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중간고사 기출문제]고1 비상(한) 1학기 중간고사- 구성고등학교
[2015년 기출] 구성고등학교 (경기 용인시) 1-1 중간 공통 국어 (비상(한)) (1).pdf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나무는 덕(德)을 지녔다. 나무는 주어진 분수에
만족할 줄을 안다. 나무로 태어난 것을 탓하지 아
니하고, 왜 여기에 놓이고 저기 놓이지 않았는가를
말하지 아니한다. 등성이에 서면 햇살이 따사로울
까, 골짜기에 내려서면 물이 좋을까 하여, 새로운
자리를 엿보는 일도 없다. 물과 흙과 태양의 아들
로, 물과 흙과 태양이 주는 대로 받고, 후박(厚薄)
과 불만족(不滿足)을 말하지 아니한다. 이웃 친구의
처지(處地)에 눈 떠 보는 일도 없다. 소나무는 소나
무대로 스스로 족하고, 진달래는 진달래대로 스스
로 족하다.
나무는 고독(孤獨)하다. 나무는 모든 고독을 안
다. 안개에 잠긴 아침의 고독을 알고, 구름에 덮인
저녁의 고독을 안다. 부슬비 내리는 가을 저녁의
고독도 알고, 함박눈 펄펄 날리는 겨울 아침의 고
독도 안다. 나무는 파리 옴짝 않는 한여름 대낮의
고독도 알고, 별 얼고 돌 우는 동짓날 한밤의 고독
도 안다. 그러나 나무는 어디까지든지 고독에 견디
고 고독을 이기고 또 고독을 즐긴다.
㉮나무에 아주 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달이
있고, 바람이 있고, 새가 있다.<중략>
그러나 나무는 친구끼리 서로 즐긴다느니보다는,
제각기 하늘이 준 힘을 다하여 널리 가지를 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 데 더 힘을 쓴
다. 그리고 하늘을 우러러 항상 감사하고 찬송하고
묵도(默禱)하는 것으로 일삼는다. 그러기에 나무는
언제나 하늘을 향하며 손을 쳐들고 있다. 그리고
온갖 나뭇잎이 우거진 숲을 찾는 사람이 거룩한
전당에 들어선 것처럼 엄숙(嚴肅)하고 경건한 마음
으로 자연 옷깃을 여미고 우렁찬 찬가에 귀를 기
울이게 되는 이유(理由)도 여기 있다.
나무에 하나 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천
명(天命)을 다한 뒤에 하늘 뜻대로 다시 흙과 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가다 장난삼아 칼
로 제 이름을 새겨 보고, 흔히는 자기(自己) 소용
(所用) 닿는 대로 가지를 쳐 가고, 송두리째 베어
가곤 한다. 나무는 그래도 원망(怨望)하지 않는다.
새긴 이름은 도로 그들의 원대로 키워지고, 베어
간 재목(材木)이 혹 자기를 해칠 도낏자루가 되고
톱 손잡이가 된다 하더라도 이렇다 하는 법이 없
다.
나무는 훌륭한 견인주의자(堅忍主義者)요, 고독
의 철인(哲人)이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현인(賢
人)이다.
불교(佛敎)의 소위(所謂) 윤회설(輪回說)이 참말이
라면 나는 죽어서 나무가 되고 싶다. '무슨 나무가
될까?' 이미 나무를 뜻하였으니 ㉯진달래가 될까.
소나무가 될까는 가리지 않으련다.
- 이양하, 「나무」
1)윗글에서 작가가 ‘나무’를 통해 말하고자 하
는 인간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청렴하고 소탈하며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하는
사람
② 겸손하고 인내심이 강하며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
③ 어질고 현명하며 자신의 명예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
④ 끊임없이 자신의 인격 완성을 위해 기도하고 정
진하는 사람
⑤ 참을성 있고 분수를 알며 자신의 본분을 지킬
줄 아는 사람
2) ㉮의 ‘달, 바람, 새’의 속성을 통해 유추해낸
나무의 친구와 거리가 먼 것은?
① 달 - 때를 어기지 않고 찾아주는 의리 있는 친
구
② 새 - 믿고 찾아와 쉬며 푸념을 늫어놓는 귀여운
친구
③ 달 - 서로 쳐다만 보아도 마음이 통하는 비위에
맞는 친구
④ 바람 - 서로 속속들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동정
하고 공감하는 친구
⑤ 바람 - 자기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변덕
많고 수다스런 친구
1학년 구성고등학교 1학기 중간고사
국어
3)㉯를 통해 알 수 있는 필자의 삶의 자세를 나무
의 덕성과 관련지어 완결된 한 문장으로 서술하시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영화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 숲을 이륙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각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 황지우,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나)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은 최초(最初)의 ⓔ악수.
- 윤동주, 「쉽게 씌어진 시」
4) (가), (나)에 공통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설명으
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비유적 표현을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구체적
으로 표현하고 있다.
② 부정적 현실에 대한 화자의 인식이 시의 주된
정서를 형성하고 있다.
③ 자연물에 정서를 이입하여 화자의 의도를 드러
내고 있다.
④ 시적 대상에 대한 화자의 정서가 간접적으로 표
출되어 있다.
⑤ 시적 대상에 대한 화자의 연민이 시 창작의 계
기가 되고 있다.
5) ⓐ ~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 반어적 표현으로 현실 상황을 비판한 것이
다.
② ⓑ : 시적화자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③ ⓒ : 의성어를 활용하여 화자의 의도를 드러내
고 있다.
④ ⓓ : 현실을 극복하고자하는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
⑤ ⓔ : 시적화자와 현실과의 타협을 의미한다.
6) (가)의 ‘주저앉는다’의 행위가 의미하는 바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현실에 대한 화자의 절망감을 강조하여 표현한
것이다.
② 새떼들과의 동질감을 느끼며 자신을 위로하는
행위이다.
③ 자신의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과장하여 보여 준
것이다.
④ 이상과 현실을 분명히 다른 것임을 행동으로 보
여 준 것이다.
⑤ 시적 대상에 대한 화자의 경외감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7)시의 소통 구조상 작품과 현실과의 관계를 고려
한 해석으로 바르지 않은 것은?
① ‘일렬 이열 삼렬 횡대’는 군사 독재 정권 시
대의 획일적인 사회 분위기를 암시한다.
② ‘이 세상 밖’은 현실의 억압과 통제를 벗어난
자유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의미한다.
③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는 현실에 대한
화자의 인식을 드러낸다.
④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는 자신의 현재 상
황이 어렵고 힘들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⑤ ‘시대처럼 올 아침’은 조국의 광복이 반드시
올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암시한 것이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시집온다고 고생했다
보통 신부 집에서 혼례를 마친 신랑, 신부는 사
흘이 지난 후 신랑 집으로 간다. 신부는 시가에 오
자마자 신랑의 부모와 친척들에게 인사를 올리는
현구고례(見舅姑禮)를 한다. 우선 신부 집에서 장만
해 온 음식들을 간단하게 차려 놓고 시부모부터
시조부모, 백숙 내외, 고모 내외에게 절을 올린다.
이때 차려진 음식을 폐백(幣帛)이라 부른다.<중략>
현구고례가 끝나면 신부는 시가로부터 ‘큰상’
을 받는다. ‘큰상’에는 시집오느라 고생했다는
치하(致賀)의 의미가 담겨 있다.
(나) 좌불안석(坐不安席)하며 ‘신고식’ 치르는
신부
그런데 ‘큰상’을 받은 신부의 표정이 그다지
기뻐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신부의 오른쪽에 앉은
두 여인의 매서운 눈매가 신부를 겨냥하고 있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일까? 신부와 마찬가지로 저고
리 위에 배자(褙子)를 걸쳤다. 얼굴의 형상으로 보
아 신부와 비슷한 연령인 듯하다. 아마도 신랑의
형수, 즉 신부의 동서들이 아닐까? 이들은 자신들
의 집에 들어온 새 식구의 품성이 어떠한지를 살
피듯 마치‘입시 면접관’의 자세로 신부를 관찰
하고 있다. 그러니 갓 ‘현구고례’ 과정을 치르느
라 지쳐 버린 신부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화려한
큰상이 앞에 놓여 있어도 이들의 따가운 시선이
불편해 몸 둘 바를 모를 뿐이다.
원래 현구고례(見舅姑禮)란 글자에서 구(舅)는 외
숙부, 고(姑)는 고모를 뜻한다. 일가친척 중에서 비
록 같은 집에 살지는 않지만, 아버지를 대신할 수
있는 외숙부와 어머니를 대신할 수 있는 고모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신부에게 친척 관계를 확인시
키기 위해 이러한 관습이 생겼다. 그러나 말이 그
렇지 사실은 신부가 시가에 와서 시부모를 비롯하
여 신랑의 일가친척에게 인사를 올리는 절차이다.
신랑 집의 식구가 많으면 현구고례는 신부에게 엄
청난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 된다. 시가의 모든 친
척들에게 매번 절을 하며 ‘신고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구고례가 끝나고 신부에게 ‘큰상’을
내리는 이유 역시 이렇게 고역을 치른 신부의 노
고를 치하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시집살이를 위로
하기 위해서이다.
(다) 달라진 ‘큰상’의 의미
일제 강점기에는 기독교의 영향으로 예식장에서
서양식 혼례를 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서양식
혼례를 하고 조선식 혼례를 또 거행하는 허례허식
도 생겨났다.
일제 강점기 부유층 인사들이 일본 신사(神社)·
향교·예배당 등에서 혼인식을 하고, 당시 가장 고
급 식당이었던 명월관에서 피로연을 가졌다는 기
록이 있다. 피로연이 끝난 후 시집에 간 신부는 별
도로 신랑의 일가친척에게 줄 선물을 마련하여 갔
을 것이다. 그렇게 ‘큰상’을 받았던 조선 시대
풍속은 근대에 들어와서 그 의미가 달라졌다. 즉,
신랑 집에서 신부에게 주는 ‘큰상’이 아니라, 신
부가 신랑 집에 갈 때 마련해야 하는 ‘큰상’인
‘이바지’로 바뀐 것이다.
8)표는 윗글에 나타난 ‘우리나라 전통혼례 절
차’에 대해 설명한 것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은?
우리나라 전통혼례 절차
㉠ 신랑은 신부 집으로 가서 혼례를 치른다.
↓
㉡ 혼례를 치르고 사흘 후 신부는 신랑과 함께 시가
로 간다.
㉢ 이 때 장만해 가는 음식이 ‘폐백’이다.
↓
㉣ 신랑·신부는 ‘폐백’을 차려 놓고 시부모에게
만 절을 하는데, 이것을 ‘현구고례’라고 한다.
↓
㉤ ‘현구고례’를 마친 후 시가에서는 고생했다는
의미로 신부에게 ‘큰상’을 내린다.
① ㉠ ② ㉡ ③ ㉢
④ ㉣ ⑤ ㉤
9) ‘큰상’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큰상’은 신부에게 달갑게 느껴지는 선물이
아니었다.
② 현재까지 ‘현구고례’를 마친 후 ‘큰상’을
내리는 풍속이 이어지고 있다.
③ 앞으로 신부에게 있을 시집살이를 위로하기 위
한 의미가 담겨 있다.
④ 시가에서 ‘현구고례’로 고생한 신부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주는 것이었다.
⑤ 일제강점기에 예식장에서 서양식 혼례를 치르는
등 결혼 풍습이 변화하며 그 의미가 달라졌다.
1 0) <보기>의 독서 목적에 맞게 윗글을 읽은 학생
은?
<보기>
독서목적 : 나는 언니가 결혼식 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모습을 보고, ‘폐백’에 호기심이 생겨
서 이 글을 읽으려고 해.
① 결혼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미독의 방식으로 읽
어야겠어.
② 결혼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며 SQ3R의 방식으로
읽어야겠어.
③ 폐백에 대한 설명만 찾아서 발췌독의 방식으로
읽어야겠어.
④ 전통 혼례 풍습의 절차를 이해하며 통독의 방식
으로 읽어야겠어.
⑤ 글의 전체적인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하며 정독
의 방식으로 읽어야겠어.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여름 장이란 애당초에 글러서, 해는 아직 중천에
있건만 장판은 벌써 쓸쓸하고 더운 햇발이 벌여
놓은 전 휘장 밑으로 등줄기를 훅훅 볶는다. 마을
사람들은 거지반 돌아간 뒤요, 팔리지 못한 나무꾼
패가 길거리에 궁싯거리고들 있으나, 석유병이나
받고 고깃마리나 사면 족할 이 축들을 바라고 언
제까지든지 버티고 있을 법은 없다. 츱츱스럽게 날
아드는 파리 떼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중
략>
“생원, 시침을 떼두 다 아네……. 충줏집 말이
야.”
계집 목소리로 문득 생각난 듯이 조 선달은 비
죽이 웃는다.
“화중지병(畵中之餠)이지. 연소패들을 적수로 하
구야 대거리가 돼야 말이지.”
“그렇지두 않을걸. 축들이 사족을 못 쓰는 것두
사실은 사실이나, 아무리 그렇다군 해두 왜 그 동
이 말일세. 감쪽같이 충줏집을 후린 눈치거든.”
“무어, 그 애송이가? 물건 가지고 낚었나 부지.
착실한 녀석인 줄 알었더니.”
“그 길만은 알 수 있나……. 궁리 말구 가 보세
나그려. 내 한턱 씀세.”
그다지 마음이 당기지 않는 것을 쫓아갔다. 허
생원은 계집과는 연분이 멀었다. 얼금뱅이 상판을
쳐들고 대어 설 숫기도 없었으나, 계집 편에서 정
을 보낸 적도 없었고, 쓸쓸하고 뒤틀린 반생이었
다. 충줏집을 생각만 하여도 철없이 얼굴이 붉어지
고 발밑이 떨리고 그 자리에 소스라쳐 버린다.
충줏집 문을 들어서 술좌석에서 짜장 동이를 만
났을 때에는 어찌 된 서슬엔지 발끈 화가 나 버렸
다. 상 위에 붉은 얼굴을 쳐들고 제법 계집과 농탕
치는 것을 보고서야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녀석
이 제법 난질꾼인데 꼴사납다. 머리에 피도 안 마
른 녀석이 낮부터 술 처먹고 계집과 농탕이야. 동
이 앞에 막아서면서부터 책망이었다.
그러나 한마디도 대거리하지 않고 하염없이 나
가는 꼴을 보려니, 도리어 측은히 여겨졌다. 주제
도 넘지, 같은 술손님이면서도 아무리 젊다고 자식
나쎄 되는 것을 붙들고 치고 닦아 셀 것은 무어야,
애송이를 빨문 죄된다. 한참 법석을 친 후이다. 담
도 생긴 데다가 웬일인지 흠뻑 취해 보고 싶은 생
각도 있어서 허 생원은 주는 술잔이면 거의 다 들
이켰다, 거나해짐을 따라 계집 생각보다도 동이의
뒷일이 한결같이 궁금해졌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나 지난 뒤인지 동이가 헐레
벌떡거리며 황급히 부르러 왔을 때에는 마시던 잔
을 그 자리에 던지고 정신없이 허덕이며 충줏집을
뛰어나간 것이다.
“생원 당나귀가 바를 끊구 야단이에요.”
“각다귀들 장난이지 필연코.”
짐승도 짐승이려니와 동이의 마음씨가 가슴을
울렸다. 뒤를 따라 장판을 달음질하려니 게슴츠레
한 눈이 뜨거워질 것 같다.
<중간 부분 줄거리> 동이를 따라 간 곳에는 아
이들과 나귀가 있었다. 나귀는 허 생원과 반평생을
같이 지낸 짐승으로, 가스러진 목뒤털과 눈곱이 낀
눈 등 볼품없는 모습들이 많이 닮아 있었다. 아이
들은 허 생원의 호령에 당나귀가 암놈을 보고 발
광을 했다며 상황을 설명했고, 그 이야기를 들은
허 생원은 낯이 뜨거워지며 부끄러움을 느꼈다. 허
생원은 아이들의 비웃음에 채찍을 들었으나 왼손
잡이로는 아이 하나도 후릴 수 없었다.
그날 밤, 허 생원은 동이와 조선달과 함께 대화
장으로 떠났다.
“달밤이었으나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됐는지 지
금 생각해두 도무지 알 수 없어.”
허 생원은 오늘 밤도 또 그 이야기를 끄집어내
려는 것이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
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
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길이 좁
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
다. 앞장선 허 생원의 이야기 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確的)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
대로 개운한 제 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중간 부분 줄거리> 허 생원은 과거 물방앗간에
서 성서방네 처녀를 만났던 이야기를 꺼낸다. 성서
방네 처녀와 허 생원은 하룻밤을 보낸 후 헤어지
는데, 성서방네 처녀는 다음날 제천으로 떠나 다시
는 만날 수 없었다.
㉠산길을 벗어나니 ㉡큰길로 틔어졌다. 꽁무니의
동이도 앞으로 나서 나귀들은 가로 늘어섰다.
“총각두 젊겠다, 지금이 한창 시절이렷다. 충줏
집에서는 그만 실수를 해서 그 꼴이 되었으나 섧
게 생각 말게.”
“처, 천만에요. 되려 부끄러워요. 계집이란 지금
웬 제격인가요? 자나 깨나 어머니 생각뿐인데요.
제천 촌에서 달도 차지 않은 아이를 낳고 어머니
는 집을 쫓겨났죠. 우스운 이야기나, 그러기 때문
에 지금까지 아버지 얼굴도 본 적 없고 있는 고장
도 모르고 지내 와요.”
“모친의 친정은 원래부터 제천이었던가?”
“웬걸요. 시원스리 말은 안 해 주나, 봉평이라
는 것만은 들었죠.”
“봉평? 그래, 그 아비 성은 무엇이구?”
“알 수 있나요? 도무지 듣지를 못했으니까.”
“그, 그렇겠지.”
하고 중얼거리며 흐려지는 눈을 까물까물하다가
허 생원은 경망하게도 발을 빗디디었다. 앞으로 고
꾸라지기가 바쁘게 몸째 풍덩 빠져 버렸다. 옷째
쫄딱 젖으니 물에 젖은 개보다도 참혹한 꼴이었다.
<중략>
동이의 탐탁한 등어리가 뼈에 사무쳐 따뜻하다.
물을 다 건넜을 때에는 도리어 서글픈 생각에 좀
더 업혔으면도 하였다.
“진종일 실수만 하니 웬일이오, 생원?”
조 선달은 바라보며 기어코 웃음이 터졌다.
“나귀야. 나귀 생각하다 실족을 했어. 말 안 했
던가? 저 꼴에 제법 새끼를 얻었단 말이지. 읍내
강릉집 피마에게 말일세.”
허 생원은 젖은 옷을 웬만큼 짜서 입었다.
“주막까지 부지런히들 가세나. 내일 대화장 보
고는 제천이다.”
“생원도 제천으로……?”
“오래간만에 가 보고 싶어. 동행하려나, 동
이?”
나귀가 걷기 시작하였을 때 동이의 채찍은 왼손
에 있었다. 오랫동안 아둑시니같이 눈이 어둡던 허
생원도 요번만은 동이의 왼손잡이가 눈에 띄지 않
을 수 없었다.
- 이효석, 「메밀꽃 필 무렵」
1 1)<보기>에 제시된 ‘동이에 대한 허 생원의 심
리’를 변화 순서대로 바르게 나열한 것은?
<보기>
ㄱ. 나귀의 상황을 알려주는 동이에게 고마움을
느낌.
ㄴ. ‘충줏집’과 함께 있는 동이를 보고 질투심
이 일어남.
ㄷ. 자신의 말에 대꾸 없이 나가는 동이를 보고
미안한 마음이 듦.
ㄹ. 동이가 자신의 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혈육의 정을 느낌.
① ㄱ-ㄴ-ㄷ-ㄹ ② ㄱ-ㄷ-ㄴ-ㄹ
③ ㄴ-ㄱ-ㄷ-ㄹ ④ ㄴ-ㄷ-ㄱ-ㄹ
⑤ ㄷ-ㄱ-ㄴ-ㄹ
1 2)학생들이 ‘나귀’와 ‘허 생원’에 대해 나
눈 대화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철수 : ⓐ까스러진 털과 눈곱이 낀 눈이라니. 정
말 나귀의 모습은 볼품이 없어.
영희 : 맞아. ⓑ허 생원의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아. 애완견도 주인을 닮는다는데, 허 생원과 나
귀도 그런가봐.
철수 : ⓒ암샘을 내는 나귀와 충줏집을 찾는 허
생원의 모습도 비슷하지.
영희 : ⓓ사랑하는 대상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
을 잊지 못한다는 점도 그래.
철수 : 이십년의 세월을 함께해서인지 외모 말고
도 닮은 점이 참 많다. ⓔ이 소설에서 나귀와 허
생원은 ‘동반자적 관계’에 놓여 있는 것 같아.
① ⓐ ② ⓑ ③ ⓒ
④ ⓓ ⑤ ⓔ
1 3)윗글에서 ‘달밤’과, ‘왼손잡이’의 역할로
적절한 것만을 <보기>에서 있는 대로 고르면?
<보기>
ㄱ. 달밤 : 허 생원이 성서방네 처녀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
ㄴ. 달밤 : 허 생원과 동이의 희망적인 앞날을
상징하는 역할
ㄷ. 왼손잡이 : 허 생원이 물에 빠지게 되는 계기
ㄹ. 왼손잡이 : 허 생원과 동이의 관계를 암시하
는 역할
① ㄱ ② ㄱ, ㄹ ③ ㄴ, ㄷ
④ ㄱ, ㄷ, ㄹ ⑤ ㄴ, ㄷ, ㄹ
14 )공간적 배경을 ㉠에서 ㉡으로 변화시킨 작가
의 의도로 가자으 적절한 것은?
① 허 생원이 자신의 이야기에 심취하도록 한다.
② 동이와 허 생원의 관계가 효과적으로 드러나도
록 한다.
③ 동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자발적으로 하게 하도
록 한다.
④ 동이가 장에서 있었던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
닫도록 한다.
⑤ 혼자 걸어오는 동이에 대한 허 생원의 미안한
마음이 극적으로 드러나도록 한다.
15 )다음은 윗글에 나타난 작가의 개성에 대한 설
명이다. (1)과 (2)에 해당하는 부분을 윗글에서 찾
아 각각 한 가지씩 쓰시오. (단, (2)의 경우 원관념
과 보조관념이 모두 드러나도록 제시할 것.)
이 작품에서 작가는 지금은 잘 사용하지 않는
(1)다양한 고유어를 감칠맛 나게 표현하고 있으며,
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독자가 장면을 충분
히 상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으로, (2)참신한
비유법을 사용하여 달빛과 메밀꽃 밭의 아름다운
이미지를 한 편의 그림처럼 보여 주고 있다.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그런데 간송 미술관의 소장품 중에는 좀처럼 공
개되지 않는 국보가 있으니 바로 국보 70호 “훈
민정음”이다. ㉠간송 전형필이 “훈민정음”을 입
수한 때는 일제가 극단적인 민족말살 정책을 펴던
엄혹한 시기였다. 1943년, “훈민정음”이 발견되
었다는 소식을 들은 전형필은 일본 당국이 이 사
실을 알면 “훈민정음”이 다시 우리 민족의 품으
로 돌아오지 못한 것이라도 판단해 당시 기와집
열 채 값에 해당하는 1만원을 지불하고 발 빠르게
“훈민정음”을 입수했다가 광복 후 세상에 공개
했다.
<중간 부분 줄거리> 전형필은 대재력가 집안에
서 막내로 태어나 집안 어른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으며 일본 유학 시절 일본인 친구에게 무시하
는 말을 듣고 우리 문화의 훌륭함을 입증할 문고
를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또한 스승 오세창을 만나
문화 유산에 대한 안목을 키운다.
전형필은 오세창과의 만남을 통해 비로소 일제
강점하의 조선을 위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
인지 깨닫는다. 훗날 사람들은 두 사람의 만남을
암울했던 시기에 하늘이 우리 민족에게 내린 복이
라고 했다.<중략>
1937년, 전형필은 개스비가 소장품을 처분하고
영국으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개스비가
소장한 최고급 작품들을 한꺼번에 구입하려면 엄
청난 거금이 필요했다. 그러나 망설인다면 개스비
의 소장품들이 일본인의 손으로 넘어가는 것은 불
을 보듯 뻔했다. ㉡사기그릇을 사기 위해 조상 대
대로 내려온 전답을 팔려고 하느냐며 어머니가 만
류하였으나 결국 전형필은 오천 석의 땅을 팔아
돈을 마련했다.
1937년 도쿄에서 마주한 전형필과 개스비의 운
명적 만남을 ‘수집여담’에서 읽을 수 있다.
맑은 아침 햇볕이 따뜻이 비추는 응접실에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고려자기들이 나란히 진열되어
있었다. 향로, 매병, 향합 등 진열된 자기들을 정신
없이 보고 있을 때, 주인 개스비 씨가 나타났다.
개스비 : 이 도자기들은 조선의 도자기들입니다.
조선인이 가지고 가시게 되어 대단히 기쁩니다.
전형필 : 선생께서 소중히 모은 수집품들을 정성
껏 보존하겠습니다. 고려청자가 보고 싶으시면 언
제든지 오십시오.
전형필이 개스비에게서 인수한 것은 국보 석 점
을 포함한 수십 점의 명품이었는데, 최고급 소장품
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그 종류 또한 다양했다. ㉢
이렇게 귀한 도자기들이 우리 품으로 돌아온 것은
우리 문화유산을 되찾겠다는 그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중간 부분 줄거리> 후학 양성과 가난한 화가들
후원에 힘썼던 전형필은 1962년에 별세한다.
전형필은 일제 강점하에서 왜곡된 우리 문화 본
연의 우수성이 후학들에 의해 복원되리라고 확신
했다. 그는 그것이 문화재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
했기에 전 재산을 쏟아부어서 문화재를 모은 것이
다. 또 우리 문화를 지킨다는 생각에서 우리 미술
의 우수성과 독자성이 잘 드러난 작품을 중심으로
수장(收藏)을 하였고, 예술품을 보는 안목을 높이
기 위해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였다. 그의 생은 짧
게 마감되었지만, 그가 남겨 놓은 우리 문화 유산
과 그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비록 우리
가 전형필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
의 문화유산을 마음껏 즐기고 아름답게 빛내는 것
이 그의 진정한 바람일 것이다.
* 수장 : 거두어서 깊이 간직함.
16 )윗글의 필자가 작문 과정에서 고려했을 법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계획하기 과정에서는 우리 문화재를 지킨 주인
공의 업적을 내용으로 선정한다.
② 계획하기 과정에서 우리 문화재에 대해 관심을
가진 학계와 일반인을 예상 독자로 선정한다.
③ 내용 생성하기 과정에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한
후, 스승과의 만남 등 가치 있는 정보를 선별한
다.
④ 내용 조직하기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일대기적
구성을 취하고 주요 업적은 끝부분에 제시한다.
⑤ 표현하기 과정에서 주인공의 문화재 수집과 관
련된 일화를 제시한다.
17 ) ㉠ ~ ㉣ 중 ‘비평’으로만 묶인 것은?
① ㉠, ㉡ ② ㉠, ㉢ ③ ㉡, ㉢
④ ㉡, ㉣ ⑤ ㉢, ㉣
18 )윗글과 <보기>를 비교한 내용으로 적절한 것
은?
<보기>
검은 벽에 기대선 채로 / 해가 스무 번 바뀌었는
데
내 기린은 영영 울지를 못한다. //
그 가슴을 퉁 흔들고 간 노인의 손
지금 어느 끝없는 향연에 높이 앉았으려니
땅 우의 외론 기린이야 하마 잊어졌을라. //
바깥은 거친 들 이리 떼만 몰려다니고
사람인 양 꾸민 잔나비 떼들 쏘다니어
내 기린은 맘 둘 곳 몸 둘 곳 없어지다. //
문 아주 굳이 닫고 벽에 기대선 채
해가 또 한 번 바뀌거늘
이 밤도 내 기린은 맘 놓고 울들 못한다.
- 김영랑, 「거문고」
① 윗글의 ‘개스비’는 <보기>의 ‘노인’과 유사
하게 인식되고 있다.
② <보기>의 ‘맘 놓고 울들 못하’는 상황을 (가)
에서 확인할 수 있다.
③ 윗글의 주인공과 <보기>의 화자 둘다 미래를 긍
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④ 윗글의 주인공은 <보기>의 ‘이리떼’에 해당하
는 ‘오세창’과 만나게 되었다.
⑤ <보기>의 ‘기린’에 비해 윗글의 주인공은 상
황을 적극적으로 극복하려고 한다.
1 9)윗글과 <보기>를 비교 감상할 때, (1) <보기>
의 Ⓐ에 대응되는 주인공의 행위를 서술한 후, (2)
윗글의 주인공과 <보기>의 화자가 공통적으로 추
구하는 삶의 자세를 서술하시오.
<보기>
쫓아오던 햇빛인데 /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 어떻게 올라갈 수 있
을까요. //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
괴로웠던 사나이, /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
처럼 /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
Ⓐ모가지를 드리우고 /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윤동주, 「십자가」
※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어떤 손님이 내게 말했다.
“어제저녁에 보니 웬 불량한 남자가 돌아다니
는 개를 큰 몽둥이로 때려죽이더군요. 그 형세가
얼마나 애처롭던지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지
요. 그래서 다시는 개·돼지고기를 먹지 않기로 맹
세했답니다.”
내가 대답했다.
“어제저녁에 어떤 사람이 이글대는 화로를 끼
고 앉아서는 거기에다 이를 잡아서 태워 죽이더군
요. 나는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래서
다시는 이를 잡지 않기로 맹세했지요.”
손님이 낙심하여 말했다.
“이는 미물입니다. 나는 그럴듯하게 큰 것이 죽
는 것을 불쌍히 여겨 말했는데, 선생께서는 이런
걸로 대꾸하시다니, 어찌 나를 놀리시오?”
내가 말했다.
“무릇 혈기가 있는 것은 사람으로부터 소나
말·돼지·양·벌레·개미에 이르기까지 살고 싶
어 하고 죽기 싫어하는 마음이야 같지 않은 게 없
다오. 어찌 ⓐ큰 것만이 죽기를 싫어하고 작은 것
은 그렇지 않겠소? 그런즉 ⓑ개나 이의 죽음이 한
가지지요. 그래서 예를 들어 적절한 대(對)를 삼은
것이라오. 어찌 기롱(欺弄)한 것이겠소? 만일 그대
가 이를 믿지 못하겠거든 왜 그대의 열 손가락을
깨물어 보지 않소. ⓒ엄지손가락만 아프고 나머지
는 그렇지 않은가요? 한 몸에 있는 것이라면 큰
부분이든 작은 부분이든 똑같이 피가 있고 살이
있지요. 그래서 아프기로 말하자면 같은 것이라오.
하물며 각각 기운과 숨을 따로 받은 것들이야 어
떻겠소? 어찌 ⓓ저것은 죽기를 싫어하고 이것은
좋아하겠느냔 말이오? 그러니 물러가서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해 보시오. ⓔ달팽이 뿔을 쇠뿔과 똑같
이 보고, 메추리를 대붕*과 같게 보시오. 그런 뒤
에라야 내 그대와 더불어 도를 말하겠소.”
유명한 ‘슬견설’이다. ‘이와 개에 관한 설’
이라는 뜻의 이 작품은 이와 개를 차별하는 어리
석음을 깨우쳐 주는 데 착안하고 있다. 손님은 개
를 보고 불쌍하다고 여겼지만, 그 마음이 이에게까
지는 미치지 못한다. 이규보는 점잖게 설명해 준
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이 없는
것을 안다면, 어찌 그 둘이 다르지 않은 것을 모르
느냐는 것이다. 참으로 옳다. 개도 생명체이고 이
도 생명체이다.<중략>
하지만, 이 작품에 나오는 두 사람이 실제 우리
옆에 있다면 우리는 누구를 정상적인 인간으로 취
급할까? 물어보나 마나 손님이다. 손님을 깨우쳐
주는 이규보야 기발한 면이 있기는 해도 납득하기
곤란한 강변*을 하고 있다고 느낄 것이다. 바로 여
기에서부터 이 작품을 새롭게 볼 필요가 있다. <중
략>
중요한 점은 사고의 폭이다. 손님이 사고하는 방
식은 철저하게 크기에 입각해 있다. 물론 크기는
대단히 중요한 척도이다. 아무리 맛있는 식당의 음
식이더라도 그 양이 손톱만큼도 안 된다면 집에서
끓인 라면 한 그릇만도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
나 거기에만 집착하면 다른 것들을 보는 데 장애
가 된다. 그래서 손님이 개나 이를 단순히 크기로
만 말하는 데 대해 거사는 그런 잘못된 사고 방법
을 고쳐 주려고 한 것이다. 다른 여러 기준을 무시
하고 한 가지 기준으로 획일화해서 생기는 폐단을
극복해 보자는 것이 바로 이규보가 주려는 깨달음
이 아닐까 한다.
㉡뒤집어보자. 뒤집어 보면 세상이 즐거울 수 있
다. 괴로운 세상일수록 뒤집어 보자. 이규보가 뒤
집은 것을 왜 우리는 못 뒤집겠는가.
* 기롱하다 : 남을 속이거나 비웃으며 놀린
* 대붕 : 하루에 구만 리를 날아간다는, 매우 큰
상상의 새
* 강변 : 이치에 닿지 아니한 것을 끝까지 굽히
지 않고 주장하거나 변명함.
2 0)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대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나타난다.
② 유추의 방법을 활용하여 깨달음을 유도하고 있
다.
③ 스스로 질문하고 스스로 답하는 방식을 활용하
고 있다.
④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대상을 예를 들어 이
해를 돕고 있다.
⑤ 작가와 독자의 대화를 인용하여 이규보의 업적
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고 있다.
2 1) ⓐ~ⓔ 중 의미하는 바가 이질적인 것은?
① ⓐ ② ⓑ ③ ⓒ
④ ⓓ ⑤ ⓔ
2 2) ㉠을 전제로 이끌어 낼 수 있는 내용으로 적
절하지 않은 것은?
① 모든 생명은 중요하다.
② 어떤 사물도 차별하면 안 된다.
③ 크기로 대상의 가치를 판단하면 안 된다.
④ 동일한 기준으로 대상의 우열을 가릴 수 있다.
⑤ 자극에 대한 고통은 대상의 크기와 상관이 없다.
23 ) ㉡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하자.
② 주변 상황에 흔들리지 말고 소신대로 행동하자.
③ 선입견의 위험성을 인지하여 진지하게 성찰하
자.
④ 주요 사안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여 주장
해 보자.
⑤ 대화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며 고정과
념에서 벗어나자.
1) ⑤
2) ④
3) 욕심내지 않고 스스로 만족해하며 자신의 본분을
지키면서도 자연에 순리에 어긋나지 않는다.
4) ②
5) ⑤
6) ①
7) ④
8) ④
9) ②
10) ③
11) ④
12) ④
13) ②
14) ②
15) (1) ‘팔리지 못한 나무꾼 패가 길거리에 궁싯
거리고들 있으나’, ‘츱츱스럽게 날아드는 파리 떼
도 장난꾼 각다귀들도 귀찮다’, ‘충줏집 문을 들어
서 술좌석에서 짜장 동이를 만났을 때에는’ (2)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
금을 뿌린 듯이 흐붓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
다’
16) ④
17) ⑤
18) ⑤
19) (1) 전 재산을 쏟아 부어 문화재를 수장하였다.
(2) 암울한 시대 상황에도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자기희생의 의지로 극복하였다.
20) ⑤
21) ⑤
22) ④
23) 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