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수능특강 국어 문학]정철 '어와 동량재를~' 원문 및 해설
어와 동량재를 - 정철(鄭澈)
어와 棟梁材를 저리 하여 어이할꼬
험뜯어 기운 집에 議論도 하도할샤
뭇 지위 고자자 들고 헤뜨다가 말려는다
[지은이]
정철(鄭澈)[고시조(99번) 참조]
[뜻풀이]
*어와: 감탄사(感歎詞)로, ‘아!’와 같다.
*동량재(棟梁材): ‘돌이나 들보가 될 만한 재목’이란 뜻에서, 나라나 집안의 살림을 맡아 볼 만한 큰 인
물을 가리키는 말.
*어이할꼬: ‘어떻게 할 것인고?’
*험뜯어: 헐고 뜯고하여. ‘헐뜯다’는 남을 해치려고 흠을 들추어 내어 말하다.
*기운 집: ‘기울어진 집’. 여기서는 기강이 문란해진 나라의 형편을 비유한 말이다.
*의론(議論): 서로 의견을 고집하여 논란함.
*뭇 지위: 지위는 목수(木手). ‘여러 목수들이’의 뜻.
*하도할샤: ‘많기도 많다’의 옛말씨.
*고자자: 고자는 목수가 사용하는 ‘먹통과 자’를 이른다.
*헤뜨다가: ‘허둥거리다가, 서성대다가’ 이리저리 조금씩 손만 대보다가. ‘덤벙거리다’의 함경도 방언.
*말려는다: ‘말려는가?’의 의문을 나타낸다.
[풀이]
아! 동량이 될만한 좋은 재목을 저렇게 베어 버리면 장차 어떻게 할 것인가? 허물어뜨리고 뜯어내고 하
는 바람에 다 기울어져 쓰러져가는 집을 앞에 놓고, 무슨 말씨름이 저다지도 많은가? 여러 목수들이 먹
통과 자를 들고 이리저리 손만 대보다가 그만 두려는가? 참으로 한심스럽구나!
[참고]
처음부터 끝까지 은유법으로 표현하였다.<동량재>는 나라 일을 맡아 다스릴 만한 인재를, <험뜯어 기
운 집>이란 위기에 처해 있는 나라의 형편을, <뭇 지위>는 인재를 헐뜯고 모함하는 일에 더 열을 올리
는 소인배들을 은유한 것이다. 당파싸움으로 귀한 인재들이 많이 희생되고있는 사실에 대한 경구이다.
송강이 이렇게 당쟁을 한탄하게 된것은, 자신의 인생이 당쟁 속에 휘말려, 뜻을 충분히 펴지 못한 데도
있을 것이다. 당쟁의 와중에서 거듭된 송강의 유배 생활의 자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송강이 직접 붕당 싸움의 제물이 되기 시작한 것은 그의 나이 50세 되던 해(1585), 즉 형조·예조 판서를
역임하고 대사헌이 된 다음 해, 동인의 논척을 받아 벼슬자리를 물러나 고향에 돌아가 4년동안 은거 생
활을 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 후 관계에 복귀하자, 그도 서인의 영수가 되어 동인추방에 앞장을 섰고,
1590년 좌의정에 올랐으나, 1591년 건저 문제를 제기하여, 동인의 영의정 이산해와 함께 광해군의 책봉
을 건의 하기로 하였다가 이산해의 계략에 빠져 혼자 건의하게 되었는데, 이것으로 왕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파직, 진주, 강계 등지로 유배되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다시 관계로 복귀하였으나, 결국 동인들
의 모함으로 사직, 강화에서 만년을 보내다가 객사하였다. 그러므로 그는 붕당 싸움을 직접 겪음으로써
붕당 싸움의 내막을 누구보다도 소상히 알고 있었고, 결국 그 희생의 제물이 된 한 사람이기도 하였다.
소인간신배들이 당쟁만을 일삼으며,나라의 초석이 됨직한 인재들을 모함하고 내치던 세태를 풍자한 노
래이다.