기다리는 마음

point

* = 황진이

*자기자신이 어리석어 보일 정도로

님을 향한 기다림이 간절함.

*만중운산: 님과의 장애물

*,: 착각을 일으키는 소재

이화우(梨花雨) 흣뿌릴 제 울며잡고 이별

추풍낙엽(秋風落葉)에 저도 날 생각

천리(千里)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노매

배꽃이 비처럼 흩날리는 봄에 손잡고 울며 헤어진 님.

바람 불고 낙엽이 지는 이 가을에도 나를 생각하고 계실까?

천릿길 머나먼 곳에 외로운 꿈만 오락가락 하는구나.

작가

계 랑(기생)

주제

님을 그리는 마음

point

* =유희경

*이화우:추풍낙엽:가을 시간(세월)의 흐름

*천리길 외로운 꿈 : 영원한 님에

대한 그리움.

동짓(冬至)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내어

춘풍(春風)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동짓달 긴 밤의 한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처럼 따뜻한 이불 아래 넣어 뒀다가

정든 님이 오시는 날 밤에 펼쳐 두리라.

작가

황진이

주제

님을 그리는 마음

point

*추상적 개념(시간)구체적인 사물

(형상화)

*님을 기다리며 한숨으로 지새우는

여인의 애절한 심정이 여성 특유의 섬세한 감각으로 표현됨.

()은 녯 산이로되 물은 녯 물이 안이로다.

주야(晝夜)에 흘은이 녯 물이 이실쏜야.

인걸(人傑)도 물과 야 가고 안이 오노매라.

산은 옛 산 그대로인데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밤낮으로 흘러가니 옛 물이 그대로 있겠느냐

사람도 저 물과 같아서 한 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는구나.

작가

황진이

주제

무정한 님인생무상(人生無常)

point

*변함없는 산=님에 대한 나의 사랑

*변하는 물=인걸=사랑하는 사람

(서화담)

어져 내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

이시라 더면 가랴마제 구

보내고 그리()은 나도 몰라 노라

, 내가 한 일이여, 그리워할 줄 몰랐던가

있으라고 하면 (님이) 구태여 떠났을까

보내 놓고 그리워하는 마음은 나도 모르겠구나.

작가

황진이

주제

님을 그리는 마음

point

*이별의 정한() :가시리, 진달래꽃

*중장의 도치법 사용: 공허한 심정

*종장 : 이성과 감성의 불일치,갈등

묏버들 갈해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대

자시() 밧긔 심거 두고 보쇼셔

밤비예 새닙 곳 나거든 날인가도 너기쇼서

버드나무 가지 꺾어 님에게 보내니

주무시는 방의 창문 밖에 심어 두고 보소서

밤비에 새 잎이 나거든 나라고 여기소서

작가

홍 랑

주제

님에 대한 사랑

point

*=최경창

*버드나무 가지=‘의 분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임에 대한

사랑은 영원함을 노래함.

애정

山村(산촌)에 밤이 드니 먼딋 즈져온다.

柴扉(시비)를 열고 보니 하늘이 챠고 달이로다.

, 空山(공산) 잠든 달을 즈져 므리오.

해설>>

산골 마을에 밤이 깊어지니 먼 곳의 개가 짖어 운다.

사립문을 열고 보니 찬 하늘에 달만이 높이 떠 있도다.

저 개야, 인적 없이 한적한 산에 비친 달빛을 짖어 무엇하리오.

** 해제: 개짖는 소리에 임을 연상하고, 더욱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하였다.

작가 천근(千錦) / 제재 연모의 정 / 주제 임을 기다리는 외로움

애정

에 뵈님이 信義(신의)업다 것마,

貪貪(탐탐) 그리올졔 아니면 어이보리.

져 님아 이라 말고 뵈시쇼.

>> 현대어역

옛부터 꿈에 보이는 임은 신의가 없다고 하건마는,

못 견디게 그리울 때에 꿈이 아니면 어찌 만나 뵈리.

저 임아 꿈이라 꺼리지 말고 꿈마다 자주자주 뵙게 해 주소서.

>> 해제 꿈이 아니면 만나볼 수 없는 안타까움을 생생하게 표현하였다.

작가 명옥(明玉) / 제재 꿈에 뵈는 임 / 주제 임에 대한 그리움

 

애정

無信(무신) 님을 언속엿관

月沈 三更(월심 삼경) 혀 업.

秋風(추풍)지는 닙 들 어이 리오.

>> 현대어역

내가 언제 신의가 없어서 임을 한번이라도 속였기에,

달마저 기울어진 한밤중이 되도록 아직도 찾아올 듯한 기척이 전혀 없네.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에 (임의 기척인 줄 속게 되는) 내 마음인들 어찌하리오.

>> 해제 중장은 임에 대한 원망인 동시에 자탄(自歎)의 소리이며, 종장은 임에 대한 그리움이다.

작가 황진이(黃眞伊) / 제재 연모(戀慕)의 정 / 주제 임에 대한 그리움

 

애정

내 언無信(무신)여 님을 언속엿관

月沈(월침) 三更(삼경)에 온 ()혀 업.

秋風(추풍)에 지는 닙 소들 어이 리오.

[전문 풀이]

내가 언제 신의가 없어서 임을 한 번이라도 속였기에

달마저 기울어진 한밤중이 되도록 아직도 찾아올 듯한 기척이 전혀 없네.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에 (임의 기척인 줄 속게 되는) 내 마음인들 어찌하리오.

[핵심 정리]

지은이 : 황진이(黃眞伊 ?-?) 성격 : 연정가(戀情歌) / 제재 : 연모(戀慕)의 정() 주제 : 임에 대한 그리움

애정

靑草(청초) 우거진 골에 자다 누엇.

紅顔(홍안)을 어듸 두고 白骨(백골)만 무쳣.

() 자바 ()리 업스니 그를 슬허 노라.

[전문 풀이]

푸른 풀이 무성한 골짜기에 자느냐 누워 있느냐.

젊었던 시절의 아름다운 얼굴은 어디에다 두고 백골만 묻혀 있느냐.

이제는 술잔을 잡고 권할 사람이 없으니 그것을 못내 슬퍼하노라.

[작품 정리] 지은이 : 임제(林悌 15491587)

해설 : 황진이의 생전에 그녀와 교분이 두터웠던 지은이가 평안도사(平安都事)로 부임해 가는 길에, 그녀의 무덤을 찾아가 부른 노래이다. 살아 생전의 아리따웠던 그녀의 모습에 대한 그리움과, 이제는 백골이 되어 누워 있는 현실 앞에서 느끼는 허무감이 구구절절이 스며 있어 읽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애정

솔이 솔이라 니 므슨 솔만 너기

千尋絶壁(천심절벽)落落長松(낙락장송) 내 긔로다.

길 아래 樵童(초동)의 졉나시야 거러 볼 줄 이시랴.

 

[핵심 정리]

지은이 : 송이(松伊) 기생이라고만 전함

연대 : 미상

갈래 : 평시조

주제 : 고고한 기녀의 자부심

애정

北窓(북창)다커늘 雨裝(우장)업시 길을 난이,

()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비로다.

오늘은 비 맛잣시니 얼어 잘 노라.

[전문 풀이]

북쪽 하늘이 맑다고 하기에 비옷도 없이 길을 나섰더니,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차가운 비가 내리는구나.

오늘은 차가운 비를 맞았으니 얼어 잘까 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임제(林悌 15491587)

성격 : 중의적 표현 / 주제 : 사랑의 호소

해설 : 풍류 남아(風流男兒)로 유명한 지은이가 평양에 갔을 때, 그 곳 명기(名妓)인 만나 부른 노래이다. 이 시조의 종장은 기발한 중의적 표현으로서, ‘오늘은 한우(寒雨-찬비)를 만났으니, 당신[寒雨(한우)]과 잠자리를 함께 하고 싶소.’라는 고백이다.

 

 

애정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

鴛鴦枕(원앙침) 翡翠衾(비취금) 어듸 두고 얼어 자리.

오늘은 비 맛자신이 녹아 잘 노라.

[전문 풀이]

어찌 얼어 자겠나이까? 무슨 일로 얼어 자겠나이까?

원앙새 수놓은 베개와 비취색 이불을 어디다 버려 두고서, 이 밤을 얼어 자려 하시나이까?

오늘은 (그대가) 찬비를 맞고 오셨으니 덥게 몸을 녹여 가며 자려 하나이다.

[핵심 정리]

지은이 : 한우(寒雨 ?-?) 조선 선조 때의 기생

성격 : 연정가 / 제재 : 임제의 한우가(寒雨歌)”

주제 : 임제의 한우가에 대한 화답시(和答詩). 구애(求愛)를 허락함

해설 : 임제의 한우가에서와 같이 寒雨를 중의적으로 표현한 것이며, ‘찬비를 맞았다를 만났다는 뜻으로, “한우가가 구애가(求愛歌)라면 이 노래는 그에 대한 허락의 노래라 할 수 있다.

애정

雪月(설월)滿窓(만창)람아 부지 마라.

曳履聲(예리성) 아닌 줄을 判然(판연)히 알건마,

그립고 아쉬운 적이면 여 긘가 노라.

[전문 풀이]

눈 위에 비치는 달빛이 창문에 가득한데, 바람아 불지를 말아라.

신을 끌며 다가오는 임의 발소리가 아닌 줄을 똑똑히 알지마는,

그립고 아쉬운 때면 (그 바람 소리가) 행여 임의 발자국 소린가 하여 마음을 졸이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미상

주제 : 임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심정

해설 : 허사인 줄 알면서도 임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하고 있다. 초장은 임을 그리는 정을 더욱더 간절하게 유발하는 배경 구실을 하며, 중장과 종장에서 바람 소리를 임의 발자국 소리로 착각한다고 하는 환각(幻覺)의 표현은, 서술조가 아닌 내면의 감정 표현으로 매우 높은 표현 기교를 보여 주는 구절이지만, 이러한 발상은 당시 흔히 사용되어 온 것이다. 임을 기다리는 여인에게 밤은 고통의 지새움이다. 흰 눈빛을 받아 더욱 밝은 달빛이 창문에 가득한데, 바람은 어인 일로 분단 말인가? 임의 발자국 소리가 아닌 줄은 너무나 환하게 아는 일이건만, 그래도 귀를 기울이는 심정은 그리움에 응어리진 마음 때문이리라. 지극한 연모의 정을 보여 주는 이 노래는 더욱 간절한 느낌을 자아내게 한다. 안타까운 심정이 잘 묘사되었다.

 

주제 : 歎老(늙음을 탄식) (평시조)

歎老

춘산(春山)에 눈녹인 바건듯불고 간 듸 없다.

져근덧 비러다가 마리 우희 불니고져

귀 밑에 해묵은 서리녹여 볼가 노라

봄 동산에 있는 눈을 녹인 바람이 잠깐 불고는 간 곳이 없다.

(그 바람을) 잠시 빌려서 내 머리 위에 불게하고 싶구나

(그리하여) 귀 밑에 있는 오래된 서리(백발)을 녹여 보고자 하노라.

작가

우탁(고려시조)

주제

늙음에 대한 탄식

point

*비유적인 표현: 서리봄바람

 

*탄식에서 더 나아가 극복의지

歎老

손에 막대 잡고 또 손에 가싀 쥐고

늙은 길 가싀로 막고, 백발(白髮) 막대로 치려터니

백발(白髮)이 제 몬져 알고 즈럼길로 오더라.

한손에 막대를 잡고 또 한손에 가시를 쥐고

늙는 길은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을 막대로 치려고 했더니

백발이 제가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작가

우탁(고려시조)

주제

늙음에 대한 탄식

point

*늙음을 거부하고자 했으나,

어쩔 수 없음을 나타냄.

ex) 춘향전의 백발가

주제 : (평시조)

반중(盤中) 조홍(早紅)감이 고아도 보이

유자(柚子) l 안이라도 품엄즉도 다마

품어 가 반기리 업슬새 글노 설워 이다.

그릇에 놓인 붉은 감이 곱게도 보입니다.

(그 감이) 비록 유자는 아니라도, 품어 (가져) 갈 마음이 있지만,

가져간들 반가워할 사람(부모님)이 없으니 그것을 서러워합니다.

작가

박인로

주제

지극한 효심

point

*돌아가신 부모님을 생각함

풍수지탄(風樹之嘆)

*옛날 육적이라는 아이가 원술의 집에 갔다가 대접받은 유자를 부모를 위해 가져옴(회귤고사)

뉘라셔 가마귀를 검고 흉타 돗던고

반포보은(反哺報恩)이 긔 아니 아름다온가

이 저 새만 못믈 못내 슬허노라

누가 까마귀를 검고 불길한 새라고 했는가

반포 보은 그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사람들이 저 까마귀만도 못한 것을 끝내

슬퍼하노라

작가

박효관

주제

인간의 불효에 대한 탄식

point

* 반포지효(反哺之孝) : 까마귀는 어미가 늙으면 먹이를 물어다가 봉양함.

*까마귀만도 못한 사람들의 불효를

비판함.

형제애

동기로 세 몸 되어 한 몸같이 지내다가

두 아운 어디 가서 돌아올 줄 모르는고.

날마다 석양 문외에 한숨 겨워 하노라.

[전문 풀이]

형제로서 세 사람의 몸이지만 한 몸처럼 가까이 지내다가

두 아우는 어디 가서 돌아올 줄 모르는가?

날마다 해 지는 문 밖에 서서 한숨을 못 이겨 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박인로(朴仁老, 1561-1942)

성격 - 망제가(望弟歌) / 표현 - 설의법. 비유법

특징 - 장면 묘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작가의 심정을 표현함

제재 - 형제 간의 우애 / 주제 - 아우들과 헤어진 서글픈 심정

작품 해설

동생들에 대한 그리움과 기다림을 표현한 작품이다. ‘한 몸같이지낸 동생들이니, 그들을 잃은 뒤에 작가는 마치 팔다리를 잃은 것처럼 허전하고 아픈 심정 속에 살아갔을 것이다. 그 같은 아픔과 애타는 기다림이, 문 밖에 나가 서서 터져 나오는 한숨을 막지 못하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통해 선명하게 그려져 있다.

길고길고 믈은 멀고멀고

어버이 그린 은 만코만코 하고하고

어뒤셔 외기러기울고울고 가.

[전문 풀이]

산은 끝없이 길게길게 이어져 있고 강물은 아득히 먼 곳으로 굽이굽이 흐르고 있구나.

부모님 그리운 마음은 많기도 많고 크기도 크구나.

어디선가 무리에서 홀로 떨어진 외기러기는 울면서 울면서 슬프게 날아가는구나.

[핵심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표현 : 반복법. 대구법/

어조 : 그리움 /

주제 : (). 연군(戀君)

해설 : 낯설고 험한 곳에서 귀양살이를 하던 윤선도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생각하며 이 시조를 노래했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임금을 어버이에 비유하여 노래하였다고도 전한다.

 

 

 

주제 : 禮讚 (평시조)

禮讚

한식(寒食)비 갠 날에 국화(菊花)움이 반가왜라

꼿도 보려니와 일일신(日日新) 더 죠홰라

풍상(風霜)이 섯거 치면 군자절(君子節)을 픠온다

한식날 비가 갠 후에 돋아나는 국화싹이

반갑도다.

나중에 꽃을 보는 것도 좋지만 날로 새롭게 자라는 싹이 더 보기 좋구나

늦가을이 되어 바람과 서리가 몰아칠 때면 군자의 절개를 피운다.

작가

김수장

주제

국화 예찬

point

* 교훈적 (日新又日新)

* 풍상(風霜) : 고난과 시련

禮讚

고울사 저 꽃이여 반()만 여읜 저꽃이여

더도 덜도 말고 매양 그만 허여 있어

춘풍(春風)에 향기 좇는 나뷔를 웃고 맞어

허노라

곱기도 하구나 저꽃이여 반쯤 시든

저꽃이여

더도덜도 말고 언제나 그 상태를 유지하여

봄바람에 향기 따라오는 나비를 웃고

맞이하노라.

작가

안민영 시조집가곡원류편찬

주제

꽃의 아름다움 예찬

point

*완전한 꽃이 아니라, 반쯤 시든

꽃을 찬미하고 있음이 특이함.

* (아름다움)의 사라짐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반영된 것.

ex) 조지훈의 낙화(洛花)

예찬

無情(무정)히 서바회 有情(유정)보이

最靈(최령) 吾人(오인) 直立不倚(직립불의) 어렵거

萬古(만고)애 곳게 선 얼구리 고칠 적이 업.

 

 

현대어역 /

아무런 감각이 없이 서 있는 저 바위가 마치 무슨 정이라도 있어 보인다.

가장 영특한 존재라는 우리 사람도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오랫동안 바로 서기 어렵거늘,

오랜 세월 동안 꼿꼿하게 선 모양이 변할 때가 없다.

>> 해제 바위라는 무정물(無情物)에 지은이의 감정을 이입(移入)한 작품이다.

작가 박인로(朴仁老) / 제재 바위 / 주제 바위의 곧은 품성

 

 

주제 : 諷刺 (평시조)

諷刺

노래 삼긴 사시름도 하도할샤

닐러 다 못닐러 불러나 푸돗

진실로 풀릴거시면은 나도 불러 보리라.

노래를 처음으로 만든 사람은 근심과 걱정이 많기도 많았구나

말을 하고 또 해도 부족하여 노래를 불러 (맺힌 마음을) 풀었던가.

정말로 노래를 불러 풀리는 것이라면 나도 불러 보리라.

작가

신 흠

주제

노래로써 근심을 잊으려함

point

* 어지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화자

* 마음의 평정을 찾는 한 방법으로

노래를 부를 것을 제시함.

諷刺

곳이 진다 고 새들아 슬허 마라

람에 흣리니 곳의 탓 아니로다

가노라 희짓봄을 새와 므슴 리오

꽃이 진다고 새들아 슬퍼하지 마라

모진 바람 때문에 떨어지는 것이니, 꽃의 잘못이 아니로다

가느라고 훼방놓는 봄을 시샘해서 무엇하리오.

작가

송순

주제

당파싸움을 일삼는 무리를 비판

point

* 을사사화를 배경

* : 희생되는 선비들

* : 을사사화를 일으킨 무리

* 체념적인 어조

풍자

굼벙이 매암이 되야 나래 도쳐 나라 올라

노프나 노픈 남게 소리는 죠커니와

그 위희 거미줄 이시니 그를 조심하여라

전문풀이

굼벵이가 매미가 되어 날개가 돋아서 날아 올라.

높고 높은 나무 위에서 우는 소리가 좋지마는

그 위에 거미줄이 있으니 그것을 조심하여라.

해설 및 감상

초장의 '굼벵이''매미'는 신분 계층을 나타내는 것으로, 날개가 돋은 매미는 곧 벼슬 자리에 오른 인물을 뜻한다. 그 매미가 높은 나무에서 소리를 내어 운다는 것은 벼슬 자리에 있는 삶이 권세를 부린다는 의미이다. 종장의 '거미줄'은 잘못하다가 그 권세를 잃어버릴 수 있는 경계의 상황을 비유한 말로, 작자의 깨달음이 응축되어 표현된 핵심어이다.

핵심정리

작자 : 미상(未詳) / 주제 : 권세에 대한 경계

풍자

하하 허허 들 내 우음이 졍 우움가

하 어척 업서셔 늣기다가 그리 되게

벗님웃디를 말구려 아귀 여디리라.

[전문 풀이]

하하 허허 하고 웃은들 내 웃음이 정말 우스워서 웃는 것이겠는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울다가 그리 된 것이다.

벗님네 웃지 마시오. (세상의 우스운 꼴을 볼 때마다 웃는다면, 어이없는 일이 하도 많아서) 입이 찢어질 것이니.

[핵심 정리]

지은이 - 권섭(權燮, 1671-1759) 조선 후기의 학자.

성격 - 풍자적 / 표현 - 설의법. 과장법

제재 - 웃음 / 주제 - 어이없는 세상사에 대한 풍자

작가는 당시의 잘못된 정치 현실에 대한 자신의 분노와 허탈감을, 반어적인 웃음을 제재로 한 이 풍자적인 작품 속에서 잘 표현하고 있다.

풍자

태산이 놉다 되 하아래 뫼히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업건마

이 제 아니 오르고 뫼흘 놉다 더라

>>해설

태산이 아무리 높다고 하지만 하늘 아래에 있는 산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려고 노력한다면 못오를 까닭이 없건마는

사람들이 스스로 올라가지 않고 산이 높다고만 하는구나.

* 작품 해설

작가 : 양사언

사람들에게 널리 애송되는 노래로 의지의 박약함을 경계하고 있는 작품이다. 어떤 과제를 앞에 놓고 한번 과감히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와 집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우선 지레 겁부터 먹고 마는 나약한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는 노래라 하겠다.

풍자

검으면 희다 고 희면 검다 .

검거나 희거나 올타리 전혀 업다.

로 귀 막고 눈 감아 듯도 보도 말리라.

[전문 풀이]

검은 것을 희다고 하고 흰 것을 오히려 검다고 하네.

검은 것을 검다고 하고 흰 것을 희다고 정확하게 말하는 사람이 전혀 없다.

그러니 차라리 귀를 막고 눈을 감아 듣지도 보지도 말겠노라.

[작품 정리]

지은이 : 김수장(金壽長 1690-?)

해설 : 자신들의 이익을 탐하여 양심을 속이고 거짓말을 일삼는 세태를 크게 탄식하는 노래이다. 지은이가 살던 시대는 당파 싸움이 극심하여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서 해를 입히는 일이 많았다.

풍자

風波(풍파)에 놀란 沙工(사공)  을 사니

九折(구절) 羊腸(양장)이 물도곤 어려왜라.

()도 말고 밧갈기만 리라.

[전문 풀이]

풍파에 놀란 사공이 배를 팔아 말을 사니,

꼬불꼬불하고 험한 산길이 물 위를 가는 것보다 더 어렵구나.

다음부터는 배도 말고 다 그만두고 농사나 지으며 살리라.

[작품 정리]

지은이 : 장만(張晩 1566-1629)

성격 : 처세가(處世歌) / 제재 : 인생 행로

주제 : 참된 삶의 어려움

해설 : 세상살이의 어려움을 풍파와 구절 양장에 비유하여 형상화한 작품이다. 여기에서의 세상살이는 바로 벼슬길을 뜻한다고 할 수 있는데, ‘배도 말도 말고 밭 갈기만 하겠다는 종장의 표현에서 벼슬길에 대한 지은이의 혐오감이 잘 드러나고 있다.

풍자

환자 타 산다 고 그샤 그르다 ,

夷薺(이제)의 노픈 줄을 이렁구리 알관디고.

어즈버 사이야 외랴 운의 타시로다.

[전문 풀이]

환곡을 타고 먹고 산다고 해서 그것을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니,

굶어 죽은 백이숙제가 위대하다는 것을 이렇게 해서 알겠구나.

아아, 사람이 무슨 잘못이겠는가. 흉년이 든 그 해의 운수 탓이로다.

[작품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15871671)

해설 : 환곡을 타서 연명하는 백성들의 어려운 생활 형편을 개탄하는 노래이다. 가난은 죄가 아니므로 환곡을 타 먹고 사는 것을 비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면서, 모든 것을 그 해의 운수 탓으로 돌리고 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이에 대한 책임을 면할 수 없는 나라에 대한 비판적 4시각이 담겨 있다.

풍자

잘 가노라 닷지 말며 못 가노라 쉬지 말라.

긋지 말고 寸陰(촌음)을 앗겻슬아.

가다가 中止(중지)면 안이 감만 못이라.

[전문 풀이]

잘 간다고 달리지 말 것이며, 못 간다고 쉬지 마라.

부디 그치지 말고 짧은 시간이라도 아끼려무나.

가다가 중지한다면 (처음부터) 아니 가는 것만 못하니라.

[작품 정리]

지은이 : 김천택(金天澤 ?-?)

해설 : 끊임없이 노력하는 삶의 자세가 꼭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는 노래이다. 자기 완성을 위하여 부단히 전진하는 사람만이 값진 삶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풍자

東窓(동창)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쇼칠 아 아니 니럿.

재 너머 래 긴 밧츨 언제 갈려 .

[전문 풀이]

동쪽 창이 벌써 밝았느냐. 종달새가 마구 지저귀는구나.

소 먹이는 아이는 아직도 잠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느냐.

고개 너머에 있는 그 넓은 밭을 언제 갈려고 하느냐.

[작품 정리]

지은이 : 남구만(南九萬 16291711)

해설 : 봄날 농촌의 바쁜 일상 속에서 게으름 피우는 아이를 꾸중하는 내용으로, 근면한 생활을 강조하는 교훈적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노래이다.

풍자

높으나 높은 에 날 권하여 올려 두고

이보오 벗님네야 흔들지나 말았으면

떨어져 죽기는 섧지 아녀도 님 못 볼까 하노라.

[전문 풀이]

높으나 높은 나무 위에 나를 올라가도록 권해 놓고서,

벗님네들이여, 제발 흔들지나 말았으면 좋겠다.

떨어져서 죽는 것은 섧지 않지만, 임금님을 다시 못 뵐 것이 서러워서 그러는 것이다.

[핵심 정리]

지은이 : 이양원(李陽元 1526-1592)

성격 : 풍자적. 비판적

주제 : 세태에 대한 풍자와 우국 충정

해설 : 작가가 영의정이 되었을 때 받들어 주기는커녕 모함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 안타까운 심정을 노래한 것이다. 벼슬에 미련은 없지만 나랏일이 잘못될까 봐 염려하는 그의 마음에서 우국연주(憂國戀主)의 정을 엿볼 수 있다. 세태에 대한 풍자와 군주에 대한 충직한 태도가 드러나는 시조로, 화자는 비유적인 방법으로 자신을 음해하는 세력들을 비판하면서, 나라의 임금에 대한 충성심을 노래하고 있다.

 

풍자

나모도 병이 드니 정자라도 쉬리 업다

호화이 셔신 제오리 가리 다 쉬더니

닙디고 가지 것근 후새도 아니 안.

>>해설

나무도 병이 들면, 정자나무라도 (그 밑에서) 쉴 사람이 없구나.

나무가 무성하여 호화롭게 서 있을 때에는 오고가는 이들이 다 쉬더니

잎이 떨어지고 가지가 꺾인 후에는 새마저도 앉지 않는구나.

>> 이해와 감상

세상에는 어느 때에나 해바라기형 무리들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이런 무리들의 욕구는 지극히 개인적이요, 이기적이요, 부도덕하기 때문에 이런 무리들은 자신의 출세와 이익에 무관한 것들은 언제든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의리나 인간 도덕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득()을 위해 과감히 내팽개치는 인간 이하의 부류들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인간의 의리와 도덕조차도 권력과 금력에 파묻히는 세상, 이런 야박한 민심을 개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핵심 정리

작자 : 정철 / 성격 : 풍자적

주제 : 인간의 의리와 도덕성 상실된 현실 개탄

풍자

白沙場(백사장) 紅蓼邊(홍료변)에 굽니러 먹는 져 노야,

닙에 두셋 물고 무어 낫굽니느냐.

우리도 口腹(구복)이 웬슈라 굽니러 먹네.

[어휘 및 구절 풀이]

홍료변(紅蓼邊) : 붉은 여귀풀이 있는 물가 / 굽니러 : 엎드려 다니며 / 구복(口腹)이 웬슈라 : 먹고 살아야 하는 일이 힘들고 괴로운 것이므로

[핵심 정리]

지은이 : 미상 / 성격 : 세태가(世態歌) / 주제 : 인생살이의 고달픔

 

 

주제 : 기타 (평시조)

걱정

오동(梧桐)에 듣는 빗발 무심히 듯건마는

나의 시름 하니 닙닙히 수성(愁聲)이로다

이 후야 입 넙은 남기야 시물 줄이 이시랴

오동잎에 떨어지는 빗발은 무심히 떨어지건만

나는 걱정이 많아서 잎사귀마다 근심의

소리로 들리는구나

이후에는 잎 넓은 나무를 심지 말아야겠다

작가

김상용

주제

힘겹고 시름겨운 삶

point

* 인조반정과 병자호란 이후에

힘들고 편할 날 없었던 시대

* 오동잎 떨어지는 소리에 자신의

근심을 투영시키고 있음

敎訓

내해 죠타 슬흔 일 지 말며

고 의() 아니면 좃지말니

우리천성(天性)을 직희여 삼긴대로 리라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고 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지 말 것이며

남이 한다고 해도 의롭지 못한 일을 따라하지 말아라

우리는 올바른 천성을 타고난 대로 지키며 살아가리라

작가

변계량

주제

의로운 천성을 지켜나감

point

*유교적 인생관

* 교훈적

기타

誠意關(성의관) 도라드러 八德文(팔덕문) 라보니

크나큰 이 넙고도 곳다마

엇지타 盡日行人(진일 행인)이 오도가도 아닌 게오.

 

九仞山(구인산) 긴 솔 베혀 濟世舟(제세주)무어

길닐근 행인을 다 건엿더니

사공도 無狀(무상) 暮江頭(모강두)렷나다.

현대어역 /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관문인 성의관(誠意關)을 돌아 들어가 여덟 가지 덕을 갖춘 팔덕문(八德門)을 바라보니, 크나큰 한 줄기 길이 넓고도 곧바르다마는, 어찌하여 온종일 길가는 사람이 오도가도 아니하는 것인가?(2) 아홉 길 높이의 구인산(九仞山)의 큰 소나무를 베어 세상을 건지어 살리는 배를 만들어서, 길을 잃은 나그네를 다 건너 주려 하였더니, 사공이 변변하지 못하여 저물어 가는 강가에 버렸도다. (3)

해제 사람들이 정도(正道)로는 다니지 않음과 자신의 능력이 미치지 못하여 혼탁한 세속을 구제할 수 없음을 노래하였다. (3)

작가 박인로(朴仁老)

제재 덕행(德行)과 우국(憂國)

주제 덕행 실천에 대하여 스스로의 마음이나 행동을 경계함

기타

聾巖(농암)에 올아 보니 老眼(노안)猶明(유명)이로다.

人事(인사)() 山川(산천).

巖前(암전)某水某丘(모수모구)이 어제 본 예라.

[어휘 및 구절 풀이]

농암(聾巖) : 작자의 고향인 경상도 예안에 있는 바위 이름

노안(老眼) : 늙은이의 눈/ 유명(猶明) : 오히려 밝음

인사(人事): 세상 사람의 일이. ‘는 음수율을 고려한 표기

: 변할까

모수모구(某水某丘) : 저 물 저 언덕. 구태여 이름을 밝히지 않기 위한 표현

[핵심 정리]

지은이 : 이현보(李賢輔 1467-1555) 호는 농암(聾巖)

주제 : 고향 산천에의 반가움

기타 : 작자가 벼슬을 그만두고 만년에 고향에 은거하며 산수를 돌아보고 그 감회를 노래한 작품으로서 농암가(聾巖歌)”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사설시조**

風流

잔 먹새그려. 잔 먹새그려. 곳 것거

() 노코 무진무진(無盡無盡) 먹새그려

 

이 몸 주근 후면 지게 우해 거적 더퍼 주리혀

매여가나 유소보장(流蘇寶帳)의 만인이 우러 녜나 어욱새 속새 덥가나무 백양(白楊) 수페 가기곳 가면 누른 해 흰   비 굴근 눈 쇼쇼리 람 불 제 쥐 잔 먹자

 

믈며 무덤 우해 잰나비 람 불 제 뉘우 엇더리

한잔 먹세그려 또 한잔 먹세그려 꽃 꺾어

잔 수를 세면서 한없이 먹세그려

 

이 몸이 죽은 후에는 지게 위에 거적을

덮어서 묶고 실려 가거나, 곱게 꾸민 상여를 타고 수많은 사람이 울며 따라가거나 억새풀, 속새풀, 떡갈나무, 버드나무가 우거진 숲에 한번 가기만 하면 누런 해와 흰 달이 뜨고, 가는 비와 굵은 눈이 내리며, 회오리바람이 불 때, 누가 한 잔 먹자고 하겠는가?

 

하물며 무덤 위에 원숭이가 놀러와 휘파람

을 불 때 뉘우친들 무엇하겠는가?

작가

정철의 장진주사(將進酒辭)

주제

술을 권하는 노래(勸酒歌)

point

* 최초의 사설시조

* 무진무진(無盡無盡) : 한없이

* 유소보장(流蘇寶帳) : 곱게 꾸민

상여

* 쇼쇼리바람: 회오리 바람

 

* 죽음과 삶의 무상감을

강조상대방을 설득함.

(죽으면 이 술도 마시지 못함)

風流

논밭 갈아 기음 매고 뵈잠방이 다임 쳐 신들메고

 

낫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 버려 두러메고 무림산중(茂林山中)에 들어가서 삭다리 마른 섶을 뷔거니 버히거니 지게에 질머 지팡이 바쳐 놓고 새암을 찾아가서 점심 도슭 부시고 곰방대를 톡톡 떨어 닢담배 퓌여 물고 코노래 조오다가

 

석양이 재 넘어갈 제 어깨를 추이르며 긴 소래 저른 소래 하며 어이 갈고 하더라.

논밭 갈아 김을 맨 후에 베잠방이(홑바지)를 대님을 해서 끝을 묶고 신을 고쳐메고

낫을 갈아 허리에 차고 도끼를 벼리어 들러메고 나무가 울창한 산 속에 들어 가서 삭정이 마른 나무를 베고 잘라내 지게에 짊어 작대기 받쳐 놓고 샘을 찾아가서 점심 도시락을 비우고 담뱃대를 톡톡 털어 잎담매 피워 물고 콧노래를 부르며 졸다가

석양이 고개를 넘어갈 때 어깨를 추스르며 긴 소리 짧은 소리 하며 어떻게 갈까 하노라.

작가

?

주제

농부들의 고된 삶과 흥

point

* 농부의 일상사를 다루고 있음

* 힘들고 고된 가운데에서도 소리

(노래)를 부르며 흥을 돋우는

모습낙천적인 서민의 모습

(풍류)

서방님 병 들여 두고 쓸 것 업셔

 

종루(鐘樓) 져재 달래 파라 배 고 감 고 유자(柚子)

석류(石榴) 다 아 이저고 오화당(五花糖)을 니저 발여고

 

수박(水朴)에 숟 꼬노코 한숨계워 노라

서방님이 병이 들어 달리 돈 될만한 것이

없어서

 

종루 시장에 나가 머리카락을 팔아서 배사고 감사고 유자사고 석류를 샀다. 그런데 아차차차 오화당(오색으로 물들여 만든 사탕)을 사는 것을 잊었구나

 

(화채를 만들려고) 수박에 숟가락을 꽂아

놓고 한숨겨워 하노라.

작가

김수장

주제

병든 남편에 대한 애틋한 사랑

point

* 남편에게 수박화채를 해주려고

이것저것 다 샀으나, 집에 와보니

오화당을 빠뜨린 것을 한탄함

* 감탄사를 통해 여인의 황당해 하는 모습과 남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해학적으로 표현함

* 한 폭의 민화를 보는 것처럼 서민들의 평범한 삶을 그대로 그림.

개를 여라믄이나 기르되 요 개치 얄믜오랴

 

뮈온 님 오며꼬리를 홰홰 치며 뛰락 리 뛰락 반겨셔 내소 고온 님 오며뒷발을 버동버동 므르락 나으락 캉캉 즈져서 도라가게 .

 

쉰밥이 그릇그릇난들 너 머길 줄이 이시랴.

개를 십여 마리나 기르되 이 개처럼 얄미운 놈이 있겠느냐

 

미운 사람이 오면 꼬리를 홰홰 치며 올려 뛰고 내려 뛰며 반겨서 내달리고, 고운 님 오면 뒷발을 버티고 서서 뒤로 물러섰다가 앞으로 나아갔다가 하며 캉캉 짖어서 돌아가게 한다.

 

밥이 많이 남아서 쉰밥이 그릇마다 쌓여도 네에게 먹이지 않겠다.

작가

?

주제

님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마음

point

* 해학적 표현

* 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는

님에 대한 간접적 원망

(‘에게 그 화를 돌림)

* 소박한 서민적 해학의 미

* 중장 : 사실적인 묘사

귀또리 져 귀또리 어엿부다 져 귀또리

 

어인 귀또리 지  밤의 긴 소래 쟈른 소래 절절(節節)이 슬픈 소래 제 혼자 우러 녜어 사창(紗窓) 여왼 뜨리도 깨오고야

 

두어라, 제 비록 미물(微物)이나 무인동방(無人洞房)에 내 뜻을 알리는 너뿐인가 하노라

귀뚜라미, 저 귀뚜라미, 불쌍하다 저 귀뚜라미

 

어찌 된 귀뚜라미가 지는 달 새는 밤에, 긴소리 짧은 소리 마디마디 슬픈 소리로 저 혼자 계속 울어, 창문 안에 살풋 든

(나의) 잠을 잘도 깨우는 구나

 

두어라, 제가 비록 작은 벌레지만 외로워 잠 못 이루는 내 마음을 아는 것은 너(귀뚜라미) 뿐인가 하노라.

작가

?

주제

독수공방(獨守空房)의 외로움

point

* 님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함: 전전반측(輾轉反側)

* 귀뚜라미 소리에 더욱 잠을

이루기 어려움:설상가상(雪上加霜)

* 귀뚜라미 : 고독한 여인(화자)

외로움을 알아주는 유일한 존재

창밧기 어룬어룬커늘 님만 너겨 펄떡 뛰어 뚝 나셔보니

 

님은 아니 오고 으스름 달빗체 열구름이 날 속여고

 

맛초아 발일세망졍 행여 낫이런들 남 우일

여라

창 밖에 무엇이 어른거리에 님이라고

생각하여 펄떡 뛰어서 급히 나가보니

 

님은 오지 않고 어스레한 빛에 지나가는

구름이 나를 속였구나

 

마침 밤이었기에망정이지 낫이었다면

남들을 웃길 뻔 하였다.

작가

?

주제

님을 기다리는 애타는 마음

point

* 님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하면서 그 마음을

해학적으로 표현함.

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뫼헤 매게 쪼친 가토릐 안과

 

대천 바다 한가온대 일천석(一千石) 시른 배에 노도 일코 닷도 일코 뇽총도 근고 돛대도 것고 치도 빠지고 람 부러 물결치고 안개 뒤섯계 자진 날에 갈길은 천리만리(千里萬里)나믄듸

사면(四面)이 거머어득 져뭇천지적막(天地寂寞)

가치노을 떤듸 수적(水賊) 만난 도사공(都沙工)의 안과

 

엇그제 님 여흰 내 안히야 엇다가 리오

나무도 바위도 없는(몸을 숨길 곳이 없는)

산에 매에게 쫓기는 까투리()의 마음과

 

넓고 큰 바다 한 가운데 곡식을 일천 석이나 실은 배가 노도 잃어버리고 닻도 일호 돛줄도 끊어지고 돛대고 꺾이고 키도 빠지고 바람이 불어 물결치고 안개가 뒤섞여 자욱한 날에 갈 길은 천리만리 남았는데 사방이 어둑어둑 저물고 천지가 적막하고 까치노을(폭풍우를 예고하는 저녁놀)이 뜬 가운데 해적을 만난 뱃사공의 마음과

 

엊그제 님을 이별한 내 마음이야 어디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내 마음이 더 참담하다)

작가

?

주제

임과 이별한 참담한 심정

point

* 꿩의 마음 내 마음

뱃사공의 마음 내마음

내 처지가 더 암담함을

강조하고 있음.

* 중장상상할 수 있는 가장

극한 상황을 나열함

(점층적 구성방식/과장법)

* 기발한 착상

* 감정이입의 수법

歎老

갓나희들이 여러 층()이오레

 

송골(松鶻)매도 갓고 줄에 안즌 져비도 갓고 백화원리(百花園裡)에 두루미도 갓고 녹수파란(綠水波瀾)에 비오리도 갓고 따해 퍽 안즌 쇼로개도 갓고 석은 등걸에 부헝이도 갓데

 

그려도 다 각각 님의 랑인이 개일색(皆一色_인가노라

여인들이 여러 층이더라

 

송골매같기도 하고, 줄에 앉은 제비같기도 하고, 온갖 꽃들이 만발한 뜰에 두루미같기도 하고, 푸른 물결 위에 비오리같기도 하고, 땅에 퍽 주저앉은 솔개같기도 하고, 썩은 등걸에 앉은 부엉이같기도 하네

 

그래도 다 각각의 임의 사랑을 받으니 모두 뛰어난 미인인가 하노라.

작가

김수장

주제

사람을 외모로 판단하는 데에 대한 경계

point

* 모두가 남이 모르는 어떤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움

歎老

댁들에 동난지이 사오, 저 쟝스야, 네 황후 긔 무서시라 웨. 사쟈.

 

외골내육(外骨內肉), 양목(兩目)이 상천(上天), 전행후행(前行後行) ()아리 팔족(八足), ()아리 이족(二足), 청장(淸醬) 스슥 동난지이 사오

 

쟝스야, 하 거복이 웨지 말고 게젓이라 렴은

여러 사람들이여 동난지이 사시오. 저 장수야 네 물건을 무엇이라고 외치느냐,사자

 

겉은 딱딱하고 속에는 연한 살이 있으며 두 눈은 위로 솟아 하늘을 향하고, 앞뒤로 기는 작은 다리가 8, 큰 다리가 두 개 있으며 (씹으면) 청장(게장)이 어스슥 소리가 나는 동난지이 사시오.

 

장수야. 너무 그렇게 거북하게 외치지 말고 게젓이라고 하렴.

작가

?

주제

현학적 태도에 대한 풍자

point

* 대화체

* ‘스스감각적 표현

* ‘게젓이라는 간단하고 쉬운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한자를 동원하여 현학적

(아는 것을 과시함)으로 표현

외치고 다니는 게젓장수를

빈정거리는 내용임.

歎老

한숨아 셰한숨아 네 어내 틈으로 드러온다.

 

고모 장들 장열 장

암돌져귀 수돌젹귀 배목결새 뚝닥 박고 크나큰 을쇠로 숙이숙이 듸 병풍(屛風)이라 덜걱 접고 족자(簇子) l라 댁대골 말고, 녜 어내 틈으로 드러온다.

 

어인지 너 온 날이면 못 드러 노라

한숨아 가는 한숨아 너는 어느 틈으로

들어오느냐

 

고무래 장지문, 가는 살 장지문, 들장지문, 열장지문에 암돌쩌귀와 수돌쩌귀, 배목걸쇠 등을 뚝닥 박고 커다른 자물쇠로 깊이 깊이 채워 놓았는데, 병풍처럼 덜컥 접고 족자처럼 댁대굴 말아 가지고 어느 틈으로 들어오느냐

 

어쩐 일인지 제가 오는 날 밤이면 잠을 못들고 있노라

작가

?

주제

삶의 고뇌

point

* 한숨의인화

* 한숨의 의미 : (서민들의)

삶의 고뇌

* 기발한 발상

諷刺

가버슨 아해(兒孩) l 들리 거믜쥴 테를 들고

개천으로 왕래

 

가숭아 가숭아 져리 가면 쥭니라. 이리 오면 니라. 부로나니 가숭이로다.

 

아마도 세상일이 다 이러가 하노라.

발가벗은 아이들이 거미줄 테를 들고 개천을 왕래하면서

 

발가숭아(잠자리야) 발가숭아 저리 가면 죽고 이리 오면 산다고 하며 부르는 것이 발가숭이(아이들)이로다.

 

아마도 세상일이 모두 이런 것인가 하노라

작가

이정신

주제

서로 속이고 해를 입히는 세태를 풍자함

point

* 잠자리 잡기놀이 라는 단순한 놀이에 풍자성을 가미한 작품

* 중장 : 역설적 표현

* 서로 믿을 수 없는 약육강식의 각박한 세태와 관련된 작품

* 발가벗은 아이들: 속이고

모해하는 자

* 발가숭이(잠자리): 속임당하는자

諷刺

개야미 불개야미 등 부러진 불개야미

 

압발에 정종(疔腫)나고 뒷발에 죵귀난 불개야미 광릉(廣陵) 샘재 너머 드러 가람의 허리를 르 물어 추혀 들고 북해(北海)를 건너닷 말이 이셔이다. 님아 님아.

 

온 놈이 온 말을 여도 님이 짐작쇼셔

개미, 불개미, 허리가 부러진 불개미.

 

앞발에 피부병이 나고 뒷발에 종기가 난 불개미가, 광릉 샘고개를 넘어 들어가서 호랑이의 허리를 가로 물어 추켜 들고, 북해를 건너갔다는 말이 있습니다. 님이여.

 

백 사람이 백 가지 말을 한다고 해도 님께서 짐작해 주십시오.

작가

?

주제

참언(거짓된 모함)에 대한 경계

point

* 교훈적 : 남의 거짓말에 현혹

되지 말라.

* 삼인성호(三人成虎) : 세사람이

짜면 범이 거리에 나왔다는 말도

사실처럼 들릴 수 있다.

* ‘세상사람들 혹은 임금

諷刺

두터비 리를 물고 두험 우희 치라 안자

 

건넛 산() 라보니 백송골(白松骨)이 떠 잇거가슴이 금즉여 풀덕 뛰여 내다가 두험 아래 쟛바지거고

 

모쳐라 낸 낼싀만졍 에헐질 번괘라

두꺼비가 파리를 물고 두엄 위에 뛰어 올라가 앉아

 

건너편 산을 바라보니 흰 송골매가 떠 있기에 가슴이 섬뜩하여 펄쩍 뛰어 내닫다가 두엄 아래 자빠졌구나.

 

(그리고는 두꺼비가 말하기를) 마침 재빠른 나였기에망정이지 하마터면 멍들 뻔했구나

작가

?

주제

양반들의 횡포와 비굴함 풍자

point

* 두꺼비 : 양반계층

* 파리 : 서민계층

* 백송골 : 강한 외부세력(암행어사)

* 두꺼비 파리를 물고 : 양반 횡포

* 종장 : 황급히 피하려다 실수를

하고도 자기 합리화를 꾀하는

양반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함.

諷刺

싀어마님 며라기 낫바 벽 바닥을 구루지마오

 

빗에 바든 며린가 갑세 쳐온 며린가. 밤남 썩은 등걸에 휘초리 나니치 앙살픠신 싀아바님. 볏 뵌 쇠똥치 되죵고신 희어마님. 삼년 겨론 망태에 새 송곳부리치 뾰죡신 싀누이님, 당피 가론 밧태 돌피 나니치 새노란 욋곳 튼 피똥 누 나 두고

 

건 밧태 메곳 튼 며리를 어듸를 낫바

시어머님, 며느리가 미워서 부엌바닥을 구르지 마오.

 

빚 대신에 받은 며느리인가, 돈을 주고 사온 며느리인가. 밤나무 썩은 등걸에 회초리 난 것처럼 매서우신 시아버님. 햇볕을 쬔 쇠똥처럼 딱딱하신 시어머님, 3년 엮어 만든 망태기에 새 송곳 끝처럼 뾰족하신 시누이님. 당피 심은 밭에 돌피난 것처럼 샛노란 오이꽃 같이 허약한데다가 피똥까지누는 아들(남편) 하나 두고

 

기름진 밭에 메꽃같은 며느리가 어디가 미워서 그러시는고

작가

?

주제

고된 시집살이

point

*시아버지, 시어머니, 시누이에

대한 묘사가 사실적이면서

해학적임.

* 관련민요 : ‘시집살이요

ex) 시아버니 호랑새요,

시어머니 꾸중새요,

동세 하나 할림새요

시누 하나 뾰족새요

시아지비 뾰중새요

남편 하나 미련새요

자식 하나 우는 새요

나 하나만 썩는 샐세

애정

가슴에 둥글에 둥실케 뚫고 - 변안열 -

가슴에 둥글에 둥실케 뚫고 왼삿끼을 눈길게 느슷느슷 꼬아

그 궁게 그삿 너허 두 놈이 마조잡고 흘근흘근 흘나드릴졔 그는 아모쬬로나 견데려니와 하니나

님 외오 살나하면 그는 그리 못하리라

>>해설

가슴에 구멍을 둥그레 둥실하게 뚫고 온 새끼를 마디 길게 느슷느슷(흘렁흘렁) 꼬아

그 구멍에 새끼줄 넣어 두 놈이 마주잡고 흘근흘근(느릿느릿) 흘러 들일 때 그것은 아무쪼록 견디려니와

님 없이 외따로이 살라하면 그제는 그리 못 하리라

성 격 : 不從歌, 해학적, 과장적

주 제 : 임에 대한 간절함

애정

님이 오마 거늘

작자 미상

님이 오마 거늘 저녁밥을 일지어 먹고 中門(중문) 나서 大門(대문) 나가 地方(지방) 우희 치라 안자 以手(이수)加額(가액)고 오가 가가 건넌() 라보니 거머흿들 셔 잇거져야 님이로다.

보션 버서 품에 품고 신 버서 손에 쥐고 겻븨님븨 님븨곰븨 쳔방지방 지방쳔방 즌듸 른듸 희지 말고 위렁충창 건너가셔 ()엣말 고 겻눈을 흘긧 보니 上年(상년) 七月(칠월) 사흔날 가벅긴 주추리 삼대 드리도 날 소겨다.

모쳐라 밤일싀 망졍 힝혀 낫이런들 우일 번괘라.

>> 풀이

임이 오겠다고 하기에 저녁밥을 일찍 지어 먹고, 문을 나와서 대문으로 나가, 문지방 위에 올라가서, 손을 이마에 대고 임이 오는가 하여 건너산을 바라보니, 거무희뜩한 것이 서 있기에 저것이 틀림없는 임이로구나.

버선을 벗어 품에 품고 신을 벗어 손에 쥐고, 엎치락뒤치락 허둥거리며, 진 곳 마른 곳 가리지 않고 우당탕퉁탕 건너가서, 정이 넘치는 말을 하려고 곁눈으로 흘깃 보니, 작년 73일날 껍질을 벗긴 주추리 삼대가 알뜰하게도 나를 속였구나.

마침 밤이기에망정이지 행여 낮이었다면 남 웃길 뻔하였구나.

작품 해설

임을 그리는 초조한 마음에서 허둥대던 작자는 스스로 자기 행동에 대해 겸연쩍어하고 있다. 초장에서는 밥을 일찍 지어 먹고 임을 기다리는 초조한 마음이 그려져 있으며, 중장에서는 이 초조한 마음이 행동으로 구상화되어 나타났으나, 이에 대한 자신의 경솔한 행동에 대해 겸연쩍어하는 마음을 종장에 그려, 전체적으로 임을 애타게 그리는 여성의 섬세하고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작품이다.

기타

- 작자 미상

故鄕(고향)거건마은 나는 어이 못가는고.

아 너는 어느故鄕(고향) 갓다왓누 堂上鶴髮雙親(당상학발쌍친) 一向萬康(일향만강)하옵시며 閨裡(규리)紅顔妻子(홍안처자)와 어린 同生(동생)各宅諸節(각택제절)리 다 泰平(태평)턴야.

泰平(태평)키는 泰平(태평)터라만 너 아니 온다고 愁心(수심)일네.

>>해설

꿈은 고향으로 가지마는 나는 어이 못 가는가.

꿈아 너는 어느새 이 고향 갔다 왔느냐? 집안에서 흰머리를 한 양친은 건강하시며, 규방에 있는 예쁜 아내와 자식과 어린 동생과 모든 집안사람들은 다 태평하더냐?

태평하기는 태평하더라만 네가 아니 온다고 근심이더라.

 

주제 : 고향을 그리는 마음(首邱初心 수구초심)

해설 및 감상 : 타향에서 고향을 그리며 오직 갈 수 없는 신세를 안타까워하는 한편, 밤마다 찾아가는 꿈을 한없이 부러워하고 있다. 고향을 찾아갈 수 없는 몸이라 밤마다 찾아가는 꿈에게 고향의 백발 부모와 홍안처자와 어린 동생과 가내제절의 안부를 묻고 있는 것에서 思鄕(사향) 歸心(귀심)의 주제성이 강하게 부각되어 있다.

애정

- 작자 미상

다려 가거라 어 가거라 나를 두고선 못 가느니라 女必(여필)(從夫)종부스니 거저 두고는 못 가느니라

나를 바리고 가랴 하거든 靑龍刀(청룡도) 잘 드는 칼노 요이라도 하고서 아토막이라도 가저 가소 못 가느니라 못 가느니라 나를 바리고 못 가느니라 나를 바리고 가랴하거든 紅爐火(홍로화) 모진 불에 살을 터이면 살우고 가소 못 가느니라 못 가느니라 그저 두고는 못 가느니라 그저 두고서 가랴하거든 廬山瀑布(여산폭포) 흘으는 물에 풍덩 더지기라도 하고서 가쏘 나를 바리고 가는 님은 五里(오리)를 못 가서 발()이 나고 十里(십리)를 못 가 서 안즌방이 되리라

으로 ()각 그리워서 나 못 살겟네.

>>해설

데리고 가거라 끌어가거라 나를 두고서는 못 가느니라. 여자는 반드시 지아비를 따라야 한다 했으니 그냥 두고는 못 가느니라.

나를 버리고 가려고 하거든 청룡도 잘 드는 칼로 요절이라도 해서 하반신이라도 가지고 가소. 못 가느니라 못 가느니라 나를 버리고는 못 가느니라. 나를 버리고 가려고 하거든 붉은 화롯불에 살을 태우고 죽이고 가소. 못 가느니라 못 가느니라 그냥 두고는 못 가느니라. 그냥 두고서 가려고 하거든 여산 폭포 흐르는 물에 몸을 던져 죽이고 가소. 나를 버리고는 가신 임은 오 리를 못 가서 발병이 나고 십 리를 못 가서 앉은뱅이가 되느니라.

참으로 임의 생각이 그리워서 나는 못 살겠네.

주 제 : 이별하는 여인의 서러움과 쓰라림

해설 및 감상 : 떠나는 임을 붙잡고 가지 못하게 몸부림치는 장면이 눈에 선한 작품이다. 내용상 고려가요의 <가시리>와 견줄 만하다. <가시리>가 임을 떠나 보내면서 다시 오라고 하는 忍從(인종)美德(미덕)을 보이고 있는데 비해, 이 시조에서의 여인은 한 마디로 말해서 악다구니 같다. 자기를 버리고 가려거든 청룡도로 요절을 해서 하반신을 가지고 가든가, 불에 태워 죽이고 가든가, 여산 폭포에 던져 죽이고 가라고 악을 쓰다가 그래도 떠나는 임을 보고 五里(오 리)를 못 가서 발병이 나고 十里(십 리)를 못 가서 앉은뱅이가 되라고 저주하고 있다. 임을 이별하는 여인의 서러움과 쓰라림을 강조하다가 보니 이별애상(離別哀傷)의 정조보다는 악다구니 같은 惡女(악녀)의 곁을 떠나는 남자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남을 금치 못하다

애정

- 작자 미상

밤은 깁허 三更(삼경)에 니르럿고 구진 비梧桐(오동)에 흣날닐졔 니리 궁굴 져리 궁굴 두로 각다가 잠못 니루웨라

洞房(동방)蟋蟀聲(실솔성)靑天(청천)기러기 소 의 무궁심회를 지여 울고 가저 기럭아

갓득에 다 셕어스러진 구뷔간장이 이밤 우기 어려워라.

>>해설

밤은 깊어 한밤중에 이르렀고, 궂은 비는 오동나무에 흩날릴 때 이리 뒹굴고 저리 뒹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잠 못 이루는구나.

아무도 없는 빈방에서 귀뚜라미 우는 소리와 하늘에 뜬 기러기 소리가 사람의 허전한 마음을 짝지어서 울고 가는 저 기러기야.

가뜩이나 다 썩어 문드러진 내 속마음에 이 밤 지새우기가 어렵구나.

주 제 : 獨守空房(독수공방)의 외로움

해설 및 감상 : 임과 이별한 후 떠나간 임을 생각하다 보니 밤은 어느새 깊어 삼경이 되었는데, 때마침 하늘에 처량하게 울고 가는 기러기 소리는 임 그려 눈물로 지새우는 다 썩은 간장을 쓰리고 아프게 한다고 하고 다. 종장으로 보아, 독수공방에서 떠나간 임을 생각하며 얼마나 울었는가 하는 것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탄로

- 작자 미상

모시를 이리져리 삼아 두로삼아 감삼다가,

가다가 한가온대 근처지거皓齒丹脣(호치단순)으로 훔며 감纖纖玉手(섬섬옥수)로 두 긋 마조 자바 뱌븨여 나으리라 져 모시를.

엇더타, 人生(인생) 긋처갈 제 져 모시쳐로 나으리라.

>> 풀이

모시를 이리저리 손바닥으로 비비어 꼬아서 잇다가,

한가운데가 뚝 끊어지거늘 흰 이와 붉은 입술로 흠뻑 빨며 이로 감아 빨며 가늘고 흰 손으로 두 끝을 마주 잡아서 비비적거리며 이으리라 저 모시를,

어떻다, 나의 삶이 끝나갈 때 나도 저 모시처럼 이으리라.

표 현 : 열거법, 도치법

주 제 : 오래 살고 싶은 욕망

해설 및 감상:누구나 공감하고 있는 장수(長壽)에 대한 소망을, 한없이 이어지는 실에 비유하여 형상화한 작품이다. 지은이는 길쌈을 하는 여성으로서, 유한(有限)한 사람의 목숨이 저 실처럼 길게 이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으로부터 시적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이는 사람뿐 아니라 모든 생물에게 있어서 공통적인 본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것을 주제로 삼아 노래하고 있는 이 작품이야말로 진솔하고 직선적인 평민들의 사고 방식을 가장 잘 반영한 노래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애정

- 작자 미상

어이 못 오던가, 일노 못 오던가.

너 오길에 무쇠 ()() 안에 담 고 담 안에 집을 짓고 집 안에 두지 노코 두지 안에 ()고 그 안에 너를 必字形(필자형)으로 結縛(결박)하여 너코 雙排目(쌍배목) 외걸쇠 ()거북 자물쇠로 슈긔슈 긔 잠가 잇더냐. 네 어이 그리 아니 오더니.

한 해도 열두 이오 한 셜흔 의 날 와 볼 니 업스랴.

>> 해설

어찌하여 못 오던가, 무슨 일로 못 오던가.

너 오는 길에 무쇠로 성을 쌓고 성 안에 담을 쌓고 담 안에 집을 짓고 집 안에 뒤주를 놓고 뒤주 안에 궤짝을 짜고 그 안에 너를 오랏줄로 꽁꽁 묶어 넣고 쌍배목(겹으로 된 문고리를 걸어 두는 장식) 외걸쇠(하나로 된 걸쇠. ‘걸쇠는 문을 걸어 잠그고 빗장으로 쓰는 자 모양으로 생긴 쇠) 금거북 자물쇠로 꼭꼭 잠가 두었느냐? 너 어째서 그렇게 오지 않았느냐?

한 해는 열두 달이요 한 달도 서른 날인데 나를 찾아올 하루의 여유가 없단 말인가.

성격 및 표현 : 연모가(戀慕歌), 해학적, 과장적, 연쇄법

주 제 : 임을 기다리는 안타까운 마음

해설 및 감상 : 오지 않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원망조로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중장에서는 연쇄법을 통해서 오지 못하는 까닭을 묻고 있다. ‘네가 오는 길에 무쇠성을 쌓고, 담을 두르고, 집일 짓고, 두지를 놓고, 궤를 짜고, 그 안에 너를 결박하여 넣은 뒤 자물쇠를 채웠느냐? 왜 그리도 오지 못하느냐고 묻고 있는데 이것들은 모두 그리운 사람의 내 방을 막는 여러 가지 제약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종장에서는 일 년 열두 달 삼백육십 일 중에 단 하루도 시간을 낼 수 없느냐고 책망하고 있다. 보고 싶은 마음의 간절함이 해학과 과장을 통해서 잘 드러난 작품이라 하겠다.

풍자

- 작자 미상

一身(일신)이 사쟈 한이 물계워 못 견딀쐬.

()튼 갈랑니 보리알 튼 슈통니 줄인니  벼록 굴근 벼록 강벼록 ()벼록 긔는 놈 는 놈에 琵琶(비파) 튼 빈대 삭기 使令(사령) 튼 등에아비 갌다귀 샴의약이 셴 박희 눌은 박희 바금이 거절이 불이 죡한 목의 달리 기다한 목의 야왼 목의 진 목의 글임애 록이 晝夜(주야)로 뷘 업시 물건이 쏘건이 건이 건이 ()()빌리 예셔 얼여왜라.

()에 참아 못 견딜손 六月(유월) ()더위예 쉬린가 하노라.

>>해설

이내 몸이 살아가고자 하니 무는 것이 많아 견디지 못하겠구나.

피의 껍질 같은 작은 이, 보리알 같이 크고 살찐 이, 굶주린 이, 막 알에서 깨어난 이, 작은 벼룩, 굵은 벼룩, 강벼룩, 왜벼룩, 기어다니는 놈, 뛰는 놈에 비파 같이 넓적한 빈대 새끼, 사령(관아에서 심부름하던 사람) 같은 등에 각다귀(모기의 일종), 사마귀(버마재비), 하얀 바퀴벌레, 누런 바퀴벌레, 바구미, 고자리, 부리가 뾰족한 모기, 다리가 기다란 모기, 야윈 모기, 살찐 모기, 그리마(절족 동물), 뾰록이, 밤낮으로 쉴새없이 물기도 하고 쏘기도 하고 빨기도 하고 뜯기도 하고 심한 당비루(피부병의 일종) 여기서 어렵도다.

그 중에서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것은 오뉴월 복더위에 쉬파리인가 하노라.

성격 및 표현 : 풍자적, 열거법

주 제 : 세상살이의 어려움(가렴주구하는 탐관오리 풍자)

해설 및 감상 : 사람을 괴롭히는 물 것이 많아서 살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노래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물 것은 단순히 사람이나 동물의 살을 물어 피를 빨아먹는 벌레의 총칭이라는 사전적 의미보다는 백성을 착취하는 온갖 부류들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이 노래의 핵심은 백성들을 착취하는 무리들이 너무 많아서 고통을 견질 수 없는 현실을 풍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노래의 표현상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중장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열거를 통한 다양한 예시를 들 수 있다. 사람을 괴롭히는 물 것의 종류를 그렇게 많이 열거할 수 있다는 것도 놀랍지만, 그것을 숨가쁘게 엮어 나가는 익살스런 말투가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사설시조가 아니고는 보여 줄 수 없는 묘미를 흠뻑 담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농가 구장(農歌九章)

 

위백규(魏伯珪)

 

은 든대로 듯고 볏슨 대로 .

쳥풍의 옷깃 열고 긴 파람 흘리 불 제,

셔 길 가소님 시 머무. <4>

 

돌아가자 돌아가자 해 지거든 돌아가자

溪邊(계변)에 손발 씻고 호미 메고 돌아올 제

어디서 牛背草笛(우배 초적)이 함께 가자 재촉하는고. <6>

<위문가첩(魏門歌帖)>

 

[시어, 시구 풀이]

:

: 떨어지는

파람 : 휘파람

소님: 손님네. 나그네. ()

溪邊(계변) : 시냇가

牛背草笛(우배초적) : 소의 등에 타고 가면서 부는 풀피리 소리

은 든대로 듯고 볏슨 대로 . : 땀이 떨어지는 대로 둔다는 표현은 농사일이 힘든 것임을 나타내는 동시에, 흐르는 땀에 신경 쓰지 않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나타내 준다. 마찬가지로 따가운 햇볕을 신경 쓰지 않고 일한다는 표현은 농부의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생활 태도를 나타내 준다.

셔 길 가소님 시 머무. : 길을 지나가던 사람이 화자의 기분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잠시 서서 바라보고 있다는 뜻이다. 땀 흘려 일하는 농부의 기분을 이해할 리 없는 양반이 마치 화자 자신의 기분을 알기라도 하는 듯이 바라보는 데 대한 은근한 빈정거림이 나타나 있다. 사대부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 의식이 깔려 있다.

어디서 牛背草笛(우배초적)이 함께 가자 재촉하는고. : 화자인 농부가 하루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어딘가에서 소의 등에 올라타고 돌아가는 이의 풀피리 소리가 들린다는 이 구절은, 농부의 삶에 깃든 소박한 풍취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 풀이]

<4>

땀은 떨어지는 대로 떨어지게 두고 햇볕이 따가워도 그대로 그을리며 일을 한다.

시원한 바람에 옷깃을 열고 (땀을 식히며) 긴 휘파람을 불(며 일하고 있을) 때에,

어디서 길 가던 나그네가 (땀 흘려 농사짓는 이 마음을) 아는 듯이 쳐다보고 서 있는가.

<6>

돌아가자, 돌아가자. 해 지거든 돌아가자.

시냇가에서 손발을 씻고 호미 메고 돌아올 때

어디서 소를 타고 가면서 부는 피리 소리가 함께 가자고 재촉하는가.

 

[핵심 정리]

지은이 - 위백규(魏伯珪, 1727-1798) 조선 후기의 학자. 호는 존재(存齋). 주요 저서는 <존재집(存齋集)>, <지제지(支提志)> 등이 있다.

갈래 - 평시조. 연시조

성격 - 농가(農歌)

표현 - 묘사적, 사실적인 표현 기교가 두드러짐

구성 - 시간적 흐름에 따른 구성

주제 - 농부의 고된 노동과 여유로운 휴식. 소박한 생활의 풍취

 

작품 해설

이 작품은 위백규(魏伯珪)의 모두 9수로 된 연시조인 농가 구장(農歌九章)” 중의 일부이다.

농촌을 자연에 묻혀 풍류를 즐기는 공간으로 보거나 농민의 삶을 관념적으로 예찬한 사대부 계급의 일반적인 시조 작품들과 달리, 농촌을 농민들의 구체적인 삶의 현장으로 보고 농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그려 낸 작품이다. , 이 작품의 화자는 농민인데, 이런 실정은 사대부의 관점에서 농민을 대상으로 바라보고 쓴 다른 작품과는 달리, 농민의 입장에서 그들의 삶을 그리려 한 작가의 의도를 반영한 것이다. 4장에는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 땀 흘려 일하는 농민의 고된 노동과,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잠시 여유를 즐기는 휴식이 잘 표현되어 있다. 아울러 종장에서는, 농민의 삶과 유리(遊離)되어 있으면서도 마치 그들을 이해하는 듯 행동하는 사대부들의 태도에 대한 은근한 비판도 엿보인다. 6장에는 하루의 고된 노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농민의 모습이 나타나 있다. 시냇가에서 손발을 씻고 돌아가는 모습에서, 자연을 완상(玩賞)과 예찬의 대상으로만 바라봤던 사대부들의 강호가도(江湖歌道)와 다른 점을 느낄 수 있으며, 소 잔등을 타고 가는 사람의 풀피리 소리는 농민의 삶에 깃든 소박한 풍취를 느끼게 된다.

 

<참고> “농가 구장(農歌九章)” 전 작품

서산의 도들볏셔고 구움은 느제로내다

비뒷 무근풀이 뉘밧시 짓터든고

두어라 례지운 닐이니 다로 오리라 <1>

도롱이예 홈의걸고 곱은 검은쇼 몰고

고동플 머기며 깃믈 려갈 제

셔 품진볏님 가쟈 난고 <2>

 

둘너내쟈 둘너내쟈 긴골 둘너내쟈

바라기 역고를 골골마다 둘너내쟈

쉬짓튼 긴마조잡아 둘너내쟈 <3>

 

은 든대로 듯고 볏슨 대로

쳥풍의 옷깃열고 긴파람 휼리불제

셔 길가소님시 머무<4>

 

긔예 보리오 사발의 콩닙

내밥 만셰요 네반찬 젹글셰라

먹은뒷 경이야 네오내오 다소냐 <5>

 

돌라가쟈 도라가쟈 지거단 도라가쟈

계변의 손발식고 흠의메고 돌아올제

어듸셔 우배초젹이 가쟈 <6>

 

면홰래 네래요 일읜벼모가 곱

오뉴월이 언제가고 칠월이 이로다

아마도 하님 너삼길제 날위야 삼기샷다 <7>

 

 낙기질 가고 집사은 저리친다

새밥닉을예 새 술을 길러셔라

아마도 밥들이고 잔자블여 호흠계워노라 <8>

 

니 늘그니요 웃이 아희로다

흐튼슌흐린 술을 고개수겨 권

뉘라셔 흐르쟝고 긴노래로 례춤을 미루<9>

<삼족당가첩(三足堂歌帖)>

 

 

 

 

[漫興(만흥)]

 

윤선도(尹善道)

 

보리밥 풋을 알마초 머근 후(),

바횟긋 믉의 슬지 노니노라.

그 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줄이 이시랴.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

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노라.

<산중신곡(山中新曲)>

 

[시어, 시구 풀이]

 : 풋나물

알마초 : 알맞게. 적당히

뫼흘 : 산을

오다 : 온가고

우옴도 : 웃음도

아녀도 : 아니하여도

몯내 됴하 : 못내 좋아. 둏다[좋아하다-]

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노라. : 자연에 묻혀 사는 은사(隱士)의 한정(閑情)이 잘 나타나 있다.

 

[전문 풀이]

보리밥에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이나 물가에서 마음껏 놀고 있노라.

이렇게 한가로이 노닐고 있으니 그밖에 다른 일이야 부러워할 까닭이 있겠느냐?

 

술잔을 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고 한들 반가움이 이보다 더하겠는가?

산이 말씀하거나 웃음을 짓지도 않건만 나는 그를 한없이 좋아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조선 선조-현종 때의 문신. 호는 고산(孤山). 송강 정철과 국문학사상 쌍벽을 이룬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나 속화된 자연을 시로써 승화시켰다. 작품으로는 견회요우후요(雨後謠)’, ‘산중신곡(山中新曲)’, ‘산중속신곡(山中續新曲)’ 등이 있다.

갈래 - 평시조. 연시조 만흥(漫興)’ 6수 중 일부임

성격 - 한정가(閑情歌)

제재 - 자연을 벗하는 생활

주제 - 자연에 묻혀 사는 즐거움과 임금님의 은혜. 자연을 묻혀 사는 은사(隱士)의 한정(閑情)

 

작품 해설

산중신곡에 실려 있는 6수로 된 연시조 만흥(漫興)’의 제2, 3수이다. 첫째 수는 강호에서 세상사에 대한 걱정 없이 지내는 데 대한 만족을, 둘째 수는 멀리 보이는 산과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되어 지내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즐거움을 노래한 것이다.

인간과 교섭을 끊고 먼 산의 경치를 바라보면서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아래 작품). 문득 마음 속에 박혀 오는 산의 모습, 웅장함이여, 태연 자약함이여, 세상의 무엇보다도 미덥고 반가운 모습. 말없는 말을, 웃음 없는 웃음을 이심전심으로 느끼면서 황홀한 기쁨에 젖는다. 때로는 사람이 그립기도 하고 친구가 찾아오면 좋으려니 하는 막연한 생각도 가져 보지만, 이제는 산보다 더 좋은 친구가 없다. 자연에 몰입되어 무아경(無我境)에 든 산같이 의연한 고산(孤山) 윤선도의 고고한 모습을 그려 볼 수 있다.

 

<참고> ‘만흥(漫興)’ 전편의 풀이와 주제

 

1

山水間(산수간) 바회 아래 집을 짓노라 ,

그 모론 들은 욷다마,

어리고 하얌의 ()인가 노라.

[풀이]

산과 시내 사이 바위 아래에 움막을 지으려 하니,

나의 뜻을 모르는 사람들은 비웃는다고 한다마는,

어리석고 시골뜨기인 내 마음에는 이것이 분수에 맞는 것이라 생각하노라.

[주제]

분수에 맞는 생활

 

2

보리밥 풋을 알마초 머근 후(),

바횟긋 믉의 슬지 노니노라.

그 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줄이 이시랴.

[풀이]

보리밥에 풋나물을 알맞게 먹은 후에

바위 끝이나 물가에서 마음껏 놀고 있노라.

이렇게 한가로이 노닐고 있으니 그밖에 다른 일이야 부러워할 까닭이 있겠느냐?

[주제]

안빈 낙도(安貧樂道)

 

3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

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 노라.

[풀이]

술잔을 들고 혼자 앉아서 먼 산을 바라보니

그리워하던 임이 온다고 한들 반가움이 이보다 더하겠는가?

산이 말씀하거나 웃음을 짓지도 않건만 나는 그를 한없이 좋아하노라.

[주제]

자연을 벗삼는 한정(閑情)

 

4

누고셔 三公(삼공)도곤 낫다 더니 萬乘(만승)이 이만.

이제로 헤어든 巢父許由(소부 허유)냑돗더라.

아마도 林泉閑興(임천 한흥)을 비길 곳이 업세라.

[풀이]

누군가가 (자연이) 삼공보다 낫다고 하더니만 만승천자라고 한들 이만큼 좋겠는가.

이제 생각해 보니 소부와 허유가 영리하도다.

아마도 자연 속에서 노니는 즐거움은 비길 데가 없으리라.

[주제]

자연 속에서의 그윽한 흥취

 

5

내 셩이 게으르더니 하히 아실샤.

人間(인간) 萬事(만사)  일도 아니 맛뎌

다만당 토리 업슨 江山(강산)을 딕히라 시도다.

[풀이]

내 천성이 게으른 것을 하늘이 아셔서,

세상의 많은 일 가운데 하나도 맡기지 않으시고,

다만 다툴 상대가 없는 자연을 지키라고 하셨도다.

[주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즐거움

 

6

江山(강산)이 됴타 들 내 ()으로 누얻.

님군 恩惠(은혜)이제 더욱 아노이다.

리 갑고쟈 야도 올 일이 업세라.

[풀이]

강산이 좋다고 한들 나의 분수로 (이렇게 편안히) 누워 있겠는가.

이 모두가 임금의 은혜인 것을 이제 더욱 알겠도다.

하지만 이 은혜를 아무리 갚으려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 것도 없구나.

[주제]

임금의 은혜에 대한 감읍(感泣)

 

 

 

어부가(漁父歌)

 

이현보(李賢輔)

 

이듕에 시름업스니 漁父(어부)生涯(생애)이로다.

一葉片舟(일엽편주)萬頃波(만경파)워 두고,

人世(인세)를 다 니젯거니 날 가주를 알랴. <1>

이러한 생활(어부 생활) 속에 근심 걱정할 것 없으니 어부의 생활이 최고로다.

조그마한 쪽배를 끝없이 넓은 바다 위에 띄워 두고,

인간 세사를 잊었거니 세월 가는 줄을 알랴.

 

구버千尋綠水(천심녹수) 도라보니 萬疊靑山(만첩청산)

十丈 紅塵(십장 홍진)이 언매나 ,

江湖(강호)月白(월백)거든 더옥 無心(무심)얘라. <2>

아래로 굽어보니 천 길이나 되는 깊고 푸른 물이며, 돌아보니 겹겹이 쌓인 푸른 산이로다.

열 길이나 되는 붉은 먼지(어수선한 세상사)는 얼마나 가려 있는고.

강호에 밝은 달이 비치니 더욱 무심하구나.

 

<3>

靑荷(청하)애 바 綠柳(녹류)에 고기

蘆荻花叢(노적 화총) 야 두고

一般淸意味(일반청의미)를 어부니 아실고.

3- 주제 : 자연의 참된 의미를 아는 사람이 적음을 탄식함

연잎에 밥을 싸고 버들가지에 고기 끼워

갈대와 억새풀이 가득한 곳에 배 매어 두고

자연의 참된 의미를 어떤 사람이 알 것인가?

 

<4>

山頭(산두)閑雲(한운)()水中(수중)白鷗(백구)()이라.

無心(무심)多情(다정)니 이 두 거시로다.

一生(일생)에 시르믈 닛고 너를 조차 노로리라.

4- 주제 : 근심을 잃고 한가롭게 지내고 싶은 소망

산봉우리에 한가로운 구름이 일고 물 위에 갈매기 난다.

아무런 욕심 없이 다정한 이는 이 두 것이로구나.

일생의 시름을 잊고 너를 좇아 놀리라.

 

<5>

長安(장안)을 도라보니 北闕(북궐)千里(천리)로다.

漁舟(어주)에 누어신니즌 스치 이시랴.

두어라, 내 시아니라 濟世賢(제세현)이 업스랴.

 

멀리 서울을 돌아보니 경복궁이 천 리로다.

고깃배에 누워 있은들 (나랏일을) 잊을 새가 있으랴.

두어라, 나의 걱정이 아닌들 세상을 건져 낼 위인이 없겠느냐?

 

[핵심 정리]

지은이 - 이현보(李賢輔 1467-1555) 호는 농암(聾巖). 도연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를 본받아 귀거래사를 지었다. 향리에 은퇴하였다가 명종의 부름을 받았으나 거절하였다. 저서로는 <농암집(聾巖集)>이 있고, 작품으로 어부가”, “효빈가(效嚬歌)”, “생일가(生日歌)” 등이 전한다.

갈래 - 연시조(5수로 됨)

율격 - 3(4)4. 4음보

성격 - 자연 친화적. 한정가(閑情歌)

구성

1- 주제 : 인세(人世)를 잊은 어부의 한정(閑情)>

초장 : 시름 없는 생활어부의 생애[]

중장 : 어부의 풍류[]

종장 : 유유자적(悠悠自適)[·]

2- 주제 : 강호에 묻혀 사는 유유자적의 생활

초장 : 천심녹수(千尋綠水)만첩청산(萬疊靑山)-대구(對句)[]

중장 : 십장홍진(十長紅塵)세상사=우국(憂國)[]

종장 : 강호(江湖)의 생활유유자적(悠悠自適)[]

5- 주제 : 우국충정

초장 : 연군지정(戀君之情)[]

중장 : 우국충정(憂國衷情)[]

종장 : 제세현(濟世賢) 출현 갈망[·]

제재 - 어부의 생활

주제 - 강호에 묻혀 사는 어부의 한정(閑情). 자연을 벗하는 풍류적인 생활

의의 - 효종 2년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에 영향을 끼쳤다.

기타 - “어부가(漁父歌)”는 일찍이 고려 때부터 12장으로 된 장가와 10장으로 된 단가로 전해져 왔는데, 이현보(李賢輔)가 이를 개작(改作)하여 9장의 장가, 5장의 단가로 만들었다.

작품 해설

이 작품은 일찍이 고려 때부터 전하여 오던 것을 농암(聾巖) 이현보(李賢輔)가 개작(改作)한 것이다. 여기 실은 작품은 어부 단가 5(漁父短歌五章) 가운데 세 수인데, 농암의 어부가는 한자어가 많고 부르기에 적합하지 않은 결점을 지녔으며, 정경의 묘사도 관념적이다. 후에 고산(孤山) 윤선도(尹善道)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에 영향을 준다.

생업을 떠나 자연을 벗하며 고기잡이 하는 풍류객으로서의 어부의 생활을 그린 이 작품은, 우리 선인들이 예부터 요산요수(樂山樂水)의 운치 있는 생활을 즐겼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자연 속에 묻혀 은일(隱逸)을 즐겼을망정 마음 속에는 인간사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니, ‘人世(인세)를 다 니젯더니니즌 스치 이시랴라 한 것은 임금에 대한 충성을 표현한 것으로 애국 충정을 나타낸 것이다. 정경의 묘사나 생활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나타냄이 없이 千尋綠水(천심녹수), 萬疊靑山(만첩청산)’과 같이 상투적인 용어를 구사하여 관념적으로 어부의 생활을 그리고 있다.

 

재 너머 成勸農(성권롱) 집의 술 닉닷 말 어제 듯고,

누은 쇼 발로 박차 언치 노하 지즐,

, 勸農(권롱) 겨시냐, 鄭座首(뎡좌슈) 왓다 여라.

[전문 풀이]

고개 너머 사는 성 권농 집의 술이 익었다는 말을 어제 듣고,

누운 소를 발로 차서 일으켜 언치만 얹어서 눌러 타고,

아이야, 네 주인 계시냐? 정 좌수 왔다고 여쭈어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정철(鄭澈 1536-1593)

성격 - 전원한정가(田園閑情歌). 풍류적

표현 - 해학적 표현. 시상의 과감한 생략. 호방한 성격

주제 - 전원 생활의 흥취(興趣)

작품 해설

술과 벗을 좋아하는 지은이의 풍류와 멋스러움이 토속적인 농촌의 정취와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작품이다. 전편을 통해 생동감이 넘쳐 흐르며, 우리말을 자유자재로 멋스럽게 구사하는 송강의 언어 능력이 유감 없이 발휘된 작품이라 하겠다.

재 너머 성권롱 집에 술이 익었다는 말을 듣고 흥겨움에 누워 있는 소를 발로 차서 성급히 달려가는 모습에서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로서의 모습을 엿볼 수 있고, 지은이의 행동에서 해학적인 면이 보이는데, 특별히 이 시조의 특징은 시상의 과감한 생략이 돋보인다는 것이다.

 

 

견회요(遣懷謠)

 

윤선도(尹善道)

 

 

슬프나 즐거오나 옳다 하나 외다 하나

내 몸의 해올 일만 닦고 닦을 뿐이언정

그 밧긔 여남은 일이야 분별(分別)할 줄 이시랴

>> 해설

슬프나, 즐거우나, 옳다 하나, 그르다 하나

내 몸의 할 일만 닦고 닦을 뿐이로다.

그 밖의 다른 일이야 생각하거나 근심할 필요가 있겠는가?

 

내 일 망녕된 줄 내라 하여 모랄 손가

이 마음 어리기도 님 위한 탓이로세

아뫼 아무리 일러도 임이 혜여 보소서

>> 해설

나의 일이 잘못된 것인 줄 나라고 하여 모르겠는가?

이 마음 어리석은 것도 모두가 임(임금)을 위한 탓이로구나.

아무개도 아무리 헐뜯더라도 임께서 헤아려 주십시오.

 

추성(秋城) 진호루(鎭胡樓) 밧긔 울어 예는 저 시내야

무음 호리라 주야(晝夜)에 흐르는다

님 향한 내 뜻을 조차 그칠 뉘를 모르나다

>> 해설

경원성 진호루 밖에 울며 흐르는 저 시냇물아!

무엇하러 밤낮으로 그칠 줄 모르고 흐르는가?

임 향한 내 뜻을 따라 그칠 줄을 모르는가?

 

뫼흔 길고 길고 물은 멀고 멀고

어버이 그린 뜻은 많고 많고 하고 하고

어디서 외기러기는 울고 울고 가느니

>>해설

산은 끝없이 길게길게 이어져 있고, 물은 멀리 굽이굽이 이어져 있구나.

부모님 그리운 뜻은 많기도 많다.

어디서 처량한 외기러기는 울어울어 나의 마음을 구슬프게 하는가?

 

어버이 그릴 줄을 처엄부터 알아마는

님군 향한 뜻도 하날이 삼겨시니

진실로 님군을 잊으면 긔 불효(不孝)인가 여기노라.

>>해설

어버이 그리워할 줄을 처음부터 알았지마는

임금 향한 뜻은 하늘이 만드셨으니

진실로 임금을 잊으면 그것이 불효인가 하노라

 

<고산 유고(孤山遺稿)에서>

핵심 정리

갈래 - 연시조 / 성격 - 우국가, (견회 - 마음을 달램)

표현 - 반복법

배경 - 작자가 30세 때 권신 이이첨(李爾瞻)의 횡포를 상서하였다가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되었을 때 지은 것

제재 - 유배지에서의 정회(情懷) / 주제 - 연군(戀君)

 

작품 해설

고산(孤山)은 치열한 당쟁으로 평생을 거의 유배지에서 보냈다. 그의 시조 작품은 정철의 가사와 함께 조선 시가 문학의 쌍벽을 이루고 있다. 문집으로 고산 유고(孤山遺稿)‘가 있다.

견회요’ 5수 중 첫째 연은 특히 고산의 가치관을 여실히 보여 주는 부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남이야 어떻게 말하든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는 강직한 성격, 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정의감, 이것은 올바르고 굳센 가치관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다. 내가 할 일만 하면 그뿐, 뒤에 귀양을 가건 죽음을 당하건 알 바 없다는 고산의 도도하고 강직한 태도는 혼탁(混濁)한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하겠다.

한편, 넷째 연에서는 고산의 인간적인 면을 엿볼 수 있는데, 유배지에서 고향에 두고 온 어버이를 그리는 정이 애절하게 나타나 있다.

<참고> 견회요의 비장미(悲壯美)

셋째 수에서 현실적인 것이 밤낮으로 울면서 흐르는 시냇물을 바라보는 것이라면. ‘이상적인 것은 임금님을 향한 충성심이 강렬하다는 것이다. 피상적으로 보면 전자와 후자 사이에 대립적인 요소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전자는 근원적으로 현실 부정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왜냐 하면, 현실에서의 부조화를 그대로 반영한 울어 예는시냇물은 임 향한 내 뜻과 합일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수에서 현실적인 것이 어버이에 대한 효심을 발휘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라면, ‘이상적인 것은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성을 다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상은 추구될 수 없고 슬픔과 고독감만 가중될 뿐이다. 우리가 현실에서 느끼는 이런 양면성을 이 부분은 잘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이 작품에서는 현실적인 것이상적인 것이 영원히 상충되고 모순된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하나의 비장미를 형성시켰다고 하겠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윤선도(尹善道)

 

춘하추동

 

춘사(春詞)

 

압개예 안개 것고 뒫뫼희 해 비췬다

배떠라 배떠라

밤믈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강촌(江村) 온갓 고지 먼 비치 더옥 됴타

 

 

날이 덥도다 믈 우희 고기 떳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갈며기 둘식세식 오락가락 하느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낫대는 쥐여잇다 탁쥬ᄉ병(濁酒甁) 시럿나냐

 

 

동풍(東風)이 건듣 부니 믉결이 고이 닌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동호(東胡)를 도라보며 셔호(西湖)로 가쟈스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압뫼히 디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우는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어촌(漁村) 두어 집이 냇속의 나락들락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말가한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뒤노나다

 

 

고운 볃티 쬐얀는듸 믉결이 기름갓다

이어라 이어라

그믈을 주어듀라 낙시를 노흘일가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탁영가(濯纓歌)의 흥()이 나니 고기도 니즐로다

 

 

셕양(夕陽)이 빗겨시니 그만하야 도라가쟈

돋디여라 돋디여라

안류(岸柳) 뎡화(汀化)는 고비고비 새롭고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삼공(三公)을 불리소냐 만사(萬事)를 생각하랴

 

 

방초(防草)를 발와 보며 난지(蘭芷)도 뜨더보쟈

배셰여라 배셰여라

일엽편주(一葉片舟)에 시른 거시 므스것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갈 제는 바뿐이오 올 제는 달이로다

 

 

()하야 누얻다가 여흘 아래 나리려다

배매여라 배매여라

락홍(落紅)이 흘러오니 도원(桃源)이 갓갑도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세홍딘(人世紅塵)이 언메나 가렷나니

 

 

낙시줄 거더노코 봉창(蓬窓) 이 달을 보쟈

닫디여라 닫디여라

하마 밤들거냐 쟈규(子規)소리 말게 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나믄 흥()이 무궁(無窮)하니 갈 길흘 니젓땃다

 

 

내일(來日)이 또 업스랴 봄밤이 몃덛새리

배브텨라 배브텨라

낫대로 막대삼고 시비(柴扉)를 차자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부 생애(漁父生涯)는 이렁구리 디낼로다

 

봄 아침에 어부들이 고기잡이 배를 띄우고 강촌을 떠나가는 광경을 노래한 것이다. 앞 포구에는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는 햇살이 비치며, 밤 사이의 썰물이 물러가고 밀물이 밀려온다. 생기가 돋고 희망에 넘치는 분위기가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이윽고 배가 바다로 밀려 나가자 멀리 보이는 강촌의 경치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봄이 돌아오자 산과 들은 파랗게 물들기 시작하고, 싱그렇고 맑은 대기 속에서 제일 먼저 우는 것은 뻐꾸기다. 이 뻐꾸기는 신록이 한창 우거질 때까지 계속해서 우짖는다. 어촌의 춘경을 노래하되, 첫 구절에 뻐꾸기를 등장시켜 어촌(그것은 농촌이라도 좋다)의 봄 풍경을 노래한 것은 작가만이 나타낼 수 있는 예리한 감각이다. 특히 문장에 도치법을 써서 표현의 묘를 더욱 더 살려 놓았다. 그리고, ‘안개 속에 나락들락하는 어촌의 두어 집',‘온갖 고기가 뛰노는 맑은 소' 등 티끌 세상과는 완전히 절연한, 선경과도 같은 어촌으로 부각해 놓아,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한다. 끝 구절 첫마디에서 맑은'으로 하지 않고 말가한'이라고 한 것은 매우 적절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사(夏詞)

구즌 비 머저가고 시낻물이 맑아 온다

배떠라 배떠라

낫대를 두러 메니 기픈 흥()을 금() 못 할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연강덥쟝(沿江 嶂)은 뉘라셔 그려낸고

 

 

년닙희 밥 싸두고 반찬으란 쟝만마라

닫드러라 닫드러라

청약립(靑蒻笠)은 써잇노라 녹사의(綠蓑依) 가져오냐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심(無心)한 백구(白駒)는 내 좃는가 제 좃는가

 

 

마람 닙희 바람나니 봉창(篷窓)이 서늘코야

돋다다라 돋다다라

녀름바람 뎡할소냐 가는 대로 배시켜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븍포 남강(北浦南江) 이 어디 아니 됴흘러니

 

 

믉결이 흐리거든 발을 싯다 엇더하리

이어라 이어라

오강(吳江)의 가쟈하니 천년노도(千年怒濤) 슬플로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초강(楚江)의 가쟈 하니 어복튱혼(漁腹忠混) 낟글셰라

 

 

만류록음(萬柳綠陰) 어릔 고대 일편태긔(一便苔磯) 긔특(奇特)하다

이어라 이어라

다리예 다 닫가든 어인쟁도(漁人爭渡) 허믈마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학발로옹(鶴髮老翁) 만나거든 뢰택양거(雷澤讓居) 효측(效側)하쟈

 

 

긴 날이 져므는 줄 흥()의 미쳐 모르도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뱃대를 두드리고 슈됴가(水調歌)를 블러 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애내 셩듕에 만고심(萬古心)을 긔 뉘알고

 

 

석양(夕陽)이 됴타마는 황혼(黃昏)이 갓깁거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바회 우희에 구븐 길 솔 아래 빗겨 잇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벽슈앵셩(碧樹鶯聲)이 곧곧이 들리나다

 

 

몰괘 우희 그믈 널고 둠 미틔 누어 쉬쟈

배매어라 배매어라

모괴를 뮙다 하랴 창승(蒼蠅)과 엇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다만 한 근심은 상대부(桑大夫) 드르려다

 

 

밤 사이 풍낭(風浪)을 미리 어이 짐쟉하리

닫디여라 닫디여라

야도횡쥬(夜渡橫舟)도 진실로 어엳브다

와실(蝸室)을 바라보니 백운(白雲)이 둘러잇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부들부체 가라 쥐고 셕경(石逕)으로 올라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어옹(漁翁)이 한가(閑暇)터냐 이거시 구실이라

 

하사(夏詞)

궂은 비는 멎어 가고 시냇물이 맑아 오는데 집 안에만 있을 수 없다. 낚싯대를 둘러메고 나서니 벌써 마음이 흥겨워진다. 마치 왕진경이 그리고 소동파가 찬을 쓴, 그 그림 같은 저 경치는 참으로 아름답구나. 첫 여름의 아름다움 풍경 속에 낚시질을 나서니 어부의 흥취가 넘치고 있다.

초강의 흐린 물에 발을 씻는다는 것은, 곧 당세의 정계가 부패하여 맑은 물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암시한 것으로, 굴원의 어부사에 나오는 창랑지수'의 노래에서 암인한 것이다. 중장의 천년노도와 종장의 어복 충혼은 중국 고사를 연상하면서 작자 자신의 충의심을 나타낸 것이다. 이 노래는 윤 선도의 다른 작품에 비하여 한자 어구와 중국 고사가 남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용도 다듬어지지 않아 다른 것에 비해 많이 뒤지는 작품이다.

 

추사(秋詞)

물외(物外)예 조흔 일이 어부 생애(漁夫生涯) 아니러냐

배떠라 배떠라

어옹(漁翁)을 욷디 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사시흥(四時興)이 한가지나 츄강(秋江)이 읃듬이라

 

 

슈국(水國)의 가을이 드니 고기마다 살져 읻다

닫드러라 닫드러라

만경딩파(萬頃 波)의 슬카지 용여(容與)하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인간(人間)을 도랴보니 머도록 더옥 됴타

 

 

백운(白雲)이 니러나고 나모 긋티 흐느긴다

돋다라라 돋다라라

밀믈의 셔호(西湖)오 혈믈의 동호(洞湖)가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빈홍료(白 紅蓼)는 곳마다 경()이로다

 

 

그러기 떳는 박싀 못 보던 뫼 뵈느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하려니와 취()한 거시 이 흥()이라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셕양(夕陽)이 바애니 쳔산(天山)이 금슈(金繡)로다

 

 

은슌옥쳑(銀脣玉尺)이 몃치나 걸럿나니

이어라 이어라

로화(蘆花)의 블부러 갈해야 구어 노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딜병을 거후리혀 박구기예 브어 다고

 

 

녑바람이 고이 부니 다론 돋긔 도라와다

돋디여라 돋디여라

명색(瞑色)은 나아오대 쳥흥(淸興)은 머러 읻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홍슈(紅樹) 쳥강(淸江)이 슬믜디도 아니한다

 

 

흰 이슬 빋견는데 발근 달 도다온다

배셰여라 배셰여라

봉황루(鳳凰樓) 묘연(杳然)하니 쳥광(淸光)을 눌을 줄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옥토(玉兎)의 띤는 약()을 호객(豪客)을 먹이고쟈

 

 

건곤(乾坤)이 제곰인가 이거시 어드메오

배매여라 배매여라

셔풍딘(西風塵) 몯미츠니 부체하야 머엇하리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드론 말이 업서시니 귀시서 머엇하리

 

 

옷 우희 서리오대 치운 줄을 모를로다

닫디여라 닫디여라

됴션( )이 좁다 하나 부셰(浮說)와 얻더하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내일도 이리 하고 모뢰도 이리 하쟈

 

 

숑간셕실(松間石室)의 가 효월(曉月)을 보쟈 하니

배브텨라 배브텨라

공산락엽(空山落葉)의 길흘 엇디 아라볼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백운(白雲)이 좃차오니 녀라의(女蘿依) 므겁고야

 

추사(秋詞)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생활은, 속세를 멀리 떠난 곳에서 낚시질하는 어부의 생활이다. 그것을 모르고 명리에 허덕이는 세속 사람들은 어부의 생활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웃고들 있지만, 예로부터 많은 그림에 어옹의 그림이 있음은 무엇을 뜻하는가? 고고한 은사들은 낚싯대를 드리우고 관조의 세계에 잠기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생활로 동경했던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연 친화의 길이요, 속세에서 초연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뿐만 아니라 시문에서도 어부의 생활을 찬양한 것을 수 없이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 시조에서는 이와 같은 어부의 생활을 찬양하고, 특히 가을 낚시의 흥겨움을 노래했다.

가을밤이 깊어 서리가 내리고 있지만 작자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낚싯배가 비좁지만 싸움과 시비가 끊이지 않는 속세의 집보다는 훨씬 낫게 생각된다. 바로 지척에 집이 있건만 거기도 속세이어서 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이다. 오늘뿐만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이렇게 속세와 떨어진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였다.

여기에서 작자는 물아일체나 유유자적을 노래했다기보다는 불우한 정객으로서의 비감을 노래한 것으로 보아진다. 작자는 강직한 성격으로 많은 정적을 가지고 있어 유배지를 전전하기 20여 년에, 은거 생활도 19년이나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부세에 대한 절망도 컸을 것이다. 그래서 비좁은 낚싯배에서 살지언정 부세에는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지사비추'의 심경을 노래한 것이다.

 

 

동사(冬飼)

구룸 거둔 후의 핻빋치 두텁거다

배떠라 배떠라

텬디폐색(天地閉塞) 호대 바다흔 의구(依舊)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가업슨 믉결이 깁편 닷 하여잇다

 

 

주대 다사리고 뱃밥을 박앋나냐

닫드러라 닫드러라

쇼샹(瀟湘) 동뎡(洞庭)은 그믈이 언다 하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이때예 어됴()하기 이만한 듸 업도다

 

 

여튼 갣 고기들히 먼 소해 다 갇나니

돋다라라 돋다라라

져근덛 날 됴흔 제 바탕의 나가보쟈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밋기 곧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한다

 

 

간밤의 눈갠 후()에 경물(景物)이 달랃고야

이어라 이어라

압희는 만경유리(萬頃琉璃) 뒤희는 천텹옥산(天疊玉山)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션계(仙界)ᄂ가 불계(佛界)ᄂ가 인간(人間)이 아니로다

 

 

그믈 낙시 니저 두고 뱃젼을 두드린다

이어라 이어라

압개를 건너고쟈 멷 번이나 혜여본고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무단(無端)한 된바람이 행혀 아니 부러올까

돋디여라 돋디여라

압길히 어두우니 모셜(暮雪)이 자자뎓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아압디(鵝鴨池)를 뉘텨서 초목참(草木斬)을 싣돋던고

 

 

단애취벽(丹崖翠壁)이 화병(畵屛) 갇티 둘럿는듸

배셰여라 배셰여라

거구셰린(巨口細鱗)을 낟그나 몬 낟그나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고주사립(孤舟蓑笠)에 흥()계워 안잣노라

 

 

믉가의 외로운 솔 혼자 어이 싁싁한고

배매여라 배매여라

머흔 구룸 한()티 마라 셰샹(世上)을 가리온다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파랑셩(波浪聲)을 염()티 마라 딘훤을 막는도다

 

 

챵쥬오도(滄州吾道)를 녜브터 닐런더라

닫디여라 닫디여라

칠리(七里) 여흘 양피(羊皮) 옷슨 긔 얻더 하니런고

직구총 지국총 어사와

삼쳔뉵백(三千六白) 낙시질은 손 고븐 제 엇더턴고

 

 

이와 져므러간다 연식(宴息)이 맏당토다

배븟텨라 배븟텨라

가는 눈 쁘린 길 블근 곳 흣터딘 듸 흥치며 거러가셔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셜월(雪月)이 셔봉(西峰)의 넘도록 숑창(松窓)을 비겨 잇쟈

 

동사(冬飼)

구름이 걷히고 날씨가 개자 햇볕이 따사롭다. 온 세상이 눈에 덮이고 꽁꽁 얼어붙어서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겨울철이지만, 바다는 사계절에 걸쳐 변함이 없고, 끝없이 맑은 물이 마치 비단을 펼쳐 놓은 듯 아름답다. 삭막한 물의 경치에 비하여 언제나 변함없는 바다의 아름다움을 찬양한 노래다.

겨울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고기는 깊은 소로 갔다가 날씨가 따뜻한 날이면 수면 가까이 올라온다. 이 때에 어부들은 고기를 낚기 위하여 어장으로 나가는데 미끼만 좋으면 살지고 큰 고기를 잡을 수 있다. 이러한 겨울 낚시의 요도(要道)가 잘 나타나 있는 시조다.

 

훈민가(訓民歌)

 

정철(鄭澈)

(1)

아바님 날 나시고 어마님 날 기시니,

두 분 곳 아니시면 이 몸이 사라실가.

   은덕을 어다혀 갑오리.

풀이

아버님께서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께서 나를 기르시니

두 분이 아니었다면 이 몸이 태어나 살 수 있었을까.

하늘같이 끝이 없는 큰 은혜를 어떻게 다 갚을 수 있을까.

주제 - 부의모자(父義母慈). 부모님에 대한 효도의 권장

 

(2)

님금과 셩과 이 하

내의 셜운 이다 아로려 시거든

우린 진 미나리혼자 엇디 머그리.

풀이

임금과 백성의 사이가 하늘과 땅이로되

내 서러운 것을 다 알려고 하시거늘

우린들 살진 미나리를 혼자 엇지 먹으리.

주제 - 군신(君臣)

 

(3)

형아 아야 네  만져 보아.

뉘손타 나관조차 .

졋 먹고 길러나 이셔 닷 을 먹디 마라.

풀이

형아, 아우야, 네 살을 만져 보아라.

누구에게서 태어났기에 모습조차 같은 것인가?

같은 젖을 먹고 자라났으니 딴 마음을 먹지 마라.

주제 - 형우제공(兄友弟恭). 형제 간의 우애

 

(4)

어버이 사라신 제 셤길 일란 다여라.

디나간 ()면 애다 엇디

(平生)애 고텨 못이리 이인가 노라.

(4)

풀이

어버이 살아 계실 동안에 섬기는 일일랑 다하여라.

돌아가신 후면 아무리 애태우고 뉘우친들 어찌하리?

평생에 다시 할 수 없는 일은 부모 섬기는 일뿐이가 하노라.

주제 - 자효(子孝)

이해와 감상

선거권유문자효(子孝)’를 시화한 것으로 풍수지탄(風樹之嘆)을 연상하게 한다. 효의 근본이 살아 계신 어버이에 대한 봉양(奉養)임을 나타낸 부분이다. 돌아가신 후에 회한의 눈물을 흘린들 어찌 다시 살아나시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5)

몸 둘헤 夫婦(부부)삼기실샤

이신 제  늙고 주그면  간다.

셔 망녕의 시 눈 흘긔려 .

풀이

한 몸 둘로 나누어 부부로 생겨나게 하시사

있을 동안 함께 늙고 죽으면 함께 간다.

어디서 망령의 것이 눈 흘기려 하느냐?

주제 - 부부유은(夫婦有恩)

 

(6)

간나길흘 에도,

길흘 계집이 츼도,

제 남진 제 계집 아니어든 일흠 믓디 마오려.

풀이

여자가 가는 길을 남자가 멀찌감치 돌아가듯이,

남자가 가는 길을 여자가 피해서 돌아가듯이,

자기의 남편이나 아내가 아니라면 이름을 묻지 마시오.

주제 - 남녀유별(男女有別). 남녀 간의 예의 범절

 

(7)

네 아孝經(효경) 닑더니 어도록

내 아들 小學(소학)은 모로다.

제 이 두 글 화 어딜거든 보려뇨.

풀이

네 아들 효경 읽더니 얼마쯤 배웠느냐?

내 아들 소학은 모래면 마칠 것이로다.

어느 때 이 두 글을 배워 어질 것을 볼 것인가.

주제 - 자제유학(子弟有學). 자식들의 학문

 

(8)

 들아 올쟈스라.

이 되어나셔 올치옷 못,

마쇼갓 곳갈 워 밥 머기나 다르랴.

풀이

마을 사람들아, 옳은 일 하자꾸나.

사람으로 태어나서 옳지를 못하다면,

짐승에게 갓이나 고깔을 씌워서 밥을 먹이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주제 - 향려유례(鄕閭有禮). 옳은 일의 권장

 

(9)

목 쥐시거든 두 손으로 바티리라.

나갈 겨시거든 막대 들고 조리라.

향음쥬 다 파후에 뫼셔 가려 노라.

풀이

(어른이) 기거할 때 만일 팔목을 쥐시는 일이 있거든 두 손으로 바치리다.

나갈 곳이 계시다면 막대 들고 좇으리라.

마을에서 어른들을 모신 주연(酒宴)이 다 끝난 후에 뫼셔 가려 하노라.

주제 - 장유유서(長幼有序)

 

(10)

으로 삼긴 듕의 벗티 유신.

내의 왼 이다 닐오려 노매라.

이 몸이 벗님곳 아니면 사되미 쉬올가.

풀이

남으로 생긴 중에 벗같이 신의가 있으랴.

내 그른 일을 다 말하려 하는구나.

이 몸이 벗이 아니면 사람됨됨이가 그렇게 쉬울까?

주제 - 붕우유신(朋友有信)

 

(11)

어와 뎌 족해야 밥 업시 엇디.

어와 뎌 아자바 옷 업시 엇디.

머흔 일 다 닐러라 돌보고져 노라.

풀이

어와 저 조카야, 먹을 것이 없으면 어찌하겠는가.

어와 저 아저씨야, 입을 것이 없으면 어찌하겠는가.

어려운 일 다 말하려무나. 도와 주고자 하노라.

주제 - 빈궁우환(貧窮憂患). 어려울 때의 상부상조(相扶相助)

 

(12)

네 집 喪事(상사)흔 어도록 

셔방은 언제나 마치

내게도 업다커니와 돌보고져 노라.

풀이

네 집 喪事(상사)들은 어떻게 차리는가?

네 딸 서방은 언제나 마지하게 되는가?

내게도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돌보고자 하노라.

주제 - 혼인사상 인리상조(婚姻死喪 隣里相助). 애경사(哀慶事)에 대한 상부상조

 

(13)

도 다 새거다, 호미 메고 가쟈사라.

내 논 다 여든 네 논 졈 어 주마.

올 길에  다가 누에 머겨 보쟈.

(13)

풀이

오늘도 날이 다 밝았다. 호미 메고 들로 가자꾸나.

내 논의 김을 다 매거든 네 논도 매어 주마.

일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뽕을 따다가 누에도 먹여 보자꾸나.

주제 - 상부상조(相扶相助)

이해와 감상

선거권유문무타농상(無惰農桑)’을 시화하여 근면성과 상부 상조(相扶相助)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농번기의 농부의 일손을 잠시도 놓을 날이 없다. 그래서 흔히 손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고들 한다. 들에 나가 김을 매랴, 뽕을 따다 누에치랴, 농부들은 잠시도 쉴 틈이 없다. 그래서 우리네 선인들은 두레를 만들고 향약을 조직하여 서로 상부 상조의 정신을 길러 왔다. ‘가쟈라는 청유 어법은 상당히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14)

비록 못 니버도  앗디 마라

비록 못 머거도  밥을 비디 마라

적곳 휘면 고텨 기 어려우리.

풀이

비록 못 입어도 남의 옷을 빼앗지 마라.

비록 못 먹어도 남의 밥을 빌지 마라.

한 번만 때가 묻은(죄를 짓는다는 말) 후면 다시 그 죄를 씻기 어려우리.

주제 - 무작도적(無作盜賊). 죄를 짓지 말 것

 

(15)

雙六將碁(쌍육장기) 지 마라. 訟事(송사)글월 지 마라.

야 무하며 남의 怨讐(원수) 될 줄 엇디

나라히 ()을 세오샤 () 줄 모로.

풀이

노름이나 장기를 하지 마라. 고소문(告訴文) 쓰지 마라.

집안이 탕진하여 무엇하며, 남의 원수 될 것을 어찌하랴.

나라가 법을 세우시는데 죄 있는 줄을 모르느냐.

주제 - 무학도박(無學賭博) · 무호쟁송(無好爭訟) · 행자양로(行者讓路). 법을 지키고 죄를 짓지 말 것

 

(16)

이고 진 뎌 늘근이 짐 프러 나주오.

졈엇니 돌히라 므거울가.

늘거도 설웨라커든 지믈 조차 지실가.

풀이

짐을 머리에 이고 등에 진 노인장이여, 그 짐을 풀어 내게 주시오.

나는 젊었으니 돌이라 한들 무거울까.

늙는 것도 서럽다 하는데 짐까지 지시겠는가.

주제 - 반백자불부대(斑白者不負戴). 경로 사상의 강조

 

[핵심 정리]

지은이 - 정철(鄭澈 1536-1593) 호는 송강(松江). 가사의 대가 불리며 관동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등 가사가 전해지며 많은 시조도 전함. 문집으로 <송강가사>, <송강집> 등이 있음

연대 - 선조 13(1580)

갈래 - 평시조. 연시조(16)

율격 - 3(4)4. 4음보

성격 - 훈민가(訓民歌). 교민가(敎民歌)

표현 - 설의법. 청유 어법(請誘語法)

주제 - 유교의 윤리 권장

의의 - 계몽적교훈적 노래지만 문학적 기교가 세련되어 있어 작가의 문학적 안목을 엿볼 수 있다. 연시조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각 수는 완전히 독립된 작품이다.

작품 해설

이 시조는 훈민가(訓民歌)” 중 한 수이다. “훈민가는 송강이 45세 때, 강원도 관찰사로서 도민을 교화하기 위해 지은 작품으로, 누구나 알기 쉽게 지어 사람들이 행해야 할 일을 가르쳤다.

훈민가(訓民歌)”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윤리도덕의 실천 궁행(實踐躬行)을 목적으로 한 목적 문학이다.

강원도 백성들을 교화하기 위한 계몽적이며 교훈적인 성격의 노래이다.

문학적인 운치나 창의성은 적지만, 평이한 말 속에 인정의 기미를 곁들여 감동을 일으키고 있다.

고유어를 사용하여 백성들의 이해와 접근이 용이하도록 만들어 놓았다.

청유 어법을 활용하여 설득하는 힘이 강하다.

오륜가(五倫歌)

주세붕(周世鵬)

 

마다 이 말드러

이 말아니면 사이오 사아니

이 말닛디 말오 호고야 마로이다

 

어바님 날 나시고 어마님 날 기시니

父母(부모)옷 아니시면 내모미 업슬랏다

이 덕을 갑파려니 하 이 업스샷다

 

둉과 항것과뉘랴셔 삼기신고

벌와 가여미 몬져 아니

 매 두 업시 소기지나 마옵생이다

 

지아비 받 갈라 간 밥고리 이고 가

반상을 들오눈섭의 마초이다

친코도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다실가

 

()님 자신 져내 조쳐 머궁이다

어와 뎌 아야 어마님 너 랑이아

兄弟(형제)不和(불화)면 개 도티라 리라

 

늘그니父母(부모)고 얼우

 不恭(불공)면 어가 다

랄료셔 디어시고야 마로이다

 

 

[전문 풀이]

사람 사람들마다 이 말씀을 들으려무나,

이 말씀이 아니면 사람이면서도 사람이 아닌 것이니,

이 말씀을 잊지 않고 배우고야 말 것입니다.

 

아버님이 나를 낳으시고 어머님이 나를 기르시니

부모님이 아니셨으면 이 몸이 없었으리로다.

이 덕을 갚고자 하니 하늘같이 끝이 없습니다.

 

종과 상전의 구별을 누가 만들어 내었던가.

벌과 개미들이 이 뜻을 먼저 아는구나.

한 마음에 두 뜻을 가지는 일이 없도록 속이지나 마십시오.

 

남편이 밭을 갈러 간 곳에 밥을 담은 광주리를 이고 가서,

밥상을 들이되 (지아비의) 눈썹 높이까지 공손히 들어 바칩니다.

(남편은) 진실로 고마우신 분이시니 (삼가고 조심해야 할) 손님을 대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형님이 잡수신 젖을 나까지 먹습니다.

아아, 우리 아우야 어마님 너 사랑이야.

형제 간에 화목하지 못하면 개나 돼지라 할 것입니다.

 

젊은이는 부모님 같고, 어른은 형님 같으니,

이와 같은데 공손하지 않으면 (짐승과) 어디가 다른 것인가.

나로서는 (노인과 어른들을) 맞이하게 되면 절하고야 말 것입니다.

 

[핵심 정리]

지은이 - 주세붕(周世鵬 )자 경유(景遊). 호 신재(愼齋) 손옹(巽翁) 남고(南皐). 시호 문민(文敏). 경남 함안 출생. 백운동(白雲洞:順興)에 안향(安珦)의 사당 회헌사(晦軒祠)를 세우고, 1543년 주자(朱子)의 백록동학규(白鹿洞學規)를 본받아 사림자제들의 교육기관으로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紹修書院)을 세워 서원의 시초를 이루었다. “도동곡(道東曲)”, “육현가(六賢歌)”, “엄연곡(儼然曲)”, “태평곡(太平曲)” 등 장가(長歌)군자가(君子歌)” 등 단가 8수가 전한다. 청백리에 녹선되고, 예조판서에 추증되었다. 칠원의 덕연서원(德淵書院)에 배향되고, 백운동 서원에도 배향되었다. 저서에 <무릉잡고(武陵雜稿)>, 편서로는 <죽계지(竹溪誌)>, <동국명신언행록(東國名臣言行錄)>, <심도이훈(心圖彛訓)> 등이 있다.

갈래 - 평시조. 연시조

성격 - 교훈가

제재 - 오륜(五倫)

주제 - 삼강오륜(三綱五倫)

출전 - <武陵續集(무릉속집)>

 

작품 해설

모두 6수로 되어 있는 연시조이다. 이 시조들은 유교 사상을 노래하여 무척 유교적 이념이 강하게 드러난 교훈적이고도 도덕적인 설교가 많은 내용으로 오륜가(五倫歌)라 하는 것들이다.

그 내용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서사의 성격을 갖고 있는 첫째수에 이어서, 둘째수는 부자유친(父子有親)’으로서 초장에서 부생모육지은(父生母育之恩)을 노래하고 종장에서 부모의 은혜가 끝이 없음을 노래하여 훗날 정철의 '훈민가(訓民歌)'와 거의 비슷한 내용을 이루고 있다. 셋째수는 군신유의(君臣有義)’로서 백성, ‘상전임금을 가리키고 있는 듯하다. 곧 군신(君臣)의 관계는 하늘이 맺어준 것인 바 이것은 마치 벌이나 개미가 여왕벌이나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충성을 다해 일함과 같은 것으로 보아, 신하는 임금에 대해 두 마음을 가지는 일이 없이 충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넷째수는 부부유별(夫婦有別)’으로서 아내는 남편을 하늘처럼 정성과 공경스런 마음으로 언제나 손님 대하듯 하라는 교훈성이 깃든 시조다. 중국 후한(後漢) 때 양홍(梁鴻)과 그의 처 맹광(孟光) 사이의 거안제미(擧案齊眉 : 상을 들되 눈썹과 가지런히 되게 높여 든다)라는 고사를 인용하여 남편 섬기는 도리를 말하고 있다. 이어 다섯째수는 형제우애(兄弟友愛)’ 형제가 한 어머니 젖을 먹고, 또 지극한 사랑을 받고 장성한 만큼 서로 불화하면, 개나 돼지와 같으니 부디 형제간 우애하고 화목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여섯째수는 장유유서(長幼有序)’로서 웃어른을 부모와 형같이 공손하게 모셔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오륜가(五倫歌)”는 주세붕 이외에 박인로, 김상용 등이 지은 작품도 있다.

오우가(五友歌)

 

윤선도(尹善道)

 

내 버디 몃치나 水石(수석)松竹(송죽)이라.

東山(동산)오르니 긔 더욱 반갑고야.

두어라, 이 다밧긔 야 머엇.

 

구룸 비치 조타 나 검기 .

람 소리 나 그칠 적이 하노매라.

조코도 그칠 뉘 업기는 믈인가 노라.

 

고즌 무스 일로 퓌며서 쉬이 디고,

플은 어이야 푸르  누르,

아마도 변티 아닐 바회인가 노라.

 

더우면 곳 퓌고 치우면 닙 디거,

솔아, 얻디 눈서리.

九泉(구천)에 불휘 고줄을 글로 야 아노라.

 

나모도 아닌 거시, 플도 아닌 거시

곳기뉘 시기며, 속은 어이 뷔연.

뎌러코 四時(사시)예 프르니 그를 됴하노라.

 

자근 거시 노피 萬物(만물)을 다 비취니,

밤듕에 光明(광명)이 너만.

보고도 말 아니 니 내 벋인가 노라.

 

[시어, 시구 풀이]

버디 : 벗이

水石(수석)松竹(송죽)이라. : 물과 돌(바위)와 소나무와 대나무이다.

조타 : 깨끗하다

: 자주

조코도 : 깨끗하고도

고즌 : 꽃은

변티 아닐 : 변하지 않는 것은

:

九泉(구천) : 땅 깊은 곳. 저승

불휘 : 뿌리

뷔연: 비었느냐?

뎌러코 : 저러고도

됴하노라 : 좋아하노라

[전문 풀이]

1

나의 벗이 몇인가 하니 물과 돌과 소나무, 대나무다.

동산에 달이 떠오르니 그 더욱 반갑구나.

두어라, 이 다섯 가지밖에 또 더하면 무엇하리?

2

구름 빛깔이 깨끗하다고는 하지만, 검기를 자주 한다.

바람 소리가 맑다고 하지만, 그칠 때가 많도다.

깨끗하고도 그칠 적이 없는 것은 물뿐인가 하노라.

3

꽃은 무슨 일로 피자마자 곧 지고,

풀은 또 어찌하여 푸르러지자 곧 누른빛을 띠는가?

아마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바위뿐인가 하노라.

4

따뜻해지면 꽃이 피고, 추우면 나뭇잎은 떨어지는데,

소나무여, 너는 어찌하여 눈과 서리를 모르느냐?

깊은 땅 속까지 뿌리가 곧은 줄을 그것으로 알겠구나.

5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누가 시켰으며, 속은 어찌하여 비어 있느냐?

저러고도 네 계절에 늘 푸르니, 나는 그것을 좋아하노라.

6

작은 것이 높이 떠서 온 세상을 다 비추니

한밤중에 광명이 너만한 것이 또 있겠느냐?

보고도 말을 하지 않으니 나의 벗인가 하노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15871671) 조선 선조현종 때의 문신. 호는 고산(孤山). 송강 정철과 국문학사상 쌍벽을 이룬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유감 없이 발휘했으며 속화(俗化)된 자연을 시로써 승화시켰다. 작품으로 견회요(遣懷謠)”, “우후요(雨後謠”, “산중신곡(山中新曲)” 등이 있다.

연대 : 조선 인조 때

갈래 : 평시조. 연시조(6)

성격 : 찬미적(讚美的)

제재 :

주제 : 오우(五友)을 기림

출전 : <고산유고>

작품 해설

지은이가 56세 때 전라도 해남 금쇄동(金鎖洞)에 은거할 무렵에 지은 <산중신곡(山中新曲)> 속에 들어 있는 6수의 시조로, (-)(-)(-)(-)(-)을 다섯 벗으로 삼아 서시(序詩) 다음에 각각 그 자연물들의 특질을 들어 자신의 자연애(自然愛)와 관조를 담아 고산 윤선도 문학의 대표작이라 할 만한 것으로서,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어 시조를 절묘한 경지로 이끈 작품이다.

첫 수는 뒤에 나올 다섯 수에 대한 소개를 하며 서시이고, 둘째 수는 물, 셋째 수는 바위, 넷째 수는 소나무, 다섯째 수는 대나무, 여섯째 수는 달을 각각 친근한 벗으로 표현함으로써 사물에 대한 작가의 짙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우리말의 어휘와 어미, 문장 등을 잘 다듬는 시인의 언어적 감각에 의해 완벽하게 구현이 되고 있으며, 자연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사상과 정신이 잘 응축되어 있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자연과 인간이 하나로 어우러진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잘 그려내고 있다.

1수는 이 작품의 서시(序詩)로서 초, 중장은 문답식으로 다섯 벗을 나열하였다. 자연과 벗이 된 청초하고 순결한 자연관을 순우리말의 조탁(彫琢)으로 잘 표현하였다. ‘야 머엇.’에서 작자의 동양적 체관(諦觀)을 발견할 수 있다.

2수는 물의 영원성을 기린 노래이다. 구름과 바람은 가변적(可變的)이요, 순간적(瞬間的)이라 한다면, 물은 영구적(永久的)이다. 물은 구름이나 바람과 달리 깨끗하고 항시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고산이 좋아하는 자연이 되고 있다.

3수는 바위의 변하지 않는 생명성을 찬양한 노래이다. 꽃이나 풀이 가변적이고 세속적이라 한다면, 바위는 영구적이요 철학적이다. 꽃이나 풀이 부귀 영화의 상징이라면, 바위는 초연(超然)하고 달관(達觀)한 군자의 모습이다.

4수는 소나무의 변함없는 푸름에서 꿋꿋한 절개를 느껴 찬양한 노래이다. 소나무는 역경에서도 불변하는 충신(忠臣)과 열사(烈士)의 상징으로 여긴다. 여기에서도 절의(節義)의 모습으로서의 소나무를 기리면서, 자신의 강직한 고절(高節)을 나타내었다.

5수는 중 대나무의 푸름을 찬양하여, 아울러 그가 상징하는 절개를 나타낸 것이다. 대나무는 사군자(四君子)의 하나로 옛 선비들의 굳은 절개를 상징하는 상징물로서 사랑을 받아온 것이다.

어리고 성긘 梅花(매화사)

 

안민영(安玟英)

 

어리고 성긘 梅花(매화) 너를 밋지 아녓더니,

期約(기약) ()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 좁고 갓가이 랑헐 졔 暗香(암향)浮動(부동)터라.

<2>

 

氷姿玉質(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이 香氣(향기) 노아 黃昏月(황혼월)期約(기약)

아마도 雅致高節(아치고절)은 너인가 하노라.

<3>

 

람이 눈을 모라 山窓(산창)에 부딋치니,

氣運(기운) 여 드러 梅花(매화)侵擄(침노).

아무리 얼우려 인들 봄 이야 아슬소냐.

<6>

<금옥총부(金玉叢部)>

 

[시어, 시구 풀이]

성긘 : 사이가 뜬. 엉성한

눈 기약(期約) : 눈이 오면 꽃을 피우겠다는 약속

암향부동(暗香浮動) : 은근한 향기가 떠돌아 다님. ‘암향(暗香)’은 매화 향기를 뜻함

빙자옥질(氷姿玉質) : 얼음같이 맑고 깨끗한 살결과 구슬같이 아름다운 바탕

향기(香氣) 노아 : 향기를 풍겨

황혼월(黃昏月) : 황혼에 뜨는 달

아치고절(雅致高節) : 아담한 풍치와 높은 절개

침노(侵擄): 쳐들어간다. 괴롭힌다

얼우려 인들 : 얼게 하려고 한들

 

[전문 풀이]

(2)

연약하고 엉성한 가지이기에 어찌 꽃을 피울까 하고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올 때 피겠다고 한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완상(玩賞)할 때 그윽한 향기조차 떠도는구나.

(3)

얼음같이 맑고 깨끗한 모습과 구슬처럼 아름다운 바탕이여, 눈 속에 피어난 바라로 너로구나.

가만히 향기를 풍기며 저녁에 뜨는 달을 기다리니,

아마도 아담한 풍치와 높은 절개를 보여 주는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6)

바람이 눈을 몰고 와서 산가의 창문에 부딪치니,

찬 기운이 방으로 새어 들어와 잠자고 있는 매화를 괴롭힌다.

하지만 아무리 추운 날씨가 매화가지처럼 얼게 하려 한들 새 봄이 찾아옴을 알리겠다는 의지를 빼앗지는 못하리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안민영(安玟英, 1816-?) 조선 고종 때의 가인(歌人). 호는 주옹(周翁). 박효관의 문하에서 배웠으며, 박효관과 함께 <가곡원류>(1876)를 엮었다. 시조집 <금옥총부(金玉叢部)>, 저서로 <주옹만록(周翁漫錄)>이 있다.

갈래 - 연시조. 평시조

성격 - 영매가(詠梅歌)

표현 - 의인법. 영탄법. 설의법

제재 - 매화

주제 - 매화의 예찬

 

작품 해설

이 연시조는 매화사(梅花詞) 또는 영매가(咏梅歌)로 불리는데 가객(歌客) 안민영이 55세 때 지은 것으로 모두 8수로 되어 있다. 지은이가 1870(고종 7) 그의 스승 박효관의 운애산방(運崖山房)에서 기생과 더불어 놀 때, 마침 박효관이 가꾼 매화가 피어 향기가 방 안을 진동하므로 이에 이 노래를 지었다고 한다. 가장 많이 알려진 제2수를 보면 어리고 성긴 매화 가지에 난 눈()이 약속대로 자라 꽃을 피운 것이 사랑스러워 촛불을 잡고 가까이하자 은은한 향기로 반가워해 주었다는 것이다.

매화에 대한 노래는 수없이 많지만, 이 작품만큼 그 속성이 잘 그려져 매화에 대한 애정이 뜨겁게 나타난 작품도 드물 것이다. 건장한 나무들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찬바람에 움츠리고 있는데, 어리고 미덥지 않은 약한 가지가 봄의 선구자로서 꽃을 피운 것이 반가운 것이다. 그것은 마치 기약 없던 임이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준 것과 같다고 할까? 어둠이 깃들자 촛불을 켜 들고 꽃 옆에서 암향에 취해 눈감고서 있는 작자의 도취된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참고> 매화사(梅花詞) 전체 8

 

1

梅影(매영)이 부드친 ()玉人金𨥁(옥인금차) 비겨신져,

二三 白髮翁(이삼 백발옹)은 거문고와 노로다.

이윽고 ()드러 ()하랄져 달이 한 오르더라.

[전문 풀이]

매화 그림자 비친 창에 가야금을 타는 미인이 비스듬히 앉아 있는데,

두어 명의 노인은 거문고 뜯으며 노래하도다.

이윽고 술잔을 들어 서로 권할 때 달아 또한 솟아오르더라.

 

2

어리고 셩근 梅花(매화) 너를 밋지 아녓더니

期約(기약) ()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 고 갓가이 랑헐졔 暗香(암향)浮動(부동)터라.

[전문 풀이]

연약하고 엉성한 가지이기에 어찌 꽃을 피울까 하고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올 때 피겠다고 한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완상(玩賞)할 때 그윽한 향기조차 떠도는구나.

 

3

氷姿玉質(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이 香氣(향기) 노아 黃昏月(황혼월)期約(기약)

아마도 雅致高節(아치고절)은 너인가 하노라.

[전문 풀이]

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피어난 매화, 너로구나.

그윽한 향기를 풍기며 저녁달을 기다리니,

아마도 맑은 운치와 높은 절개를 지닌 것은 오직 너뿐인가 하노라.

 

4

눈으로 期約(기약)터니 네 果然(과연) 퓌엿고나.

黃昏(황혼)에 달이 오니 그림도 셩긔거다.

淸香(쳥향)()스니 ()코 놀녀 허노라.

[전문 풀이]

눈 올 때쯤 피우겠다니 너 과연 피었구나.

황혼에 달이 뜨니 그림자도 듬성하구나.

매화, 너의 맑은 향이 술잔에 어리었으니 취해 놀고자 하노라.

 

5

黃昏(황혼)의 돗는 달이 너와 긔약(期約) 두엇더냐.

閤裡(합리)치 향긔(香氣) 노아 맛는고야.

엇지 梅月(매월)이 벗 되는 쥴 몰낫던고 노라.

[전문 풀이]

황혼에 뜬 달은 미리 너와 만날 기약을 하였더냐?

화분 속에 잠든 꽃이 향기를 풍기며 맞이하는구나.

내 어찌 달과 매화가 벗인 줄 몰랐던고 하노라.

 

6

람이 눈을 모라 山窓(산창)에 부딋치니,

氣運(기운) 여 드러 梅花(매화)侵擄(침노).

아무리 얼우려 인들 봄 이야 아슬소냐.

[전문 풀이]

바람이 눈을 몰아 창문에 부딪치니

찬 기운이 방으로 새어 들어와 잠들어 있는 매화를 건드린다.

아무리 얼게 하려 한들 매화의 봄뜻을 빼앗을 수가 있을 것인가?

 

7

져 건너 羅浮山(나부산) 눈 속에 검어 웃울통불통 광등걸아.

네 무힘으로 柯枝(가지) 돗쳐 곧조져리 퓌엿.

아모리 석은 ()만 남아슬망졍 봄 즐 어이리오.

[전문 풀이]

저 건너 나부산 눈 속에 거무튀튀 울퉁불퉁 광대등걸아,

너는 무슨 힘으로 가지를 돋쳐서 꽃조차 저처럼 피웠는가?

아무리 썩은 배가 밤만 남았을망정 봄 기운을 어찌하리오.

 

8

東閣(동각)에 숨은 躑躅(척촉)인가 杜鵑花(두견화)인가.

乾坤(건곤)이 눈이 여늘 졔 엇지 ()히 퓌리.

알괘라 白雪陽春(백설양춘)梅花(매화)밧게 뉘 이시리.

[전문 풀이]

동쪽 화분에 숨은 꽃이 철쭉꽃인가 진달래꽃인가?

온 세상이 눈에 덮여 있는데 어찌 감히 필 것인가?

알겠구나, 백설 속에서도 봄인 양하는 것은 매화밖에 또 누가 있으랴.

 

<금옥총부(金玉叢部)>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황

 

[핵심 정리]

지은이 - 이황(李滉 : 15011570) 호는 퇴계(退溪).

갈래 - 연시조

연대 - 명종 20(1565)

성격 - 도학가(道學歌)

표현 - 설의법. 대구법

내용 - 6: 사물에 접하는 감흥을 노래[언지(言志)].

6: 학문 수양에 임하는 심경을 노래[언학(言學)]

주제 - 6: 자연에 동화된 생활. 6: 학문 수양 및 학문애(學問愛)

의의 - 문학적으로 볼 때에는 중국 문학을 차용한 곳이 많고, 생경한 한자어가 남용되어 높이 평가할 수 없으나, 성리학의 대가의 작품이라는 데서 시조의 출발이 유가(儒家)의 손에 있었고 그 성장 발전 역시 그들에 의하여 이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원문 및 해석]

() 6

원문

해석

1

자연에 살고

싶은 마음

이런들 엇더며 뎌런들 엇더?

초야우생(草野愚生)이 이러타 엇더?

며 천석고황(泉石膏肓)을 고텨 므슴?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랴?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이 이렇게 산다고 해서 어떠하랴?

더구나 자연을 버리고는 살수 없는 마음을 고쳐 무엇하랴?

해설

도산십이곡중 전 6곡의 서곡(序曲)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자연에 묻혀 한가로이 사는 생활을 그린 부분이다. 세상의 명리(名利)를 떠나 늘 마음으로 그리던 초야(草野)에 묻혀 사는 사람이, 무엇을 그리 탐낼 것도 없고 연연해 할 것도 없이 자연과 한가지로 지낸들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초야우생(草野愚生)’천석고황(泉石膏肓)’이 서로 연관을 가지면서 스스로는 자연에 대한 사랑이 너무 깊어 이미 고질병이 되어 버린 사람으로 규정하여 지극한 자연애 사상을 보여 주고 있다. ‘천석고황(泉石膏肓)’은 핵심어가 되며, ‘초야우생(草野愚生)’은 자신을 겸손하게 일컫는 말이다.

 

2

자연과의

동화

연하(煙霞)에 집을 삼고 풍월(風月)로 벗을 사마

태평성대(太平聖代)에 병()으로 늘거나뇌

이 듕에 일은 허므리나 업고쟈.

안개와 놀을 집으로 삼고 풍월을 친구로 삼아

태평성대에 병으로 늙어가지만

이 중에 바라는 일은 사람의 허물이나 없었으면.

 

3

순박하고

후덕한 풍습

순풍(淳風)이 죽다니 진실(眞實)로 거즈마리

인성(人性)이 어지다 니 진실(眞實)로 올말이

천하(天下)에 허다 영재(許多 英才)를 소겨 말솜.

예로부터 내려오는 순수한 풍습이 줄어 없어지고 사람의 성품이 악하다고 하니 이것은 참으로 거짓이다.

인간의 성품은 본디부터 어질다고 하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므로 착한 성품으로 순수한 풍습을 이룰 수 있는 것을 그렇지 않다고 많은 슬기로운 사람(영재)을 속여서 말할 수 있을까?

 

4

연군

유란(幽蘭)이 재곡(在谷)니 자연(自然)이 듯디 됴희

백설(白雪)이 재산(在山)니 자연(自然)이 보디 됴해

이 듕에 피미일인(彼美一人)을 더옥 닛디 몯.

그윽한 난초가 골짜기에 피어 있으니 듣기 좋아

흰 눈이 산에 가득하니 자연이 보기 좋아

이 중에 저 아름다운 한 사람을 더욱 잊지 못하네.

해설

비록 자연 속에 묻혀 세상사를 잊은 듯하지만 연군의 정은 버릴 수 없다는 유교적인 충의 사상을 반영한 곳이다. 자연에 몰입하면서도 완전한 자연 귀의를 이루지 못하는 유학자적인 충의 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우리는 이러한 정신을 산림파(山林派)로 자처하던 조식(趙植)의 노래에서 느낄 수 있었지만, 이 노래의 지은이는 벼슬에서 물러나 치사(致仕)의 생활이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당연한 귀결이라 하겠다. 종장의 彼美一人(피미일인)’은 임금을 가리키는 말이요, 초장의 듣디 됴해듣디는 한시에서 향기를 맡는다는 뜻으로 聞香(문향)’이란 어휘를 사용한 미라고 할 수 있겠다.

 

5

자연을

등지고 있는

현실 개탄

산전(山前)에 유대(有臺)고 대하(臺下)애 유수(有水)로다.

 며기오명가명 거든

엇디다 교교 백구(皎皎白鷗)멀리  

산 앞에 높은 대가 있고, 대 아래에 물이 흐르는구나.

떼를 지어 갈매기는 오락가락 하거든

어찌하여 희고 깨끗한 갈매기는 나로부터 멀리 마음을 두는고.

 

6

영원한

아름다운 자연

춘풍(春風)에 화만산(花滿山)고 추야(秋夜)애 월만대(月滿臺).

사시가흥(四時佳興)이 사가지라.

며 어약연비(魚躍鳶飛) 운영천광(雲影天光)이아 어늬 그지 이슬고.

봄바람이 부니 산에 꽃이 만발하고 가을 밤에는 달빛이 대에 가득하다.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가 사람과 마찬가지로다.

하물며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날며 구름이 그늘을 짓고 태양이 빛나는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어찌 다함이 있겠는가?

 

() 6

원문

해석

7

학문하는

즐거움

천운대(天雲臺) 도라드러 완락재 소쇄(瀟灑)

만권생애(萬卷 生涯)로 낙사(樂事)무궁(無窮)얘라.

이 듕에 왕래풍류(往來 風流)를 닐어 므슴 .

천운대를 돌아 들어간 곳에 있는 완락재는 깨끗한 곳이니,

거기에서 많은 책에 묻혀 사는 즐거움이 무궁하구나.

이런 가운데 이따금 바깥을 거니는 재미를 말해 무엇하겠는가?

 

8

독서의

즐거움

뇌정(雷霆)이 파산(破山)여도 농자(聾者)못 듯

백일(白日)일 중천(中天)야도 고자(瞽者)못 보

우리는 이목(耳目) 총명(聰明) 남자(男子)로 농고(聾瞽) 디 마로리.

우레 소리가 산을 깨뜨릴 듯이 심하게 울어도 귀머거리는 못 듣네.

밝은 해가 하늘 높이 올라도 눈 먼 사람은 보지 못하네.

우리는 귀와 눈이 밝은 남자가 되어야 하리.

 

9

옛 어른의

행적을 따름

고인(古人)도 날 몯 보고 나도 고인(古人) 몯 뵈.

고인(古人)을 몯 뵈도 녀던 길 알,

녀던 길 알잇거든 아니 녀고 엇뎔고.

옛 어른도 나를 보지 못하고 나도 그 분들을 보지 못하네.

하지만 그 분들이 행하던 길은 지금도 가르침으로 남아 있네.

이렇듯 올바른 길이 우리 앞에 있는데 따르지 않고 어쩌겠는가?

 

10

벼슬을

버리고

학문에 정진함

당시(當時)예 녀길흘 몃  려 두고,

어듸 가 니다가 이졔도라온고?

이졔나 도라오나니 년 듸  마로리.

그 당시 학문 수양에 힘쓰던 길을 몇 해씩이나 버려 두고

벼슬길을 헤매다가 이제야 돌아왔는가?

이제 돌아왔으니 다시는 딴 마음을 먹지 않으리.

해설

젊었을 때 품었던 학문에 대한 웅지(雄志)는 소홀히 하고 벼슬길에 올랐던 자신을 탓하며, 이제라도 학문 수행에 전념할 결의를 표명한 곳이다. 퇴계가 23세에 등과(登科)하여 치사 귀향(致仕歸鄕)한 것은 69세였다. 동방(東方) 성리학의 대가였던 그도 벼슬길은 역시 외도(外道)임에는 한가지였다. ‘녀던 길은 학문 수행의 길이요, ‘어듸 가 니다가는 그 길을 소홀히 하고 벼슬길에 올랐었던 것을 이름이며, ‘년 듸  마로리는 학문 수행에 전념할 향심(向心)과 결의를 보인 것이다.

 

11

학문 수양의

의지

청산(靑山)엇뎨야 만고(萬古)애 프르르며,

유수(流水)엇뎨야 주야(晝夜)애 긋디 아니?

우리도 그치디 마라 만고 상청(萬古常靑)호리라.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르며

흐르는 물은 또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가?

우리도 저 물같이 그치는 일 없이 저 산같이 언제나 푸르게 살리라.

해설

영원히 변하지 않는 의지와 끊임없는 학문 수행으로 덕행을 닦으리라는 향심(向心)과 결의가 나타나 있는 부분이다. ‘그치지 마라 만고상청 호리라는 구절은 언뜻 山石流水(산석유수)’의 대자연 속에 귀의하고 싶은 마음을 노래한 것이지만, 실은 끊임없는 학문 수양으로 영원한 진리의 세계에 살고 싶은 마음을 토로한 것이라 하겠다. ‘청산유수의 영원성은 순간적인 인간에게는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12

영원한 학문 수행의 길

우부(愚夫)도 알며 거니 긔 아니 쉬운가?

성인(聖人)도 못다 시니 긔 아니 어려운가?

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늙주를 몰래라.

어리석은 자도 알아서 행하니 학문의 길이 얼마나 쉬운가.

그러나 성인도 다하지 못하는 법이니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쉽든 어렵든 간에 학문을 닦는 생활 속에 늙는 줄을 모르겠다.

해설

매우 함축 있는 내용으로 지은이의 대학자다운 풍모를 엿보게 하는 노래이다. 뜻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하고자 하는 것이 학문의 길이요, 그러나 그 세계는 무한히 심오하여 아무리 연구하여도 끝이 없는 것이니 바로 이 길만이 우리가 가야 할 영원한 길임을 암시하고 있다. 멀고도 어려운 길이 학문 수양의 길이다. , 누구라도 갈 수 있는 길이 진리로 통하는 길이다. ‘벌판 다한 곳이 청산인데, 행인은 다시 청산 밖에 있네(平蕪盡處是靑山 行人更在靑山外)’라는 구양수(歐陽修)의 싯구를 연상시키는 노래이다. 여기에서 지은이의 쉼없는 학문 정진의 정신 자세를 엿볼 수 있다.

 

 

[작품 감상]

작자가 향리(鄕里) 안동(安東)에 물러가 도산서원(陶山書院)을 세우고 후진을 양성하며 자신의 심경을 읊은 12수의 연시조. 6곡은 언지(言志)’ 6곡은 언학(言學)’으로 되어 있다. 더욱이 이 작품은 이이(李珥)고산구곡가와 짝을 이루는데, 이이(李珥) 역시 뛰어난 성리학자였음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노래는 지은이가 명종 20년에 도산서원에서 후진을 가르치던 때에, 지은이의 뜻을 말한 언지(言志-때를 만나고 사물에 접하여 일어나는 심정과 감흥을 읊음) 6곡과, 학문과 수련의 실제를 시화(詩化)한 언학(言學) 6곡 등 12수로 된 연시조이다. 인간 속세를 떠나 자연에 흠뻑 취해 사는 자연 귀의 생활과 후진 양성을 위한 강학(講學)과 사색에 침잠(沈潛)하는 학문 생활을 솔직 담백하게 표현해 놓았다.

이 작품의 끝에 붙인 발문(跋文)에 지은이 자신이 이 노래를 짓게 된 연유와 우리 나라 가요를 평하는 말 가운데, 그의 문학관이 잘 나타나 있다. 우리 가곡이 무릇 음란한 노래가 많아서 이야기할 만한 것이 못 되며 이별(李鼈)육가(六歌)’를 본떠 이 노래를 짓는다고 밝히고 있고, 또한 이를 아이들로 하여금 익혀 부르게 하여 나쁜 마음을 씻어 버리고 서로 마음이 통하게 하고자 한다는, 퇴계의 문학관을 밝히고 있다. ‘도산육곡(陶山六曲)’, ‘도산전후육곡(陶山前後六曲)’이라고도 부른다.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황(李滉)

 

[시어, 시구 풀이]

초야우생(草野愚生) : 시골에 묻혀 사는 어리석은 사람

천석고황(泉石膏肓) : 자연 속에 살고 있는 싶은 마음의 절실함. ‘泉石은 자연을 이르고 膏肓은 불치의 병을 이름

연하(煙霞) : 안개와 놀

순풍(淳風) : 예로부터 내려오는 순박한 풍속

허다영재(許多英才) : 수많은 슬기로운 사람

소겨 : 속여

유란(幽蘭) : 그윽한 향기를 내는 난초. 난초의 별칭

재곡(在谷) : 골짜기에 있음

듣디 : 듣기. 맡기. 한문에서는 냄새 맡는 것을 (들을 문)’자를 사용하는 데서 유래됨

됴해 : 좋구나

피미일인(彼美一人) : 저 한 사람의 고운 분. 여기서는 임금을 가리킴

유대(有臺): 높은 대()가 있고

대하(臺下) : () 아래

만흔 : 무리지어 나는

오명가명 거든 : 오락가락하는데

교교백구(皎皎白駒) : 희고 깨끗한 말. ‘어진 사람을 뜻함

멀리 : 멀리 떠날 마음만 갖는가

화만산(花滿山) : 산에 꽃이 만발함

월만대(月滿臺): 달이 대()에 가득하다

사시가흥(四時佳興) : 사계절의 아름다운 흥취

어약연비(魚躍鳶飛) : 물고기가 뛰고 솔개가 날아다님

운영천광(雲影天光) : 구름이 그림자를 짓고 태양이 찬란히 빛남

천운대(天雲臺) : 높은 대()의 이름

완락재(玩樂齋) : 서재의 이름

소쇄(瀟灑) : 산뜻하고 깨끗함

만권 생애(萬卷 生涯) : 많은 책에 묻혀 사는 삶

낙사(樂事): 즐거운 일이

왕래 풍류(往來 風流) : 때때로 바깥을 거니는 즐거움

뇌정(雷霆) : 우레 소리

파산(破山) : 산을 깨뜨림

농자(聾者) : 귀머거리

백일(白日) : 밝은 해

고자(瞽者) : 눈 먼 사람

농고(聾瞽) : 귀머거리와 장님

고인(古人) : 옛 어른

녀던 길 : 행하던 길. 학문 수양에 힘쓰던 길

: 앞에

만고상청(萬古常靑) : 영원히 변함없이 푸름

우부(愚夫) : 어리석은 사람

쉽거나 어렵거나 : 쉬우나 어려우나

 

 

학습 자료

<1>

이런들 엇더며 뎌런들 엇더?[탈속한 생활 태도]

草野愚生(초야 우생)이 이러타 엇더?[자연에 묻힌 처사]

泉石膏肓(천석고황)을 고텨 므슴?[천석고황(泉石膏肓) - 주제어]

제재-천석고황(泉石膏肓). 핵심어-천석고황(泉石膏肓). 주제-천석고황(泉石膏肓)

 

<4>

幽蘭(유란)在谷(재곡)自然(자연)이 듯디 됴희[유란(幽蘭)]

白雪(백설)在山(재산)自然(자연)이 보디 됴해[백운(白雲)] : .중장-대구

이 듕에 彼美一人(피미일인)을 더옥 닛디 몯.[피미일인(彼美一人) - 연군지정]

 

제재-자연의 아름다운 정취. 핵심어-피미일인(彼美一人) 더욱 믿디 몯. 주제-연군(戀君)

 

<10>

當時(당시)예 녀길흘 몃  려 두고,[학문 수행 - 과거]

어듸 가 니다가 이졔도라온고?[치사(致仕) 귀향 - 현재]

이졔나 도라오나니 년 듸  마로리.[학문 수행의 결의 - 미래]

 

제재-학문 수행의 길. 핵심어-년 듸  마로리. 주제-학문 수행에 전념할 결의

 

<11>

靑山(청산)엇뎨萬古(만고)애 프르르며,[청산의 영원성]

流水(유수)엇뎨晝夜(주야)애 긋디 아니?[유수의 영원성] : .중장-대구

우리도 그치디 마라 萬古常靑(만고 상청)호리라.[만고상청할 결의]

 

제재-청산(靑山)유수(流水)의 영원성. 핵심어-그치디 마라 萬古常靑(만고 상청)호리라. 주제-영원히 변하지 않는 의지(학문 수양 정진)

 

<12>

愚夫(우부)도 알며 거니 긔 아니 쉬운가?[우부(愚夫)도 할 수 있음]

聖人(성인)도 못다 시니 긔 아니 어려온가?[성인도 못다 이룸] : .중장-대조

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늙주를 몰래라.[끊임없는 정진]

 

제재-진리(학문 수양). 핵심어-쉽거나 어렵거나 중에 늙주를 몰래라. 주제-학문 수행의 길은 영원함을 암시

 

작품 해설

 

<참고> 도산십이곡 발(陶山十二曲跋)

도산십이곡은 도산 노인(陶山老人)이 지은 것이다. 노인이 이 시조를 지은 까닭은 무엇 때문인가. 우리 동방의 가곡은 대체로 음와(淫哇)하여 족히 말할 수 없게 되었다. 한림별곡과 같은 류는 문인의 구기(口氣)에서 나왔지만 긍호(矜豪)와 방탕에다 설만(褻慢)과 희압(戱狎)을 겸하여 더욱이 군자로서 숭상할 바 못 되고, 다만 근세에 이별(李鼈)이 지은 육가(六歌)’란 것이 있어서 세상에 많이들 전한다. 오히려 저것[육가]이 이것[한림별곡]보다 나을 듯하나, 역시 그 중에는 완세 불공(玩世不恭)의 뜻이 있고 온유 돈후(溫柔敦厚)의 실()이 적은 것이 애석한 일이다.

노인이 본디 음률을 잘 모르기는 하나, 오히려 세속적인 음악을 듣기에는 싫어하였으므로, 한가한 곳에서 병을 수양하는 나머지에 무릇 느낀 바 있으면 문득 시로써 표현을 하였다. 그러나 오늘의 시는 옛날의 시와는 달라서 읊을 수 있겠으나, 노래하기에는 어렵게 되었다. 이제 만일에 노래를 부른다면 반드시 이속(俚俗)의 말로써 지어야 할 것이니, 이는 대체로 우리 국속(國俗)의 음절이 그렇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가 일찍이 이별의 노래를 대략 모방하여 도산 육곡을 지은 것이 둘이니, 기 일(其一)에는 ()’를 말하였고, 기 이(其二)에는 ()’을 말하였다. 아이들로 하여금 조석(朝夕)으로 이를 연습하여 노래를 부르게 하고는 궤()를 비겨 듣기도 하려니와, 또한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노래를 부르는 한편 스스로 무도(舞蹈)를 한다면 거의 비린(鄙吝)을 씻고 감발(感發)하고 융통(融通)할 바 있어서, 가자(歌者)와 청자(聽者)가 서로 자익(資益)이 없지 않을 것이다.

돌이켜 생각컨대, 나의 종적이 약간 이 세속과 맞지 않는 점이 있으므로 만일 이러한 한사(閑事)로 인하여 요단(鬧端)을 일으킬는지도 알 수 없거니와, 또 이것이 능히 강조(腔調)와 음절에 알맞을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일 건(一件)을 써서 서협(書篋) 속에 간직하였다가, 때때로 내어 완상(琓賞)하여 스스로 반성하고, 또 다른 날 이를 읽는 자의 거취(去取)의 여하(如何)를 기다리기로 한다.

가정(嘉靖) 44(1565) 을축년 316일 도산 노인은 쓴다.

(해설)

이 글은 지은이 자신이 문학 작품에 대한 스스로의 느낌과 의의를 토로한 글이라는 점에서 평문(評文)의 범주 속에 넣을 수 있다. 성리학자로서 지은이 자신이 지니고 있는, 시가와 문학에 관한 태도가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나 있다. 아울러 세속을 대하는 지은이 자신의 모습도 고백되어 있어 재미있다. 이 글 속에 언급된 한림별곡이나 기타 동방의 가곡들에 대한 평가를 음미해 보고, 이러한 발문(跋文)류의 글이 가지는 비평적 성격과 문학적 기능을 이해하도록 하자.

 

高山九曲歌(고산구곡가)

이 이(李珥)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을 살이 몰으든이,

誅茅卜居(주모복거)니 벗님네 다 오신다.

어즙어, 武夷(무이)想像(상상)學朱子(학주자)리라.

<1>

 

一曲(일곡)은 어디冠巖(관암)빗쵠다.

平蕪(평무)거든이 遠近(원근)이 글림이로다.

松間(송간)綠樽(녹준)을 녹코 벗 온 양 보노라

<2>

 

이곡(二曲)은 어드메고 화암(花巖)에 춘만(春晩)커다.

벽파(碧波)에 곳츨 띄워 야외(野外)에 보내노라.

이 승지(勝地)를 몰온이 알게 들 엇더리.

<3>

 

삼곡(三曲)은 어디메오 취병(翠屛)에 잎 퍼졌다

녹수(綠樹)에 춘조(春鳥)는 하상 기음(下上 其音)하는데

반송(盤松)이 바람을 받으니 여름 경()이 없세라

<4>

 

사곡(四曲)은 어디메오 송애(松崖)에 해 넘는다

담심 암영(潭心 巖影)은 온갖 빛이 잠겼세라

임천(林泉)이 깊도록 좋으니 흥을 겨워 하노라

<5>

 

오곡(五曲)은 어디메오 은병(隱屛)이 보기 좋의

수변 정사 (水邊 精舍) 소쇄(蕭灑)함도 가이없다

이 중에 강학(講學)도 하려니와 영월 음풍(詠月 吟風)하오리라

<6>

 

육곡(六曲)은 어디메오 조협(釣峽)에 물이 넓다

나와 고기와 뉘야 더욱 즐기는고

황혼에 낚대를 메고 대월귀(帶月歸)를 하노라

<7>

 

칠곡(七曲)은 어디메오 풍암(楓巖)에 추색(秋色)좋다

청상(淸霜)이 엷게 치니 절벽(絶壁)이 금수(錦繡)로다

한암(寒巖)에 혼자 앉아 집을 잊고 있노라

<8>

 

八曲(팔곡)은 어드琴灘(금탄).

玉軫金徽(옥진금휘)數三曲(수삼곡)을 노론 말이,

古調(고조)를 알 리 업쓴이 자 즑여 노라.

<9>

 

九曲(구곡)은 어드文山(문산)歲暮(세모)커다.

奇巖怪石(기암괴석)이 눈 쏙에 뭇쳤셰라.

遊人(유인)은 오지 안이고 볼 업다 드라.

<10>

 

[시어, 시구 풀이]

고산(高山) : 황해도 해주에 있는 산

구곡담(九曲潭) : 아홉 번을 굽이도는 계곡. 중국 송나라 때 주자가 무이산(武夷山)에 있는 구곡계(九曲溪)의 아름다운 풍경을 읊은 구곡가(九曲歌)를 본받아, 고산의 구곡담을 가려 낸 것

주모복거(誅茅卜居) : 풀을 베어 내고 집을 지어 살 곳을 정함. 터를 닦아 집을 지음

무이(武夷) : 중국 복건성(福建省)에 있는 산. 주자가 여기에 정사(精舍)를 짓고 학문을 닦았음

관암(冠巖) : 바위 봉우리의 이름. 갓같이 우뚝 솟은 데서 붙인 이름

평무(平無) : 잡초가 무성한 들판

거든이 : 안개가 걷히니

글림이로다 : 그림과 같이 아름답도다

녹준(綠樽) : 좋은 술동이

화암(花巖) : 바위 이름. 꽃바위

춘만(春晩)커다 : 봄이 저물었도다

승지(勝地) : 명승지의 준말로서 경치가 좋기로 이름난 곳

취병(翠屛) : 푸른 빛 병풍같이 나무와 풀로 덮인 절벽

하상기음(下上其音) : 소리를 낮추었다 높였다 함. 아래 위에서 우짖음

수청풍(受淸風) : 맑은 바람을 받다

녀름 경() : 여름 기분. 여름의 흥

은병(隱屛) : 으슥한 병풍처럼 되어 있는

수변정사(水邊精舍) : 물가에 세워진 정사. ‘精舍는 본디 뜻은 불교 절[]이었으나, 도사(道士)가 거처하는 곳, 학문을 닦는 곳 등의 뜻임

소쇄(瀟灑) : 맑고 깨끗함. 속세를 떠난 듯함

: 끝이

강학(講學) :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함

영월음풍(詠月吟風) : 자연을 시로 읊음. 시를 짓고 읊으며 즐겁게 노는 것

세모(歲暮) : 한 해가 저물어 감

기암괴석(奇巖怪石) : 기이하게 생긴 바위와 돌

 

[전문 풀이]

(1)

고산의 아홉 굽이 도는 계곡의 아름다움을 사람들이 모르더니

풀을 베고 터를 잡아 집을 짓고 사니 벗님네 모두들 찾아오는구나.

, 무이산에서 후학을 가르친 주자를 생각하고 주자를 배우리라.

(2)

첫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관암에 해가 비친다.

잡초가 우거진 들판에 안개가 걷히니 원근의 경치가 그림같이 아름답구나.

소나무 사이에 술통을 놓고 벗이 찾아온 것처럼 바라보노라.

(3)

두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꽃핀 바위에 봄이 늦었구나

푸른 물에 꽃을 띄워 멀리 들판 밖으로 보내노라

사람들이 이 경치 좋은 곳을 모르니, 알게 한들 어떠리

(4)

세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푸른 병풍 같은 절벽에 녹음이 짙게 퍼졌다

푸른 나무 사이로 봄새는 아래 위에서 지저귀는데

키 작고 가로 퍼진 소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니 여름 풍경이 아니구나

(5)

네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소나무 절벽 위로 해가 넘어가는 구나

깊은 물 가운데의 바위 그림자에는 온갖 빛이 잠겨 있구나

세상을 벗어난 선비가 숨어 사는 곳은 깊을수록 좋으니, 흥겨워 하노라.

(6)

다섯 번째로 경치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굽이 지고 눈에 띄지 않는 병 같은 절벽이 보기도 좋구나

물가에 세워진 배우고 가르침을 위한 집은 맑고 깨끗하여 좋구나

여기서 글도 가르칠 뿐만아니라 시도 지어 읊으면서 흥겹게 지내리라.

(7)

여섯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계곡이 어디인가, 낚시질하기 좋은 좁은 골짜기에는 물이 많이 고여 있다

이 골짜기에 나와서 고기와 내가 누가 더욱 즐길 수 있으랴.

해가 저물거든 낚싯대를 메고 달빛을 받으며 돌아가리라.

(8)

일곱 번째로 경치가 좋은 곳이 어디인가, 단풍으로 덮인 바위에 가을빛이 짙구나

깨끗한 서리가 엷게 덮이니 절벽이 수놓은 비단 같구나

바람맞이에 있는 맨 바위에 혼자 앉아 집에 돌아갈 일도 잊었구나.

(9)

여덟 번째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악기를 연주하는 시냇가에 달이 밝구나.

아주 좋은 거문고로 몇 곡을 연주하면서

옛 곡조를 알 사람이 없으니 혼자 즐기고 있노라.

(10)

아홉 번째 경치가 좋은 계곡은 어디인가, 문산에 한 해가 저물도다.

기암괴석이 눈 속에 묻혔구나.

사람들은 와 보지도 않고 볼 것이 없다고 하더라.

 

[핵심 정리]

지은이 - 이이(李珥, 1536-1570) 호는 율곡(栗谷). 조선 선조 때 학자(이조 판서, 우참찬에 이름). 퇴계 이황(李滉)과 더불어 성리학의 쌍벽을 이루었다. 저서에 <성학집요>, <격몽요결>, <율곡집>, 시조 고산구곡가등이 있다.

연대 - 선조 10. 지은이 42세 때

갈래 - 평시조. 연시조(10수로 됨)

내용 - 고산(高山)의 아홉 굽이 경치를 읊은 것으로, 서시(序詩)에 이어 관암(冠巖), 화암(花巖), 취병(翠屛), 송암(松巖), 은병(隱屛), 조협(釣峽), 풍암(風巖), 금탄(琴灘), 문산(文山)의 구곡을 노래하였는데, 그것은 지명이자 그에 대한 경관도 아울러 나타내어 중의적(重義的)인 수법이 되게 하였다.

제재 - 석담(石潭) 수양산(首陽山)의 풍광(風光)

주제 - 강학(講學)의 즐거움과 고산(高山)의 아름다운 경치

의의 - 이황의 도산십이곡과 함께 성리학의 대가가 지은 작품으로 쌍벽을 이룬다.

기타 - 주자(朱子)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본떠 만들었다.

출전 - <청구영언(靑丘永言)>

 

학습 자료

 

<1>

高山九曲潭(고산구곡담)을 살이 몰으든이,[高山九曲潭 - 사람들이 모름]

誅茅卜居(주모복거)니 벗님네 다 오신다.[誅茅卜居 - 후학들의 내방]

어즙어, 武夷(무이)想像(상상)學朱子(학주자)리라.[武夷 想像 - 學朱子]

고산구곡가의 서시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자연을 벗하며 주자학을 연찬(硏鑽)하겠다는 학구적 열의가 강하게 나타난 노래이다. 고산(高山)에 있는 석담(石潭)의 승경을 노래하고자 한 고산구곡가는, 그 서시에서는 성리학의 대가로서의 학문 수양이 그 첫째의 의지임을 나타내 주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말하는 벗님네는 풍류객으로서의 찾아오는 벗들이 아니라, 학문에 뜻을 품고 모여 드는 후학(後學)들을 이르는 것이라 보는 것이 옳은 것이다. 또한, ‘武夷(무이)想像(상상)는 무이산에서 후학을 가르친 주자(朱子)무이구곡가(武夷九曲歌)”를 본떴음을 의미한다.

제재-고산구곡담(高山九曲潭). 핵심어-학주자(學朱子). 주제-고산구곡가를 짓게 된 동기(學朱子)

 

<2>

一曲(일곡)은 어디冠巖(관암)빗쵠다.[冠巖에 아침 해가 솟음]

平蕪(평무)거든이 遠近(원근)이 글림이로다.[원근이 한 폭의 그림임]

松間(송간)綠樽(녹준)을 녹코 벗 온 양 보노라.[운치스러운 풍류]

관암(冠巖)의 늦봄 경치를 묘사하고 이를 즐기는 심회를 읊었다. 관암의 아침 해가 솟은 후의 절경, 계절은 봄이라 산골짜기를 휘감았던 안개마저 걷힌 원근(遠近)의 경치는 아름다운 한 폭의 산수도를 펼쳐 놓은 듯하리라. 이 중에 찾아오는 후학을 맞이하는 지은이의 풍류스러운 운치는 송간(松間)의 녹준(綠樽)’이리라.

제재-관암(冠巖). 핵심어-글림이로다. 주제-관암(冠巖)의 아침 경치

 

<3>

이곡(二曲)은 어드메고 화암(花巖)에 춘만(春晩)커다.[花巖의 늦봄]

벽파(碧波)에 곳츨 띄워 야외(野外)에 보내노라.[맑은 물에 꽃을 띄움]

이 승지(勝地)를 몰온이 알게 들 엇더리.[勝地를 알리고자 함]

화암(花巖)의 늦봄 승경(勝景)을 묘사하고 이를 혼자 즐기기에 아까워 널리 알리고 싶은 심정을 읊었다. 도연명의 도화원기속에 나오는 무릉도원(武陵桃源)’을 연상하게 하는 노래이다. 꽃으로 수놓은 듯 바위를 감싸고 있는 늦봄의 경치, 계곡으로는 맑은 물이 흘러 산석 유수(山石流水)의 절경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아름다운 곳을 어찌 나 혼자만의 것으로 즐기기만 할 것인가. 그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 찾아오게 하면 어떠리.

제재-화암(花巖). 핵심어-알게 들 엇더리. 주제-화암(花巖)의 늦봄 경치

 

<4>

삼곡(三曲)은 어디메오 취병(翠屛)에 잎 퍼졌다.[翠屛에 녹음이 우거짐]

녹수(綠樹)에 춘조(春鳥)는 하상 기음(下上 其音)하는데,[맑은 물과 산새의 지저귐]

반송(盤松)이 바람을 받으니 여름 경()이 없세라.[청풍(淸風) - 여름 이 없음]

소나무 가지에 맑은 바람이 부는 취병(翠屛)의 여름 같지 않은 시원한 정경을 읊었다. 맑은 물에 산새의 지저귐은 그대로 한정(閑情)일 수밖에 없다. 여기에 녹음은 짙어가며 솔바람은 마음까지 씻어 내릴 듯하니, 그 무더운 여름철이건만 이 곳만은 여름의 기분을 느끼지 못하는 선경이다.

제재-취병(翠屛). 핵심어-여름 이 업세라. 주제-취병(翠屛)의 여름 경치

 

<5>

사곡(四曲)은 어디메오 송애(松崖)에 해 넘는다.[송애(松崖)의 황혼경(黃昏景)]

담심 암영(潭心 巖影)은 온갖 빛이 잠겼세라.[아름다운 담심 암영(潭心巖影)]

임천(林泉)이 깊도록 좋으니 흥을 겨워 하노라.[흥을 겨워함]

맑은 물에 산 그림자가 잠기는 송애(松崖)의 저녁 경치를 읊었다. 해 저물 무렵 못에 비친 암영(暗影)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깊은 숲 속에 흐르는 샘물은 바로 명경지수(明鏡止水)이리라. 이를 보며 지은이는 인자 요산 지자 요수(仁者樂山 知者樂山)’의 심경을 나타내고 있다.

제재-송애(松崖). 핵심어-흥을 겨워. 주제-송애(松崖)의 저물 무렵 못에 비친 아름다운 음영(陰影)

 

<6>

오곡(五曲)은 어디메오 은병(隱屛)이 보기 좋의.[은병(隱屛)의 절경]

수변 정사 (水邊 精舍) 소쇄(蕭灑)함도 가이없다.[수변 정사(水邊精舍)의 분위기]

이 중에 강학(講學)도 하려니와 영월 음풍(詠月 吟風)하오리라.[講學, 詠月 吟風]

물가에 정사(精舍)를 짓고 강학(講學)하는 풍류 어린 정경을 읊었다. 지은이가 거처하고 있는 물가의 정사(精舍)의 주변과 생활이 나타나고 있다. 물소리만이 들리는 정사(精舍)의 분위기는 유학자로서의 학구적 열의를 불러 일으키는가 하면, 시심(詩心)에 겨워 시를 읊조리는 풍류의 멋도 함께 할 것이다.

제재-은병(隱屛). 핵심어-강학(講學), 영월 음풍(詠月吟風). 주제-수변정사(水邊精舍)에서의 강학(講學)과 영월음풍(詠月吟風)

 

<7>

육곡(六曲)은 어디메오 조협(釣峽)에 물이 넓다.[조협(釣峽)의 고인 물]

나와 고기와 뉘야 더욱 즐기는고.[나와 고기물아일체(物我一體)]

황혼에 낚대를 메고 대월귀(帶月歸)를 하노라.[대월귀(帶月歸)]

조협(釣峽)에서의 낚지질을 그리되, 고기와 더불어 유유자적(悠悠自適)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풍류객으로서의 낚시질은 처음부터 생활의 방편으로서의 고기잡이가 아니라, 강심(江心)을 바라보며 그 속의 고기들과 즐기는 가운데 청한(淸閑)을 낚고 사색(思索)을 낚는 것이다. 종장의 대월귀(帶月歸)를 하노라에서는 월산대군(月山大君)의 시조에서 보인 무심(無心)한 달빛만 싣고 빈 배 저어 오노매라와 같은 심경을 읊은 것이라 하겠다.

제재-조협(釣峽). 핵심어-대월귀(帶月歸). 주제-조협(釣峽)의 야경(夜景)

 

작품 해설

작자는 주자가 무이산(武夷山)에 복거하여 제자들을 가르치며 공부했던 것을 본받아 황해도 해주의 구곡담에 머무르며 제자들의 교육과 학문에 힘쓰고자 했다. 이 때 지은 것이 고산구곡가이다. 자연에 묻혀 살면서 주자를 배우며 학문에 힘쓰고자 하는 작자의 마음이 잘 담겨 있다.

고산구곡가10수로 된 연시조이다. 서시를 1수로 하고 관암(冠巖), 화암(花巖), 취병(翠屛), 송애(松崖), 은병(隱屛), 조협(釣峽), 풍암(楓巖), 금탄(琴灘), 문산(文山)의 구곡을 노래하였다. 이 구곡은 각 지명과 아울러 중의적(重意的)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이 작품은 무이도가를 본떠서 지었다고 하나, 두 작품의 내용을 검토하여 보면 단순한 모방작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조선조 주자학적 지식인들이 무이도가를 수용한 데 있어서 거의 한시로 차운(次韻)한 데 반해 작자는 시조의 형태로 변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